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06.07.-10. 제주도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2020.06.07.-10. 제주도 여행기 1부 - 출발, 렌트카, 보롬왓
2020.06.07.-10. 제주도 여행기 2부 - 양가형제, 협재해변, 바베큐
2020.06.07.-10. 제주도 여행기 3부 - 천왕사, 오설록 뮤지엄, 천지연, 섭지코지
2020.06.07.-10. 제주도 여행기 4부 - 일출봉, 아끈다랑쉬, 주상절리, 신풍 풍력단지
2020.06.07.-10. 제주도 여행기 5부 - 마라도
마라도에서 돌아오고 애매하게 오후 시간이 비었습니다. 동선을 공항 가까이 잡고 싶었기 때문에 이제 여기저기 돌아다닐 순 없는 상황. 그래서 지난 일정 동안 다니면서 간판을 계속 지나쳤던 '넥슨 컴퓨터 박물관'에서 시간을 죽이기로 합니다. 날씨도 뭐 비 오고 그래서...

게임회사지만 박물관의 테마는 엄연히 컴퓨터. 물론 기술 발전에 따라 게임 전용 하드웨어나 게임에 대한 내용도 늘어나긴 합니다. 정말 옛날 컴퓨터들의 콜라주 영상.







컴퓨터라기보단 계산기로 불리던 시절의 물건들. 타자기도 있지만요. 맨 밑의 전용 워드프로세서 기기는 어릴 적 다니던 학원에서 시험지 만드는데 쓰는 걸 본 기억이 나네요. 그땐 이미 PC용 워드 소프트웨어가 대중화된 시점이었는데 말이죠.

최초의 마우스. 클릭은 1버튼 뿐이고, 좌표도 돌아가는 원판을 X, Y축으로 해서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발전된 입력장치들. 거의 게이밍용이지만...


애플 최초의(세계 최초는 아님) 개인용 컴퓨터였던 애플1. 소더비 경매 서류도 있군요. 애플1은 아직 대량생산품이 아니어서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이 전화주문 받고 직접 땜질해서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디지털 방명록 패널이 있는데 타자기식 키보드 키감이 재밌었네요.






저장장치의 발전과 그걸 이용했던 기기들. 전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부터 써봤습니다.








콘솔 게임기도 컴퓨터로 취급되어 계보가 있습니다. 전 PS1부터 해봤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카드의 발전을 게임으로 전시. 제 첫 그래픽카드는 VGA와 3D 카드의 사이 쯤 어딘가.



대충 게임기와 컴퓨터의 회색지대에 있었던 물건들. 부모님에겐 학습용으로 어필, 아이들에겐 오락용으로 어필한다는 고전적인 방식.

현대 PC의 직계조상인 IBM PC AT입니다.

오스본 신드롬으로 유명한 오스본의 컴퓨터.

컴팩도 엄청 오래된 회사죠. 지금은 HP에 인수되면서 사라졌지만...

현대인의 눈엔 컴퓨터라기보단 오실로스코프로 밖에 안 보이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본체.



디스플레이가 대형화되어 본체에서 분리되면서 점점 제가 처음 알던 컴퓨터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리고 넥슨인지라 바람의 나라를 자랑스럽게...


썬과 IBM의 워크스테이션들. 저희 회사엔 아직 썬 스파크로 돌아가는 시스템이 있다는...


포터블 컴퓨터의 발전. 물론 그 끝에는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여긴 게임 체험 중심의 코너. 아케이드 게임을 동전 안 쓰고 무제한으로 할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퐁 머신. 스크린 밑의 다이얼을 돌려서 판을 움직였습니다.




가상현실 하드웨어라고 생각했는데 테마는 그보다 조금 넓은 웨어러블이었네요. 그래서 시계형 같은 것들도 있습니다. 컬트 아이콘인 버추얼보이랑 파워글러브도...




기증품으로 구성되었다고 하는 국산 게임 패키지들.

게임잡지들도 있는데, 아무래도 수명 상 오래된 잡지보다는 게이머즈가 제일 많군요.






콘솔 세대구분 전시도 있습니다.






콘솔 하드웨어 전시. 닌텐도 한정판 같은 것들도 간간히... 큐레이션은 잘 되어 있지 않아서 그냥 모아놨다는 정도 느낌이네요.


체감게임 체험장. 딜도콘...이 아니라 PS MOVE로 하는 리듬게임이랑 비트세이버였습니다.


바람의 나라는 이런저런 역사 전시까지...

여긴 박물관보다는 조금 더 체험 코너에 가까운 곳.



이름 2진법 바코드. 모르겠다...





