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0.-13. 교토 사진 여행기 8부(끝) - 카츠라리큐 by eggry


2020. 2. 10.-13. 교토 사진 여행기 7부 - 센토 고쇼, 교토 고쇼

 교토 고쇼 구경하다가 대중교통 시간 상 정말 허겁지겁 움직여야 되서 후다닥 카츠라 역으로 왔습니다. 겨울 날인데 하늘은 여름 같네요. 아침엔 흐렸지만 점심 때가 다가오면서 개서 아주 좋아졌습니다.




 카츠라리큐는 대중교통 지역에서 약간 애매한 곳에 있습니다. 갈 때는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에(예약제니까) 조금 걷더라도 전철로 가는 게 좋고, 돌아오는 건 버스가 뒷문 쪽에 정류장이 있어서 그게 좋을 듯 합니다. 외곽지역이라 버스 배차 간격이 그리 좋진 못 합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늦진 않겠다는 생각에 길거리도 좀 보고...

 카츠라 강 서쪽은 교토 시내에서 거의 주택지만 있는 드문 구역입니다. 처음 헤이안쿄가 건설될 때는 지금보다 서쪽으로 치우친 모양이었습니다. 지금의 관문인 교토역보다 서쪽에 헤이안쿄의 대문 동쪽에 있다는 의미인 '토지(東寺)'가 있는 걸 생각하면... 원래 헤이안쿄의 관문은 우메코지 공원 근처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쪽 지역은 카츠라 강의 잦은 범람으로 결국 황폐화되고 동쪽으로 치우친 오늘날의 교토가 생겨나게 됐습니다. 카츠라 서쪽의 주된 사적지는 카츠라리큐와 마츠오 타이샤. 마츠오 타이샤는 아라시야마에서 가깝지만 카츠라리큐는 정말 주거지 근처에 덜렁 있습니다.



 주거지 골목길에는 늘 예쁜 불단이 있습니다.



 카츠라리큐 근처의 시모카츠라미타마 신사(下桂御霊神社). 작은 동네 신사로 옆에 고쿠라쿠지(극락사)라는 절도 있습니다. 고풍적인 소나무 그림이 그려진 무대와 놀이터가 경내에 공존하는 동네 신사 다운 모습.



 카츠라리큐 도착. 소나무가 심어진 진입로가 있습니다.



 입구에서 대기 타면서... 관람자 수가 그리 많진 않았습니다. 예약제 제한관람인데다 다른 궁보다 인원수를 더 적게 받는 걸 감안하더라도. 왠가 생각했더니 이제는 카츠라리큐 관람 시에는 1000엔의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무분별한 신청을 막기 위함인 듯 하지만 어차피 사전 결제도 아니라서 노쇼 위약금 처리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보존예산 충당용 정도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카츠라리큐 올 정도 사람이면 1000엔 정도는 SHUT UP AND TAKE MY MONEY인 사람들일테고...



 들어갑니다.



 대기실은 생략하고 바로 출발. 관람로의 출발점이 되는 문 바로 앞에 걸려 있는 발.



 문 들어서자 마자 바로 끝에 보이는 나무. 멋진 그림입니다.



 이곳은 건축 측면에서 화려함보다는 소박한 전통의 멋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별궁들이 그렇듯 이곳도 주 거주건물 하나 정도를 빼고는 거의 다 찻집입니다.



 일단 좀 들어가서 다른 곳으로 나옵니다. 본래 이곳에 사는 주인이 들어오는 길은 저곳. 가마를 타고 오셨겠죠.



 활짝 열리는 대문을 거쳐 가마에서 내린 뒤 통나무 기둥과 갈대 지붕으로 된 소박한 문을 통과해서 들어갑니다.



 중간에 물 건너 보이는 길.



 첫번째 건물(이라기보단 벤치?)인 소토코시카케(外腰掛)에 들르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건 소철들입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짚으로 꽁꽁 싸매어 놨는데 잎도 다 떨어져 놓으니 무슨 지렁이 같은 꼴이 됐네요. 소철은 남방 지역의 다이묘들이 무역으로 얻어다가 황실이나 쇼군에게 곧잘 진상하곤 했습니다. 물론 아열대인 일본이라고 해도 카고시마보다 북쪽에서는 겨울을 나려면 이렇게 챙겨줘야 합니다. 더 추운 한국도 남부지방에선 겨울은 어찌어찌 넘기죠.



 평소엔 급히 마실 물이 있어야 하는 곳이나, 현대에는 주인이 없기 때문에 대신 자갈을 채워놨습니다. 비가 내려서 물이 있기는 하네요.



