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머레이, F1의 후계자 T50 공개하다 by eggry





 브라밤, 맥라렌 레이스카와 맥라렌 F1으로 유명한 고든 머레이가 새로운 슈퍼카로 발표했던 T50. 이제 완성판에 가까운 녀석이 공개됐습니다. 코스워스에 주문제작 한 엔진이 드디어 도착했기에 그동안 개발된 섀시와 결합하여 8월 말부터 실제 드라이빙 테스팅에 들어갈 거라고 하는군요. 섀시 컨셉과 개발은 이미 많이 된 상태라 남은 기간은 튜닝과 제조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T50이란 이름은 고든 머레이의 50번째 설계 자동차라는 의미이며, 고든 머레이 오토모티브(이하 GMA) 10주년을 기념해 2017년에 발표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기념은 맥라렌 F1이 나온지 30년이 되는 2022년이 타겟이라는 정도인데, 맥라렌을 위해 일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공식은 아니고 디자이너의 자축 정도에 가깝습니다.

 사실 그동안 GMA는 슈퍼미니라든가, 아주 저렴한 트럭이라든가, 새로운 형태의 차량을 탐색하는 시도가 많았습니다. 전통적인(?) 형태의 고성능 차량은 이게 처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굳이 맥라렌 F1과 같은 성격의 차를 만들기로 한 것은 이제 F1보다 빠른 차는 생겼지만 F1처럼 만든 이가 없었기 때문에, 그럼 내가 직접 해보자- 라는 생각이었다고.

 맥라렌 F1과 30년 차이에서 가장 큰 이득은 소재 측면이라고 합니다. 카본파이버를 섀시에 쓰는 건 마찬가지지만 더 가벼우면서 2배는 더 강성이 좋으며, 15년 전에라면 겨우 25% 정도 나은 수준이었을 거라는군요. 또 유리를 더 얇게 한다든가 경량화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30년이 흘러서 현대기술로 확연히 나은 걸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게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합니다.

 기념적으로 이 차를 만들면서 목표로 한 것은 "궁극의 드라이빙 체험을 선사하는 GT"라고 합니다. GT란 단어는 오늘날 그저 고성능차의 대명사로 불리지만, 정확한 정의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차"입니다. 빠르기도 해야하지만 편안하기도 해야하는 것이죠.

 그래서 머레이는 이 차가 순전히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을 잘 내기 위해, 제로백이 좋기 위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합니다. 숫자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는군요. 물론 워낙 가벼워서 마력대중량비는 좋기 때문에 당연히 빠를테지만, 기록을 목표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합니다.

 단순히 빠른 차라면 서스펜션은 불편하고 아플 정도로 단단해지는 게 보통일테지만, 저런 연유로 T50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서스펜션의 모델도 알피느 A110이었다고 하는군요. 머레이의 에브리데이 카라는데, 퍼포먼스와 편안함의 황금비라 생각해서 자기 차를 직원들에게 분해해 참고하게도 했다고 합니다. A110도 출력이 스포츠카로써 두드러지진 않지만 경량이란 점에서 T50과 유사성이 있는 차이기도 합니다.



 또 중요한 부분은 드라이빙 체험입니다. 맥라렌 F1의 유명한 가운데 드라이빙 시트 포지션을 시작으로, 2022년에 수동변속기를 채택한 것도 다 드라이빙 체험을 위한 것입니다. 단순히 빠른 게 아니라 즐길 수 있어야 하고 몰입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오늘날처럼 컴퓨터와 전자제어가 발달한 시대에는 사실 차를 빠르게 만드는 방법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이 둘은 약간 모순되는 관점 같기도 합니다. 이 차가 빠르기 위해 타기 불편한 차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륙 횡단이 가능한 차"라고 했지만, 승차감은 둘째 치고 수동으로 대륙횡단 하려면 어지간히 드라이빙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야겠죠. 어쨌든 생산분인 100대를 채우기는 어렵지는 않을 듯 합니다만. 물론 로드 버전은 GT를 표방하긴 했지만, 더 익스트림한 트랙 버전도 25대도 생산될 거라고 합니다.



 편안함은 내부공간 확보에도 기여했습니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미니 컨트리맨, 포르쉐 카이맨과 비슷) 내부공간은 맥라렌 F1보다 넓다고 합니다. 물론 현대 슈퍼카들보다 넓은 건 당연하고요. 타고 내리기도 쉽게 했다고 합니다. 물론 2개의 추가 탑승석에 타는 사람들은 그렇게 편하지는 않겠지요. 트렁크 공간이 별로 없는 건 미드십 슈퍼카라 별 수 없긴 합니다.



