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21 헝가리 GP 결승 by eggry


 이사다 뭐다 경황이 없어서 뒤늦게 정리합니다. 벽 없는 모나코라 불리는, 별 일 없으면 그냥 지루하게 기차놀이만 하다 끝나는 헝가로링입니다. 하지만 그 별 일이 비교적 자주 생긴다는 게 특징. 이번주도 별 일이 생긴 주였고 결과도 대단히 기묘했습니다.

 경기는 두가지로 인해 뒤흔들렸습니다. 하나는 랩1에서의 사고. 보타스의 무리수로 연쇄사고가 생기면서 우르르 리타이어 했습니다. 상위권에서 페레즈와 르클레르가 즉시 사라졌을 뿐더러, 맥스는 살아남았지만 오른쪽 바지보드가 사실상 없는 상태로 제 성능을 낼 수 없는 차로 경기 내내 달려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휘말리지 않은 해밀턴이 아주 손쉽게 이겼어야 할 거 같지만, 여기서 또다른 이변은 날씨가 변했다는 것. 사고를 유발시켰던 젖은 노면은 리스타트를 기다리면서 점차 말라갔고, 결국 포메이션랩 중 모두가 피트로 들어가 드라이 타이어로 갈아 신기로 결정합니다. 그렇지 않았던 유일한 드라이버는 바로 해밀턴. 혼자 스타트 하는 기묘한 모습을 보였고 당연히 일단은 선두였지만 타이어 문제로 결국 많은 순위를 잃고 맙니다.

 이 대혼란 피트스탑 속에서 오콘이 1위로 나선 건 운이 좋았던 거지만, 그 이후도 운은 아니었습니다. 알핀의 성능이 중위권 중에서 좋다고 하기 힘들었고 상위권에서도 해밀턴이 일단 살아 남았던데다(올라오기 바빴지만) 사인츠는 물론, 중위권에서 알핀보다 성능이 좋은 애스턴마틴의 베텔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콘은 해밀턴이 뒤늦게 타이어를 갈러 들어가 선두를 차지한 뒤, 피트스탑 순서 문제로 잠시 알론소에게 1위를 내어준 두 경우 빼고는 순위를 잃지 않았습니다. 경기 내내 같이 다닌 베텔이 결국 못 잡은 건 상당한 플레이였습니다. 알론소도 오콘처럼 트랙포지션에서 대박을 내진 못 했지만 역시 순위를 상당히 잘 지켜냈으며, 해밀턴을 10랩 이상 붙들고 있었던 것도 볼만했습니다.

 물론 해밀턴이 무전으로 불평하던대로, 약간 지저분한 디펜스도 있었지만 알론소가 시간을 끌어준 덕분에 해밀턴은 베텔, 오콘 근처에 가지 못 하고 마쳐야 했습니다. 피니시 할 때 격차가 3초 이내인 걸 보면 보통 중하위권처럼 2,3랩 만에 자리를 내줬다면 베텔과 오콘은 쉽사리 추월당했겠죠.

 한편 베텔은 마지막에 연료가 간당간당해 파크퍼미까지 못 오고 멈췄는데, 그에 따라 경기 후 제출해야 하는 연료샘플 1리터를 제공할 수 없어서 실격처리 당하고 말았습니다. 포디엄에서 샴페인까지 터뜨리고 결국 실격에 사인츠는 두번째로 포디엄에 안 올라가고 결국 3위를 차지했네요.

 중상위권의 대규모 리타이어와 혼란 가운데 또 재미를 본 팀은 알파타우리와 윌리엄스입니다. 두 팀 모두 더블포인트로 피니시했고 특히 윌리엄스로써는 더 감동적인 포인트 획득이겠습니다.

 해밀턴으로썬 타이어 실수만 없었으면 아주 쉬운 우승이었던 경기인데 맥스가 데미지로 포인트를 조금 밖에 얻지 못 했기 때문에 여름휴가로 가면서 소기의 성과는 얻고 갔습니다. WDC, WCC 모두 해밀턴/메르세데스가 맥스/레드불을 역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변이 아니었더라도 헝가로링에선 메르세데스가 페이스가 더 좋아보였던 걸 생각하면 레드불의 파죽지세가 다소 저지당한 듯 하며, 시즌 후반이 어찌될지는 짐작도 안 됩니다. 그나저나 경기 후 타이어 테스트에서 러셀이 메르세데스를 탄다는데, 이미 패독에 소문이 파다하긴 하지만 오늘 사고로 메르세데스와 보타스의 인연은 다들 끝났다고 인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글

  • 54321 2021/08/04 16:45 # 삭제 답글

    배대리... ㅠㅠ 두경기 연속으로 드라마틱하게 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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