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Y 시승 후기 by eggry


 모델3 롱레인지 예약하고 기다리다가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물량이 당최 돌아오질 않아, 게시판을 보니 모델Y가 계약일 대비 빨리 출고되는 듯 해서 모델Y도 홧김에 예약해버렸습니다. 동급에 폼팩터 차이 치고는 1000만원의 정가 차이에 보조금 차이까지 해서 1500만 가까이 차이나서 가성비는 완전 꽝입니다만, 아예 인도가 늦어진 김에 그냥 더 저축해서 어떻게든 해보자는 생각에... 모델Y 사고 싶은데 부담스러우면 그냥 출고 연기하면 되니까요.

 여튼 주문은 일단 했지만 모델Y는 체험을 못 해봤더라죠. 모델3도 2년 전 구형모델이긴 하지만 어차피 기본기는 거기서 거기니까... 유튜브, 카페 보면서 기능적 차이야 다 터득했지만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실제로 탈 때의 느낌이겠죠. 특히나 SUV형 차량을 보유해본 적이 없는 입장에서 높은 무게중심이나 시트포지션, 시야 같은 부분이 궁금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덕분에 생기는 무게중심 이점이 SUV형의 단점을 극복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도 궁금했고요.


 휴일이 생겨서 평일 낮에 테슬라 분당 스토어에서 시승을 했습니다. 시승한 모델은 검은색 도색에 검은색 인테리어의 롱레인지 버전. 휠은 20인치였습니다. 외장 도색 빼고는 제가 주문한 것과 동일한 사양이었기 때문에 체험으로 적당할 듯 했습니다.

  이전 모델3 시승기는 링크 참조.(테슬라 모델 3 시승하다) 모델3 처음 시승할 때와는 테슬라란 회사에 대한 관점도 차에 대한 생각도 바뀐 점이 눈에 띌 거 같습니다. 저때는 테슬라 재정이 상당히 암담했기 때문에 모델3 잘못되면 정말 망할 거 같은 상황이었는데 이젠 자동차회사 시총1위에 돈 걱정은 하지도 않아도 되는 회사가 되서 정말 천지개벽했죠. 그런 변화도 모델3/Y를 구매후보에 올린 이유입니다.




 매장의 멋진 그림. 개인적으로 모델3보다 더 큰 차는 필요 없지만, 에어서스펜션이라든가 몇가지 옵션들 때문에 모델S나 X가 탐나긴 합니다. 다만 무지막지하게 비싼데 비해서 그 값에 퀄리티가 모델3보다 조금만 나은 편이라는 게 문제겠죠. 제가 테슬라에 껌뻑 죽어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테슬라를 타고 싶다면야 모르겠지만 아직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비교도 생생히 살아있습니다. 아무래도 모델S 살 돈이면 E클래스 AMG 사지! 라는 생각이 들긴 하죠.



 매장 2층에 모델3와 모델Y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검은색이 모델3, 흰색이 모델Y. 도색 상태는 좋아 보이네요. 전시차량용으로 열심히 뽑기 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서비스센터에서 열심히 도색 땜질을 했든지...



 인테리어는 타봤기도 하고 지금은 워낙 유명해서... 여전히 핸들 뒤에 클러스터가 없는 건 적응이 안 됩니다.



 모델Y. 20인치 휠 버전이네요. 거의 비슷해 보이지만 1) 차고가 약간 높고 2) 휠아치 등이 플라스틱 커버 되어 있으며(하지만 오프로드 가는 사람 있을까요?) 3) 테일게이트가 확실하게 해치백 타입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실 모델3도 공간활용이다 공기저항이다 뭐다 해서 엉덩이가 꽤 높은 세미해치백 느낌인데 정말 트렁크리드만 열리냐+천장으로 막혀있느냐가 공간 차이를 만드는 듯 합니다.



 모델Y가 당연히 더 넓찍하긴 하지만 입구가 훤한 것의 메리트가 크고 풋프린트 자체의 차이는 그렇게 나지 않는 거 같습니다. 물론 더 높긴 하지만 짐을 쌓아서 넣는데도 한계가 있죠. 이사 같은 거라면야 어쨌든 넣을 수 있는 모델Y가 압도적으로 유리하겠지만요. 시트 접었을 때 활용도 당연히 더 좋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수준의 수납이라면 모델3에도 트렁크 밑 공간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왠만한 중형차보다 좋은 수납력을 보여줍니다. 소형차 타는 입장에선 짐칸의 의미는 사실 별로 없습니다. 차박 생각도 없긴 하지만 차박이 가능은 하다+이사짐 같은 것도 가능하다 정도인데 필수적인 건 아니죠. 결국 저에게 제일 중요한 건 높은 차고라 하겠습니다.