 차량 스펙을 살펴보면 일단 코스워스에 주문제작한 V12 엔진부터 나옵니다. 자연흡기 4리터 V12 엔진은 650마력을 낸다고 하며, 오늘날 슈퍼카, 하이퍼카의 기준으로는 결코 높은 수치는 아닙니다. 물론 공차중량이 겨우 986Kg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말대로 출력은 충분한 수준 이상일 겁니다. 다만 절대출력의 위력도 있고, 전기모터의 초기 토크를 받는 것도 아니라서 현대 하이브리드/전기 하이퍼카 수준의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 뿐입니다.

 처음부터 자연흡기 V12만을 생각했다고 하며 이는 스로틀의 자연스러움과 사운드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매우 고회전 엔진으로, 12,100rpm이 레드라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머레이는 슈퍼카 기준으로도 결코 낮지 않은 9,000rpm을 '페라리 회전수'라고 놀리면서 말했는데, 고든 머레이에게만 가능한 일일 듯 합니다. 레드라인이 높을 뿐만 아니라 rpm 상승속도도 맥라렌 F1의 3배나 빨라져서 매우 시원시원할 거라고 하는군요.



 섀시는 매우 베어본인데, 팬이 들어간 게 눈에 띕니다. 팬이라고 하면 고든의 작품이었던 브라밤 BT46B가 생각날테지만, BT46B처럼 차량 하부를 진공으로 만들어 바닥에 붙이는 방식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것보다는 디퓨저가 더 잘 작동하도록 공기를 떼어다가 붙이는데 가깝다는군요. 팬 덕분에 복잡한 스포일러, 프론트댐 같은 거 없이 디퓨저,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 팬만으로 여러가지 모드를 실현했다고.

 여러 모드 중 성능 중시 쪽은 언더플로어 쪽 공기를 떼어다 흘려서 그라운드이펙트 효과를 강화시키고, 스트림라인(크루즈)모드에서는 위쪽 공기를 떼어다 흘려서 '가상의 롱테일'을 만들어 낼 거라고. 높은 다운포스와 스포티한 서스펜션이 만나면 매우 나쁜 승차감을 만들기 때문에, 크루즈 모드에서는 오히려 다운포스를 줄이는 형태로도 작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모든 게 전적으로 날것은 아닙니다. 규제 때문에 기본적인 전자제어와 안전장치들은 여전히 들어가게 되지만, 크게 무게나 비용을 증가시키진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있지만... 과연 기능이 좋을지는 알기 어렵군요. 모든 부품이 전용이라고 하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특제라면 높은 퀄리티를 기대하긴 어려울 듯한? 맥라렌 F1은 리어램프에 이베코 트럭 것을 쓰는 등 잡부품은 기성품이 많았습니다만 그 점에서도 더 뿌듯하다고 합니다.

 T50은 단 100대만 만들어지며, 가격은 세금 없이 236만 파운드로 정해졌습니다. 영국에서는 세금 포함 280만 파운드. 다른 나라는 나라마다 다르겠지요. 당연히 애호가들에게 이미 거의 다 팔렸다고 하며 그들은 보증금으로 60만 파운드를 지불했다고 합니다. 최종 스펙이 확정되면 75만 파운드를 추가로 입금해야 하며, 나머지는 인도 될 때 지불하게 됩니다.

 돈도 없지만 보통 사람은 돈이 있다고 해도 제대로 탈 수 없는 종류의 차임은 확실해서 탐이 나지는 않는군요. 저는 자동변속기 밖에 몰줄 모르니까요.



덧글

  • Eraser 2020/08/08 03:00 # 답글

    편안함도 추구한다면서 정작 자동변속기 고를 수 없는게 특이하네요
  • eggry 2020/08/08 03:06 #

    노면 구린 도로 달릴 때 엉덩이 멍들고 삭신이 쑤시게 하진 않겠다는 정도로...
  • 로오나 2020/08/09 18:15 # 답글

    여러가지 의미에서 정말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디자인이군요 ㅎㅎ
  • 123123 2020/08/09 20:08 # 삭제 답글

    팬카가 로드카로 나올 수 있는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팬카는 아니네요 ㅎㅎ
  • FAZZ 2020/08/10 15:50 # 답글

    저는 자동변속기 밖에 몰줄 모르니까요 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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