 아름다운 돌길. 네모난 돌과 뒤죽박죽인 돌이 번갈아서 있는 건 인공적 미와 자연적 미의 조화를 의미한다고. 이끼 중간에 보이는 쇠고리는 원래는 없던 거라고 합니다. 근현대에 태풍 등 재해 시에 지붕을 지켜내기 위해 덮어 씌우고 걸기 위해서 있는 거라고. 참고로 한국 궁궐에 있는 고리들은 실제로 쓰이던 것들입니다. 비 올 때도 행사를 하기 위해 천막 치거나 하기 위해서요.



 수수하지만 아름다운 연못 정원. 대부분 상록수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신록 느낌은 아니라도 을씨년스럽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돌다리가 놓여져 있는 섬은 일본 삼대 절경 중 하나인 '아마노하시타테'를 묘사한 것이라고. 아마노하시타테는 교토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 그걸 정원에 두고 싶은 권력자의 사랑과 욕심이란. 작은 석등이 있는 곳은 센토 고쇼의 자갈물가 처럼 해변이란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위치가 대충 카츠라리큐의 동쪽 끝 지점인데, 건너편인 서쪽 지점에 보이는 건물이 실제 주거에 쓰이던 건물(신고텐)입니다. 저곳은 관람코스가 아니라 그냥 정원만 보는 셈.



 언덕 위 차정. 관람코스는 아니라 그냥 눈으로만 봅니다.



 거대한 한조각의 돌로 이뤄진 다리. 빠지지 않게 조심조심...



 또 다른 차정 쇼킨테이(松琴亭). 여기는 부뚜막이 있어서 간단한 요기거리도 만들 수 있는 곳입니다. 비바람 몰아치면 자고 싶진 않겠지만... 문과 수납공간에 그려진 체크무늬는 실제로 옛날부터 그려진 것인데 너무 현대적이라 사람들이 놀라게 된다는 곳. 파란색은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서 빛이 바라는데, 주기적으로 새로 칠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7년에 갔을 때는 오래된 것 같은 색 빠진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선명한 색입니다.



 연못의 작은 섬들을 다리를 건너 계속 진행합니다.



 중간에 이런 곳을 지나쳤는데, 이런 정원의 흙이 어떻게 허물어지지 않고 관리되나 짐작할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현재 정비 중이라고 하는데 저렇게 흙 속에 사실 판자가 있어서 허물어지지 않았던 거네요. 그냥 대충 쌓은 게 아니었습니다.



 물 없는 물단지.



 높은 분이 기거하시던 그 건물. 이곳은 주로 친왕이 거주했습니다.



 거주구 거의 다 와서 있는 활엽수. 벚꽃이라는데 겨우 네그루인가 있다고 합니다. 워낙 예쁜 곳이라 "벚꽃철에 오면 더 죽이겠지?" 라고 늘 생각했습니다만, 의외로 벚꽃철의 효과는 그다지 못 본다고. 그럼 초여름이 제일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간에 있는 불교 사당 오린도(園林堂). 불상 같은 건 볼 수 없습니다. 황족이나 귀족의 저택에 있는 개인용 불당이라는 건 헤이안 시대에는 보편적인 것이었습니다. 친왕이면 말할 것도 없겠죠. 10엔의 모델로 유명한 우지 뵤도인도 원래 미나모노토씨의 별장이었으니...



 내부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차정인 소이켄(笑意軒).



 관람이 거의 끝나갑니다. 중간 중간 길을 돌아보며.



 거주구인 신고텐(新御殿). 고텐은 어전이라는 뜻. 하나의 거대한 건물이 아니라 여러채가 모서리를 통해서 연결되어 있는 복합 구조입니다. 일본의 큰 건물이라면 절이든 저택이든 곧잘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의 단상은 달을 보기 위한 장소라 츠키미 뭐시기라고 한다고. 건물이 지표에서 높게 지어져 있는데, 악명 높은 카츠라 강의 범람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장 마지막 찻집인 겟파로(月波楼). 작은데 확 트여 있고 지대도 높아서 정원 전체가 잘 보입니다.



 이제 저 문을 나서면 관람 끝.



 관람 끝내고 나오는 길에 외부인 출입 금지를 의미하는 길에 놓인 돌뭉치.



 이제 걸어서 버스 정류장으로 갑니다. 버스 정류장은 카츠라리큐 남쪽의 교토 시내로 향하는 다리와 이어진 길에 있습니다. 배차 간격이 좀 별로임. 인근 강가에서는 주민들이 산책이나 자전거를 타고 있네요. 그렇게 잘 정비된 거 같진 않습니다만.



