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22 헝가리 GP 결승 by eggry


 이제 다시 본궤도로 돌아오나 했으나 티포시의 고통은 끝이 없습니다. 예선에서 조지 러셀의 폴포지션은 이번주 초 비가 내리면서 트랙이 씻겨내려간 뒤 그립이 회복되어 가는 중 생긴 놀라운 즐거움이었습니다. 하지만 맥스의 Q3 엔진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폴은 놓쳤지만 페라리가 페이스세터로 보였습니다.

 결승에서 페라리의 페이스는 금방 확실해졌습니다. 러셀은 페라리에게서 도망치지 못 했고, 오버컷을 한 르클레르는 사인츠를 앞지르고, 곧이어 러셀도 트랙에서 앞질렀습니다. 턴1에서 추월은 유명한 넬슨 피케가 세나를 추월할 때를 연상시켰습니다. 턴1 이후 한랩이 다 되기도 전에 거의 2초의 갭을 만들어 내면서 페이스를 자랑했습니다.

 맥스는 좋은 페이스를 보이며 순위를 올리고 있긴 했지만, 트랙 특성을 생각하면 모든 페라리와 메르세데스를 앞지르고 우승한다는 건 현실적인 목표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언제나처럼 페라리가 자기 발을 쏘기 전까지는 말이죠. 두번째 스틴트의 미디엄에서 아주 페이스가 좋았고, 하드를 낀 팀들이 웜업에 고전하고 있었음에도 페라리는 르클레르를 하드를 끼우기로 결정합니다.

 하드로 끝까지 간다는 단순한 생각이었을테지만, 결과는 재앙적이었습니다. 첫 두 스틴트에서 미디엄으로 환상적인 페이스를 보여주던 것과 반대로 르클레르는 시간을 계속 잃었고, 결국 더 늦기 전에 소프트로 갈아탔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사인츠도 재앙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두번째 스틴트를 약간 일찍 시작하고 너무 길게 가져가면서 마지막 소프트는 해밀턴 등과 달리 별 재미를 보지 못 했고 결국 메르세데스 듀오에게 순위를 잃게 됩니다.

 두번째 스틴트까지만 해도 르클레르의 우승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었는데 타이어 선정 한번으로 페이스를 잃고, 불필요한 피트스탑을 한번 더 하면서 완전히 밀려났습니다. 솔직히 하드를 선택한 건 아마추어의 눈으로도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결정이었습니다. 첫 스탑에서 하드 낀 드라이버들이 모두 고전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타이어 마모를 너무 걱정했던 걸까요? 서늘한 날씨 때문에 그런 걱정은 불필요했을 거 같은데 말이죠.

 페라리의 삽질 와중에 맥스는 Q3의 재앙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타이어 전략과 페이스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스로틀 문제인지 뭔지로 한번 제자리 스핀까지 했는데 페라리의 삽질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고, 메르세데스의 페이스는 위협이 되지 않았고요. 페레즈는 그냥 그랬지만 르클레르보단 앞에서 피니시 했으니 소정의 성과는 냈습니다.

 맥스 우승에 페라리 2,3위라도 불만족스러울 경기에 메르세데스가 2,3위까지 차지했으니 페라리는 이제 WCC도 메르세데스에 추월당하지 않나 걱정해야 할 지경이 됐습니다. WDC에서는 이제 맥스가 아니라 페레즈를 더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상황으로는 남은 경기를 전승 하는 정도가 되지 않으면 안 될텐데, 거의 불가능한 얘기라는 게 문제군요. 물론 챔피언십엔 언제나 이상한 일이 생기지만, 페라리에 유리한 쪽으로 생겼던 적은 거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제 여름휴가를 보내고 스파, 몬자 등으로 가게 될텐데 이 트랙들은 페라리 우세가 확고해 보이므로 여기서라도 연승으로 분위기 전환을 하지 않으면 올해 챔피언십은 거의 끝났다고 해야할 거 같습니다.

덧글

  • 454545 2022/08/02 10:42 # 삭제 답글

    구름낀 흐린 날, 더군다나 알핀듀오가 하드 끼고 페이스 뚝 떨어진거 뻔히 보면서도 르클에게 하드를 끼운 페라리 피트의 무능함을 보면 할 말이 더 이상 안나옵니다.

    정말이지 레이스엔지니어 포함 페라리 전략 담당 전원 모가지 쳐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네요.

    원래 페라리를 그닥 선호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정말 이 팀의 드라이버들이 너무 불쌍할 정도네요.
  • eggry 2022/08/02 20:44 #

    팀에게 고통받지만 팀에 절대충성해야 하는 페라리 드라이버들... 티포시나 드라이버나 고통의 삶입니다.
  • hukusi 2022/08/05 01:23 # 답글

    어디서부터 문제인걸까요 페라리.. 성능이 컨텐더인 시즌에는 꼭 운영이 타팀과 비교가 되는군요.

    올해는 샤를이 챔피언을 먹으면서 맥스, 샤를, 조지 3명의 치열한 신성 삼파전이 앞으로 벌어지길 바랬었는데, 헛된 기대가 될 것 같군요...

    메르세데스 강점기라면서 욕하던 사람들도 이런 양상을 바라지는 않았을겁니다. 아쉽네요.
  • eggry 2022/08/05 13:35 #

    페라리가 전략이 좋았던 때가 로스 브런 때 뿐이긴 한데 10년 넘게 발전이 없으니 원…
  • ㅇㅇㅇ 2022/08/08 07:37 # 삭제 답글

    페라리 오래 봐 왔지만 피트월에서 이렇게 맛이 간 판단으로 승리를 내다버리는 건 슈미 이후로는 전례가 없는 것 같네요. 진짜 현웃 하면서 배꼽이 빠질 뻔 했는데 눈에서는 뭔가 물이 흐르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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