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06.07.-10. 제주도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사회인이 되고서 간 여느 여행과는 상당히 다른 출발. 여태껏 여행은 전부 해외여행이었고, 당연히 공항으로 리무진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이번엔 제주도긴 하지만 당연히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다른 점은 코로나로 공항버스도 다 멈췄다는 겁니다. 사실 공항버스 있어도 버스로 가기 쉽지 않았던 게 새로 이사한 곳은 버스 정류장이 상당히 멉니다. 지금이야 공항버스 탈 일이 원채 없으니 별 상관 없는데 포스트 코로나 때 다시 해외여행 가려면 좀 궁리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여튼 공항버스가 없으니 선택지는 그냥 자가용으로 가는 거 뿐이었습니다. 여태껏 공항에 자가용 가지고 간 적은 없습니다. 보통 새벽근무 한 날 퇴근하면서 바로 출발하면서 버스와 비행기를 휴식처로 삼는 루틴이었습니다. 자가용으로 가려면 반나절 정도는 쉬어야 했겠죠. 공항 주차비를 알아보니 썩 만만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검색해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장기주차 되는 곳이 있었습니다. 하루 8천원으로 저렴했지만 대신 공항과 왕복은 택시를 타야했습니다.
주차장에서 지인분과 합류한 뒤 앱으로 택시를 불러다 공항으로 갔습니다. 공항 수속 같은 건 별로 다를 게 없었습니다. 국제선이 아니라서 더 간단했다는 게 더 맞는 말이겠죠. 기본적인 검문은 있지만 여권도 필요 없고 이래저래 수월합니다. 김포공항 이용은 제 기억이 명확한 선에서는 세번째일텐데, 가장 한산했던 거 같습니다. 요즘은 소독이나 마스크도 많이 보급되고 사람들도 그냥 위험을 감수하고 가기 때문에 그렇게 텅텅 비어있진 않겠죠.


제주항공을 참 많이 탔는데 제주도 가는데 탄 건 이게 처음이지 싶네요.

출발지인 인천공항의 날씨는 흐림. 제주도도 흐리다는 실시간 정보이지만 섬이니까 변덕스럽게 바뀌길 바라고 있습니다.

한숨 자니까 제주도 상공 도착. 그 짧은 일본행 비행의 절반 밖에 안 되는, 그야말로 뜨자마자 내려가는 수준의 시간입니다.







제주공항 착륙 연속사진. 도심에 인접한 공항이라 주거지 등이 적나라하게 보입니다. 후쿠오카 공항을 연상시키게 하는 밀접도.



버스 타고 터미널로 갑니다.

공항에서 바로 렌트카 업체 셔틀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무럭무럭 생기던 중이었고, 제주도가 충전 인프라가 좋다고 해서 전기차를 렌트하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자동차를 시험해보는데 시승 다음으로 렌트카 만큼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전기 렌트카는 98% 코나/니로인데 코나가 조금 더 싸서 코나로 했네요. 이후 코나 화재 사태가 생겼는데 음... 제가 빌린 동안 불이 나진 않았습니다.
주행거리와 충전 부담이 있지만 제주도는 두세번 왕복해도 반 정도 밖에 안 쓸 좁은 곳이고, 가는 곳마다 대체로 충전기가 있긴 했습니다. 다만 갔던 시기가 관광객이 역대급으로 적었던 걸 생각하면, 평상 수준으로 회복했을 때도 충전이 그렇게 여유있을지는 좀 의문입니다. 관광명소 주차장마다 2,3개 정도 충전기가 있었는데 제가 다닐 때도 1개 정도는 쓰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남는 게 없는 수준일 거라는 게 적당한 추론일 거 같네요.
숙소에서만 충전되면 걱정 없기에 전기차 렌트 하려면 숙소도 잘 생각해야겠습니다. 저희는 숙소를 1박+2박으로 두곳에서 묵었는데, 첫번째 숙소에는 충전기가 있었지만 두번째는 없었습니다. 그냥 관광지 주차장에서 했는데 널널해서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음 차는 아마 전기차일테고, 배에 싣고 건나가 여행한다면 충전에 대해 좀 생각해보긴 해야겠습니다.

