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R5 및 RF 100-500mm, 24-105mm STM 발표 by eggry


 여러 메이커가 CP+를 앞두고(오늘 취소가 발표됐습니다만;) 제품 사전발표 및 티징을 했는데 그 중 태풍의 핵은 역시 캐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OS R5의 개발을 발표하면서 CP+에서 세부공개를 하겠다고 한 것이죠. 물론 CP+가 취소됐으니 이젠 그 발표나 체험을 뭘로 퉁칠지는 모르겠습니다. 뭐 홍보영상이나 더 자세한 사양표나 나오겠죠. 루머로는 금방 출시되진 않을테고 6,7월 정도에 나올 거라고 하니 세부사양 발표는 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1D X III가 발표될 때 그랬던 것처럼 개발발표이기 때문에 사양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몇가지 특징적 기능을 기술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유추할 수 있을 뿐입니다. 루머에는 조금 더 자세한 사양이 있지만 그게 현실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일단 캐논이 확실하게 말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형 CMOS 센서
- 바디 내장 손떨림 보정
- 기계셔터 12fps, 전자셔터 20fps 연사
- 8K 동영상
- 듀얼 메모리카드 슬롯

 공식 발표는 뭐 여기까지이고, 발표 전에 루머로 돌던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 4500만 화소
- 5축 바디 손떨림 보정은 렌즈와 함께 최대 7~8스탑 효과
- 8K30, 4K120, 4K60 동영상

 흠... 좋아 보이죠? 물론 캐논이 말한 것과, 루머와, 그리고 현실적인 부분들을 고려해서 취합해야 할 것입니다. 분명 캐논이 말한 건 아주 구체적인 사양은 아니기에 거짓말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다소 뻥스펙이라거나 실용성에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종류의 것들일 겁니다. 캐논의 공식 언급과 루머, 현실을 고려해 R5에 대한 제 추측은 대략 이렇습니다.

- 최소 3900만 화소의 센서. 8K 동영상이 되려면 3900만 화소가 최소치입니다. 4500만이란 루머는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 바디 내장 손떨림 보정은 당연히 들어가겠지만, 렌즈 IS와 조합으로 8스탑은 믿기 어려운 수치이긴 합니다. 손떨림 보정 기술이 가장 뛰어난 올림푸스와 파나소닉도 7.5스탑이 최대니까요. 하지만 겨우 0.5스탑 위니까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는 합니다. 만약 실현한다면 풀프레임 미러리스 중에서는 파나소닉 다음으로 듀얼 IS 기술을 도입한 게 되는데, 이는 바디와 렌즈 손떨방이 축을 나눠서 각자 작동하는 소니, 니콘 방식에 비해 기술적으로 진보되고 효과도 좋은 것입니다.

 이 기술은 렌즈와 바디 간의 고속통신 성능이 받침이 되어야 하며, 그래서 마운트의 표준 사양에 따라서는 실현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소니, 니콘이 아직 듀얼 IS 방식을 이용하지 않는 게 단순히 준비가 덜 되서인지, 마운트 규격에 분명한 한계가 있어서인진 알 수 없습니다. 확실한 건 파나소닉은 이를 준비했다는 것이고(라이카 마운트이지만 전자기술 쪽은 파나소닉 기여도가 절반 이상일 것입니다), 캐논도 퓨처프루프 되어 있었단 것입니다.

 소니야 마운트가 오래되었고 원래 통신속도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아 보인다는 정황이 간간히 있었기 때문에 실현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늦게 마운트를 출시한 니콘도 제약이 있다면 그건 좀 실망스러울 듯 합니다; 이 기술 자체는 마이크로포서드 파나소닉 카메라로 수년 전에 선보인 것이라서 새로 개발 중인 마운트가 고려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한심한 것이죠.

 물론 마운트 스펙이 제약이 있다 하더라도 핀을 늘린 2.0 규격을 만들어 하위호환 시키는 식으로 대응 가능하긴 합니다. 문제는 그 경우엔 기존 출시된 렌즈는 다 미대응이라 신제품만 된다는 거지만요. 마운트와 렌즈가 제일 오래된 소니가 제일 불리하다 할 수 있습니다. 과연 기적적으로 "헤헹, 우리도 펌업만 하면 할 수 있지롱" 이라면서 저의 마운트 스펙 추측을 뒤엎을 수 있을까요?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만...


