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FE 20mm f1.8 G 발표+소니 라인업에 대한 생각, 니콘과 비교 by eggry


 원래라면 CP+가 내일이니까 그 전에 발표인 지금 쯤이 맞겠죠. 20mm f1.8 G 입니다. 소니가 근래 f1.8 라인업들은 다 엔트리형으로 노브랜드로 내고 있었는데 이건 G입니다. 그도 그럴게 이정도 화각에서는 f1.8이 표준대 f1.8하곤 무게감이 다르거든요. 표준으로 치면 f1.4 급 렌즈이니 노브랜드라도 f1.8이면 더 비싸지든지 아니면 아예 f2.4~2.8 정도로 어두워지든지 해야 동급이 되죠. 소니의 선택은, 어차피 니치렌즈이기 때문에 아예 프리미엄 브랜드인 G로 내자는 거였네요.

 G이긴 한데, 외형을 보면 G Master가 더 생각날 듯 합니다. G 렌즈는 원래 망원 빼고는 단렌즈가 잘 안 나왔는데, 그나마도 GM이 생긴 후로는 망원 단렌즈도 거의 다 GM이 먹어버렸죠. G 단렌즈에다 광각이라는 거 자체도 유니크한 존재인데(현재 FE에선 90mm 매크로 뿐입니다), 기능성과 디자인도 GM을 크게 따라가고 있습니다. 조리개링, 텍스쳐링 같은 부분들 말이죠.



 그럼에도 GM이 아닌 이유는 대충 두어가지 정도로 생각되네요. 일단은 조리개가 f1.4가 아니라는 점. 다만 이 화각에서는 f1.8이라도 최상급 브랜드가 되기에 충분하다 생각해서 이것만으로 충분하진 않습니다. 그것보다 더 확실한 이유는 GM 특유의 XA 렌즈를 쓰지 않았다는 점. 대신 50.4ZA 등에서 쓰였던 AA 렌즈가 쓰였습니다. 그냥 비구면렌즈의 등급 정도일 뿐이긴 한데 XA 없으면 일단 GM이 되기에는 브랜드 조건이 충족이 안 되죠.



 뭐 GM이 아니어서 생긴 손해는 솔직히 XA 대신 AA라서 생기는 보케 양파링 뿐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MTF는 충분히 좋고요, 물론 GM 달려고 했다면 비싸지는 만큼 더 좋게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초광각으로써 이 수치는 충분히 좋습니다. 그래도 기대 가능한 최선 수준은 아닌 건 그게 GM이 아니라 G인 이유겠죠.

 사실 20mm, 그것도 밝은 조리개에 프리미엄 브랜드인 렌즈는 꽤 적습니다. 있는 시스템 자체가 드문 실정인데, 그래서 오랫동안 니콘 20mm f1.8 G가 레어품종으로써 인기를 얻었죠. 20mm는 애초에 니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초광각 치고는 그렇게 넓지 않아 보이고, 평상시에 쓰기에는 또 너무 넓죠.

 반면 20mm의 존재의의는 뭐냐고 하면, 24mm보다 넓기를 원하지만 20mm 미만의 렌즈들보다는 더 나은 광학품질이나 덜한 왜곡을 원할 때입니다. 이거 자체가 너무 지엽적인 니즈이기는 하지만... 그 니즈에는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습니다. 광각으로 갈 수록 주변부 화질을 보존하기 힘들어지는데, 20mm 정도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치인 사진 분야나 사진가들이 있죠.

 대표적으로 별사진에서 주변부까지 좋은 수차억제를 기대할 수 있는 한계 화각은 20mm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좀 더 관대한 사람들은 18mm도 쓰기는 하죠. 참고로 니콘 20.G는 수차 억제 면에서는 그렇게 뛰어난 렌즈는 아니었습니다. 천문보다는 좀 더 일반적인 용도에서 화각 자체의 매력이 통했던 것이죠.

