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랑프리 리뷰 안 쓰게 됐지만 블로그가 너무 방치되는 듯 하여 요즘 그나마 하고 있는 영상물 시청의 후기라도 적어 올리려 합니다. 상영이 이미 상당부분 끝나서 관람 여부 결정에 참고는 그다지 안 될 거 같지만... 여러가지 많은데 시작은 제일 만만한(?) 유루캠으로 갑니다.
'극장판 유루캠'(이하 극장판)은 아직 원작이 한참 진행 중인 상황에 다소 특이한 컨셉으로 나온 극장판입니다. 보통 중간에 나오는 극장판이라고 하면 총집편 성격이거나 스펙타클이 강한 특정 에피소드만을 TV판 시즌 사이에 연결고리로 한다거나 하는데, '유루캠'은 아예 극장판을 원작과 TV판의 타임라인에서 벗어나, 가장 미래의 시간대로 설정했습니다.
정확한 년수는 나오지 않지만 전 멤버가 재회하는 건 3년만, 하지만 모두 직장인이 되어 있다든가(덤으로 대학 졸업보다 뒤), 이누코의 동생이 이미 대학생이라든가 생각하면 고교 1학년 시작인 원작 대비 거의 10년 정도 흘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 것 치고는 헤어스타일 정도 빼고는 다들 별 변함이 없기는 합니다. 그래도 약간은 어른스러워 진 듯 아닌 듯?
타임라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보니 이야기의 자유도는 있었고, 재결합한 야클 멤버들이 캠프장을 만든다는 내용으로 심플하게 집중했습니다. 실제로 중요한 파트는 캠프장을 만드는 과정(소위 캠핑/서바이벌 튜토리얼 같은 면모)보다도 그 과정에서 조금씩 성장한 모습을 되돌아 보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기존 등장인물들과 카메오성 접촉도 많고, 캠프장을 참고하기 위해 견학다니는 장소들은 이전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들이 곧잘 등장합니다. 비중은 적지만 사회초년생의 고난이라든가 극복도 약간은 있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그리 큰 난관이나 자극은 없고 평탄하게 진행되는 편인데, 극장판으로써 임팩트는 약하지만 유루캠 기존 작품들과 일관성이란 면에서 정체성 지키기에 집중한 듯 합니다.
극장판이니 만큼 조금 더 자극적인 액션이나 시츄에이션, 감정표현을 볼 수 있었다면 좋겠지만 유루캠 답다면 유루캠 다운 차분함이었지 싶습니다. 원래 작화나 연출은 담담한 편이긴 한데, 그래도 극장판 답게 자잘한 모션이나 디테일을 좀 더 가미하긴 했습니다. 사운드도 SFX 등에 조금은 더 신경쓴 듯 하고... 이전엔 호숫가에서 물소리 같은 것까지 일부러 나오지는 않았죠.
극장판 작품으로 단독으로 완성되거나 만족감을 얻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고, 원작/TV판을 본 입장에서 이 아이들이 이렇게 컸구나라고 조금은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 정도로 보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정말 완전히 어른의 세계 같은 쪽으로 가버리진 않아서, 어쩌면 다음엔 정말 어른의 캠핑 재결합 같은 컨셉으로 나올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드네요.
지금으로썬 일단 이세 일주 이후 가장 큰 사건인 나데시코-린-아야노 3인 캠프가 주력인 TV판 3기를 기대해 봅니다.
태그 : 유루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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