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a1 다이나믹레인지 및 SNR 비교 by eggry

 흔히 프레스 바디, 스포츠 바디, 혹은 플래그십으로도 불리는 고속연사 기종의 가장 큰 약점은 화질이었습니다. 고화소 기종이 4000~5000만 수준이 된지 몇년이 됐지만 여전히 메인스트림 2400만보다 작은 2000만급이 존재하고, 2400만이 최고인 수준이었죠.

 화소만이 아닙니다. SNR도 2400만은 물론 고화소 기종보다도 크게 낫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고화소 기종이 SNR이 더 나쁘지만, 동일 사이즈로 리사이즈하면 오히려 고속연사 기종이 절반 이하의 화소수에도 비슷하거나 역전되기도 했습니다. DR 역시 떨어졌습니다. 메인스트림과 고화소가 14EV 혹은 그 이상의 DR을 보여준 반면 고속연사 기종은 여전히 12~13EV 영역이었습니다.

 그런 제약이 소니 a1으로 바뀔 거라는 건 제품 발표 때부터 확실했습니다. 적어도 화소수는 5000만으로, 현재의 고화소 기종의 일반적인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물론 조만간 고화소 기종들은 7천만, 8천만, 심지어는 1억 화소까지도 나올 거라는 루머들이 있긴 하지만 8K가 되는 5000만은 당분간 충분한 수준 이상의 고화소일 듯 합니다.

 DR에도 좋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a9 시리즈는 딱히 DR을 강조하지 않았고 경쟁사 프레스 기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a1은 14EV의 DR을 가진다고 홍보했습니다. 새 센서가 단순히 고화소에 빠른 것만이 아니라, 속도를 위해 품질을 희생시키지 않았다는 의미기도 했습니다.

 실제로는 어떨까요. Photons to Photos와 DPreview(Analysis: New Sony a1 sensor offers class-leading dynamic range, along with high-speed and high-resolution)에 DR 측정 데이터가 올라왔습니다. DR 측정은 100% 확실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사이트 간 비교는 무리이며, 같은 사이트에서 기종 간 비교만 유의미하다는 점 주의 바랍니다.



 먼저 DPReview의 a1과 a9 II의 비교입니다. a9 II 대비 저감도에서 최대 1EV 가량 향상이 있었습니다. ISO 800부터는 비슷하며, 이 시점부터는 a9 II도 평균적으로 나쁜 수치가 아니었기에 괜찮습니다. a9 II의 저감도 성능은 소니 최하였기 때문에 이제야 a7 시리즈와 비슷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속연사 기종간의 데이터 비교는 차트가 아니라 간략히 표로 나왔습니다. 기본 ISO로만요. a9 II가 소니 풀프레임 중에선 안 좋았다고 해도 니콘 D5보다는 1.8EV나 높은 수치였습니다. 캐논 1D X III는 13.6EV라는 높은 수치가 나왔지만 기본감도에서부터 NR이 들어간다고 하여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로 취급되었습니다.

 한편 전자셔터 사용 시에는 소니를 제외한 기종은 EV가 크게 감소됩니다. 화질 저하도 전자셔터의 단점 중 하나인데 적어도 소니는 a9부터 기계셔터 시 DR이 아주 높진 않아서 그렇지 전자셔터로 인한 손해는 최소화 했습니다. a9은 차이가 없는데 a9 II나 a1은 0.2EV 줄어듭니다만, 이정도는 DR 측정의 부정확함을 생각하면 오차범위라고 봐도 되겠고 그냥 같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소니의 DR 벤치마크는 언제나 a7R 시리즈였습니다.(지금은 a7 III지만요) a7R은 마크3와 마크4가 불려나왔는데, 사실 마크4가 마크3 대비 꼭 향상되었다고 할 수 없는 이유 때문입니다. 어쨌든 수치적으로 가장 좋은 건 여전히 a7R III입니다.

 a7R III의 13.8EV에 비해 a1의 기계셔터는 13.4EV, 전자셔터는 13.2EV가 나왔습니다. 아주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좋은 수치입니다. a7R IV의 경우 1:1 비율에서는 오히려 13.4EV로 떨어진 걸 알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a1과 같은 수치입니다.

