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오브 쓰시마 by eggry


 PS5로 한 실질적 첫 게임은 '고스트 오브 쓰시마'(이하 고오쓰) 였습니다. 사실 엄밀히는 '아스트로 플레이룸'을 하기는 했지만 그걸 제대로된 게임이라고 하긴 애매한 면이 있으니... 정작 PS4 게임이고 하위호환에 부스트 패치 붙은 수준입니다만, 이 부스트 패치가 중요했기 때문에 작년 말에 구입하고 PS5로 하려고 미루고 있었습니다.

 PS5 패치 내용은 60프레임 언락으로, 기술적으로는 아주 단순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고오쓰'는 PS4 프로에서 퀄리티 모드와 퍼포먼스 모드 옵션이 있습니다만, 둘 다 30프레임입니다. 퀄리티 모드는 해상도가 1800p 체커보딩인 대신에 프레임드랍이 있고, 퍼포먼스 모드는 1080p에 고정 프레임이었죠.

 PS5에선 퀄리티모드로 60프레임 고정이 되기 때문에 사실 퍼포먼스 모드는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옵션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 이게 엑스박스 쪽의 세대를 심리스하게 넘어갈 수 있는 패치라기보다는 그냥 프레임 락을 풀고 약간 튜닝 해준 정도라는 인상을 줍니다. 어쨌든 PS5에서 퍼포먼스로 해봐야 1080p60이 될 뿐입니다! PS5에선 퀄리티 모드를 안 쓸 이유가 없죠.

 개인적으론 해상도도 더 오를 여지가 충분했다 싶은데, 타겟 해상도를 수정하는 것까지도 무리였던 모양입니다. 실제로 소니 퍼스트파티의 PS5 패치를 보면 대부분 퀄리티/퍼포먼스 모드가 있던 게 퀄리티 모드에서 60프레임 되게 해주는 정도에 그칩니다. 엑박 퍼스트파티 쪽은 시리즈X/S로 가면 새로운 해상도를 제공해주는 게 대부분인 것과는 차이가 있죠.

 더 높은 해상도가 아닌 게 아쉬운 건 해보면 금방 티가 납니다. '고오쓰'의 비주얼을 보면 바람에 나부끼는 수풀이 매우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런 물체는 체커보드 렌더링으로 깔끔하게 커버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덕분에 수풀류가 좀 지저분해지는 감이 있습니다. 반대로 역시 수풀이 그럭저럭 많은 편인 '어쌔신크리드 발할라'를 보면, 차세대에 맞게 해상도가 올라간 덕에 상당히 깔끔하죠.

 어째 바로 직전에 한 게 '발할라' 라서 비주얼 면에선 많이 비교가 됩니다. 일단 아트디렉션 자체가 다른 건 분명합니다만, 그래도 '고오쓰'는 퍼스트파티의 대표작 치고는 에셋 퀄리티가 좀 딸립니다. 텍스쳐라든가 모델링이라든가... '라오어2' 같은 거랑 비교하긴 좀 민망하죠. '발할라'와 비교해도 좀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대신에 이펙트는 호화스럽게 쓰고 있습니다. 파티클을 엄청 쓰고 있고, 바람에 날리는 수풀류 같은 것들도 괜찮습니다.

 에셋과 더불어 실망스러운 건 라이팅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여기서도 '발할라' 얘기가 나오게 되는데, 둘 다 오픈월드에 시간 변화가 있다는 점 때문에 그렇습니다. '발할라'에 비하면 빛의 변화에 의한 변화무쌍함이 상당히 단조롭게 느껴집니다. '고오쓰'는 그 시간대에 한가지 색이 지배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반면, '발할라'는 같은 시간대에도 그늘이냐, 햇빛 밭는 곳이냐, 숲이냐, 눈밭이냐에 따라 꽤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발할라'의 설원 라이팅은 상당히 인상적인데, '고오쓰'의 설원은 좀 썰렁합니다.

 물론 써커펀치가 유비소프트는 물론 너티독과 비교해도 규모도 작고 기술력도 예산도 딸리기 때문에 이해될 수 있는 차이입니다. 비교대상이 너무 높은 레벨이기는 하죠; 그래도 소니 퍼스트파티라서 조금 기대하긴 했습니다만, 제작사의 비주얼 스타일 자체가 디테일보다는 이펙트나 카툰스러운 비주얼을 지향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일부 화려한 채도가 빛을 발하는 연출에서는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제대로 일뽕에 취한 양인들이 만든 티가 납니다.

 기술적인 면 얘기하니 오픈월드 구현 쪽도 오늘날의 대작 오픈월드 게임에 비해서 엉성한 면이 보입니다. 오픈월드는 정말 그냥 큰 맵일 뿐이라서, 상호작용 하거나 딱히 스스로 돌아가는 세상 같은 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승마가 상당히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마침 바로 전에 한 게 '발할라'다보니 더 비교됐습니다.

 일단 맵 스케일이랑 이동이 좀 이상합니다. 쓰시마 배경이라지만 끝에서 끝까지 게임의 거리계로 5km 정도 밖에 안 되는 거 같은데 또 너무 빨리 이동되면 안 되니까 말 이동속도를 느리게 만든 거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말의 애니메이션은 거의 로데오 급으로 격렬하기 때문에 "열심히 달리는데 왜이리 느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오픈월드의 미흡함은 사실 한세대 전의 것이긴 하지만, 게임플레이에 지장을 주는 건 아니긴 해서 크게 개의친 않습니다.