- 8K 동영상이라고 말했으니 8K 동영상이겠죠. 다만 프레임이 정말 30이라도 될지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8K30은 정말 어마어마한 데이터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최악의 경우엔 8K 동영상은 그냥 타임랩스 동영상 생성기능을 말하는 거겠고(이걸 홍보문구로 쓴 메이커가 이전에도 있었죠;), 그나마 현실적인 건 녹화시간 제약이 심하거나 듀얼픽셀 AF가 안 된다거나 하는 거겠죠. 녹화시간 제약이 있어도 어차피 용량이 어마어마할 거라서 짧은 클립들 편집한 영상 정도 외엔 8K는 아직 사용하기 부담스럽기에 큰 문제는 안 될 걸로 봅니다. 그래도 컨슈머에서 8K를 타임랩스 외에 입수할 수 있다면 제한적으로나마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듯 합니다.


- 4K 동영상은 확실하지만 어느정도 될진 모르겠습니다. 근래 캐논도 4K 논크롭 동영상을 실현했는데, 화소수를 생각하면 픽셀비닝 형태로 구현될 듯 합니다. 물론 8K30이 된다면 이론 상으로는 4K도 30프레임 정도는 풀픽셀리드를 못 하란 법은 없지만, 60이나 120프레임은 만약 있다면 분명히 픽셀비닝일 겁니다. 픽셀비닝 4K60만 된다고 해도 이는 소니의 현행 카메라를 확실히 뛰어넘는 것입니다. 그리고 a7S III(인지 IV인지)는 더욱 나오면 욕먹기만 좋은 곤란한 처지가 되겠죠. 최소치는 논크롭 4K30, 최대치는 4K120, 현실적으로는 4K60만 되도 대박입니다.


- 12fps 기계셔터와 20fps 전자셔터는 적지 않은 화소수를 생각하면 인상적인 것입니다. 20fps 전자셔터가 소니 a9처럼 젤로 억제를 잘 한다거나 블랙아웃 프리이거나 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건 화소수가 더 적고 스포츠 카메라인 1D X III에서도 구현되지 못 한 것입니다. 하지만 파나소닉 G9 수준에는 도달했다고 보이며, 심각한 젤로로 동적인 촬영이 사실상 불가능한 a7 시리즈에 비해서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여지가 있습니다.(사실 대부분의 타사 전자셔터는 a9보단 떨어져도 a7보다는 좋습니다)

저는 R5 시리즈가 a7 III와 a7R III를 동시에 공격하는 라인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셔터 성능이 듀얼픽셀 AF와 함께 잘 작동하는 한은 캐논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리라 생각합니다. 유일하게 남은 요인은 과연 AF 자체도 소니 만큼 잘 될 것인가? 인데 EOS R의 Eye-AF가 펌웨어 업데이트로 향상된 수준을 생각하면 1D X III의 기술력을 탑재하고 있을 R5는 최소한 소니의 3세대 카메라들에는 비빌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그쯤 가면 소니가 더 좋다고 해도 98%의 사람에게 충분한 수준 이상의 것이죠.


- 듀얼카드 슬롯. 고화소와 연사속도를 생각하면 CF Express 듀얼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SD+CFe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저는 안정적인 동시녹화 성능을 위해 CFe 듀얼이 더 가능성 높다고 생각합니다.


- 이 카메라는 고화소이지만, 고화소 특화기종은 아닙니다. 캐논은 언제나 동급에서 경쟁사보다 많은 화소수를 유지하려 애써왔습니다. 메인스트림이 아직도 2400만인 상황에서 캐논 5D Mark IV와 EOS R은 3000만 화소입니다. 거기서 1.5배인 4500만은 세대교체로써의 향상이지 다른 포지셔닝의 라인업은 아닙니다. R5라는 이름에서 짐작하듯 캐논은 이 시리즈를 미러리스 시대의 초대 5D로 만들고 싶은 듯 합니다.

