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1부 - 코다이지 안드로이드 관음, 키후네 신사 by eggry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기 여행 0부 - 여행 개요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1부 - 코다이지 안드로이드 관음, 키후네 신사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2부 - 유포니엄 래핑열차, 오미 신궁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3부 - 마키노 메타세콰이어, 사이쿄지, 히요시 타이샤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4부 - 구 치쿠린인 정원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5부 - 치쿠부시마, 히코네 겐큐엔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6부 - 유포니엄 스탬프 랠리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7부 - 루리코인 라이트업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8부 - 신뇨도, 무네타다 신사, 요시다 신사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9부 - 교토대학 요시다료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10부 - 시모가모 신사, 난젠지, 쇼렌인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11부 - 토후쿠지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12부 - 니시,히가시 혼간지, 후시미이나리타이샤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13부 - 교토 닛폰 페스티벌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14부 - 키타노 텐만구, 아라시야마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15부 - 오하라 호센인
2019. 11. 22.-29. 일본 칸사이 단풍 여행기 16부 - 오하라 산젠인(끝)

 여행 출발입니다. 언제나처럼 이른 버스로...지만 이렇게 이른 적은 처음이네요. 5시 첫 차입니다. 비행시간이 8시 반이라서 사실 이것도 타이트한 셈이죠. 붐벼도 정말 간신히 어떻게든 할 수 있을 정도 시간이긴 한데 포켓와이파이 수령, 환전 수령까지 생각하면 재수 없으면- 하는 생각도 들 정도 타이트함입니다. 마음의 평안이 없어서 다음엔 이러지 않기로.

 이번 여행기부터 웹용 사이즈를 1080p에서 1440p로 올렸습니다. 확대하지 않으면 딱히 차이는 못 느끼겠지만(블로그의 축소사이즈 버전 화질도 많이 떨어지고) 다른 곳에 올리는 것까지 고려해서 그렇게 선정했습니다. 대신 압축률을 100% 수준에서 85%로 낮췄습니다. 용량은 거의 그대로라 로딩속도는 비슷할 듯 합니다. 화질 차이는 거의 못 알아보겠더군요. 소장용 풀사이즈 버전만 100%로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10비트 HEIC로 저장하고 싶습니다만 아직 지원이 안 되서...




 라운지 거지 중. 현대 다이너스 카드 혜택인데 이제 신규발급과 경신이 안 되서 한 2년 정도면 끝나게 됩니다. 있을 때 즐겨야죠. 라운지가 막상 별 거 아닌데 또 시간 보내면서 잠시 마실곳이란 게 없으면 아쉬운데... 그렇다고 PP 카드는 너무 비싸니까 뭐 새로 적응해야지요.



 타고 갈 비행기. 피곤해서 그냥 뻗었습니다. 에어팟 프로 노이즈캔슬링을 믿고 갔는데 노이즈 캔슬링은 좋긴 했는데요, 그래도 귀마개 하는 게 더 나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목베개를 까먹어서 목 아픔.



 바로 칸사이 공항 도착.



 교통 상 이번 여행의 특이점은 평소 안 쓰던 지역 패스를 썼다는 거네요. JR 웨스트 칸사이에리어 패스 3일권입니다. 사실 평소엔 엄청 많이 타지도 않고 기간제한이 거슬려서 안 썼는데 이번엔 시가 현을 가기 때문에... 시가에선 시외 이동이 기본이 되니까 구매했습니다. 가격정책이 변경되었는데 내용도 약간 바뀌어서, 교토 지하철 1일권과 케이한 본선의 교토영역권 1일권 교환권을 줍니다. 그러니까 이전엔 교토에 가면 교토 내 교통은 별도 비용이 들었지만 이제는 이것 하나로 된다! 는 것인데...

 교토 당일치기여야 의미가 있고 또 패스 기간 안에 들어야 하니까 제 조건에선 안 맞았습니다. 저는 3일을 전부 다 시가에서 쓸 생각인데다 바로 주는 것도 아니고 교토에 가서 정해진 곳에서 교환해야되서 못 썼습니다. 뭐 기대하지 않았던 부산물이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교토 당일치기를 일정에 포함시키면 보너스긴 합니다. 다만 교토는 지하철/철도보다는 버스이기 때문에 교통비가 전혀 안 들 수는 없을 겁니다.



 하루카 타고 바로 교토로... 오사카는 거쳐 갈 뿐.



 끼니도 제대로 못 먹고 와서 하루카 타기 전 편의점에서 급하게 요기거리 구입. 이번 여행은 끼니는 변변치 못 합니다. 작년 단풍여행 때도 그랬지만 라이트업 등 한정일정을 소화하려면 어차피 제대로된 식사시간을 가질 수 없습니다. 편의점 식사 비율이 거의 역대급이었던 여행이었네요. 다음 여행은 좀 느긋하게 하려 합니다. 정말 힘들었거든요;;



 교토 도착. 날이 별로 좋지 않은데 이번 여행은 날씨운이 그다지 없었습니다. 시가에선 그나마 괜찮았는데 교토에선 음... 비는 거의 안 왔지만 흐리다 개다 흐리다 개다 하더군요. 첫날은 날씨가 크게 상관 없는 일정이라 상관 없었지만.



 원래 도착날 오후 일정은 선택지가 있었는데, 고정된 저녁 일정이 있어서 늦게 도착한다면 그냥 체크인해서 짐 맡기고 저녁 일정만 소화하고, 아니면 오후 일정을 해볼 생각이었습니다. 예상보다 빨리 도착해서 역의 코인라커에 캐리어를 넣어놓고 히가시야마 방면으로 이동했습니다. 목적지는 코다이지.