 헤드램프 디자인이 다른데 모델3는 2021년 리프레시에 신형 프로젝션 타입이 이미 다 적용됐지만 모델Y는 최상위 퍼포먼스만 적용하고 나머지는 아직 구형 미러식이라고 합니다. 부품 재고떨이 하는 거 같은데 언제 프로젝션으로 바뀔지 모르겠네요. 저에게 순서가 올 하반기 쯤에는 될런지? 아직 소프트웨어 기능이 따로 생긴 건 아니라 프로젝선 타입의 잠재력을 발휘하진 않고 있습니다. 어떤 액티브 기능이 생길지 궁금하군요.



 제가 탈 일 없어서 별로 의미 없지만 뒷좌석도 낮아봅니다. 시트의 가죽이나 생김새는 거의 같지만 Y가 확실히 넓찍합니다.



 레그룸 차이. 모델3도 레그룸은 충분한데 문제는...



 배터리 때문에 바닥이 높아진 만큼 시트를 높이지 않아서(헤드룸을 만들려고겠죠) 허벅지가 좀 뜹니다. 그렇다고 뻗자니 레그룸이 그렇게 넉넉하진 않고... 이게 모델Y와 뒷좌석의 가장 큰 차이 같네요. 모델Y는 루프를 높인 만큼 시트를 높여서 해결했습니다.



 시승 들어갑니다.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서 국도를 15분 정도 주행했습니다. 속도제한 60~70 구역이었어서 고속도로 속도에서 소음이나 안정감 같은 건 알 수 없었습니다. 일단 시트 포지션이 높아서 앉기도 편하고 시야도 모델3보다는 확 트인 건 맞습니다. 비슷해보이는 차인데 차고 높음+루프 높음+시트 높음의 효과가 상당하네요. 물론 8년 동안 세단 탄 마당에 모델3가 불편한 건 아닙니다.

 아무리 배터리를 밑에 깔아서 내연기관 SUV보다는 낫다고 해도, 그래도 더 높고 무거워서 뒤뚱거리는 것도 체감이 됐습니다. 회전반경은 모델3부터 좋지 않긴 하지만(역시 미국차) 이런 거동이면 과격한 핸들링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습니다. 원래도 안전운전 지향이라 안 하지만서도...

 분명히 내연기관 SUV보단 나을텐데 어쨌든 내가 높이 있기 때문에 진폭이 더 잘 느껴지고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젠 SUV 선호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 시대인데 그냥 시트 포지션의 매력 때문에 감수하고 타거나 별로 개의치 않는 거겠죠. 전 무게중심이나 안정성에 본능적으로 느끼는 불안감이 좀 있어서 애매했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은 수준은 아니지만 적응이 될까? 잘 모르겠네요.

 승차감 면에서도 유튜브나 카페 소감을 보면 모델3보다 거칠다는 말이 많긴 했습니다. 모델3 승차감도 가격에 비해서 좋은 승차감은 아니라 생각했지만, 모델Y 승차감은 확실히 그것보단 더 저렴한 대중차스러운 감각인 듯 합니다. 어차피 지금 타는 차가 승차감 개똥인 저가 소형차라서 그것보다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이 가격이면 E클래스 엔트리 살 수 있고 제네시스 G80 살 수 있는 가격이고...

 모델3 롱레인지야 보조금 받으면 가격경쟁력이 꽤 된다고 하지만(마감은 딸리지만 전기차 어드밴티지에 동급 가격대 독일차보다 출력도 더 좋고) 모델Y 가격대로 가면 대안이 워낙 많습니다. 특히 승차감, 편의장비 찾으면 고급 중대형차까지 뻗어가는 가격대니깐요. 저야 어디까지나 주행거리 긴 전기차+오토파일럿 때문에 테슬라 우선이긴 한데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죠.

 무게 차이가 크지 않은 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가속력 차이는 확실히 체감은 됐습니다. 모델3보다 두드러지게 기민함이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물론 350마력 가량 되기 때문에 직선가속 자체야 1.6~2.0리터 수준의 보편적인 국산차와는 비교가 안 되긴 합니다. 재빠른 추월에나 고속도로 진입에는 도움이 많이 될 듯 합니다.

 그리고 모델3 시승 때 못 해봤던 '원페달 드라이빙'(옵션 명칭은 홀드)를 해봤습니다. 엑셀 만으로 운전하는 건데, 엑셀 때면 재빠르게 최대 회생제동을 하고 바로 멈춰서게 됩니다. 수동으로 브레이크 밟으면 그 세기나 길이에 따라 물리 브레이크로 전환되는데, 원페달로 하면 전자제어가 회생제동을 최대한 뽑는 식으로 브레이킹 해주게 됩니다. 주행거리 면에서는 이점이 있겠죠.

 운전 측면에선 어떤가 하면, 확실히 처음엔 어색합니다. 엑셀만 때면 급격히 속도가 줄고, 심지어 저속전진(크립)도 안 되고 정말 멈춰버립니다. 그 제동거리의 감을 익히지 않는다면 신호등 정차 같은 것도 허둥지둥거리기 쉽겠죠. 또한 울컥거림 없이 부드러운 제동을 하려면 엑셀을 천천히 때는 식으로 해야 합니다. 엑셀 컨트롤은 전 그리 어렵지 않게 적응하긴 했습니다.

