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소형경량 24mm, 40mm 50mm G 렌즈 발표 by eggry


 50mm f1.2 GM을 발표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소니에서 신렌즈가 나왔습니다. 그것도 3개 세트. 소형경량에 금속 마감을 강조한 24mm f2.8 G, 40mm f2.5G, 50mm f2.5G가 발표되었습니다. 세 렌즈는 완전히 동일한 외관 디자인을 갖고 있으며 광학 사양만 다릅니다. 모두 49mm 필터를 사용하며 총길이 45mm에 불과합니다. 무게는 가장 가벼운 24G가 162g이고 40G는 173g, 50G는 174g입니다.

 G 렌즈가 나온다는 루머가 있었을 때, 당초에는 자이스 바티스처럼 f1.8~f2 정도의 밝기를 가진 중간급 프리미엄 렌즈일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 G 렌즈의 포지션이 그렇기도 하고요. 다만 과거 역사를 보면 소니 시대의 G 렌즈는 종류가 상당히 적었습니다. 단렌즈는 자이스에게 많이 맡겨두었고, 표준/광각줌도 자이스가 차지했기에 망원줌, 매크로, 망원단렌즈 정도만 G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G Master가 나오고, 자이스와 협업이 점차 페이즈아웃 하면서 G에 새로운 역할이 생겼습니다. 자이스와 겹치지 않아야 했던 G에서, G Master의 아래에 위치하는 렌즈의 역할을 맡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이름부터가 G와 G Master잖습니까? 자이스와 관계가 긴밀하던 때만 해도 자이스와 G가 동등하면서 역할만 다르다고 말해왔는데, GM이 나올 땐 또 자이스의 상위는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서 결별을 공식화 하기를 피했습니다.

 그 결과 소니의 입만 보자면 G=자이스=GM이라는, 아무리 봐도 GM이 G보다 위인 거 같은 이름인데 실제로는 동등하다는 이상한 구도를 만들게 됐습니다. 그와 별개로 실제 제품 전개는 명백히 GM>=자이스>G였던 게 사실입니다. 어쨌든 35.4GM과 50.2GM의 등장으로 자이스는 여전히 공식적으론 파트너이지만, 실질적으론 결별했고 GM이 자이스를 대체할 거란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 됐습니다.

 그에 따라 G가 나온다고 하면, 역시나 자이스로 나왔던 55.8ZA 같은 렌즈의 G 버전 리뉴얼이 될 것 같았으나... 정작 나온 렌즈는 그와는 영 다른 물건입니다. 오히려 35/2.8ZA의 포지션을 잇는다고 해도 될 거 같습니다. 거기다 신제품을 내지 않고, GM으로 자이스 상위호환을 내고 있는 와중에도 정작 완전히 단종시키지는 않는 소니의 이상한 습관 때문에 보통 단렌즈 삼총사라고 하면 35mm여야 할 것이 40mm가 되었습니다. 35/2.8ZA는 아직도 공식적으로 교체되지는 않은 셈입니다.

 24/35/50라는 황금 트리오에서 35mm 대신에 40mm가 나온 건 좀 기이하다 싶기는 합니다. 다만 이건 스틸로써의 관점이고, 영상의 관점에서는 40mm라는 화각이 35mm나 50mm보다 화각과 왜곡의 밸런스가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선호된다고 하므로, 그렇게 이상하지도 않습니다. 시그마의 몬스터 40.4 아트 렌즈도 시네 40mm 렌즈의 파생으로 나온 것이었죠. 어쨌든 40mm 애호가로써 보이그랜더, 자이스에 이어 소니 본가에서도 나온 건 반가운 일입니다.

 여튼 24/40/50 렌즈는 작년에 나와 나름 상업적 성공을 거둔 a7C에 맞춰 나온 렌즈임이 확실합니다. 리뷰어들도 거의 다 a7C와 매칭시켜 나오는 걸 보면 소니의 리뷰 지침이라도 있었나 싶은 수준이지만, 시킨 게 아니라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겠지요. a7C의 크기와 형태에는 f1.8 렌즈만 해도 어색할 정도로 길쭉하고 굵어지기 때문에 35/2.8ZA와 같은 형태로 렌즈 시리즈를 전재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하우징이 모두 동일하다는 점은 탐론에서 나온 20/24/35mm 시리즈를 연상시킵니다. 물론 그쪽이 철저히 단가절감 느낌이 나는 싸구려 소재에 징징거리는 모터를 가졌다면, 이쪽은 금속절삭 외관을 갖추고 리니어 모터를 넣었습니다. 사실 컨셉적으로는 시그마의 I 시리즈와 가장 비슷한 거 같은데, 그 중에서도 실패작 취급 당하는 45mm f2.8에 가까워 보입니다. 정작 시그마는 I 시리즈의 크기나 필터를 통일시키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도색 전의 절삭가공된 금속 케이스를 강조한 마케팅 페이지는 시그마의 그것을 너무할 정도로 배껴서 보는 사람이 민망하다 싶을 정도긴 합니다. 어쨌든 소니가 탐론이나 시그마에 영향을 받은 점은 인정한다 치더라도, 소니 나름대로 자신들의 필요에 맞춰서 재구성한 면은 있습니다.

