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셀러 a7 시리즈의 메인스트림 라인업 a7 III의 후속기 마크4가 나왔습니다. 마크3는 아마도 미러리스 사상 최고의 히트작일 것이기 때문에, 마크4에 대한 기대도 당연히 높겠죠. 마크3와 마찬가지로 중저가인 만큼 사양 면에서 파격은 없었으나 충실한 업그레이드로 보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3300만 화소의 신형 센서입니다. 풀프레임 주력화소가 2400만에서 업그레이드 되는 신호탄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재밌게도 가장 비슷한 포지션인 캐논 R6는 2000만 화소로 더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이로써 소니는 캐논의 동급 대비 1.5배 이상의 화소수를 가지게 됐습니다. 여기에 무조건 장점만 있는 건 아니지만 일단 이 세그먼트의 수요층에서는 화소수 마케팅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므로 소니에게 꽤 플러스가 될 겁니다.
니콘도 Z50은 2100만이긴 했는데, 가격대가 훨씬 낮아서 니콘은 아직 2400만이라 봐야겠습니다. 소니와 센서 공유가 많은 니콘이라 Z6 III는 3300만으로 나온다고 봐야할 거 같군요. Z6 II는 뭔가 출시시점과 사양이 애매하게 된 듯...
화소수 증가로 인해 생기는 주된 마이너스 포인트는 동영상 쪽입니다. 풀프레임 4K30 촬영 시 여전히 롤링셔터가 심한 편인데, 7K나 되는 원본을 쓰려니 당연히 느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또한 4K60은 슈퍼35(APS-C) 크롭 모드로 제한된다는 점인데, 풀프레임 픽셀비닝은 안 되는 애매한 화소수니 크롭모드로 갈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로써 파나소닉 S1이 나온 이래 아직까지 메인스트림에서 4K60 풀프레임이 가능한 기종은 캐논 R6 뿐인 셈입니다. 캐논이 화소수 적게 가져가면서 얻은 이점이 이쪽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론 가격대 상 당연히 크롭 4K60일 거라 생각했기에 별로 놀랍진 않습니다. 또 동영상 사양은 R6보다 떨어진다지만 발열제어는 더 좋을테니 더 믿을만한 하이브리드 카메라겠죠.
동영상 사양 면에서 실질적인 발전은 4K60보다는 압축포맷의 개선일 듯 합니다. 10비트 4:2:2 혹은 4:2:0을 지원하며, H.265나 H.264 All-I 녹화도 가능해서 압축 면에서 크게 진일보 되었습니다. 14스탑의 S-Log3도 지원해서 RAW 비디오를 쓰지 않아도 좋은 화질을 얻을 듯 합니다.
그 외의 주요 개선들은 a7S III나 a1에서 선보였던 인터페이스와 조작계 개선 등 그대로입니다. a1에선 안 넣었던 회전액정을 넣어준 점은 이 카메라가 좀 더 동영상 중점이라는 걸 얘기하는 듯 하지만... 근데 a1도 4K120에 8K30도 되니까 충분히 하이브리드 카메라일텐데? 참 이상한데서 귀찮게 하는 소니입니다. 상위기종에 없는 건 동영상/스틸 전환 레버인데 드디어! 들어갔다 싶지만 상위기종 유저들은 좀 짜증나겠네요.
기묘한 잡기능들도 몇가지 들어갔는데, 수동촬영 시 초점잡기를 도와주는 '포커스맵' 기능과(기존 포커스 피킹보단 정확하길 바랍니다. 포커스 피킹은 전핀, 후핀이 좀 있었습니다.) 포커스브리딩이 심한 렌즈들을 전자식손떨림보정처럼 자동적으로 크롭해서 브리딩이 없는 것처럼 해주는 기능이 들어갔습니다.

이 포커스브리딩 보정은 한정된 G와 GM 렌즈들만 되는데, 렌즈 데이터가 필요하니 소니 렌즈들만 되는 건 그렇다 쳐도 자이스나 보급형 렌즈들은 안 되는 건 참 쪼잔하다 싶습니다. 나중에 추가한 기능이라 렌즈 데이터도 바디에 의존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렌즈 차별은 좀.. 뭐 그래도 참신한 기능이라 생각은 하고 타사에서도 빠르게 배끼는 걸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안그래도 소니 렌즈들이 포커스브리딩이 심한 편이었기에 더 효과적일 듯 하고요.
이런 기능은 전적으로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에 의존하고, 상위기종의 프로세서는 2배이기 때문에 충분히 업그레이드 가능하다고 생각되지만 요즘 소니가 펌업으로 a1이나 a7S III에 추가해줄지는 좀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아직도 a7S III에 무손실압축 RAW 업그레이드를 안 해줬거든요. 대체 왜?
가격은 2500달러로, 출시는 12월 하순입니다. 부가세에 환율 생각하면 300만원을 넘을 게 거의 확실합니다. 제 예상은 319만 정도? 캐논 R6와 같은 가격인데, 동영상 스펙시트에서는 밀려 보이긴 하지만, 실제 사용 면에서는 이쪽이 더 나을 겁니다. 4K60용으로 크롭렌즈를 구비해야 될 거란 것만 빼면요.
R6와 비슷한 값에 더 나은 AF, 훨씬 많은 화소수, 4K60 제외하고 비슷한 동영상을 제공하니 경쟁력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시장우세 지위에 있는 것까지 고려하면 배짱가격으로 안 나오고 R6에 맞춘 건 소니의 최소한의 선의인 듯 합니다. 물론 a7 III 대비로 보면 큰 가격인상이라 a7 IV가 가성비가 좋다기보다는 R6가 가성비가 별로로 나온 겁니다마는...
가격도 기능도 딱 기대하던 수준이고 오랫동안 누적된 편의성 개선들도 한번에 몰아서 들어갔으니 마크3에 이어 판매는 아주 잘 될 듯 합니다. 물론 초기가는 마크3 때처럼 그렇게 혜자는 아니지만 조금 가격이 빠진 뒤라면 1) 고화소 지향이거나(a7R IV) 2) 초고속 퍼포먼스 지향이거나(a1/a9) 3) 동영상 몰빵 성능(a7S III)을 바라는 게 아니라면 그냥 이 녀석 사면 됩니다. 유일한 걸림돌은 반도체 공급난으로 마크3 때처럼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을 거란 거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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