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의 ARM 전환 발표하다 by eggry


 원래 떠들썩해야 할 이벤트지만 코로나19 사태도 있고 해서 현장 참가자 없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만 진행됐습니다. 그런 점도 있고, 생산 차원에서도 지장이 이래저래 있는 상황이겠고 해서 신규 하드웨어는 하나도 안 나왔습니다. 아니 엄밀히는 하나 나왔지만 시판용이 아니니 별로 의미는 없겠네요.

 사실 WWDC는 엄연히 개발자 이벤트이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커버하는 애플의 특성 상 신제품 발표가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주목받았을 뿐, 원래 개발자 이벤트는 조용한 게 정상이죠. 여튼 화제의 신제품이 없어서 이번 행사는 간만에 개발자 대상 지분이 간만에 확연히 높았습니다.

 역시 시작은 루머로 떠돌던 ARM 맥이었습니다. 한 3년 전엔가, 2020년 쯤에는 맥도 ARM으로 이행할 거라고 계산했는데 2020년이 절반이 지나가는 가운데 올해는 무리인가 했지만 발표도 됐고 첫 제품도 올해 나올 예정입니다. 개발자 행사이니 만큼 어떻게 아키텍쳐 변화에 대응할지가 중점을 이뤘고, 개발자의 테스트를 위해 A12Z 바이오닉을 탑재한 맥미니를 배포할 것이라고 합니다.

 A12Z는 아이패드 프로 4세대에 들어가 있는데, 데스크탑 용으로 그렇게 강력한 프로세서는 아니지만 맥의 가장 타이트한 폼팩터가 맥북 에어이고, 그것조차 아이패드보다는 전력소모, 열관리 면에서 여유가 있다는 걸 생각하면 실제 시판제품은 A12Z의 성능에 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품 발표가 이번에 안 이뤄진 것도 차세대 프로세서부터 출시될 거라서기도 하겠고요. A12Z는 말 그대로 베이스라인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원활히 돌아간다면 실제 제품은 모두 더 빠를테니 걱정 없을 거란 거죠.


앱 대응

 인텔에서 ARM으로(회사이름으로 하자면 인텔에서 애플로- 가 되겠지만) 이행을 스무스하게 진행하기 위한 준비는 이전부터 차근차근 되고 있었습니다. 크게 두가지, 리컴파일/신규개발과 기존 앱의 에뮬레이션 구동을 제시했습니다.

 Xcode 쪽은 이미 맥OS와 iOS 쪽을 동시에 다루면서 ARM 컴파일러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론 상으로는 단순히 기존 앱을 리컴파일링 하는 것만으로 되긴 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앱들이 그렇게 단순하게 만들어지지 않아서 손이 가긴 가야겠죠. 적어도 완전히 새로 개발하는 입장이라면 ARM 대응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물은 다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가장 쉽게 이식될 건 역시 아이패드 앱의 이식판인 카탈리스트 폼팩터의 앱이겠죠. 이 앱들은 애초에 아이패드용으로 만들어졌기에 퍼포먼스 요구도 낮은 편이고 원래 ARM에 적합하게 개발됐습니다. 그걸 x86으로 컴파일했을 뿐인 게 카탈리스트인데, 이젠 아예 ARM으로 컴파일해서 구동할 수 있습니다. 터치 중심의 UI는 여전히 별로 매끈하지 않겠지만, 지금보다 더 잘 돌아갈 거 같긴 합니다.(그리고 유저들은 같은 앱을 아이패드로 쓸지 맥으로 쓸지 고민해야겠죠)

 일단 애플이야 기존 앱들을 다 이식할 거라고 확실히 했습니다. 뭐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긴 합니다; MS도 오피스는 ARM으로 다 내놨으니까요. 또 맥 활용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는 MS와 어도비의 생산성 앱들도 이식을 확정했습니다. MS야 이미 윈도우 on ARM용으로 만들던 게 있으니 노하우 면에서 이보다 쉬울 수 없을 겁니다.(설마 아이패드 앱을 카탈리스트 이식 하진 않겠죠?)

 어도비 역시 라이트룸 CC나 프리미어 러쉬 같이 기존 인텔 기반/마우스 중심 구조에서 ARM 친화적/터치 친화적이면서도 인텔/윈도우/맥에서도 돌아가는 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던 중이었습니다. 애초에 라이트룸 CC가 모바일을 넘어 PC로 왔을 때부터 "이건 ARM 맥이나 윈도우를 위한 포석"이라고 생각했었죠. 실제 시연에 나온 것도 역시 라이트룸 CC였습니다. 이쪽도 아이패드 용을 최소한의 튜닝만으로 이식했겠죠. 다만 파워유저들은 여전히 라이트룸 클래식의 인터페이스와 기능을 원할텐데 으흠.