 어쨌든 기대가 그렇다보니 20mm 렌즈에서는 여러 수차들 중에서 특히 코마수차 억제가 중요하게 부각됩니다. 소니 마케팅 문구를 보니 딱 코마 억제라고 적진 않았는데 sagittal flare를 억제했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게 코마 수차거든요.(코마 수차는 수차의 모양에 빗대어 이해하기 쉽게 한 것이고 sagittal flare는 좀 더 수학적인 표현이죠)

 실제로 차트를 보면 개방 30선의 일치도가 완전히 만족스럽진 않지만, 초광각 렌즈로써는 이정도면 꽤 좋습니다. 사실 그동안 퍼스트파티 렌즈 중 20mm의 대표격이던 니콘 20.8G에 비하면 현저히 좋기 때문에 불만을 가질 사람은 별로 없다고 생각됩니다.(힌트: 극한의 별사진 성능을 원하는 사람만 빼고요)

 광학적인 부분 외에 소니가 자랑하는 XD 리니어 모터를 2개 장착하여 플로팅 포커스 하여 화질보존과 AF 퍼포먼스도 동시에 노리고 있습니다. 또 상당히 작고 가벼운 렌즈이기도 합니다. 67mm 필터에 373g은 초광각 단렌즈에 AF까지 되는 걸로는 상당히 컴팩트하고 가볍죠. 광각 설계에 유리한 미러리스 마운트의 이점을 소니는 광각 단렌즈에서 십분 발휘 중이네요. 크롭에 겸용해야 한다는 점도 소니가 소형화 하도록 부추기는 부분 같습니다.

 다만 20.8G가 나오면서 일관성이란 점에선 더 엉망이 됐습니다. 그동안 거의 존재하지 않던 G 단렌즈라는 것도 그렇고, 또 GM 디자인을 가진 것도 그렇고(이건 뭐 앞으로 이게 표준이라 해야겠지만요), 뭣보다 f1.8 렌즈들 사이에 급이 너무 다릅니다; 20.8이야 원래 표준이랑 같은 급일 순 없다고 하지만서도, 35.8, 50.8, 55.8ZA, 85.8이 있는 소니와 20.8S, 24.8S, 35.8S, 50.8S, 85.8S가 나온 니콘이랑은 라인업의 완성이란 면에서 너무 큰 차이가 있죠.

 그렇다고 이제서 G 브랜드로 고급 f1.8이 나올 거 같지도 않지요. 소니의 방향은 f1.8은 20.8G가 특이 케이스지 노브랜드 엔트리라는 거 같으니까요. 그렇다고 20.4GM이 나올 거 같냐면, 이것도 가능성이 낮다고 보네요.(20.4는 여태 시그마만 냈습니다) 그럼 그냥 이걸 GM으로 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죠. f1.4 라인도 자이스와 GM이 섞여있고, f1.8도 G와 노브랜드, 자이스가 섞여있습니다. 브랜드 통일하거나 비슷한 성향으로 모을 수가 없는 구조죠; 제가 소니 대신 자이스 바티스 쓰는 이유도 이거 때문이고요.

 출시는 3월, 가격은 900달러. 국내가는 120~130만 정도겠네요. 포지셔닝과 성능으로는 딱 그정도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니콘 Z 20mm f1.8 S가 발표된지 얼마 안 된 상황이라 이쪽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렌즈군 갯수는 재밌게도 동일합니다. 설계까지 동일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유사성은 보이죠. 특수렌즈의 이용도 비슷합니다. 니콘은 AA라거나 XA라거나 화려한 이름의 비구면 렌즈가 보이지 않습니다만, 니콘은 원래 그렇습니다. 비구면은 그냥 비구면이고... 일반적이지 않은 이름이 붙는 건 특수소재로 만든 렌즈들이지 렌즈의 역할로 붙이는 경우는 없죠.

 사실 스펙시트에서 가장 큰 차이는 크기와 무게입니다. 구경이 77mm로 훨씬 크고, 무게도 505g으로 이쪽은 확실히 중량급입니다. 물론 f1.2~1.4급 대구경 렌즈들 만큼의 크기나 무게는 아니지만, 소니와 비교하면 확실히 크고 무겁죠. 뭐 니콘이 바보라서 크고 무거운 건 아니고요, 대물렌즈 구경은 절대 극복할 수 없는 광학적 차이를 부여하는 부분이라서 니콘은 거기에 더 많은 투자를 했다는 의미입니다.