 시그마와 유사한 스타일링은 감성적인 면과 더불어 초점링에 포커스팔로워를 쓰기 쉽게 해줄 것입니다. 탐론을 참조한 동일한 필터 사이즈와 하우징도 동영상 촬영 시 같은 사이즈의 ND 필터를 겸용할 수 있고, 역시 포커스팔로워나 짐벌 밸런스를 다시 세팅할 필요 없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다른 회사보다 우위에 있는 AF 모터 기술을 이용해 동영상 AF에서 조용하면서 빠른 성능을 가지겠죠.

 그렇게 보자면 자이스 바티스와 달리 렌즈가 비슷해서 짐벌 사용과 세팅의 일관성에 용이하며, 탐론보다는 고급스럽고 조용하고 빠른 AF를 가지며, 시그마보다는 E마운트 시스템 자체가 동영상 AF에 더 유리하다는 장점을 발휘해 동영상에 더 특화된 점을 가지게 한 것입니다.

 물론 다르게 약점만 꼬집어서 말할 수도 있습니다. 자이스 바티스보다는 밝기, 화질에서 밀리며, 탐론보다는 비싸고, 시그마보다는 스틸용 화질로는 불리하다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G는 어디까지나 중간급 렌즈이며, 밸런스가 잡힌 특색 없는 렌즈를 만들기보다는 포지션을 확실히 한 녀석을 만들고 싶었다고 할 수 있고, 그 점에선 팔방미인은 아니지만 자기 자리는 확실히 가질 거 같습니다.

 일단 a7C 사용자들은 만족스러운 감성품질과 휴대성을 가진 단렌즈 세트를 확보한 셈입니다. 또한 동영상용으로의 포지션에서는 광학성능의 한계는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심도가 얕은 렌즈의 표현력이라는 게 있지만 오늘날 영상시장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건 라이브나 돌발상황 녹화와 같은 것입니다. 여기서는 심도보다는 짐벌 대응성이 더 중요하고, 화질도 4K에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테지요.

 다만 유일하게 아쉬운 사양이 있다면 최단거리와 포커스브리딩입니다. 렌즈 사이즈를 통일시키려다보니 포커스모듈의 레인지 등에 한계가 있었는지 배율은 모두 0.2배 전후의 그냥 그런 정도에 그쳤습니다. 또 동영상에 좋은 포지션이라곤 하지만 포커스브리딩은 꽤 심하다고 합니다. 이것 역시 소형경량화 하면 생길 수 밖에 없는 약점입니다. 파나소닉 렌즈들은 포커스브리딩을 억재하려고 커지곤 하죠. 뭐 그런 사양은 완전한 시네 렌즈에나 기대하라는 얘기겠지요. 어차피 G에 불과하니깐...

 저의 경우 일단 지금의 a7C는 제 기준에 미달하는 카메라이기 때문에(화소수, 뷰파인더의 부족) 바디와 매칭시키려는 용도론 관심 없습니다. 스틸샷 화질 측면에서도 자이스 바티스보다 좋을 거라곤 생각하기 어렵고요. 다만 장차 동영상 촬영을 개척해본다고 하면, 이 세 단렌즈는 좋은 스타터킷이 될 거 같습니다. 스타터킷 치고는 조금 비싸다 싶기도 하지만, a1에 사용하면 적당한 균형일까요?

 가격은 모두 599달러로, 한국가격은 75만 정도로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시는 미국 기준으로 5월 하순입니다만, 50.2GM도 그렇고 일본이나 한국은 조금 일찍 나오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4월 중에 한국엔 출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글

  • teese 2021/03/24 23:19 # 답글

    저도 40애호가로서 40 하나만 관심이 있습니다만...
    배율문제는 개인적으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보통 팬케익 40들은 최소초점거리가 늘 정직하게 길었는데;;
    AF 28cm에 MF25cm면 그래도 바티스 40말고는 가장 가까운축이라, 사이즈에 비해서도 괜찬은 최소초점거리 같습니다.
    조리개 2.5도 타협할만 합니다만, 제 불만은 가격이랑 후드 모양이군요.
  • eggry 2021/03/25 07:06 #

    후드는 음... 35/2.8ZA 보면 이런 형태의 렌즈는 이렇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 뭐 싫으면 쓰지 말라는 얘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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