아바타 리마스터(4K HDR HFR 3D) - 업데이트된 왕년의 비주얼 쇼크 by eggry


 안성 스타필드 돌비시네마에서 관람했습니다.

 사실 본지는 두달은 된 거 같지만... 방치하다가 '아바타: 물의 길' 개봉 전에 기록용으로라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써봅니다. '아바타'의 스토리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서 더 할만한 얘기는 없을 거 같습니다. 그때도 낙후된 내용이었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심하게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인지라 속편이 나온다는 것도, 이야기도 어떻게 감당할지 잘 상상이 안 된다는 정도 뿐입니다. 그래서 속편의 내용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만, 그럼 역시 남는 건 시각기술이겠죠.

 '아바타'는 개봉 당시 3D 영화의 선두주자였지만 3D 영화는 그렇게 오래 이어지지 못 하고 지금은 거의 멸종했습니다. '아바타: 물의 길'은 정말 오랜만에 3D를 내세우는 대작영화가 될 예정인데, 그에 앞서 그동안 영상기술에도 몇가지 발전이 더 있었습니다. HDR과 HFR이 그것으로, 특히 HFR도 호빗, 제미니맨 정도 외엔 사장되어버린 기술인데 제임스 카메론은 그걸 3D와 함께 되살리고자 합니다.

 이 기술들을 속편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기에 앞서, '아바타'를 리마스터 함으로써 맛보기를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HDR 리마스터의 경우 사례도 많고 기대치도 뻔한 반면 HFR에 대해선 아무래도 의문이 많았습니다. 기존 영화를 HFR('아바타'의 경우 48프레임)로 할 경우 CG를 다 새로 돌릴 것도 아니니 애초에 HFR로 만들어진 영화보다 이질감이 더 심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기존 HFR 영화가 영화 전체를 HFR로 만들면서 이질감이 증폭되었다고 생각하여, 대신 씬별로 LFR과 HFR를 적용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대화와 같은 시네마틱한 부분들은 24프레임으로 진행되며, 액션성이 강한 부분에선 48프레임으로 돌아가는 식입니다. 원래 HFR 영화가 아닌 한계 상 해당 파트들은 TV의 프레임보간과 거의 같은 효과라 하겠습니다.

 그 결과물이 성공적이냐고 하면 감상은 좀 뒤섞인 느낌이네요. HFR 씬들이 대단히 가전매장 TV 데모영상 같은 느낌이 나는데다, 높아진 선명도에 세월을 못 견디는 애셋 퀄리티의 한계를 보여주는 한편으로 또 놀라울 정도로 선명한 것도 사실이긴 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씬은 외계늑대[...]가 나오는 장면들인데 솔직히 요즘 게임 수준의 폴리곤 퀄리티지만 선명도는 진짜 엄청납니다.

 개봉 당시 2K 3D의 한계로 해상도와 밝기에서 패널티를 지고 들어갔어야 했는데, 4K HDR HFR 리마스터를 등에 업고서 역대급 해상력을 보여주긴 합니다. 리마스터 작업은 4K DI로 되었다고 하는데, 3D까지 다 새로 돌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랬든지 아니면 업스케일과 HFR의 조화가 훌륭했든 간에 HFR 씬의 해상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영화 내용의 고색창연함과 별개로 시각적 체험이라는 원래 모토는 4K HDR HFR로 더욱 잘 발휘되고 있긴 합니다. 생물학자들을 고용해 구현했다는 상상의 생태계와 생물들이 더 역동감 있고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속편에서는 HDR을 더 잘 발휘하기 위해 형광색체의 생물들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해봅니다.

 아바타를 대표하는 3D 효과로 가자면, 당시에도 많은 장면이 3D 체험을 위해서 벤치마크 씬처럼 그려진 면이 있는데 3D 효과가 그때도 이랬는지 모르겠지만 리마스터판은 확실히 현존 최고로 자연스러운 3D 효과를 가진 영화입니다. 4K HDR HFR 덕분에 밝기와 해상력 저하도 최소한도로 방어하고 있습니다. 3D를 위해 포기했어야 했던 부분들이 이제야 채워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원작이 10년도 더 됐다는 기술적 한계도 명확합니다. 애셋 퀄리티는 요즘 AAA 게임보다 별반 낫지 않은 수준이고 높아진 해상력 덕분에 결점들은 더 잘 보입니다. HFR의 적용도 아직 설득력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긴 하지만 장면별 연계는 좀 다듬을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같은 씬에도 컷별로 왔다갔다 하는 경우엔 더 변화가 와닿습니다. 프레임보간을 켰다 껐다 하는 딱 그 느낌입니다.

 처음부터 HFR을 고려해 만들어진 '아바타: 물의 길'에서 이것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는 CG에도 해상력 하나 만큼은 발군이었어서 속편에서도 그것만큼은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리마스터 상영 후 보여지는 짧은 예고영상은 해상력 외에는 임팩트가 없긴 했는데 사실 워낙 별 내용이 없기도 했습니다.

 다만 기술적 성과와는 별개로 '아바타: 물의 길'이 성공해서 5부작 프로젝트가 성사되기 위해선(흥행에 실패하면 3부작으로 축소될 거라고 합니다) 내용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원주민 동정적인 서부극의 SF버전 수준에서 벗어나 좀 더 보편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을 선보여야겠죠.

 원작의 명백한 한계에 속편도 붙들릴 거라는 우려와, 제임스 카메론이니 잘 해낼 거라는 기대가 충돌하고 있네요. 대체 왜 별 매력도 없는 퍼렁이 외계인에게 그렇게 집착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득을 해야 흥행도 시리즈화도 힘을 얻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건 그렇고 이제 완전히 외계인 됐는데 아바타란 타이틀이 어울리긴 한지도 의문이 들긴 하네요.

 내용이야 어찌됐든 시각적 체험 만큼은 '아바타' 리마스터에서도 대단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첨단 영상기술을 맛보러 간다는 의미에서 예매는 해놨습니다. 리마스터의 체험이 워낙 좋았기에 2편의 비주얼에 대해선 우려는 없고 내용만 평작이라도 되면 좋겠네요. 러닝타임이 3시간 12분이라는데, 콜라 마시려면 기저귀라도 차고 가야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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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새벽안개냄새 2022/12/16 06:49 # 답글

    영화라기보단 CG 테크데모 같다는 인상이 강한 시리즈입니다

    그래도 보러 가기는 할 겁니다만 ㅎㅎ
  • eggry 2022/12/16 20:04 #

    이번에도 결국 그 틀에서 벗어나진 못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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