 기존 레거시 앱들에 대한 대응은 '로제타 2'라는 이름의 에뮬레이션으로 구현됩니다. 오랜만에 로제타의 이름이 돌아왔네요. 다만 그때에 비해서 당연히 에뮬레이션 기술도 발전되었고 하지만, 역시 아주 만족스럽게 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x86->ARM 에뮬레이션은 MS가 이미 수년 째 하고 있는데 되긴 되지만 퍼포먼스가 필요한 경우에는 여전히 시궁창이죠.

 애플이 이 부분에서 MS보다 딱히 잘 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사실 에뮬레이션은 효율 개선에는 엄연히 한계가 있습니다. 누가 만들든 월등히 좋기는 어렵다는 얘기이고(비공개 하드웨어를 리버스 엔지니어링 하는 경우에는 리버스 엔지니어링 수준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인텔과 ARM은 모두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이걸 극복할 방법은 하드웨어의 브루트포스 뿐입니다.

 인텔 맥이 출시부터 파워 맥을 박살내고 들어가는 성능이었는데도 로제타가 만족스럽지 않았으니, 아직 맥 엔트리 하드웨어 정도 성능인 ARM 프로세서에서는 역시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에뮬레이션의 발전을 포함해도 그때와 비슷한 수준? 물론 차세대 A 시리즈가 얼마나 강력하느냐도 관건이지만, 데스크탑 용으로 지금보다 2,3배 정도 한번에 점프한다고 하더라도 에뮬레이션의 오버헤드를 넘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A12Z 수준 기준으로 본다면 애플 A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인텔보다 낮은 클럭에 멀티코어 지향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동안 싱글스레드 성능 중심으로 만들어져 온 맥OS 앱을 단순 에뮬레이션 하는 걸로는 원만하게 성능 활용을 할 수 없을 겁니다. 결국 현재까지 이종 아키텍쳐 에뮬레이션이 그러했듯 "돌아는 간다" 정도로 기대하는 게 좋겠지요.

 MS보다 그나마 앞설 걸로 보는 건 맥의 64비트 진척도가 PC보다 높기 때문에 AMD64 에뮬레이션이 구현되었을 거 같다는 정도네요. 물론 MS도 개발 중이라는 유출 정보가 있긴 합니다마는.


아직 남는 질문들

 뭐 애플이 하기로 마음 먹은 이상은 어떻게든 이행은 될 겁니다. 적어도 MS에 비해서는 강제로 신제품에 적응하게 만들 수 있는 입장이니까요. 게다가 2년 안에 전 라인업을 ARM으로 대체한다는 야심찬 포부까지 내놨네요. 전 라인업이라 함은 최대 28코어나 되는 제온 프로세서가 들어가는 신형 맥 프로까지 포함하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걸로는 맥 프로 라인업의 대체는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되는데... 뭐 숨겨둔 게 있긴 하겠지만요.

 하드웨어적으로 갈 길이, 아니 혹은 더 보여줘야 할 게 많은 건 엄연한 사실입니다. A 시리즈 벤치가 아무리 죽여준다고 하더라도, 생산성 랩탑/데스크탑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아키텍쳐 면에서 아직 너무 모바일적인 면이 있습니다. 가장 큰 부분은 메모리겠죠. 용량, 채널 수 등 여러 면에서 확장되어야 합니다.

 또 GPU 문제도 있습니다. 애플 GPU가 곧바로 라데온 프로 제품군에 맞먹을 수 있을까요? 물론 프로용 GPU는 별도 그래픽 메모리도 갖고 있어야 하고, 이건 A 시리즈에 한번도 없었던 것입니다. PCI-E 컨트롤러를 탑재하고, 기존 라데온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까요? 애플 독자 GPU도 외장화 될까요? 메인 메모리와 비디오 메모리는 맥북 급에서도 분리되게 될까요? 등등 많은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A12Z 벤치가 아무리 멋져보여도, 싱글 태스크, 잘해봐야 동시에 2개의 앱을 돌리면서 인코딩 하는 동안에는 딴짓 못 하고 그대로 놔둬야 하는 식으로 밖에 못 씁니다. 벤치마크도 그런 상황에서 돌아가니까 아이패드 입장에서는 공정한 벤치라도, 데스크탑 입장에서는 불공정한 비교이긴 했습니다.

