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스토어 구경+케이채의 모험 비하인드 스토리 by eggry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팔로우하는 사진가 중에 케이채 님이 있습니다(@kchae). 라이카 사용자인데 세계여행 하면서 사진집도 내고 책도 내고... 이번에 사진 없는 사진여행기인 '케이채의 모험'의 비하인드 스토리 토크쇼가 라이카 스토어 청담에서 있어서 다녀 왔습니다.(8월 6일)



 라이카 스토어 청담은 소니 유저라면 익숙할 소니 스토어 압구정점에서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한 것도 있고 해서 소니 스토어 잠깐 들렀는데 뷰파인더가 궁금하던 a7S III는 아직 전시된 게 없고, 12-24GM은 전시되어 있더군요. 3000달러/400만원짜리 렌즈로 프리미엄 렌즈 가격표의 신지평을 연 렌즈. 그리 관심은 없었어서 샘플 같은 건 체크 안 했습니다.

 대충 크기/무게가 후드 없는 24-70GM이랑 비슷해서 감당이 안 될 크기, 무게는 아닙니다. 후드 포함인데 그 크기라서 상대적으로 약간 작은 느낌도 들고. 하지만 16-35GM의 적당한 밸런스감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냥 뷰파인더 대충 보고 줌인/아웃 해본 바로 왜곡억제가 확실히 좋은 거 같긴 합니다. 하지만 너무 초광각인 쪽은 써본 적도 없고+너무 비싸고+구슬렌즈 부담스럽고 해서 로또 되면 생각해 보기로...



 라이카 스토어의 장식. 오브제는 원래 라이카에서 의뢰하거나 해서 만든 게 아니라 그냥 미술작가의 물건이라는데 마침 라이카를 모티브로 만든 거라 임대했다고 합니다.



 예정보다 빨리 와서 카메라 구경 좀 하기로... 매장 분위기 자체가 막 만지는 그런 분위기도 아니거니와, 소위 저가 라인업(렌즈고정식 하이엔드나 크롭 CL/TL 라인업) 외에는 밖에 나와 있지도 않습니다. 직원에게 요청하면 유리함에서 꺼내다 주는데 부담 백배; 직원들도 무슨 부자집 저택 집사 같은 느낌입니다. 복장이나 말하는 거나. 물론 미천한 저도 친절하게 응대해줬습니다.



 일단 가장 접근성 좋은 풀프레임 라이카라고 생각하는 라이카 Q2부터. 소니 RX1 시리즈 써본 사람이 보기에는 클테지만, 사실 렌즈고정식 카메라로써는 그냥 후지 X100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적당한 크기입니다. 일단 마감이나 디자인이 확실히 좋기는 하고, 매크로모드 전환의 기계적 매커니즘도 재밌습니다. 뷰파인더가 구석에 박힌 레인지파인터-라이크 스타일 치고는 화소수도 배율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AF도 광각렌즈인 점도 있지만 그럭저럭 쾌적한 편. AF-C까진 테스트 안 해봤습니다만 방진방적도 되고 원카메라로써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28mm 화각에 고화소인 덕분에 35mm, 50mm도 얼추 커버할 수 있다는 게 35mm 고정식인 경쟁 모델들에 비해 장점인 부분. 물론 전 크롭을 좋아하진 않지만 스냅은 35~50mm보단 28mm가 더 낫다는 관점도 있고(리코 GR도 28mm죠) 크롭에 의한 유연성은 더 좁은 화각에선 불가능한 방법이긴 합니다.



 라이카 L 마운트의 크롭 최신기종인 CL. 최신기종이라고 해도 최신 일본제 APS-C 카메라에 비하면 기술적으로는 좀 오래되긴 했습니다. 그래도 지금도 표준인 2400만 센서를 갖고 있고, 이 녀석도 뷰파인더가 꽤 좋았습니다. 비슷한 폼팩터라고 하면 소니 a6000 계열이 생각나는데 그쪽이랑은 비교도 안 되고 거의 풀프레임 라인업들과 견주어야 할 정도. 사실 배율 때문에 그거보단 약간 작은데, 해상도는 그 수준입니다. 다만 라이카 카메라들은 전부 틸트가 없다는 게 난감.



