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0.-13. 교토 사진 여행기 6부 - 아다시노넨부츠지 by eggry


2020. 2. 10.-13. 교토 사진 여행기 5부 - 오타기넨부츠지

 좀 가다보면 사가 토리이모토(嵯峨鳥居本)라는 곳이 나옵니다.



 전통양식 보존 거리로 지정된 곳으로, 억새 가지로 된 지붕으로된 집들이 나옵니다. 시라카와고 같은 대설지역의 전통가옥과도 유사한 모습인데, 이쪽은 일단 산간지역이라 교토 치고는 눈이 많이 와서 이런 모양인가 싶습니다. 특이한 건 그 밑에 기와지붕을 대어 놓았다는 것?

 사실 교토부에서 더 북쪽으로 가면 정말 전통가옥만 있는 농촌마을도 있긴 합니다. 미아마초의 카야부키노사토라는 곳인데, 잘 타는 지붕을 보호하기 위해 단체 소방훈련 하는 모습도 유명합니다. 교토부에선 아직 교토시 밖을 거의 가지 않았기 때문에(우지 정도 빼고) 가본 적은 없습니다만.



 민가 우편함이 소쿠리입니다.



 여긴 기와 제작자의 집인가 그랬던 듯. 장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현대적인가?



 까끌까끌해 보이는 지붕.



 조금 더 가서 다음 목적지 도착. 아다시노넨부츠지(あだし野念仏寺, 위치)라는 곳으로, 원래는 저 길로 올라와야 하는데 전 북쪽에서 내려와서 되돌아보는 모양새.



 오타기넨부츠지가 수풀에 불상을 놓았다면 여기는 이끼 정원에 놓여 있습니다. 크기도 작고 디자인의 일관성도 없지만... 이끼가 좋을 때 보면 좋은 모습일 거 같네요. 겨울은 이끼의 계절이 아닙니다.



 석조로 만들어진 고분 비스무리하게 생긴 것도 있고...



 공동묘지.



 절의 중심에는 석탑과 석불이 잔뜩 있는 사각형 공간이 있습니다.



 신불합습이 보통인 만큼 토리이도 있고...



 물이 차 있는 항아리에는 물고기가 있네요.



 금불상.



 아주 따뜻해 보이는 불상.



 인형 선물을 아주 많이 받으신 불상.



 대나무 숲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묘지가 나오고, 육각형인지 팔각형으로 생겨서 보살들이 각 면에 새겨진 건축물이 있습니다. 하나 세수 시켜드림.



 탁발 하러 다니는 너구리 승려.



 너구리 상이 많은데, 각종 운동 종목을 하고 있습니다.

 오타기넨부츠지가 이 세상에서 벗어나는 듯한 느낌('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저 세상으로 가는 터널 앞 같은? 거기도 아버지 차가 석상들을 지나가는 장면이 나오죠)을 주었다면, 아다시노넨부츠지는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예쁜 정원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인구밀집지에 훨씬 가깝고 아라시야마에서도 무난하게 걸어올 수 있는 위치라 사람들도 좀 더 많고... 인근에 카페나 디저트 가게들도 좀 있습니다. 접근성은 아다시노넨부츠지, 신비로움은 오타기넨부츠지?



 관람을 마치고 아라시야마로 돌아오는 길의 기념품상점. 이 지역은 누에가 특산이라는 것 같은데, 누에 고치를 이용해 장식품을 만들었습니다. 저 입으로 번데기가 익혀져서 뽑혀 나왔겠죠;;



 오쿠사가를 나와서 아라시야마로 거의 다 왔는데, '뮤지엄 이조'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이조는 일본에서 이씨 조선, 즉 조선 왕조를 의미하는 건데 조선 도자기를 주제로 하는 박물관 겸 카페라고 하는군요. 문은 안 열어서 보진 못 했습니다만, 입구의 석상만 해도 한반도 풍인 건 알 수 있군요.



 100엔 가챠 자판기.



 노노미야 신사 옆의 유명한 철도 건널목을 드디어 건너봅니다. 반대 방향에서지만...



 열심히 영업 중인 인력거꾼들.



 노노미야 신사는 그냥 가볍게 둘러 봅니다. 많이 왔기도 하고...



 란덴. 무슨 한정 도색인 듯.



 컨디션도 안 좋고 딱히 목적지도 없어서 숙소에 돌아왔습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눈 없어서 의욕이 사라진지라 그냥 한숨 잤는데 저녁 시간. 그리고 또 비가 옵니다. 저녁도 먹어야 하고 우중산책이라도 할 겸 나갑니다. 보이그랜더 50 APO 달랑 들고 나가 봅니다.