 인텔 맥이 벤치마크에서 막대한 전력소모에 비해 별로로 보일지라도 ‘데스크탑 다운 체험’ 위해 많은 추가 장치들을 갖추고 있죠. 큰 캐시, CPU가 더 효과적으로 작업을 분배받기 위한 모듈들, 각종 확장 인터페이스 컨트롤러 같은 것들 말이죠. ARM 맥 프로가 나오려면 그래픽카드를 4개 달 수 있어야 하고, USB 포트를 잔뜩 달 수 있어야 하고, 썬더볼트도 있어야 합니다. 현재 아이패드 프로의 USB는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100MB/s 미만) 이런 것들도 극복해야 할 문제죠.

 이것들이 아직 하나도 선보인 게 없기 때문에 현재까지 보여진 걸로는 맥북 에어~프로 엔트리급 이상으로는 전환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 모든 걸 한번에, 매우 빠르게 내놓아서 제 생각을 완전히 뒤엎을 수도 있겠죠. 지구상에 그게 가능한 회사가 있다면 애플 단 하나 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증명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관측을 유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애플 제품군에의 영향

 ARM으로의 전환은 애플 제품군 전체에 장래성을 포함해 여러 궁리를 하게 만들 겁니다.

 일단 맨 윗급인 맥 프로. 현재로써는 맥 프로의 ARM 이행은 그렇게 재빠르게 될 것 같이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요구사양이 많고, 지금의 A 시리즈와는 확연히 다른 제품이 필요합니다. 더군다나 이 업계는 MS, 어도비 수준보다 더 코어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이용합니다. MS와 어도비도 결코 빠르다고 할 수 없는 회사들인데 다른 제품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특히 워크플로우 상 하나만 빠져도 무용지물이기에 이행은 더 더딜 것입니다.

 생산성 앱 포트폴리오가 완전히 이행되는데는 5년은 소모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인텔 맥 프로는 계속 업데이트 되거나, 아니면 현장에서는 구식을 한동안 써야할 수 밖에 없게 될 겁니다. 또 ARM 맥은 인텔 윈도우 구동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맥 중심인 현장이라도 윈도우 활용이 아예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맥 프로는 앱 포트폴리오가 완숙되고, 애플 프로세서도 제온을 확고하게 뛰어 넘고서야 설 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아이맥/아이맥 프로는 맥 프로보다는 쉽지만, 폭 넓은 사용자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 까다롭습니다. 코어하게 쓰는 사람은 단지 확장 하드웨어 갯수가 적을 뿐이지만 충분히 빡세게 굴리는 사람이고, 가볍게 쓰는 사람은 웹서핑과 동영상 감상 정도만 하는 사람이죠. 후자는 지금 A12Z 프로세서로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애플, MS, 어도비 앱만 제공된다면 문제가 없을 겁니다. 전자는 맥 프로와 거의 같은 수준의 생태계 진척이 요구되겠죠.

 맥 미니는 아이맥 엔트리 정도 성능이기 때문에 훨씬 수월합니다. 최대 4코어 정도 프로세서를 쓸 뿐인 이 제품군은 현재의 A 시리즈 수준에서도 너무 크지 않은 점프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CPU 성능에서는 이미 동급이지만, GPU와 메모리 쪽이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건 맥에 사용하려면 당연히 극복되어야 하는 문제이고, 거기에 대해선 준비되고 있을 겁니다.

 맥북 프로는 아이맥 중간급 정도의 부담이 있습니다. 맥북 프로의 퍼포먼스는 데스크탑 기준으로 그렇게 강력하지 않으나, 확장성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주로 4개의 썬더볼트 포트를 통해서 말이죠. ARM이 맥북 프로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CPU(달성하기 쉬워 보임), 더 강력한 GPU(약간 까다로워 보임), 더 많은 확장 컨트롤러들(아직까지 선보인 바 없음)이 필요합니다.

 맥북 에어는 가장 쉬운 카테고리입니다. 성능이 제일 낮기도 하고, 확장성에 대한 요구수준도 낮습니다. CPU, GPU 모두 쉽게 커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유일하게 까다로운 부분은 썬더볼트 포트 되겠습니다. 이건 인텔이 최근 독점을 풀었기 때문에 별도 컨트롤러든 뭐든 구현될 거라 생각합니다. 애플이 아주 좋아하는 인터페이스인지라 이건 어떻게든 되겠지요.

 마지막으로 맥이 아니지만 영향을 받을 제품은 아이패드 프로입니다. ARM이 들어간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는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하드웨어일 겁니다. 전력소모, 발열 면에서 더 유리한 맥북 에어 쪽이 성능도 오히려 더 좋겠죠. 맥북 에어에게는 기본 키보드가, 아이패드 프로에는 터치가 있는 정도입니다.