 "진짜" 라이카라고 할 수 있는 M의 최신모델 M10-R. 흑백버전으로 먼저 나왔던 4000만 화소의 컬러버전입니다. 라이카 하면 렌즈가 오래된 것도 많고 해서 감성 중심, 고화소는 별로 필요 없는 것이란 이미지도 있지만 라이카도 최신렌즈는 어마어마한 해상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구식 렌즈에서도 고화소는 여전히 이점이 있습니다. 단지 라이카의 RF 포커싱 방식이 이정도 고화소에서 핀포인트 초점을 맞추는데 충분할까 하는 의구심은 있습니다. 뭐 여차하면 외장 EVF를 달아서 확대 초점을 쓸 수도 있긴 합니다.



 그리고 라이카의 가장 현대적인 카메라 SL. 최신형인 SL2입니다. 저의 드림렌즈 중 하나인 SL 35mm APO-Summicron을 달고 있군요.(SL APO-Summicron 전 시리즈를 갖추는 게 제 꿈입니다) 유리함 안에 있는데 쭈뼛쭈뼛 직원에게 말을 걸어 만져보기로 합니다.



 바디와 렌즈 도합 1500만원 짜리 조합. 직원이 가죽패드를 꺼내다가 받쳐서 놓아줍니다. 떨어트리면 큰일 날 듯한... 35 아포크론은 f2 렌즈 치고는 크고 길지만 그렇다고 요즘 f1.4급 렌즈 수준으로 크고 무겁진 않습니다. 다만 f1.8급보다는 확실히 큽니다. 화질을 생각하면 감안되는 부분이고 f1.4보단 작고 가볍다는 걸 위안으로.



 별 의미 없는 샘플. SD 카드 넣고 JPG 뽑았습니다. 조작도 세팅도 익숙치 않기 때문에 그냥 참고 정도로만. 최단거리는 그렇게 짧지 않은 게 아쉽습니다. AF-S 속도는 괜찮습니다. AF-C는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거니와 모터 징징거림과 DFD 특유의 일렁임이 거슬립니다.



 다음은 50mm 체험해봅니다. 50 아포는 현재 렌트 나가서 없다고 해서 f1.4 즈미룩스를 써봤습니다. 대략 AF 50.4 중에서 가장 크고 무겁고 비싸다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렌즈인데... 렌즈 무게가 1Kg을 넘으니 말 다했죠;; 파나소닉 S Pro 50.4가 절반 가격에 매우 근접한 화질, 더 가벼운 무게를 갖고 있다는 평이긴 한데 객관적인 테스트 결과는 아니지만 수박겉핥기 체험으로는 현존 최고의 AF 50.4라는 말이 맞는 거 같긴 합니다.



 하찮은 샘플입니다. AF는 심도도 있고 해서 아포크론보다도 더 안 좋습니다. AF 퍼포먼스 기대하고 라이카 쓰는 건 아니지만 주력 AF 카메라로써는 확실히 일제보다는 밀립니다.

 하지만 만져보니 UX 측면에서 몇가지 매력도 있습니다. 일단 버튼이 일본 하이엔드 미러리스보다 얼추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메뉴 구성이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메뉴 구조자체도 쉬울 뿐더러 클릭이 되는 조이스틱을 통해 쉽고 빠르게 다닐 수 있습니다. 조작 쾌적성 만큼은 파나소닉보다도 더 좋은 거 같습니다.

 물론 버튼이 1,2개 정도만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퍼포먼스 카메라가 아닌 걸 감안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뒤쪽 버튼은 적지만 마운트 옆 Fn 버튼 2개의 도움이 많이 되고, AF-On 버튼을 겸하는 조이스틱이 메뉴 조작을 비롯해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가장 궁금했던 뷰파인더는 확실히 좋습니다. 파나소닉 S1보다도 더 좋은 거 같습니다. 제 소니 a7R IV랑 화소수 자체는 비슷한데 실제 체험은 전혀 다르고요. 소니는 늘 라이브뷰 해상도를 너프하고 있기 때문에 사양표 만큼 발휘가 안 됩니다. 라이카는 표시품질을 우선시 한 것 같고요. a7S III는 기존 500만급의 거의 2배에 달하는 뷰파인더 화소수를 가지는데 실사용에선 얼마나 나아질지 궁금합니다.