 히가시혼간지 앞의 대로 중간지점에 있는 연꽃 모양 분수. 여기서 약간 렌즈 얘기가 나옵니다.(사진 여행기죠?)

 어쨌든 가로등이든 뭐든 조명이 있는 시내에서는 f2 조리개값이 별로 아쉽지 않습니다. 물론 f1.4였다면 거의 ISO 200까지는 내릴 수 있었을테니 더 깔끔할테고 심도 표현도 있겠죠. 하지만 휴대성과 극강의 해상력, 수동의 손맛을 생각하면 적당한 트레이드오프였다 생각합니다. 이정도 배경날림은 충분히 괜찮다고 봅니다.(전 소니 a7 이전에 포서드를 제일 오래 썼어요)

 사실 이 렌즈는 소니 FE 50.4ZA를 팔고 산 겁니다. 바티스 시리즈를 다 갖추고 나니 바티스 40과 50.4ZA가 동시에 갖고 나가기에는 용도중복이 심해서 어쩔까 고민을 했죠. 50.4ZA의 표현은 정말 좋아합니다. 수동 자이스 마니아인 Dustin Abbott도 50.4ZA가 소니 자이스 중에서 제일 자이스 다운 렌즈라고 했죠.

 굳이 꼽자면 AF 성능이 아쉽지만 동체추적 할 거 아니니 참을만 하고, 현대적인 50.4(혹은 50.2) 중에서 제일 작고 가볍다는 점도 포인트였습니다. 파나소닉, 캐논이 더 고화질이지만 충분한 고화질에 너무 크지 않다는 점이랄까요? 이것만 해도 나올 땐 너무 크고 무겁다 했는데 신형 50mm가 속속 나오니 이젠 제일 작은 렌즈가 됐습니다.

 하지만 사용을 많이 하지 않으면 무의미. 바티스 시리즈와 섞어 쓰기에는 조리개값이라든가 휴대성 면에서 너무 튀었습니다. 가끔은 쓰지만 그래도 비싸고 좋은 렌즈 별로 안 쓴다는 게 낭비 같이 느껴졌습니다. 50.4ZA를 가장 잘 썼던 때는 16-35GM과 24-70GM의 양대 줌렌즈 중심으로 쓸 때, 필살기용 단렌즈로써 역할이었는데 단렌즈 중심으로 전향하고 나니까 혼자 너무 오버킬인 거죠.

 그렇다고 같은 f1.4대 렌즈로 세트 갖추자니 너무 비싸고+무거운데다, 자이스와 GM의 채도, 컨트라스트 차이도 문제였습니다. GM의 특성 자체는 싫어하지 않습니다. GM은 충분한 수준 이상의 고성능이에요. 하지만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렌즈를 섞어 쓰는 건 보정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아예 조리개를 희생하고 휴대성과 일관성을 위해 바티스로 통일한 거죠.

 그런데 그냥 처분만 하고 끝이 아니라 왜 보이그랜더 50 APO를 들였느냐 하면, 바티스 40의 애매함 때문이랄까요. 일단 바티스 40이 다재다능한 렌즈이긴 합니다. 적당한 화각, 근접성능, 높은 화질 등등... 하지만 40미리의 단점은 그 편안함과 트레이드 되는 강렬한 인상이죠. 조리개값도 있지만 넓지도 좁지도 않은 화각은 무던한 인상을 줍니다. 그게 전천후성을 높이지만, 50.4ZA가 남긴 '필살기 렌즈' 자리는 어떻게든 채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일단 원렌즈 출사에 순간포착이나 현장 전달이 목적이 아니라 순전히 재미를 위한 수동렌즈였습니다. 처음 가는 여행지라면 전 절대 수동렌즈를 쓰고 싶지 않을 겁니다. AF 단렌즈 조합으로 간 것만 해도 분명히 부담이 커진 일입니다. AF 줌렌즈 2개면 90% 해결 될 일을 4개의 렌즈로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순전히 재미로써, 시간과 여류를 가지고 하는 포지션으로써 수동렌즈 하나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마침 라이카 SL APO-Summicron 라인업에 한창 관심이 가기도 했고, 보이그랜더에서 매우 저렴한 값에 라이카 아포크론을 벤치마크로 낸다고 하니 흥미가 갔습니다.

 여태껏 보이그랜더는 수동 손맛이 좋고 표현도 감성적이지만, 현대적이지는 않은 렌즈라 생각했습니다. 사실 메인 라인업인 녹턴류는 실제로 그랬죠. f1.4, f1.2 조리개를 갖고 있고, 작고, 손맛도 좋지만 개방 해상력은 좋은 말로 하면 드리미~ 나쁜 말로는 소프트한 거였습니다. 그런 렌즈의 재미도 있지만 저는 그것보다는 샤프니스와 컨트라스트, 수차 억제 중심의 취향입니다. APO-Lanthar는 제 취향에 맞는 컨셉이어서 선택했죠.

