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D6 및 Z 마운트용 20mm, 24-200mm 발표 by eggry


 캐논이 한발 앞서 1D X III의 발매일을 확정지은 뒤, 니콘도 상세미정으로 예고만 해놓았던 D6를 3월 발매로 확정지었습니다. 뭐 월드컵 기종으로써 이 시기가 출시일로써는 마감시한이라고 할 수 있겠죠. 사양이 발표되었는데...아무래도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분위기네요.

 일단 센서가 D5의 2082만 센서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센서면 위상차가 없기 때문에 D780에서 선보였던 미러리스 기술의 적용은 D6에는 없습니다. 라이브뷰 AF 성능이나 동영상 AF는 모두 이전대로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남겠죠. 주된 개선점은 기본기의 강화로, AF 모듈, 연사속도, 저장속도, GPS 및 무선랜, 유선랜 내장 같은 부분들입니다.

 분명 D5보다 대응성이나 워크플로우 면에서 나아지긴 하겠지만, 경쟁사의 모습에 비하면 다분히 보수적이랄지 고리타분한 모습입니다. 물론 시장적으로 볼 때는 지금 D6가 괴물로 나온다고 해서 플래그십 DSLR의 점유율을 뺏아올 수 있는 것도 아니며-이미 프레스 업계는 양 회사에 투자를 충분히 한 상태이고 황혼기인 지금 기변의 여지는 없습니다-, 여기에 많은 돈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캐논의 경우 1D X III를 시네마 카메라로써의 가능성이나, 미러리스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쓰고 있는 모습을 보였는데 니콘은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그냥 더 좋아진 D5일 분인 거죠.

 그렇다고 기본 성능이 캐논을 상회하냐 하면, 스펙시트로는 사실 오히려 쳐지는 편입니다. 최대 연사속도도 16fps vs 14fps로 밀리고, 전자셔터 촬영 성능은 더 차이가 벌어져서 같은 초점 고정이라곤 하나 20fps vs 14fps로 차이가 나게 됩니다. 물론 AF 모듈 측면에선 이전세대를 보면 D5가 1D X II보다 스펙 차에 비해 실제로는 더 좋은 평을 받기는 했지만, 이정도 차이라면 캐논의 과장을 고려해도 동등 수준이라 생각되네요. 기본기 외의 부분은 뭐 캐논과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말했듯이 D6가 아무리 잘 나와도 DSLR 시장은 끝났고 실제로 중요한 전장, 미러리스 시장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기는 합니다. 다만 캐논과 달리 D6에서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일말도 보여주지 않은 부분이 미러리스 쪽에서도 과연 소니, 캐논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불안을 더해주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캐논은 곧이어 한차원 올라간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예고했는데 니콘은 조용하니...

 뭐 카메라 자체야 본연의 용도인 스포츠 촬영은 잘 하겠지요. 어차피 이거 개인이 사서 쓰는 건 정말 하드코어한 취미사진가 뿐이고, 에이전시에서야 그냥 알아서 사든지 말든지 할테니. 올림픽 카메라 대전이란 것 자체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붕 떠버린 상황이라 이 싸움 자체는 공허하기 그지 없지만, 니콘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 하고 있는 건 사실인 듯 합니다.



 그렇게 답답한 상황이긴 하지만, 니콘이라고 일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단지 경쟁자들에 비해 너무 느리고 조용할 뿐... Z 마운트의 신렌즈 2종도 함께 발표되었습니다. 첫번째는 24-200mm f4-6.3 VR. S-Line이 아니라서 프리미엄 렌즈는 아니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뭐 그도 그럴게 올림푸스 정도 빼고는 슈퍼줌 중에선 프리미엄 브랜드로 나오는 메이커는 없습니다.(재밌게도 그 올림푸스 12-100과 같은 화각입니다.)

 풀프레임 미러리스에서 슈퍼줌은 24-240mm 화각으로 소니, 캐논이 먼저 내놓았는데, 니콘은 이것보다 망원이 조금 짧습니다. 근데 200mm랑 240mm는 실효성에서 그리 큰 차이가 아니기도 하고, 배율이 적은 만큼 화질에서 더 유리하다든가 하는 점도 있긴 할 겁니다. 일단 무게부터가 700g대인 소니, 캐논에 비해서 500g대로 확연히 가벼워서, 여행용 원렌즈로써의 컨셉에는 더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경량화를 위해 마운트도 스틸이 아니라 알루미늄을 썼다든가 한다는군요.

 출시는 4월, 가격은 900달러. 여러모로 무난하다고 생각되는데, 경쟁사보다 가벼운 무게와 잠재적으로 더 좋을 수 있는 화질이 관건이 되겠네요. 풀프레임에서는 슈퍼줌의 인기가 크롭에 비해 별로이기는 합니다. 워낙 배율이 높아야해서 화질에 희생이 크기도 하고, 그다지 작고 가볍지 않아서 원렌즈 메리트도 애매하다든가 해서 말이죠. 그 점에서는 니콘 쪽이 소니, 캐논보다는 더 밸런스를 잘 잡았다 생각됩니다.



 Z 마운트로 줄줄이 나오고 있는 f1.8 S-Line의 새로운 동료, 20mm f1.8 S도 발표됐습니다. 이 시리즈의 화질과 휴대성의 밸런스는 말할 것도 없기에 이번에도 성능은 별로 의심하지 않습니다. 같은 f1.8이라고 해도 20mm는 24~85mm 영역대보다는 더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 f2~2.8 정도로 나올 줄 알았습니다. 지금으로썬 크기나 가격이 형제 렌즈들보다 올라가더라도 f1.8을 고수하겠다는 의미인 거 같군요.