 소니가 자주 쓰는 문구 중 하나가 "자체 측정기준 결과 xxEV" 같은 식입니다. 이는 정확한 실험법은 표시되지 않으나, 다른 매체들의 테스트 결과 특정 사이즈로 리사이즈 후 DR 측정으로 보입니다. DxO Mark도 800만 화소로 리사이즈 했을 때의 DR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소니의 경우 800~1200만 정도로 보여집니다. DPreview는 메인스트림 화소인 2400만으로 리사이즈해서 비교했습니다.

 여기서 a7R IV는 고화소의 슈퍼샘플링 이점에 힘입어 14EV까지 올라갑니다. 소니의 "역대 최고 DR" 수치는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a1도 13.9EV까지 올라갑니다. 실제로 주로 사용될 전자셔터는 13.7EV군요. a7R III는 DR 증가가 없었습니다.(혹은 오차를 생각하면 미미) 이런 서열 변화는 전적으로 화소수에 따른 것입니다. 고화소라고 해도 전체 사이즈로 쓰는 경우는 드물다지만, 리사이즈할 경우 화질 이득을 이렇게 얻는 것입니다.



 다음은 개인적으로 DPreview보다 더 수치측정으로 신뢰하는 Photons to Photos의 자료입니다. 빅3 메이커의 고속연사 기종 최신모델 간 비교입니다. 1D X III는 기계셔터 기준으로 넣었습니다.(NR에 의해 치팅된 데이터임을 염두) D5의 DR이 여기서도 가장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이 a9 III였는데, a1은 그보다 높아졌는데 절대치는 다르지만 DPreview의 차이인 0.8EV 정도 향상은 비슷해 보입니다. 어쨌든 이정도면 고속연사 기종 중 최상위라 할 수 있겠습니다.



 소니 고화소 기종 간 비교입니다. Photons to Photos는 리사이즈 측정을 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a7R III가 DR 수치가 제일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a7R IV가 그보다 약간 밑이며, a1이 그 밑입니다.

 듀얼 ISO 스위칭이 발동하는 시점의 차이를 볼 수 있는데, a9 II는 ISO 640이었지만 a1은 ISO 500입니다. a7R III도 같은 지점인데, a7R IV는 훨씬 이른 360 쯤에서 나옵니다. 이게 a7R IV가 지나치게 저감도 중심 기종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화소수로 따지면 a1이 중간이어야 하는데, 고속연사 기종으로써 손해는 없지는 않은 듯 합니다. 혹은 전자셔터 데이터라서 미미하게 뒤집혔을 수도 있습니다.(DPreview 표 참조) Photos to Photos는 a1에는 따로 전자셔터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정작 기계셔터 중심인 기종에는 더러 있는데 말이죠.

 어쨌든 전체적으로 오차범위 내라는 점은 DPreview와 동일해 보입니다. 전반적인 평은 DPreview의 데이터와 마찬가지로, 소니 기종으로써는 이제야 보통이 된 것이지만 그것 자체가 캐논이나 니콘 고속센서에 비해서는 높고, 13.5EV 선이 업계 표준인 소니 2400만 센서와 동격이기 때문에 DR에서 고화소, 고속연사 기종으로써 패널티는 없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SNR의 경우 딱히 마법이 발휘되기는 어려운 분야로, 화소수의 차이를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참고로 해당 차트는 SNR이 아니라 리드노이즈이기 때문에 부호가 반대입니다. 높을 수록 나쁩니다.) 화질과 관련된 센서 신기술은 a7R II 이래로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당연히 a7 III가 제일 좋고, 그 다음이 a7R III, a7R IV 순입니다.

 a1은 저감도와 고감도에서 순위가 다른데, 저감도의 경우엔 가장 나쁜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DR과는 약간 다른 모습이라서 의외군요. 하지만 고감도 영역으로 들어가면 a7R III와 비슷한 수준으로, 화소수 증가를 생각하면 좋습니다. 듀얼 ISO 스위칭은 DR보다 여기서 더 잘 볼 수 있는데 a7R IV가 가장 빠른 ISO ISO 360, 그 다음이 a1의 ISO 500, a7R III와 a7 III는 ISO 640 정도에서 이뤄집니다.