 현재까지는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바티스 40을 밀어내고 다른 바티스 시리즈와 나가는 경우가 더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문제로 근래엔 여행을 안 가고 인근 유명 출사지들에 사진 연습하러 다니는데, 그래서 별로 AF가 중요한 촬영 조건이 아닙니다. 덕분에 보이그랜더 50 APO의 강력한 화질을 발휘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이라 즐기고 있습니다. 바티스 135와 더불어 근래 가장 많이 쓰는 렌즈네요.

 독일 브랜드(독일제는 아니죠ㅋ) APO 렌즈에 홀딱 빠진 상태인데, 그 궁극 종착점이 라이카 SL이라는 게 무서울 따름이네요. 뭐 로또 되면 생각해 봅시다. 물론 AF 쪽을 버린 건 전혀 아니라서, 일관성 측면에서라면 나중에 35.2GM이나 50.2GM이 나온다면 밝은 GM 단렌즈 세트도 생각이 없는 건 아닙니다.

 자이스를 GM보다 좋아한다 했지만 GM 자체가 싫은 건 아니에요. GM은 그 자체로 매우 고화질이고 매력이 있습니다. 단지 자이스를 조금 더 선호한다+GM은 단렌즈 전 화각 세트가 불가능하다(35/50이 없어서) 라는 게 주머니 사정과 휴대성에 덧붙여 바티스 세트로 기운 이유였죠. 50.2GM은 나올 게 거의 확실하다 생각하는데 나오는 거 봐서, 그리고 그때 가서 주머니를 보죠.

 렌즈 얘기는 여기까지.



 히가시혼간지 혹시 열려있을까 가봤지만 밤에는 일단 경내는 닫네요. 그냥 청동등과 문만 얼추 봤습니다.



 교토 역 인근.



 역 빌딩에서 치비마루코 애니메이션 30주년 전을 한다네요. 치비마루코 생긴 거 외엔 전혀 모르기 때문에 관심은 없지만...



 고장난 약속장소의 시계.



 저녁은 마제소바 하나비로. 밥 비벼먹는 건 너무 나간 거 같긴 한데 좋은 걸 어떡해.



 전국으로 퍼져가는 원조 마제소바! 라는데 진짜 원존진 모르겠고... 일단 나고야 출신이니 원조에 가깝긴 할 겁니다만.



 이세탄 10층의 라멘코지에서 교토역 대계단으로 걸어 내려가기로. 엘리베이터 타도 되지만 어차피 사진 찍으러 마실 나온 거니... 계단의 LED는 사진으로 찍기가 어렵습니다.



 버스에 반사된 겨울 일루미네이션.



 토리이 엘리베이터.



 골목 좀 다니다 보니 사카모토 료마 동상과 커플 기념사진 패널이... 여자 쪽은 료마의 부인 오료겠죠. 료마 부녀자들의 영원한 롤모델.



 스마트에서 하는 카 쉐어링 서비스. 교토의 스마트 딜러샵은 카페테리아를 겸하는 멀티공간으로 되어 있어서 재밌어 보이더군요. 택시 타고 지나가면서 본 게 다지만. 교토란 도시에는 스마트가 아주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오늘은 이정도로 얼렁뚱땅 끝났습니다. 내일은 돌아가는 날. 이제 계획한 것도 다 허탕 치거나 바닥났고, 하루는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한 건데 뭘 할까 고민하다 황궁 관람을 하기로 했습니다.



덧글

  • teese 2020/07/26 21:50 # 답글

    넨부츠지 가는 길이 한적하고 이쁘고 참 괜찬죠. 저기서 좀 더 위로 들어가면 愛宕念仏寺 라도 비슷한 조그만게 하나 더 있는데 거기도 괜찬습니다.
    저도 작년 6월에 다녀왔는데... 시국이 이렇다보니 뭔가 다녀온지 한 5년쯤 된거 같네요.

    언제 가는길이 열릴지 모르겠지만 또 가보신다면 5월말~6월초 젊은 녹색잎 가득할때가 강추입니다.
    이끼가 많은 곳이라 여름 초입에 녹색 가득한 사진찍기 너무 좋습니다.
    이끼정원이 멋진 祇王寺 추천
  • eggry 2020/07/26 22:18 #

    愛宕念仏寺가 전편이었죠 ㅎㅎ 이젠 언제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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