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바이올렛 에버가든 by eggry


 흔히 극장판으로 오해되곤 하는 '바이올렛 에버가든 외전'이 지나가고, 진짜 극장판이 나왔습니다. 일본 개봉 9월에 한국 개봉 11월이면 여건을 생각하면 꽤 빠르게 들어오긴 했죠. 이번엔 일본 건너가서 본 사람도 없을테고...

 사실 본작 자체의 감상은 저로써는 '바이올렛 에버가든' 시리즈 중 제일 밑이라고 밖에 말하기 어렵습니다. 뭐 여기에 대해서는 사실 TV판부터 원죄가 있으니 TV판 쪽 얘기를 보시는 게 더 빠르겠습니다.(바이올렛 에버가든 종영 - 쿄애니, 심각하다)

 외전이 말 그대로 본편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옴니버스식 스토리의 좀 긴 버전이라고 한다면, 극장판은 이야기를 끝내는 역할로써 메인 스토리의 진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메인 스토리가 TV판에서도 가장 별로인 부분이라 생각하기에 당연히 극장판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딱히 스포라고 할 것도 없이, 결국 살아남은 길베르트와 만나는 게 극장판의 내용입니다. TV판에서 절대 죽었다고 말하지 않았고 너무 살아 있고 다시 만날 거라고 티를 냈기 때문에 스포 경고 같은 걸 붙이진 않겠습니다. 그럼 문제가 되는 건 살아있는데 왜 연락이 안 됐냐와 바이올렛과 어떻게 이어질 거냐는 게 되겠죠. 둘 다 상상력의 여지는 거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너무 티를 내면서 끌어와서 의외성도 없고요.

 저는 길베르트와 바이올렛의 이야기는 길베르트가 뿌린 씨가 죽은 뒤에라도 바이올렛을 인간답게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TV판의 결말이 길베르트와 재회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당초엔 있었는데(물론 극장판 땜에 이젠 무효지요;) 저는 그게 "이젠 자연스럽게 사람에게 웃을 수 있게 됐구나" 라고 자각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적당한 엔딩이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요즘은 극장판을 내서 돈을 벌면서 끝을 내야겠기에 대충 얼버무렸다는 게 실제 사정이겠지요. 그리고 그 '굳이 묘사하고 설명하려는' 게 이 시리즈가 제일 못 하는 부분이었고, 극장판은 그 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길베르트와 바이올렛의 관계나 바이올렛을 그냥 고아가 아니라 슈퍼솔저인양 취급하는 것부터(그놈의 무기! 무기!) 그냥 기이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기 때문에 이후 아무리 무난하게 하려고 해도 몰입이 영 안 되는 것입니다.

 거기다 이 재회로는 좀 짧은 내용이다보니, 다른 이야기를 섞어서 분량을 늘립니다. 무려 두개의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는데, 하나는 바이올렛의 흔적을 쫒는 나중 시대, 하나는 길베르트 찾기와 동시에 진행되는 인상 깊은 손님 정도의 이야기인데 스토리텔링을 너무 주의산만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손님 얘기는 정말 사족이었다 생각하고, 바이올렛의 흔적 쫒기를 좀 더 강조해서 추리성을 부여할 수도 있었을텐데 영 제대로 쓰이지 못 했습니다.

 결국 극장판은 전적으로 "끝"이라고 굳이 귓가에 대고 말해주는 역할인데, 이게 필요한 거였는지도 좀 의문스럽고 TV판의 여운을 너무 구체적인 서사풀이로 바꿔버린 점도 마음에 안 듭니다. 순전히 아전인수였긴 해도 TV판 마무리는 그럭저럭 마음에 들어했던 입장이라 그게 썩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대체된 게 제일 유감이네요.

 마치 에반게리온 TV판 최종화가 엔드오브에바로 구체적으로 묘사된 것 같은 경우인데, 전 TV판 엔딩이 당황스럽긴 하지만 여운이나 상상의 여지를 남겨둬서 굳이 EOE로 일일이 다 풀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극장판 바이올렛 에버가든도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되돌아보면 이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은 부분은 결국 메인 스토리 진도가 멈춰있는 동안 진행된 대필 손님의 옴니버스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점에서 가짜(?) 극장판인 외전이 진 극장판보다 더 좋게 받아들여질 거 같습니다.

 시리즈 내에서 제 취향대로 순위를 매기자면 스페셜(블루레이 특전 OVA인데 넷플릭스엔 스페셜로 올라옴)>외전>TV판>극장판 순이네요. 사실 TV판에서 제일 질색인 부분의 피날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긴 합니다. TV판 다 좋았다는 분이라면야 극장판도 그냥저냥일테지만요.

 전에 썼던 그 상위 2개의 후기를 링크 하면서 마치겠습니다. 이걸로 바이올렛 에버가든은 완전히 끝이니 그건 후련하긴 하군요.

바이올렛 에버가든 외전 - 영원과 자동수기인형 스페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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