코나 EV. 못생겼습니다. 소형 SUV에 완충 시 주행거리 400Km 정도로 표시되는데, 에어컨 등을 이용하면 300Km 정도가 기대 주행거리겠고 제주도에서는 아무 문제 없는 레인지입니다. 친환경 정책과 더불어 멀리 나갈 수도 없는 제주도의 특성 상 전기차 쓰기는 꽤 편하겠다 싶습니다. 주택 비중도 높아서 현지인이라면 집에서 충전하기도 수월할 거 같고...


전기구동인 것과 더불어 또다른 (저에겐) 신문물인 카플레이. 익숙하지 않은 렌트카라도 카플레이면 친숙한 내비를 쓸 수 있으니 편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당연히 다음 차에 카플레이는 필수! 라고 생각했는데, 테슬라 사게 되면 카플레이랑은 인연이 없겠죠. 아 근데 서드파티 제품이 있다고 하는군요? 좀 난잡해질테고 신뢰성이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모델3와 EV6 중 뭐가 먼저 나올진 아직 모릅니다.

아침도 못 먹고 비행기 타고 왔기 때문에 일단 요기부터 하기로 하고... 구빱 한그릇 했습니다. 단체관광객 상대하는 큰 가게였는데 손님이 거의 저희 뿐일 정도로 썰렁했네요. 8시 반이라 식사시간 피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너무 썰렁해서 놀람. 코로나 걸릴까 걱정은 좀 덜기는 했습니다.


착륙하던 때보다 날씨도 괜찮은 거 같고, 처음은 어디를 갈까?! 그런 계획도 없이 온 여행. 흠, 일단 날씨 좋고, 초여름이니까... 뭔가 꽃이나 들판 같은 걸 볼 수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유채꽃철은 이미 지난 뒤라서 아쉽군요. 여기저기 검색해보다 '보롬왓'이라는 정원/농장/카페/하여튼 그렇고 그런 곳-이 나와서 갔습니다.

식물의 주기를 날씨 표시로 해놓았네요. 수국은 좀 더 나중이 제철인가?















식내 식물원이랄지 정원이랄지... 김구이 철판 같은데서 자란 식물이 인상 깊네요. 열대 접착/기생식물 같은 거인 듯.



카페의 실내와 실외.

아이들용 트랙터 기차가 보입니다.




들판으로 나왔는데 뭔가 제철은 아닌 느낌. 엎고 있는 곳도 있고...



그냥 전시용인 듯한 트랙터 기차.

염소야.


삼색 버드나무 밭. 제철이라고 되어 있는데 꽃이 덜 핀 듯한? 좌석은 사진 찍기 좋겠군요. 물론 제 사진은 없습니다.

여긴 싹 밀어버렸네요.



돌길 따라.

제초(?)된 밭 한가운데 우뚝 선 소나무.

보리. 청보리라네요.


메밀이라고 합니다.


한창 달리고 있는 트랙터 기차. 깡통 열차라고 합니다. 드럼통 잘라서 만든 거라 그런 듯.



다 익어서 역할(?)을 다한 보리는 쓸려 나가고 있습니다.

잠시 그늘에서 쉬는 중. 초여름인데 한여름은 생각도 하기 싫군요.


수국은 아직 덜 익었습니다. 유감...


연꽃 있는 작은 저수지.









다양한 종류의 수국을 모아놓은 수국존(?) 같은 게 있습니다. 여긴 응달의 좀 습한 곳인데, 수국은 햇빛 받는 곳보다 이런 곳에서 더 잘 자라는 듯. 원래 장마철 이미지이기도 하니...




좀 더 도니까 끝. 커플나 가족이 오면 좋겠단 생각만 했네요. 커플도 가족도 아닌 여행객이라 죄송합니다.

커피나 한잔 마시고 다음 장소로 가기로 했습니다.(1부 끝)
태그 :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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