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지브리 다시보기(3) - 이웃집 토토로 by eggry


 지브리 로고에도 들어가고 마스코트 같은 캐릭터지만, 사실 내용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할 얘기는 플롯이나 내러티브랑은 별 상관 없는 것들 뿐이네요.


- 사실 내용이 거의 없어서 '토토로'는 뭔가 하나의 완성된 물건이라기보단 아이디어 끄적끄적 정도 느낌이 듭니다. 설정적인 부분이랄까 거기선 '모노노케 히메'의 뿌리가 되는 부분들이 있죠. '모노노케 히메' 마지막의 요정이 토토로가 된 거라는 농담조의 얘기도 있지만 그런 류의 귀신, 산신령 얘기는 결국 '모노노케 히메'에서 좀 더 메시지와 내러티브의 중심이 되는 형태로 완성되었다고 봅니다.

여태까지 미야자키 세계관은 대개 SF 감각이었는데(시대상 자체는 근대적이라도) 처음으로 토속신앙에 기반한 면을 띤 작품이 작품이 '토토로'가 됩니다. 이때는 가볍게 '아이들 눈에만 보이는 숲의 요정' 정도로 넘어갔지만, 그게 시리어스해진 게 '모노노케 히메'이고, 종합선물세트가 된 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고 할 수 있겠죠.


- 시골 모습이 대부분입니다만, 실제론 전후부흥기(대략 1950년)의 도쿄 외곽, 사이타마 배경으로 오늘날에는 그렇게 시골은 아닙니다. 실제로 아버지는 도쿄에 있는 대학에 연구원으로 다니고 있죠. 다니는 버스도 도쿄전철버스로 도쿄권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전화에 교환원이 필요한 등 여타 일본 배경인 작품들보다는 시대가 확실히 이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세계대전 배경인 걸 빼고요.


- 사츠키네가 살고 있는 집을 동일하게 재현한 건물이 아이치 현 나가쿠테 시의 '아이치 엑스포' 회장에 아직도 보존되어 있습니다. (사쓰키와 메이의 집이라고 합니다) 대전 엑스포 부지처럼 주요 전시관은 대부분 철거되고 공원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사랑・지구박기념공원(愛・地球博記念公園)이라고 합니다. 일본식 발음이 아이치큐라서 아이치+지구(치큐)를 뜻합니다. 아이치 엑스포의 테마는 친환경이었습니다.), 이젠 이 토토로 집이 오히려 어트랙션이 되서 거길 중심으로 지브리 테마파크가 건설될 예정입니다. 2022년 오픈 예정이라네요.


- 어린이용이라지만 사실 토토로는 작품 자체보다는 그냥 캐릭터 상품으로써 더 퍼져있을 거라 잠만보 같은 귀여운 털복숭이 정도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은데... 처음 보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호러 감각이 있다는데 놀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토토로나 고양이 버스는 무해하지만, 그 생김새나 행각들은 원초적인 '카와이'랑은 조금 다르죠. 이상한 트림, 기괴한 웃음소리와 미소 같은 것들은 헬로키티보다는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에 더 가깝습니다. 솔직히 체샤 고양이랑 고양이 버스랑 그게 그거인 수준이죠.


- 포스터와 실제 작중 캐릭터가 매칭이 안 됩니다. 사츠키는 저렇게 작은 느낌은 아니죠. 머리 모양도 다르고... 국내 포스터는 애니메이션 샷을 이용한 거라서 동일합니다만.


- 애들용에 분위기 맞춰주려고 아이들이 주인공인데다 아이들에게 공감할 만한 귀신, 요정, 만나고 싶은 입원한 어머니 같은 얘기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반복적이고 캐릭터 이름이 들어간 주제가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아주 철저 내지는 절박했다고 할 수 있죠. '라퓨타'가 소기의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인 지브리로썬 흥행이 절실했기에... 정작 그 해에 '반딧불의 묘'와 동시제작, 개봉을 하는 바람에 흥행이 쪼개져서 오히려 지브리를 위기로 몰아넣고 맙니다; 지브리가 숨통을 피는 건 네번째 작인 '마녀 배달부 키키'가 대성공 한 뒤의 이야기죠.


- 두 작품 동시 전개라는 과감한 시도 속에서 시리어스/작품성으로 타카하타 이사오의 '반딧불의 묘'가, 상당히 노골적으로 흥행추구적이고 아동용 감각으론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웃집 토토로'를 만든 건 흥미로운 결정입니다. 물론 지브리의 창립자이자 상징으로써 미야자키 하야오의 입지를 생각하면 그쪽이 더 중요한...이란 말은 약간 이상하지만 주제성 쪽을 맡아야 할 거 같았지만, 타카하타가 인생/업계 선배라서일까요?

타카하타의 지브리 작품들은 대개 작가주의 성향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동용을 못 만드는 건 아니죠. 세계명작동화 시리즈를 타카하타가 만들었으니... 타카하타가 토토로를 만들었다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 미야자키식 괴기스러움은 좀 없어지지 않았을까 싶네요. 하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로써의 비현실적인 생동감 같은 부분들은 좀 죽었을 듯도 합니다. 캐릭터 상품 판매에는 별 상관 없는 얘기지만. 반면 미야자키가 '반딧불의 묘'를 비슷하게라도 만드는 건 상상하기 어렵기는 합니다. '바람이 분다'도 비슷한 시대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물건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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