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21 브라질 GP 결승 by eggry


 시간이 시간이라 스프린트도 결승도 하이라이트와 데이터만 봤습니다. 예선 끝날 때만 해도 해밀턴은 파워유닛 교체로 5그리드 패널티, 게다가 검차 시 DRS 문제로 실격되서 스프린트는 꼴지에서 출발하기까지 했으니, 챔피언십 대결에선 맥스의 손쉬운 우승일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랬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네요.

 일단 스프린트부터 꼴지에서 5위까지 올라왔으니 해밀턴의 페이스가 무시무시했다는 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리드 패널티 때문에 결승은 10위로 출발했는데 경기가 1/3 가량 지난 시점에서 이미 2위까지 올라와 있었습니다. 단순히 새 파워유닛의 힘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무서운 페이스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페레즈조차 DRS로 잠시 순위를 되찾았을 뿐 다시 추월당하고 간격이 조금만 벌어지니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해밀턴과 맥스의 피트스탑은 모두 무난히 진행됐지만 평소엔 레드불이 언터컷 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엔 메르세데스가 했습니다. 피트스탑 시간은 둘 다 좋았지만 해밀턴의 언더컷이 잘 작동해서 격차를 좀 더 줄일 수 있었고, 확연한 페이스 차이로 맥스를 점점 따라잡아 갔습니다.

 턴4에서 맥스가 해밀턴을 밖으로 민(?) 것은 충분히 납득되는 사고였다고 생각하고, 스튜어드의 판단도 그랬습니다. 턴4 런아웃은 그래블이 아니라서 손상 입거나 하지 않을 거라는 점도 이유기는 했지만요. 하지만 페이스 차이는 확연했고 결국 얼마 뒤 DRS로 턴4로 이어지는 직선에서 쉽게 추월합니다. 이후 해밀턴은 격차를 벌리면서 나갔고 맥스는 다시는 해밀턴을 사정권에 넣지 못 했습니다.

 멕시코가 레드불의 페이스 우위가 가장 두드러졌던 경기라면, 브라질은 아마 바르셀로나 이후 메르세데스의 우위가 가장 돗보였던 경기였습니다. 물론 새 파워유닛의 힘이 기여하긴 했을 겁니다. 인터라고스도 오르막 때문에 준파워트랙이니... 하지만 올시즌 파워트랙에서도 그다지 메리트가 없었던 걸 생각하면, 그것만이라기보다는 섀시 궁합+해밀턴의 분기탱천 때문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여튼 해밀턴으로썬 파워유닛 교체로 인한 패널티라는 불리함 속에서 최고의 결과를 냈으니 이제 남은 경기 동안 뽕을 뽑는 일만 남았습니다. 여전히 맥스의 챔피언십 리드는 남아있지만 14포인트로 줄었고, 오늘 보인 인상적인 페이스 덕분에 걸프지역에서 벌어지는 세 경기에서도 해밀턴-메르세데스가 적어도 크게 밀리진 않을 거라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물론 카타르나 사우디 같은 곳은 실제로 가봐야 알 수 있겠고, 트랙 궁합에 따라 레드불 우위도 찾아오곤 했으니 아직은 오리무중입니다. 맥스가 바로 2연승 하면 챔피언십은 최종전 전에 끝나겠지만 반대로 해밀턴이 2연승 하면 마지막 그랑프리에 한두순위로도 뒤엎어질 수 있게 됩니다. 기왕 이리 된 거 최종전까지 가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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