 카탈리스트 덕분에 아이패드 앱은 맥북 에어에서 대체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맥OS 레거시 앱은 아이패드에선 에뮬레이션이 제공되지 않겠죠. 물론 레거시 에뮬레이션에 그리 낙관적이지 않은 편이긴 해도, 퍼포먼스가 필요하지 않은 간단한 유틸리티 정도는 지장 없을 겁니다. 그게 의외로 가려운델 긁어주거나 사용자에 따라 필수품이 될 수도 있죠.

 물론 애플의 모토는 마우스와 터치에는 각자의 UX가 있다는 것으로, 당연히 카탈리스트 앱은 지금도 별로 쓰기 편하지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되긴 된다는 정도일 뿐이죠. 최악의 경우에야 ARM 맥북 에어는 레거시 앱은 느려 터지고, 쓰기 별로인 카탈리스트 앱만 잘 돌아가는 ARM 윈도우 같은 꼴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애플/MS/어도비가 있으니 그정도는 되지 않겠지요.

 결국 두 기종의 선택은 여전히 마우스와 터치로 갈리게 되겠습니다. 아이패드 프로에도 트랙패드 대응이 들어간 마당에 그 경계는 어느 때보다도 흐립니다만, 아이패드 프로의 트랙패드는 여전히 옵셔널이고, 맥OS의 트랙패드는 여전히 핵심입니다. 물론 소비자들은 둘 사이에서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울 겁니다. 아이패드 프로를 사야하나? 맥북 에어를 사야하나?

 올드 유저들은 그래도 맥북 에어에 친근함을 느낄테고(사용하던 앱 때문에), 젊은 유저들은 아이패드 프로에 더 친근함을 느끼겠죠.(터치와 익숙한 앱) 결국 익숙함의 문제라면 신세대가 더 주류가 되면서 아이패드 프로의 우세가 될 거 같기도 합니다만, 그건 앞으로 두고 볼 일입니다.


편을 골라라

 애플의 극도의 수직통합화와 폐쇄된 생태계는 다른 생태계 제품을 이용하기도 더 어렵게 만들 겁니다. 가장 크게 영향 받을 건 역시 윈도우 PC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맥북 판매에 부트캠프를 통한 윈도우 멀티부팅이 적잖이 메리트가 되었다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ARM으로 이행 후 윈도우 구동은 어려울 겁니다. 물론 윈도우 on ARM이 있긴 하지만, 맥에서 윈도우 쓰려던 이유는 Win32 앱을 쓸 수 있기 때문이지, 앞서 언급한 '비관적인 ARM 맥OS 상황'의 또다른 버전을 돌리기 위해서는 아니니 말입니다. 가상화와 에뮬레이션을 동시에 이용해 구동하는 방법도 나오겠지만, 음 퍼포먼스는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이로 인해 맥이 제1 선택지가 아니었던 사람들은 좀 더 결정을 내리기 쉬워질 겁니다. 윈도우가 필요하다? 그럼 윈도우 랩탑/데스크탑을 살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아니면 아예 맥이나 아이패드로 완전히 넘어가든지요. 물론 이건 좀 더 어려운 여정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인텔 맥과 부트캠프의 등장 이후 이어진 10년 가량의 미묘한 회색지대는 이제 끝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맥을 완전히 버리거나 완전한 애플 생태계로의 이행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겠죠. 부트캠프로 윈도우 생태계에 의존해 점유율을 늘리려 했다면 이제는 iOS/iPad OS에 의존하게 되는 형국이 됐습니다. 오랜 컴퓨터의 역사는 하드웨어 아키텍쳐의 유사성보다는 폼팩터의 유사성이 더 원만하다고 말합니다마는... 뭐 어찌됐든 맥이 완전 단독으로는 살아가기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앞으로 실제 제품과 소비자의 선택이 어떻게 되든 간에, 이걸로 애플의 오랜 비원이 마침내 실현된 건 사실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스스로 컨트롤하는 회사 말이죠. 스티브 잡스가 그토록 꿈꾸던 완전한 자립이지만, 물론 오랜 경험은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칩 설계로 승승장구하는 애플이지만, 그게 수틀리게 되면 이제 남 탓 할 수 없게 되겠죠.

 물론 지금의 애플이라면 외부공급을 찾기보다는, 인력을 마구 영입해서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겠지만요. 뭐 지금으로써 확실한 거라곤 인텔 주가가 암담할 거라는 것 뿐이군요!



