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 FPV, 처음으로 드론 사고 싶어졌다 by eggry











 드론계의 명실상부한 원탑이라고 할 수 있는 DJI에서 FPV 드론을 내놓았습니다. 이름은 매우 단촐한 DJI FPV. FPV는 First Person View로, 드론을 바깥에서 관찰하는 게 아니라 드론의 시야 그 자체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 직관성과 이점 때문에 드론 레이스에서는 이미 표준적이었고, DIY로 만들어내는 게 하나의 문화로 확립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쉽게 쓸 수 있게 패키징화, 자동화된 제품은 사실상 이게 처음이라 할 수 있죠.

 FPV의 장점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드론이 보는대로 고글로 보기 때문에, 조종할 때 관점에서 혼란스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대학생 때 RC 비행기 동호회에 있었고, 플라이트 슈터나 시뮬레이터류에서 비행기의 조작과 거동에 대해서는 익숙함에도 컨트롤러를 들고 떨어져서 조종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그도 그럴게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류는 1인칭이든 3인칭이든 비행기가 보는 쪽으로 시야가 맞춰져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RC 비행기는 비행기가 어딜 향하는지 보면서 조종해야 했습니다. 이걸 연습하기 위한 시뮬레이터도 따로 있었죠. 비행기는 저 멀리 가는데 제 시야는 땅에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조종해야 합니다. 결국 전 실제 RC 비행기 조종엔 숙달하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FPV는 전혀 다릅니다. 비디오 게임,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류에서 하는 것과 동일한 시점 감각을 가질 수 있죠. 문제는 FPV 드론이 접근성이 매우 낮았다는 거죠. DIY 해야했고, 아날로그 통신을 써서 영상 품질도 떨어졌고요. DJI에서 이걸 모두 해결해 제품화한 것입니다. 물론 완제품 드론 특유의 안전장치들도 다 갖추고 있습니다. 장애물 회피를 위한 버블이나, 즉시 조작자에게 귀환하는 버튼 같은 것들 말이죠.

 여태껏 드론에 관심이 없었던 건 일반 드론의 조종이 영 어색하다는 것 외에도 드론으로 뭘 해야할지 몰랐다는 것도 있습니다. 전 드론 조종 자체에 재미를 찾지는 못 했습니다. 물론 기계를 움직이는 건 재미있긴 하지만 무수한 법적 제약이 생긴 뒤에는 그걸 극복할 만한 메리트는 없었죠. 그나마 남은 매력은 드론 영상을 촬영하는 정도였습니다. 그정도론 썩 땡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FPV는 저에게 드론의 새 활용을 제공해줄 것 같습니다. 드론의 시점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건 조종에서의 이점도 있지만, 본다는 그 자체에도 이점이 있습니다. 드론을 띄워서 경치를 구경하고, 다른 시점으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는 거죠. 물론 기존 드론도 녹화기능으로 나중에 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파일을 꺼내지 않고 보는 건 전혀 다른 일이죠.

 이제 이 제품으로는 여행지에 가서 기록을 남기는 게 아니라, 여행지를 체험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게 여태껏 드론의 어떤 기능보다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기능이네요. 바닷가나 산에 가서 위험을 피하면서 멀리서, 높이서 볼 수 있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장소들은 비행금지구역에도 대체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아마 이 제품을 산다고 해도 FPV 드론의 원동력이었던 드론 레이스나 아크로바틱한 비행 같은 시도는 전혀 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사고 걱정은 아닙니다. DJI니까 안전장치가 잘 되어있겠죠.(물론 100%는 당연히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1인칭 시점이 되었다고 해도 드론과 제가 따로 움직인다는 건 변함 없기에, 아니 오히려 고글을 통해서 시야가 더 몰입되게 되었기에 멀미는 더 심하기만 할 거라는 점입니다. 게임은 괜찮은데 이런 건 멀미가 잘 나더군요.

 그러니 그냥 천천히 비행해서 경치 구경만 하겠지 싶습니다. 가격은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콤보 세트가 1299달러, 모션 컨트롤러에 추가배터리를 포함하면 200만이 넘게 됩니다. 드론 가격도 많이 내려온 상태라 비싼 가격이라 할 수도 있지만 FPV가 아닌 드론에는 아예 관심도 쓸모도 없으니, 200만원이란 비용은 터무니없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초기 결함이나 자금사정 같은 큰 탈이 없다면 올해 안에 구매할 확률 98%인 거 같군요.



덧글

  • 포스21 2021/03/06 18:46 # 답글

    흠.. 안경.. 써야 하는 사람은 조종하기 쉽지 않겠네요. 시력에 맞춰 보정해주는 기능도 있을까요?
  • 타누키 2021/03/06 21:51 # 답글

    이거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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