 DR에서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SNR에서는 픽셀 당 화질 킹인 a7 III와 비교하면 유의미할 정도로 벌어집니다. 다만 여기서도 고화소는 리사이즈에 의한 SNR 향상의 이점이 있어서 충분히 커버칠 수 있습니다. 저감도에서 a1이 a7R III와 a7R IV의 중간 정도가 아니라 a7R IV보다 쳐지는 건 조금 의아하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저감도에서 덜 깔끔한 느낌일 거라는 건데, 다행히도 SNR이 더 중요한 고감도에서는 a7R III 수준으로 좋아집니다. 화소수가 더 많은 걸 생각하면 이정도면 선방이죠. 또 샘플들로 보건데 a7R IV에서 저조도에 감도 올라가면 그린캐스트 올라오는 문제도 해결된 듯 보였습니다.

 사실 제가 a7R 시리즈 위주로 쓴 이유도 고화소에다 DR이 좋아서였고(SNR은 약간 희생하더라도), a9을 포기했던 이유도 저감도에선 DR이, 고감도에서는 노이즈가 딸려서였습니다. 거기에 화소수까지 적으니 순전히 AF와 연사만 이점이었던 건데 모터스포츠 찍으러 가는 경우 빼곤 그게 필요한 경운 별로 없었죠. 물론 젤로가 억제된 무음셔터도 장점이긴 했지만, 화질의 디메리트가 커서 내쳤습니다.

 a7R III에 가장 만족하고, a7R IV로 갔는데 센서는 사실 불만스러웠습니다. 화소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DR 개선은 리사이즈 해서만 얻을 수 있는 거기서 거기인 수준이었고, SNR이 많이 나빠진데다 그린캐스트가 올라오는 등 노이즈 특성도 안 좋아서였죠. 그래도 a7R IV로 정착한 건 순전히 리얼타임트래킹 AF 때문이었습니다. 측거점 색상이랑요.

 a1이 나오면서 DR이 향상된 걸 강조해서 화질 면에서 기대가 있었고, 이정도면 제가 a9을 방출하게 된 원인은 거의 커버된 거 같습니다. 화소도 a7R III보다는 많고, DR도 더 낫진 않아도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SNR도 이정도면 고감도에선 a7R IV보단 확실히 좋을 거 같습니다. AF, 무음, 고속연사의 이점은 그대로고요.

 코로나 때문에 어차피 여행을 못 가서 급하게 기변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제 예약자 양도를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냥 좀 더 참기로 했습니다. a7R V가 나오는 것도 보고요. a7R V는 전 마크4의 센서를 그대로 쓸 거라고 생각하는 쪽인데, 썩 맘에 드는 센서는 아니지만 센서 스펙이 괜찮아서 비욘즈 XR 프로세서에 힘입어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DAC와 이미지 프로세싱 개선에 따라서 DR이나 SNR이 올라갈 여지가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6100만 센서는 16비트 출력이 가능합니다. 새 프로세서로 풀프레임 최초로 16비트 RAW가 된다면 화소수가 안 올라가도 매력이 있겠죠. 가격도 a1보다 훨씬 쌀 거고요. a7R V 나오는 거랑 a1 가격 내려가는 걸 보고서 최종적으로 결정해서 21년에 업그레이드 할 듯 합니다.

 현시점에서 제 기대치로는 이정도가 당분간 마지막 업그레이드라고 해도 될 정도의 기술적 진보인 듯 합니다. 물론 a1으로 가는 게 더 확실하긴 하지만, a7R V의 화질 이득이 유의미하다면 굳이 300만 넘게 더 쓸 필요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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