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마, 35mm f1.4 DG DN 발표+서드파티의 겨울이 오는가? by eggry


 시그마 글로벌 비전의 첫 렌즈였던 35mm f1.4 Art도 드디어 미러리스 시대에 맞춰서 리뉴얼 되었습니다. 기존의 어댑터 내장식이 아니라 완전 신형인 DG DN 라인업으로 나왔습니다. 분류는 여전히 아트.

 사실 DG DN 35mm는 처음이 아니기도 합니다. 이미 35mm f1.2가 있었고, I시리즈로 35mm f2도 나왔죠. 시그마에서만 미러리스 전용 35mm가 이제 세번재인 셈입니다. 또 흥미로운 건 DG DN 시리즈의 첫 라인업이었던 35.2 이후로 f1.2라거나, 대구경을 추구한 렌즈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후 나온 85.4는 시그마의 크고 아름다운 명성과 달리 오히려 소니 G Master보다도 작고 가볍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35.4 역시 이전 모델보다 소형화되었습니다. 다만 85.4와 달리 소니보다 작은 크기는 아닙니다. 이건 소니가 85.4GM 만들 때는 별로 소형화 지향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소형경량 지향이라서긴 합니다. 크기/무게의 관점에서 본다면 앞으로는 대체로 소니<시그마<캐논<니콘의 구도가 될 듯 합니다. 소니는 철저한 소형화, 반대로 니콘은 아예 최대한 밝고 크게인 거 같습니다.

 소니 35.4GM이 크기 대비 해상력이 대단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선 시그마가 더 크지만 따라가기 벅찬 모습입니다. 다른 회사끼리 MTF 비교는 조심해야 하긴 하지만, 10선은 둘 다 95%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30선의 경우엔 15%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특히나 고주파 해상력에서는 소니가 확실히 앞설 거 같습니다.

 길이는 좀 더 길지만 구경도 같은 67mm이기 때문에 비네팅이나 왜곡 같은 부분에서도 큰 우위는 없을 듯 합니다. 35.4GM의 최대 약점이 비네팅과 색수차인데, 색수차는 두고 봐야겠지만 비네팅은 정말 거기서 거기인 수준이지 싶습니다. 무게도 120g 정도 더 무겁습니다. 크기와 화질을 동시에 챙기길 바랬지만 아무래도 시그마의 기술력으론 그정도는 무리였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물론 절대치가 아니라 가격 등과 같이 봐야하는 얘기긴 합니다. 소니는 1400달러이고, 시그마는 900달러입니다. 소니가 더 좋긴 하지만 500달러 만큼 좋은가? 그건 각자 생각해야 될 문제죠. 한국의 경우엔 35.4GM 가격이 환율 대비 괜찮게 나온 편이라 시그마와 격차가 더 좁기는 합니다. 대신 시그마는 시세가 잘 떨어지니 결국엔 50만 정도는 차이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메이저 화각 중에서는 50mm만이 DG DN으로 리뉴얼이 안 되었는데, 당초 35.2가 나올 때는 당연히 50.2일 거라 생각했지만, 85.4에 35.4가 나온 걸 보면 50mm도 50.4일 거 같습니다. 다만 소니보다 떨어지는 소형경량화 능력을 생각하면 50.4인데 50.2GM보다 크고 무거운 웃긴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듭니다;;



 뭐 시그마의 최우선 목표는 L마운트 렌즈 확보이고, 그 다음이 E마운트인데 거기서 짱 먹겠다는 게 아니라 가성비로 승부하겠다는 거니 가격이 꽤 센 50.2GM을 상대로는 35.4보다는 가성비 공략이 더 용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소한 기존 50.4 아트보다는 작아야겠고, 50.4ZA 정도 크기와 무게에 그것보다 나은 화질에 50.2GM보다 100만 정도 싸다면(그리고 나중에 50.4ZA 정도 가격으로 안정된다면) 자기 자리는 찾을 거 같습니다.

 글로벌 비전 이후 가성비만이 아니라 절대화질에서도 한동안 짱 먹었던 시그마 아트이지만, 사실 그건 시그마의 기술력이라기보단 퍼스트파티가 오래된 렌즈를 리뉴얼하지 않고 방치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미러리스로 전환하면서 어쩔 수 없이 모든 메이커가 완전 신형 렌즈를 내놓고 있고, 모든 메이커가 종래의 수준을 깨부수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래된 렌즈를 상대하면서 잠시 우위에 섰던 시그마이지만 결국 회사의 규모나 기본기 면에서는 캐논/니콘/소니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얘기가 재확인 된다면,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그래도 좀 씁쓸할 거 같긴 합니다. 거함거포인 대신에 짱 먹는 고화질에서 화질이 최고도, 크기가 최소도 아니지만 계산기 때려보니 고려해볼 만한- 으로 틈새를 먹는 입장으로 후퇴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일런지.

 재밌게도 퍼스트파티와 정면승부할 생각 자체가 없는 탐론은 소니용만 내면서, 소니 렌즈에서 빗겨간 포지셔닝을 적당히 잘 갉아먹고 있는데 시그마는 그런 편한 열매를 먹을 생각을 안 하고 야심을 가지니 오히려 상황은 더 녹록치 않아 보이기도 하네요. 물론 앞으로 캐논/니콘용도 나온다면 시그마가 훨씬 많이 벌긴 할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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