 점심도 못 먹고 구경했으니 점심 먹고 떠나기로 했습니다. 어디 갈까 하다가 요도바시의 푸드코트 층에 있는 곳에서 스테이크+햄버그스테이크 구성을 먹었네요.



 애매하게 시간이 남은데다 날도 풀려서 교토타워에서 전경이나 보고갈까 했습니다. 들어가니 교토타워 VR 번지점프 체험이 있더군요. 한마디로 교토타워 위에서 번지점프 하는 걸 VR로 체험하는 건데, 고소공포증 맨으로써 이런 거 하는 게 좀 웃기지만 진짜가 아니니까 해볼 수 있는 거겠죠. 시트에 앉고 VR 헤드셋(HTC 바이브군요)을 끼고 앉으면 됩니다. 진동효과도 있고 선풍기[...]가 떨어질 때의 바람 효과도 내줍니다.

 감상을 말하자면 솔직히 별로! 였습니다. 고소공포증이라서가 아니라... 저는 이게 360도 카메라로 녹화된 영상을 체험하는 걸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실사가 아니라 그냥 3D 그래픽입니다. 나름 그럴싸하게 만들긴 했는데, 포토리얼리스틱은 전혀 아니고 그냥 일본 게임에 나올 법한 도시 그래픽 정도 퀄리티. 그러니 높이의 실감이랄까, 떨어질 때 풍경이랄까 별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돈 아까비...



 올라가서 시내 한번 둘러보고 가려 합니다. 교토역 방향.



 니시혼간지 방향.



 망원으로 당겨본 니시혼간지.



 히가시혼간지 방향. 히가시혼간지는 정북 방향에 대충 한블럭 정도 거리라 아주 잘 보입니다. 밑의 거대한 주차장은 요도바시일텐데 텅텅 비었네요.



 히가시혼간지. 토다이지 대불전이 높이로 최대 목조 건축물이라면 여기는 면적으로 최대의 목조 건축물. 척 봐도 드럽게 큽니다.



 히가시혼간지 약간 동쪽에 있는 정원 쇼세이엔. 히가시혼간지의 정원입니다. 가본 적 없음. 지도만 봐도 크던데 이 거리서 저정도면 정말 클 듯.



 히가시야마 방면. 멀어서 랜드마크는 잘 안 보입니다.



 교토 국립 박물관(왼쪽 근대식 건물)과 산쥬산겐도(오른쪽 길쭉한 기와).



 히가시야마의 상징과도 같은 키요미즈데라(우상)과 교토예술공학대학 히가시야마 캠퍼스(가운데 아래쪽 흰색 둘러진 건물)



 토카이도 신칸센.



 토지.



 우메코지 공원과 교토철도박물관. 부채꼴 차량기지가 보이나요? 사실 공원에 많이 가려서 모르면 안 보임.



 먼 풍경을 보다보니 니콘이 쌍안경 체험대를 만들어 놨습니다.



 교토타워 마스코트가 있는 신사. 인형옷 마주친 적 있는데 솔직히 좀 무섭게 생겼습니다.



 교토타워에서 풍경 구경으로 여행은 끝입니다. 이제 슬슬 돌아갈 시간.



 버스 타고 간사이 공항으로...



 공항 면세점에서 회사에 뿌릴 선물을 찾는데, 아니 와사비 킷캣이! 지뢰아이템으로 기대하고 사갔지만 실제로는 그냥 와사비 향이 나는 달달한 킷캣일 뿐이었습니다. 결국 향 뿐이라면 저는 사케 킷캣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네요.



 겨울한정 메뉴라는 돼지 김치 우동이라는 정체 불명의 혼종. 쪼오금 땡겼는데 그냥 무난한 오므라이스나 먹었습니다.



 비행기 타고 돌아오며 여행은 끝.

 이젠 코로나19로 교토는 커녕 어디든 언제 나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때가 되었네요. 이때 일요일에 급휴가 신청하고 갈 때만 해도 너무 충동적으로 돈낭비 한 게 아닌가 했지만 미묘한 시국이라 싸기도 했고, 코로나19가 정말 심각해지면서 이젠 어디도 갈 수 없게 되서 막차 해외여행이라도 갔다는 게 사후에 만족감을 좀 줬습니다. 이제는 당분간 국내 여행이나 근거리 출사 위주로 가려고합니다. 사실 6월에 제주 여행 다녀 왔어요. 다음 글은 제주 여행입니다.



덧글

  • 방울토마토 2020/07/30 18:05 # 답글

    가츠라리큐가 유료가 되었군요.
    하루에 슈가쿠인리큐/가츠라리큐를 같이 본적도 있었는데 요즘도 가능할런지...
  • eggry 2020/07/30 18:23 #

    이동시간 여유만 있고 뽑아만 준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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