교육용 소프트웨어 중심인 듯.

전시장이 아니라 오픈된 선반에 전시되어 있는데 여기에 은근 희귀한 컴퓨터들이 많았습니다.




애플2, 애플3에 코모도어 64.

IBM PC의 염가판이었던 PC Jr.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퇴출된 뒤 설립한 NeXT에서 만들었던 Cube. NeXT는 결국 잡스의 애플 복귀에 맞춰 애플에 인수되고 OS X로 발전합니다. NeXT 자체는 화려한 그래픽으로 유명했지만 엄청나게 비쌌기 때문에 세일즈는 매킨토시 이상으로 똥이었다는 전설.

IBM에서 차세대 PC 플랫폼으로 푸시하려고 했던 PS/2 시스템. 하드웨어 시스템인 PS/2에 운영체제인 OS/2로 PC2를 희망했지만 OS/2는 이제 사라지고 없고, PS/2는 당시 고안된 키보드, 마우스 포트만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옆에도 다른 NeXT 컴퓨터가...

90에 나온 매킨토시. 옆에는 실리콘 그래픽스의 컴퓨터 그래픽용 워크스테이션.


90년대엔 노트북도 점점 활성화 됩니다. 맥 파워북들.

유명한 망작 매킨토시 TV. 하지만 당시엔 이런 종류의 PC가 많이 나왔고 당시 맥이 문제가 많아서 경쟁력이 떨어졌을 따름입니다.

이런 모니터 일체형 PC는 90년대 후반 한국의 PC 보급기에 나름 많이 있었지요. 삼성과 금성의 일체형 PC.

90년대 후반의 일본제 노트북들. 이때는 점점 현대적인 노트북의 모습과 휴대성을 갖게 됩니다.

디자인만 좋은 쓰레기였떤 20주년 기념 매킨토시.

스티브 잡스의 복귀 후 아이맥을 필두로 클리어 케이스와 컬러를 내세워 마케팅합니다. 그에 맞춰 나온 아이북 G3. 외관이 정말 조개같이 생긴 게 특징. 물론 시리어스한 파워북은 좀 더 평범하게 생겼습니다.

잡스가 만든 또다른 예쁜 쓰레기였던 G4 큐브. 팬 없이 자연대류로 쿨링되게 만들었지만 냉각성능이 떨어졌고, 본체를 둘러싼 투명 폴리카보네이트는 잘 깨지기로 유명해서 아직 정상작동하는 건 커녕, 외관이 멀쩡한 것조차 구하기 쉽지 않다고 하죠. 인테리어 소품으로는 애플 제품 중 제일 좋지 않나 합니다만.

컴퓨터 보급기에 나름 활약했던 세진 컴퓨터의 세종대왕 PC.



점점 현대로 다가오는 맥들. 근데 대부분 파워PC 시절이군요.

실리콘 그래픽스 사의 워크스테이션 테즈로. 이상하게 생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종래와 다른 형태의 폼팩터들이 나오게 되는데, 소니에서는 거실용 PC 느낌으로 만들었고 애플에선 쓰레기통을 만들었지요. 물론 둘 다 실패.

휜둥이 맥북과 소니의 초소형 바이오가 가장 최근으로 끝입니다.






여기도 패키지 게임이 잔뜩.






프린터들. 음 흰색 기기가 시간이 지나면 얼마나 변색되나 알 수 있군요.




PDA들. 애플 뉴턴 메시지패드도 있네요.


미래의 컴퓨터 디바이스. 립모션이나 구글글래스나 다 별로 가망은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저런 키보드들. 맨 마지막의 IBM 모델 M은 전설적입니다만, 현대에 쓰기엔 키가 모자라다는 게 유감.

맥과 PC의 대조 전시. 근데 하필 스티브 잡스의 인성이 드러나는 '리사'라니...

다 구경하고 내려가는데 계단에 적혀있는 문구.


지하에 카페가 있다고 해서 왔지만 코로나 때문인지 없어졌다고 합니다...




오전엔 비 맞으면서 마라도 구경 했는데 박물관 나오니까 맑아진 하늘. 섬 날씨란...

고등어회를 먹고 싶었으나 비행기 타기까지 가게 물색할 시간이 부족해서 결국 고등어 구이가 최선이었습니다. 갈치회도 못 먹고 고등어회도 못 먹고... 별로 잘 먹진 못한 여행이었네요.

이제 집으로 갈 시간. 하늘을 보니 오늘 노을이 아주 죽여줬을 듯 한데 뭐 남의 떡이죠.




갈 때처럼 눈 깜짝 할 사이에 비행 끝. 제주도 여행은 여기까지입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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