덧글

  • sepiroot 2020/06/23 13:58 # 삭제 답글

    애플 짱
  • eggry 2020/06/23 14:46 #

    나오면 바로 예약해라
  • RuBisCO 2020/06/23 14:12 # 답글

    ARM 맥에서의 윈도우즈 구동은 불가능한게 아니라 전적으로 애플의 의사에 달려있습니다. 제대로 된 표준 EFI 펌웨어와 드라이버만 있으면 구동에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퀄컴 같이 정식 지원하는 펌웨어와 드라이버조차도 개판오분전으로 내놓던가 아주 안내놓을 수도 있습니다만.
  • eggry 2020/06/23 14:46 #

    1. 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지 않았고
    2. 장벽이 꽤나 많으며(애플 쪽 MS 쪽 모두… 개인 리테일라이선스도 없잖아요?)
    3. 되도 지금 상황으론 굳이 쓸 메리트가 없죠.
  • 핑크 코끼리 2020/06/23 14:20 # 답글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분석이 포함된 글이라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단순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발표 내용 글을 보고 있었는데 굉장히 흥미롭네요. 인텔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eggry 2020/06/23 14:48 #

    인텔은 아이폰 프로세서를 수주 할 기회도 있었는데 이젠 어쨌든 애플용으로 만들 라인은 없어지게 생겼네요. 맥 점유율이 10%가 안 되긴 합니다만 고가 프로세서를 많이 사주는 편인데다 윈도우 쪽과 달리 인텔이 독점하고 있던 거라 CPU 매출이 10%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요즘 때에 큰 타격이긴 하지요.
  • 로오나 2020/06/23 18:25 # 답글

    그냥 작은 맥북 라인업 하나 정도만 내놓고 천천히 이행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전면 이행으로 가서 쪼끔 충격받았습니다. 과연 앞으로 맥의 입지는 어떻게 될지...
  • eggry 2020/06/23 19:06 #

    윈도우에서 넘어오는 건 다리 끊어진 거나 마찬가지고 이젠 iOS 호환으로 모바일 쪽으로 미끼를 던질텐데 유출과 유입의 비율이 어떻게 될지…
  • 새벽안개냄새 2020/06/23 18:26 # 답글

    애플 생태계 처분하고 안드로이드-윈도우로 건너가려고 했는데 이번 발표 보고 앞으로도 영원한 앱등이로 남기로 맹세했습니다. 새 디자인도 너무 예쁘지만 그보다도 얘네들 비전이 어마어마하네요.. 앞으로 대체 또 뭘 할지 기대하게 합니다. 호환성과 ARM의 한계에 가로막혀 파워맥처럼 말아먹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애플이 그 동안 한걸 생각하면 생각없이 낸 물건 같지는 않구요.

    그나저나 한 500달러어치 사둔 인텔 주식을 어찌 할지 고민이 깊어지네요 ㅋㅋㅋ
  • eggry 2020/06/23 19:07 #

    전 지금 애플이 잘 만든다고 해도 혹여 나중에 벗어나려면 다 갈아 엎어야 하는 게 무서워서 엄두도 못 내겠네요. 폰과 패드로 만족하렵니다 ㅎㅎ
  • 새벽안개냄새 2020/06/23 19:23 #

    생태계라는게 아무리 생각해도 소비자를 위한게 아니라 제조사들이 자기네 제품 팔아먹기 위해 만들어낸 상술이란 생각은 자주 합니다 ㅎㅎ 그런데 개인적으론 아이폰이랑 패드보다 맥이 더 만족스러웠던지라 ARM 맥도 기대가 큽니다.
  • teese 2020/06/25 03:07 # 답글

    특이점이 찾아온 느낌입니다. 모 아니면 도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래도 라이젠 맥북프로는 한번 보고 싶었는데.
  • eggry 2020/06/25 15:48 #

    라이젠 갈 가능성은 이제 0.2% 정도
  • ... 2020/06/26 09:20 # 삭제 답글

    ...
    전문가 그룹과 그들을 위한 맥이 애플을 먹여살렸던 때도 있었습니다만
    지금 애플을 먹여살리는 건 전문가 그룹도 아니고 ... 전문가 그룹을 위한 맥은 더더욱 아니죠...

    매 분기 매출 추이를 보면 시장이 흘러가는 방향이 보이죠.
    매출의 상당 부분은 다른 부분에서 나오고 있고...고사양 맥의 매출은 낙폭이 더 큽니다...

    여기서 방향은 결정된 겁니다.
    소수의 전문가 집단을 상대로 하는 마켓팅으론 회사가 존립할 수 없다는 건...실리콘밸리의 역사가 증명해요...

    (...자체 SOC를 계획했을 때 부터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습니다...)
    (...성능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글들이 보이는데...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엔드유저들에겐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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