 타사가 이정도면 충분하지, 고화소는 따로 만들지- 라면서 2400만에 안주할 때 캐논은 4500만을 메인스트림으로 푸시하는 것입니다. 설사 그게 SNR이나 DR을 다소 희생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최근 업그레이드된 센서 기술을 고려할 때 3000만 센서보다 나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만) 갑자기 캐논은 경쟁사의 약 2배의 화소수를 제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Z6나 a7 III같은 2400만 카메라는 물론 Z7이나 a7R III도 동시에 타격하는 매우 위협적인 것입니다. a7R IV가 다소 무리하게 화소수를 크게 올린 건 이런 위협을 감지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저는 이 카메라가 특별히 고가기종이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물론 8K 동영상 같은 건 전례가 없고 위압적으로 보이지만, 그건 화소수와 프로세서가 커버가 되기에 얻어진 보너스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a7R IV의 가격인 3500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만약 3000달러 정도로 나온다면 미러리스 시장은 크게 흔들리겠죠. 미러리스의 5D를 노린다면 3000달러도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그럼 소니와 니콘은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겁니다.


- R5가 고화소 특화기종이 아니기 때문에 고화소 기종은 따로 나올 걸로 봅니다. 캐논은 니콘, 소니와 달리 저화소/고화소 투트랙으로 가지 않고 베이스 기종 화소수를 중간 정도로 잡는 포지션을 취해왔습니다. 거기서 한단계 올린 게 R5의 4500만이라 생각해서 고화소 기종이라 보지 않는다는 것이죠. 물론 4500만은 고화소가 맞습니다마는...

 캐논의 고화소 기종이라고 하면 5DS 뿐이었는데, 이건 D850이나 a7R 같은 메인 라인업이 아니라 원오프에 가까운 대신에 당대 기준으로 황당할 정도의 고화소 지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노이즈 성능을 크게 희생해서라도 말이죠. 같은 접근법으로 고화소 기종이 나온다면 그건 최소 7000만에서 최대 1억 화소까지도 가능할 것입니다.


 CP+가 취소되어서 R5의 전모를 보는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 합니다. 빠르게 출시되지 않을거란 점도 '개발발표'인 이유라고 생각하고요. 여름 출시라는 루머는 맞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쟁사에게 생각할 시간은 충분합니다만, 대응할 여건이 충분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들에게 부족한 건 시간이나 돈이 아니라, 그들의 계획과 제품 서열을 흐트러트리는 R5의 디스럽티브 한 면이기 때문입니다.

 R5는 소니, 니콘 라인업에 1:1로 매칭되는 카메라가 아닙니다. 2400만보다 훨씬 많은 화소이지만, 적지 않은 화소에도 퍼포먼스와 동영상 성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소니, 니콘의 고화소 기종은 R5보다 퍼포먼스, 동영상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타격을 받을 것이고, 저화소 기종은 화소수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서 타격을 받을 겁니다. 그리고 이걸 가능하게 해주는 건 캐논이 하면 트렌드가 된다는 무시무시한 브랜드 파워입니다.

 여기에 소니, 니콘이 대응하려면 상당한 희생을 감수해야 합니다. 기존 라인업의 희생 말이죠. a7 IV가 4000만 화소 이상으로 나오거나 4K60을 탑재한다면, 고화소 라인업을 카니발라이징 하는 것은 물론, 캠코더 라인업에도 영향을 미칠 겁니다. a7R III는 존재의미가 없어질테고, a7R IV는 정말 화소 밖에 내세울 게 없는 카메라가 되겠죠. 니콘은 갑자기 D850이나 Z7이 캐논의 중간급 화소수와 같은 화소수가 되어버립니다. 소니 6200만 센서를 가져와야 할까요?

 물론 캐논이 이 카메라 하나로 파죽지세로 다 밀어버릴 거라는 건 너무 낙관적인 얘기긴 합니다. 하지만 커뮤니티를 들썩이게 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캐논이 그동안 전개한 RF 렌즈 라인업은 너무 고가, 고성능 위주이긴 해도 매력적임은 틀림 없습니다. 그에 비해 바디가 뒤쳐진다는 게 걸림돌이었으니 그게 해결된다면 EF 렌즈의 호환성과 선택지까지 고려해서 천군만마를 얻은 상황이 되는 겁니다.

 과연 타사들이 여기에 어떻게 대항할지 궁금하군요.



