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2. 10.-13. 교토 사진 여행기 3부 - 쿠라마데라
에이덴을 타고 쿠라마에서 반대 종점인 데마치야나기로 왔습니다. 어디 다른데 가기에는 시간이 늦었다 싶어서 해질 때까지 이 인근이나 조금 돌아다니기로.

카모가와 델타의 데마치야나기 역 반대편(데마치)에 있는 신사. 이름이 청룡묘음변재천(青龍妙音弁財天)인데 이름대로 변재천을 모신다는 걸 알 수 있고... 청룡묘음은 너무 요란한 수식어 같군요; 묘음은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운 소리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작고 비선형적인 경내.

'청룡'이라고 합니다만, 그게 사실은 큰 뱀인 건가요? 푸른 뱀 그림이 많이 걸려있네요.

조금 더 가면 데마치 상점가가 나옵니다. 전형적인 일본식 아케이드 상점가.



상점가 내 극장에 '이 세상의 한 구석에서' 확장판이 상영 중이네요. 역사가 깊은 듯 보이지만 사실 얼마 안 된 펍/카페테리아 일체형 극장. 현재 히트작을 중점적으로 상영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작품을 한 작품 하루 2회 정도, 상영작을 돌려가며 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비교적 최근작이라면 포드 v 페라리나 조조래빗 정도? 한국 넷플릭스에도 있는 브레드위너도 있네요. 지금은 '이 세상의 한 구석에서'를 상영하고 있지만 이전에 보니까 '리즈와 파랑새'를 거의 마지막까지 상영했던 극장이 여기인 것 같습니다. 상영 끝나는 다음날 일본 도착이라서 결국 현지에선 못 보고 국내개봉으로 봤었네요.

상점가에 왜 사진촬영용 패널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담배 자판기조차 텅텅 비어버린 전성기가 지난 상점가.

손자...가 아니라 멍멍이가 될 수 있는 패널. 동네 유명인 같은 거려나요.




사실 이 데마치 상점가는 쿄애니의 '타마코마켓'의 모델이 되었던 곳.

이런 관계자 사인이 잔뜩 있는 잡화상도 있습니다.


과일가게. 손으로 쓴 요란한 가격표들.

시뻘건 막대가 툭 튀어나와 있어 뭔가 했는데 가게 이름이 '텐구'. 말 되네요.

'타마코마켓'에 나오기도 했고 하여튼 모찌가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데, 모델이 된 가게가 어딘진 모르겠습니다. 검색해보면 안쪽 아케이드 말고 대로 쪽 가게 중 엄청 잘 팔리는데가 있는 듯(100년 넘은 곳이라나 뭐라나). 극장 있는 골목에는 할머니가 하는 소박한 가게만 봤습니다. 떡 종류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서 사지는 않았네요. 이쪽에서 유명한 모찌는 마메모찌라고 하는 콩떡입니다.

상점가를 나와서 돌아가며... 뭔가 박스가 잔뜩 쌓여 있고 문도 닫혀 있지만 바깥의 시계는 제대로 돌아가고 있던 가게. 일본 답다면 일본 다운 듯.

카모가와 인근은 요 근래 연이은 수해로 하천정비 사업이 한창입니다.

애매하게 시간이 남았는데 해 지기 전에 시모가모 신사나 들렀다 가기로...

세계문화유산.

시모가모 신사의 부속사인 카와이 신사 입구에 있는 역사소개의 판화. 뭐 대충 액막이를 위해 기도하는 내용입니다만(카와이 신사 쪽은 아니고 시모가모 신사의 이야기) 2020년의 한국인이 보기에는 신에게 마카롱 바치는 걸로만 보이네요.

신사 안에 있는 작은 시내의 오리. 카모가와의 카모는 오리라서 오리천이라는 의미기도 하죠.









미모에 좋다는 카와이 신사. 동음이지만 귀엽다의 그 카와이는 아닙니다.

참배로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누군가 장갑을 두고 갔군요;




노을과 금실이 묶인 신주들. 숲이라서 사실 노을 빛은 잘 안 들어옵니다.


시모가모 신사.

특이한 운세 쪽지.

신사 벽에 드리운 노을.

신사 특별회원 가입이라... 이제 신사도 구독제인가요?

시모가모 신사의 무대.

미타라시 신사 쪽 무대.







노을이 드리운 지붕.



창문과 발.

젖으면 드러나는 운세쪽지 하는 사람들.

2월인데 벌써 꽃잎이 피기 시작하고 있네요. 매화인가요?

유지나 상점가 등에서 마쳤을 술통들.



돌아나가는 중. 부속사 중 하나인데 나무에 방울이 달린 끈을 달아놨습니다. 여긴 아마 연인관계 관련이던가.

아니 그런데 나무에 매미 허물이?! 근데 지금은 2월. 가짜일까요? 아니면 기상이변으로 가끔 매미가 제계절이 아닐 때 올라오기도 한다는데 그런 경우인지.


다리에서 카모가와 델타를 좀 보다가 갑니다.


들어가기 전 밥 먹고 가려고 지난번에 안 들어갔던 라면 가게를 찾았습니다. '라멘 이마데가와'(위치)

일단 맥주부터...


닭육수 베이스인 듯 하고 간장으로 양념하느냐 소금으로 하느냐에 따라 블랙과 화이트로 나뉘는 듯 합니다.


저는 특제 이마데가와 블랙으로 먹었습니다. 짙어 보이는 국물색에 비해서 간은 별로 짜지 않습니다. 닭육수지만 차슈는 또 돼지고기. 면발은 약간 굵은 편. 기억에 남는 건 국물이나 면보다는 큼지막하게 썰려있는 양파였네요.



데마치야나기의 버스 정류장에서. 이쪽은 저녁 시간대엔 버스가 좀 뜸하게 옵니다. 또 타는 곳이 여럿인데 노선 별로 정차가 갈려서 배차간격 등등 생각하면 허탕치고 한참 기다린다든가 하게 될 수도... 조금 남쪽으로 가서 타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일정은 이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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