 부차적으로, 쓰시마라는 배경이 딱히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저 몽골의 침략에다가 일본 본토와 달리 부담 없이 레벨디자인을 할 수 있어서 선택된 것이겠죠. 실제 쓰시마와는 전혀 다른, 과장되고 만화틱한 배경 구성에다가 지형이나 유적 같은 게 고증이 잘 된 것도 아니라서,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에서 느꼈던 "베네치아 가봐야지" "이스탄불 가봐야지" 같은 생각은 안 듭니다. 이스탄불 가니까 정말 게임에서 본 것 같은 모습이었더란 말이죠.

 오픈월드가 엉성한 대신에 전투 액션은 잘 갖춰져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AAA 오픈월드에서 의외로 부실한 부분인데(총이 중심인 게임이 아니라면), 넓은 맵과 레벨디자인/전투 메카닉을 심리스하게 조합하는 건 아직까지 충분한 경지엔 이르지 못 했다고 봅니다.

 '고오쓰'는 오픈월드 구현이 좀 어설픈 대신에, 일단 마을이나 성 같은 상호작용 지역으로 들어가면 (역시나) 한세대 전의 논오픈월드 게임 같은 짜임새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실제 플레이와 몰입이 집중되는 부분에서의 만족도는 '발할라' 같은 게임보다 낫습니다.

 전투 메카닉도 사실적인 건 아니지만 패링/회피/방어깨기/스킬류 등이 적당히 조합되어서 그럴싸한 느낌을 줍니다. 피니시 할 때 푸욱 써는 손맛도 괜찮은 편. 적은 초반 좀 지나면 계속 그놈이 그놈이라 좀 반복적이긴 한데, 인간 군대니까 별 수 없다 싶긴 합니다.

 다만 여기서도 제작사의 엉성함이 보여지는데, 건물이 밀집된 곳에서 적에게 포위되면 시야가 너무 확대된 형태라 주변 파악이 잘 안 되서 안 익숙한 초반에는 그야말로 돌림빵 당해서 끔살 당해버립니다. 뭐 익숙해지면 그런 상황을 피하게 되긴 합니다.

 오픈월드 등의 기술력은 그냥 넘어갈 부분, 게임플레이는 만족스러움이라면, 실망스러운 건 스토리 쪽이 되겠습니다. 메인스토리는 사무라이의 무사도 정신을 충격에 빠뜨리는 가차없는 몽골군을 상대로, 역시 절제를 버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카이 진과 지방 영주인 숙부의 갈등입니다만, 이 테마가 그렇게 집중이 안 되고 약간 산만합니다. 초반의 회상, 피날레 정도는 인상깊긴 한데 게임 대부분의 시간에는 존재감이 떨어집니다.

 적수인 코툰 칸은 사실 스토리에서 별로 중요한 역할은 아닙니다. 그냥 물리쳐야 할 적에다가 무자비한 적 정도로만 단순하게 묘사됩니다. 몽골군과 침략에 대한 얄팍한 증오심과 두려움으로 볼 때, 이 게임에 고려인들이 안 나온 게 정말 다행입니다. 고려인들 나왔으면 이런 류의 묘사로는 아마 근근웹에서는 혐한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몽골인들은 별로 안 좋아할 건 확실해 보이네요.

 오히려 실제로 흥미로웠던 스토리는 사이드 퀘스트들이었습니다. 주요 파트너들의 중요성과 스토리의 완성도를 생각할 때 아예 메인 스토리의 일부로 강제 포함시켰어야 할 거 같은데, 옵션인 게 의아합니다. 유나, 마사코, 이시카와, 류조의 이야기는 무사도에 대한 메인 테마보다 훨씬 흥미롭고, 시야도 다채롭습니다. 마사코의 복수귀 같은 처절함, 이시카와의 전적으로 존경하기는 어려운 인품, 류조의 열등감 같은 것들 말이죠.

 플레이타임은 메인 스토리와 퀘스트만 한다고 하면 25시간 정도로 적당했다 싶습니다. 사실 이것도 전 길다고 생각해서 20시간 정도면 좋을 거 같은데, '발할라'를 120시간 하고 나니까 이정도로도 그저 감사하네요. 코옵 DLC 모드가 있습니다만, 친구가 없어서 하지는 않았습니다.



덧글

  • 지벨룽겐 2021/02/05 12:31 # 답글

    PS4 노말로 즐겼기에 30fps여도 쾌적한 로딩과 준수한 그래픽이라 느껴졌던 절충안들이 차세대기에 와서는 하자사항이 되버리는게 인상적이네요, 스토리는 사실상 사카이의 가장 큰 사상적 대척점일 숙부에 대한 묘사를 더 해줬으면 갈등의 흡입력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네요,

    별개로 타이틀 로고 인트로는 근래 즐겨본 게임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네요.
  • eggry 2021/02/05 12:49 #

    해상도는 PS4 노멀 기준으로는 합당한데 에셋 퀄리티 같은 건 프로 기준으로도 사실 이미 미달이죠. 라오어2나 발할라 생각하면... 꼭 차세대 기준의 얘기는 아닙니다.
  • isotoxin 2021/02/11 10:35 # 답글

    발할라 120 플탐 때문에 이렇게 다른 게임 리뷰에도 주구장창 존재감을 드러내는군요
  • eggry 2021/02/14 19:38 #

    투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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