 초광각에 f1.8이기 때문에 필터 구경도 77mm로 결코 작지 않으며, 크기와 무게도 형제 렌즈들보다는 조금 나갑니다. 사실 초광각에서는 f1.8이 표준대의 f1.4 정도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f1.8 세트 맞추려고 할 필요 있나 싶기도 한데, 한편으로 일관성은 좋은 일이긴 합니다. f2.8보다 밝은 조리개의 단렌즈는 적어도 줌렌즈로 커버되는 거 아니냐는 망설임은 없앨 수 있으니까요.

 이 시리즈와 비슷한 포지셔닝이 자이스 바티스 시리즈인데, 물리적, 경제적 한계를 고려해서 18mm와 135mm는 조리개가 f2.8로 어둡게 책정되었습니다. 그래도 화질은 줌렌즈보다 좋지만 조리개인지라 표준대 렌즈보다는 아무래도 꺼려지는 부분이 있죠. 니콘은 자이스보다 스펙에 민감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줌렌즈보다 밝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있었던 게 20.8이 된 이유 중 하나지 싶습니다.

 다만 조만간 소니에서 20mm f1.8이 논브랜드로 나올 예정인 거 같은데, 화질은 니콘이 좋겠지만 가격은 소니가 더 싸서 니콘 가격 운운될 거 같다는 느낌은 오는군요; 하지만 니콘 쪽은 55.8ZA 급 품질이니 화각, 조리개가 같다고 동일선에 둬서는 안 됩니다. 고급 단렌즈 내달라는 불평도 이제 이걸로 대충 마무리하고 f1.2 출시 웨이브가 오면 좀 잦아들겠죠; 약간 필요 이상으로 욕먹는다고 생각해서요.

 출시는 3월, 가격은 1050달러. 이 f1.8 S-Line 시리즈에서는 제일 비싼 가격이긴 한데, 초광각인 걸 고려하면 가격은 합리적으로 억제되었다고 보입니다. 말한대로 이 시리즈의 성능에 20.8이라면 표준으로는 50.4 수준의 광학적 가치가 있으니 말입니다.

 여튼 20.8의 등장으로 이제 20, 24, 35, 50, 85로 광각까지도 왠만큼은 다 커버가 됐네요. 105나 135 정도만 남은 거 같은데 이쪽은 조리개를 1.8로 유지하기 어려울 듯 해서 두고 봐야겠습니다. 20mm대는 f1.4 렌즈도 더러 있지만(시그마!) 135mm는 f1.8 밑으로 퍼스트파티 AF 렌즈가 나온 적이 없으니 말입니다. 비슷한 급으로 간다면 135mm는 f2~2.4 정도가 현실적이고, 105mm는 f1.8이 가능해 보입니다.

 그정도 나오면 이 시리즈는 마무리되고 다음은 f1.2 렌즈 웨이브가 올 듯 하군요. 니콘은 f1.4 렌즈를 만들지 않고 f1.2에 올인하겠다고 한 상황이기 때문에 f1.8 렌즈를 잘 갖춰놓는 건 이전보다 더 중요한 과제입니다. f1.2는 좋기야 하겠지만 크고, 무겁고, 무엇보다 비쌀 것이므로(캐논을 보면 300만 전후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f1.8은 싼 맛에만 쓰는 상황이 아니게 되는 거죠.

 개인적으론 소니가 f1.8 렌즈들을 너무 가성비 라인업으로만 내는 게 마음에 안 들기도 하는데, 시장 선점적인 입장에서 접근성 위주로 가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고, 또 고급 f1.8 라인업으로는 자이스 바티스라는 대안이 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하긴 합니다. 니콘의 고성능 f1.8 먼저 깔아두기는 향후 2,3년 정도 지나서 시세도 내려가고 그러면 상당히 매력적인 풀세트 구성으로 자리잡을 듯 합니다.



덧글

  • 에스j 2020/02/14 17:03 # 답글

    니콘은 과거부터 20mm f2.8도 잘 뽑았었고, f1.8도 걸출하게 뽑았기 때문에 마운트 구경 및 플랜지백 이점이 있는 z 20.8은 실망시킬 요소가 없긴 하죠. 사실상 f마운트의 20.8과 동일한 구경과 컨셉인데 차트 예상 해상력이 크게 오른 게 놀랍긴 합니다.

    D6는.....하아.... 센서 우려먹기는 둘째치고, 이미지 서클 문제 때문에 f마운트엔 ibis가 못 들어가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 eggry 2020/02/14 20:47 #

    광각에 좋은 미러리스니까… IBIS는 뭐 이미지 서클 문제라든가 있겠지만 그냥 이제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싶습니다.
  • 휴메 2020/02/14 20:47 # 답글

    24-105가 아직 안나오는 것이 좀 아쉽습니다..
    24-120F4N은 신품을 샀던터라 처분안하고 가지고 있긴한데
    아쉬운 점이 많은 렌즈거든요..
    김홍희 작가처럼 잘쓰고계신 분들도 계시지만..
  • eggry 2020/02/14 20:47 #

    올해 나온다고 하니깐 기다려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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