 물론 유턴이나 주차장 나갈 때 같은 조건에서도 적절한 저속주행을 위해 엑셀 컨트롤이 필요한 점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거 같더군요. 또한 신호 걸렸을 때 제동거리에 익숙해져서 어느 시점부터 떼야할지 같은 것도 경험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일단 앞에 차가 있으면 너무 늦게 엑셀을 땐 경우 거리인식으로 강제 제동을 개입해주기도 하는 거 같습니다만, 제가 맨 앞차라면 아직은 그렇게 매끈하진 않습니다.

 외국에선 신호등과 정지선을 인식해서 정지선 넘어갈 거 같으면 멈춰주기도 한다는데 한국은 아직 신호나 도로표지 관련된 기능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외국 테슬라 체험기에서 봤던 제한속도 표지판을 카메라가 보고 인식하는 것도(심지어 미국에서 캐나다로 넘어가면 제한속도 표지판을 보고 시스템이 미터 표기로 바뀐다든가 한다는데) 없고 아직은 순전히 지도 데이터의 속도제한 표시만 보여줍니다.

 그야말로 혹평 천지이던 KT맵에서 T맵으로 데이터가 바뀌었다는데 업데이트는 T맵 앱보다 아무래도 느린지 속도제한은 실제 도로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이 보였습니다. 안그래도 지금은 속도제한이 바뀌고 있는 시기니까 더 그렇네요. 내비게이션의 쾌적함이나 그래픽도 좋고, 음성인식도 좋지만 과속단속 거리 경고나 분기점에서 차선 정보 같은 기능도 없는 정말 베이직한 상태라서 맵 데이터와 무관하게 실용성은 꽤나 떨어지는 상태입니다. 저의 경우엔 모델3가 나오든 모델Y가 나오든 안드로이드 기반의 속도계기판을 달아서 모바일 내비앱을 쓰거나 카플레이를 쓸 생각입니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모델3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궁금하던 차이점은 어느정도 체감했습니다. 이정도 거동이라면 SUV형이라도 그렇게 아쉽진 않겠고, 시야는 확실히 좋았습니다. 다만 문제는 짐칸 같은 이점을 별로 활용하지 않을 입장에서 시트포지션 정도의 차이가 1500만원이란 가격차이를 합당화할 만 하냐는 건데...

 아무래도 합당화 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기왕이면 풀옵- 이라는 접근법으로야 모델Y로 가고 싶지만 모델3만 해도 대출 없이 살 수 있는 금액은 아닌데 대출을 1500이나 더 늘리긴 부담스럽긴 합니다. 물론 어디 투자해놓은 게 크게 벌어서 커버해준다면 모르겠지만... 모델3가 먼저 출고되어주면 고민할 거 없이 깨끗히 포기하면 되는데, 모델Y가 먼저 나오면 엄청 고민할 거 같습니다. 결론은 그때 주머니 사정과 제 이성이 해주겠지요;;



 시승 마치고 나오면서 주차장에서 빨간 모델Y 롱레인지. 휠도 그렇고 딱 제가 편성한 옵션입니다. 확실히 모델3에 비해서는 떡두꺼비 같은 인상에 둔해보이긴 하네요. 색은 모델3나 모델Y나 빨간색이 제일 낫다고 생각해서 둘 다 빨간색입니다. 화성시 보조금도 오늘로 거덜나서 이제 추경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데 추경이 한다고 했으니 걱정은 없지만 모델3와 모델Y의 결정은 아직 못 했습니다.

 모델Y가 돈지랄인 건 맞는데 기능적으론 더 나은 차이기도 하고(오버킬이지만 괜히 있으면 언젠가 쓸 거 같은 느낌적 느낌?) 먼저 나오고 보조금이 간당간당하다면 고민으로 머리가 빠져버릴까 걱정이네요. 그러니 모델3가 먼저 나와서 제 고민을 대신 해결해주면 좋겠습니다. 머스크는 도지도지 거리지 말고 얼른 내 모델3나 보내라!





덧글

  • Lchocobo 2021/06/11 17:46 # 답글

    차는 모닝 살바에야 최종 롤스로이스까지 간다죠. 비싼차가 더 좋은건 당연하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게 중요한거 같습니다.
    전기차는 테슬라 제외하면 쓸만한게 안보이는데 그 테슬라조차 충전이 내연기관차만큼 편한게 아니라 진입장벽이 너무 높네요.
  • eggry 2021/06/11 21:15 #

    하지만 비싼 차 vs 더 비싼차라서... 뭐 전기차는 장거리 부담은 확실하지만 집이나 회사에서 충전되면 생활권은 부담 없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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