 MTF 차트를 보면(니콘은 개방만 있네요) 거의 비슷해 보이긴 할 겁니다. 10선이 극주변부 전에 거의 붙어있는 건 비슷하고, 30선 역시 90% 정도에서 최종적으로 60%에서 끝나는 것도 비슷하죠. 차이점은 30선 수직과 동심선의 일치와 안정감입니다. 니콘의 경우 극주변부까지 조금 더 완만하게 떨어지지만 소니는 갑자기 확 떨어지죠. 그리고 일치도도 이 지점에서 크게 흐트러집니다. 반면 니콘은 두 라인이 파도를 그리면서...파도를 그리긴 하는데 일정 간격 이상 안 떨어지게 리듬을 타고 있죠.

 20mm가 그보다 넓은 화각보다는 수차를 잡기 용이하다고해도, 니콘 20.8S의 차트는 확실히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이게 더 큰 크기와 무게에서 나오는 이득이죠. 차트로 보이지 않는 이점도 당연히 있습니다. 보케 찌그러짐 부분에서는 니콘이 소니보다 유리할 수 밖에 없죠. 이건 정말 대물렌즈 크기로 결정되는 문제라서요.

 요약하자면 소니 20.8G는 소형경량, 퍼포먼스 지향, 니콘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화질 지향이라고 해야겠네요. 사실 마운트 규격 상으로 소니는 니콘 같은 접근법을 해봤자 무조건 불리합니다. 작은 마운트로 큰 광각렌즈 만들려면 오히려 더 비싸지고 설계도 까다로워지니까요. 반대로 니콘은 좋은 마운트를 두고 경박단소를 위해 화질을 (아주) 조금 희생할 필요도 없습니다. 새 마운트를 어지간히 자랑했으니, 하려면 최고의 화질을 노리는 게 당연하죠.

 이런 트렌드는 캐논을 포함해서 당분간 이어질 듯 합니다. 마운트 규격 면에서 소니의 불리함은 그냥 물리적, 수학적으로 확고합니다. 하지만 소니도 구세대 DSLR 렌즈보다는 더 좋은 렌즈를 계속, 작고 가볍게 내고 있습니다. 작고 가벼우면서 화질도 전보다 좋다는 점이 소니의 어필 포인트죠. 바디도 소형화 지향이다보니 캐논같은 괴물을 만들었다간 손가락이 그립도 못 잡는 일이 생길 겁니다;;

 반면 캐논, 니콘은 새 마운트를 활용해서 화질을 한차원 더 끌어올리는 쪽이 포인트일 겁니다. 캐논의 크고 밝은 렌즈는 확실히 그렇고, 니콘의 f1.8 렌즈들도 f1.8 치고는 크지만 화질은 확실히 좋습니다. 그리고 f1.2 렌즈도 나올 예정이라서, f1.8만 나와 있어서 체감이 부족할 뿐, 방향성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차적으로는 설계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작은 사이즈로 퀄리티를 유지하느라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있겠네요. 50.8S 같은 경우엔 소니 55.8ZA와 비슷한 화질이지만 큰 대신에 더 쌉니다.

 사실 소니에서 이 렌즈가 이 타이밍에 나온 건 니콘의 아이콘이던 20mm 출시 타이밍에 재뿌리기라는 느낌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소니의 포인트는 "20mm 때문에 니콘으로 넘어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겠죠. 물론 화질 그 자체로는 니콘보다 좋지는 않지만, 충분히, 아니 과거 렌즈 기준으론 충분한 수준 이상으로 좋으면서 작고 가볍다는 걸 덧붙여서 말이죠.

 20mm 자체가 니치라서 이 둘 가지고서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이 있진 않을 겁니다. 그냥 소니인데 니콘 20mm가 부럽던 사람은 20.8G 살 것이고, 니콘 쓰는 사람은 20.8S 사겠죠. 물론 별 사진이 조금이라도 더 좋기를 바라는 사람은 니콘이겠습니다만, 그런 사람 자체가 소수이고 소니의 "우리도 최고는 아니라도 충분히는 좋다" 라는 설득이 어느정도는 먹힐테지요.



덧글

  • 에스j 2020/02/26 15:30 # 답글

    경쟁하든 엿먹이든 브랜드 불문하고 좋은 렌즈가 시장에 풀리는 건 의미있는 일이라 좋더군요. 니콘도 소니의 렌즈 버튼을 도입해놓고 정작 단렌즈에는 버튼 안 달아놓는 바보짓을 하고 있는데 반성했으면 하네요. 배낄 거면 더 뛰어나고 더 쓸만하게 배껴!!라는 거죠. :)

    20.8s는 150 넘길 듯하니...현실은 20/2.8D 씁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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