 같이 개발 발표된 신렌즈는 RF 100-500mm f4.5-7.1 L IS USM입니다. 보통 이 스펙으로는 100-400mm이거나 150-500mm이거나 그런데 새로운 화각대를 공략하는군요. 500mm까지 가지만 100mm부터 시작한다는 건 강점입니다. 다만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만들어진 건 아니라서 당연히 조리개는 더 어두워져서 f7.1까지 갑니다. 여튼 새 마운트로 기존에 못 하던 렌즈를 만들겠다는 점은 확실히 하고 있긴 합니다. 15-35mm f2.8이라거나 화각이 미묘하게 기존 룰에서 벗어난 것들이 나오고 있죠.

 24-105STM에서도 볼 수 있듯 캐논은 이제 망원단 f7.1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DSLR 때야 위상차 센서의 검출성능 때문에 f값이 치명적이었지만 미러리스에선 그게 훨씬 덜합니다. 소니도 f16까지 AF 검출을 지원하고, 캐논의 듀얼픽셀 AF는 -6EV까지 되기 때문에 f7.1도 별로 문제가 안 된다는 거죠. 2배 텔레컨버터까지 나왔기 때문에 캐논도 f16까지는 가능한 조건을 전제로 개발되고 있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개발 발표일 뿐이라 가격이나 출시일은 여전히 미정. CP+ 발표 예정이었는데 취소되서...



 1.4배, 2배 텔레컨버터는 이미지만 공개됐습니다. 대응기종은 당연히 100-500/4.5-7.1일테고, 삐죽 퉈어나온 보정렌즈를 보니 70-200/2.8에는 대응하기 어려울 거 같네요.



 마지막은 RF 24-105mm f4-7.1 IS STM입니다. 이미 24-105/4가 나와 있는데 따로 나온 건 새로운 번들로 더 저가형이 될 거라는 얘기입니다. 번들줌인데도 24-70 화각대 대신에 24-105를 택한 건 스마트폰도 망원렌즈 탑재가 늘어나는 상황에 당연한 노선이라 생각됩니다.

 저가, 소형인데다 f4 버전이 있는지라 조리개값을 희생하는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그래서 망원단에선 f7.1이나 됩니다. 앞서 말한대로 캐논은 f7.1이 이제 AF가 작동하는데 문제 없는 조리개로 여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또다른 증거 되겠습니다. 소형경량으로 만들어졌으며 EOS R 및 EOS RP의 새로운 번들킷 렌즈로써 포지셔닝 됩니다.

 출시일은 4월, 가격은 400달러. 킷 가격은 아직 미정입니다만 킷으로 구매할 때는 100달러 정도는 깎이지 않을까요?



덧글

  • teese 2020/02/15 14:01 # 답글

    캐논은 이제 그만 유럽쪽 회사에서라도 이면조사 센서 좀 가져왔으면.

    그나저나 망원은 그렇다치고 표준에서 7.1 이라니...
    저 조리개값을 구매자들이 납득할수 있을까요;;
    AF나 셔속같은게 문제가 아니라 표현이 달라진다는게 가장 큰데요.
    가격대가 카메라 좀 알고 돈 쓰는 사람들인걸 고려하면
  • eggry 2020/02/15 14:02 #

    번들렌즈 70mm f5.6~6.3으로 끝나던 거 그대로 늘려 놓은 건데 원래 그 수요층은 별로 개의치 않으리라 생각하네요.
  • SDf-2 2020/02/15 16:16 # 답글

    미놀타부터 써왔고 소니와 맞는 면들이 있어 알파마운트에서 FE마운트까지 왔지만 현재 제가 아예 카메라와 렌즈를 새로 들이는 상황이거나 기존 시스템의 렌즈군이 완성 된 상황이 아니었다면 R5를 최우선으로 고려했을듯 합니다.

    역시 업계 1위 클래스 어디 안 가네요. 깎아내는 렌즈군만 봐도... 어차피 살 사람만 사는 시장이 되가는 판에 잘하고 있는듯 합니다.

    그에 반해 소니는 아주 그저 한숨만 ㅎㅎㅎ
  • eggry 2020/02/15 17:44 #

    제가 캐논 유저였다면 망원 뭐 살지 고민하고 있지도 않겠죠. 70-200이 너무 탐나게 나와서… 근데 50.2나 85.2는 너무 크고 가격도 살떨리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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