 짧은 체험으로는 라이카 SL 카메라를 살 일은 돈이 많다고 해도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f2 아포크론 렌즈들은 매력적이었습니다. 파나소닉 바디에 쓴다면 렌즈가 바디 2배도 넘는 값이 될테지만 쾌적함과 익숙함을 고려하면 그 조합이 좋겠죠. 물론 돈 많이 벌면요.



 이런 저런 전시들. 한정판이나 클래식 카메라들. 의외로 망원경이나 쌍안경이 많습니다. 사진은 없지만 가방류도 많이 있습니다.



 매장에는 사진전도 하고 있는데 라이카 SL2로 찍은 것들이라고 합니다.



 행사 전에 해당 작가의 유튜브 인터뷰 영상을 틀어주기도 했는데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게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가 고양이고, 두번째가 라이카."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네요.



 간단한 식음료 받고 착석.



 맥주도 있었는데 처음 보는 이름. 구글고글에 의하면 이탈리아 맥주라고 합니다.



 오늘의 주행사는 케이채 작가의 토크쇼. 라이카 사진가의 이벤트긴 하지만 라이카 오너는 별로 없는 듯 합니다.(당연한가요?) 사진집이나 여행기 작가로써 더 비중이 있는 듯 하고 그래서인지 남녀 비율이 거의 반반. 관객 중에 라이카 오너는 한명, 책 본 사람도 한명이라는 뭔가 신기한 비율이었습니다. 저처럼 그냥 소셜미디어로 팔로우하다가 온 사람이 대부분이란 얘기겠죠.



 오늘의 지옥 같은 서울 시내교통을 뚫고 약 1시간 늦게 도착. 저도 자동차로 왔는데 엄청나게 막혀서 원래 이 앞에 있던 일정은 포기하고 바로 여기로 와야 했습니다.

 토크쇼의 발단은 여행사진가가 사진 없는 책을 낸 이유. 사진집을 낼 때 별로 해설이나 설명을 안 다는 편이라고 하는데, 독자들이 신선한 해석이나 관점을 들려주는 게 재미있었고, 그럼 반대로 사진 없이 이야기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것도 재밌을 거라 생각해서라고 합니다.

 이런 컨셉 상 들어가지 않았던 사진을 몇장 보여주면서 에피소드를 얘기해주는 식이었습니다. 사실 책을 안 봐서 어떤 전후사정이 있는지까지 정확히 파악할 순 없었지만 전 사진과 경험이 메인이었기 때문에 별 상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잘 안 가는 소위 제3세계 국가를 발품 팔아 다니다보니 여간 고생이 아닌 이야기들.

 문명과 기술에 찌든 여행을 하는 저랑은 전혀 다른 타입이라 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잠시 홀드 중이지만 100개국 사진을 찍겠다는 목표를 조만간 다시 진행할 수 있기를... 모포 하나 덮고 화물트럭 올라타서 횡단한다든가 하는 건 저로썬 엄두를 못 내겠습니다. 수단의 누비아 피라미드 정도는 가볼만할 거 같지만요.

 질답은 단 두가지 사전 질문이었는데 질문 하나는 제가 한 것을 조금 변형한(때와 장소에 어울리게) 것 같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다른 질문을 할 걸 그랬다 싶더군요. 제일 궁금했던 건 격오지에서 험하게 다니는데 카메라가 말썽을 일으킨 경우라거나, 고장이나 수리에 관련된 일화였습니다. 온라인 사전 질문이었어서 생각이 안 났었네요.

 저도 운전해 오는데 고역이었고 일정 지연도 있었지만 한가지 좋은 소식! 지각한 대신에 참가자 전원에게 책을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책 홍보하는 이벤트인데 책 본 사람도 별로 없고 책까지 받아가게 되니 여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닐 듯... 책 받으면 글이라도 하나 써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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