 인력거꾼들. 언제 봐도 너무 힘들어 보임.



 코다이지 도착. 종합 안내소인데 사람은 없군요. 팜플렛만 잔뜩.



 네네씨가 반겨줍니다. 대열반벽화 전시 안내도.



 코다이지 오르는 길의 단풍은 전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네요. 여긴 약간 늦게 물드는 거 같습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정실부인인 네네가 히데요시 사후 출가해서 세워진 절 코다이지. 당연히 히데요시의 명복을 빌기 위한 것이고, 그래서 한국인에겐 조금 미묘한 입장이죠. 그래도 토쿠가와 천하가 온 뒤에도 이 절만큼은 그다지 손이 닿지 않았습니다. 히데요시의 묘 자체나 토요쿠니 신사, 호코지는 크게 축소되었지만 여긴 뭐 히데요시 본인의 절은 아니니까... 그런 이유에서인지 금실을 기원하는 것 같군요.



 오늘 온 목적은 단풍 관람이나 그런 게 아니라, 안드로이드 관음 '마인더'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일전에 뉴스로 보고 또 코다이지라고 해서 한번 와 볼 생각이었는데 사실 상시 공개는 아니고 기간이나 시간이 어느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여행기간 중 첫날과 마지막날 정도만 시간이 맞는데 첫날 일찍 도착한 덕에 여기 온 거죠. 자유참관 시간에는 팔과 머리의 약간의 움직임 정도만 있고, 실제 설법을 해야 본격적으로 움직입니다. 16시에 한다고 하는데 2시 반이니까 조금 많이 기다려야 하는 거 같은데...



 안드로이드 관음 '마인더'는 교화 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현재 자유참관 중.



 두둥... 어두운 방에 조명을 받고 있는 안드로이드 관음.



 안드로이드 관음의 모습. 쇄골부터 이마까지만 인공피부...라기보단 고무피부를 입혀놨습니다. 다른 부분은 기계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네요. '마인더'는 코다이지와 오사카 대학의 합작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스님과 오사카 대학 교수의 얘기가 오간 게 발단인 거 같은데, "불상은 2천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 말하는 불상, 움직이는 불상으로 모두와 눈을 맞출 수 없을까" 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군요.

 아이디어와 구현, 가치라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논란이 많은 거 같습니다. 단순히 관광객을 노리기 위한 흥미라든가 신성모독 같은 관점도 존재하고, 로봇이 과연 불심을 이해하거나 전할 수 있을 것인가 같은 거 말이죠. 뭐 제가 보기에도 지금 상태로는 거기에 답할 수 있는 수준은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것도 아니고(아직은 그냥 녹화된 프로그램대로 돌아갈 뿐입니다) 육체와 정신에 대해 새로운 지평을 열 정도도 아니고... 굳이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자면 불교신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새로운 시도라거나, 앞으로 발전 가능성 같은 거겠죠.

 뭐 저는 언젠가 불교계에서 "인공지능도 부처가 될 수 있나" 같은 토론을 봤던 것도 기억나고(인공지능 로봇은 해탈할 수 있나 - 불교평론), 만화 '보석의 나라'에 인간의 명복을 빌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보살 로봇이 등장하던 거 때문에 흥미가 생겨서... 언젠가는 정말 안드로이드 보살까진 아니라도 안드로이드 승려가 명복을 빌어주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요.



 당장은 그냥 생긴 거 보는 거 뿐이고 1시간 뒤에 설법이 있다고 하니까 그냥 주변에 좀 빈둥거리다가 가보기로 했습니다. 코다이지 옆에 위치한 료젠 관음. 2차세계대전에서 돌아온 뒤 출가한 사람이 전우들을 기리려고 만들었다는 커다란 불상. 입장해본 적은 없네요. 워낙 커서 밖에서도 보임.



 단풍철이라 단체 관광객이 많네요. 사진들 찍고 떠들썩.



 옛날엔 렉서스가 일본적이라는 생각을 그다지 못 했는데 요즘은 흠... 일본인이 만든 게 맞긴 맞구나 하고 있습니다. 절이나 신사랑 잘 어울림.



 종각.



 코다이지의 입구. 단풍 홍보도 하고 있고 라이트업도 있습니다만 코 앞에 있어도 들를 여력은 없어서 보진 못 했습니다. 많이 가는 키요미즈데라-야사카신사 권에 있으면서 단풍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이긴 합니다.



 정원의 이끼 손질하는 사람들. 열심히 솎아내는데 밟아도 괜찮은가보군요.



 사랑스러운 이끼.



 소원쪽지에 둘러싸인 바위와 찻집.



 교화 홀에서 하는 설법은 아직 멀었고... 코다이지의 다른 볼거리는 이생당이란 건물에 그려진 대열반벽화입니다. 팔각형 건물 안에 열반화가 있습니다. 실제 그림 원본은 아니고, 남겨진 조각들과 자료를 바탕으로 새로 그린 것의 인쇄버전입니다. 실제 그린 건 이런데 함부로 걸 수 없었는지.



 이렇게 팔각형 홀에 열반하는 석가모니와 그걸 슬퍼하는 온 천지가 그려져 있습니다.



 타락한 중생들을 벌하는 이들조차 엉엉 울며 흰코끼리, 봉황, 공작 등 온갖 귀한 동물들도 울어 재낍니다.



 천장에 빙글빙글.



 황금 연꽃과 촛대와...메론. 일본인들에게 메론이란 대체 무엇인가.



 초 그릇이 연꽃 모양으로 생긴 건 예쁘네요.



 입구 쪽에는 석가모니의 일생을 그린 조각이 있습니다.

 시간이 되서 돌아가서 안드로이드 관음의 설법을 들었습니다.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공허에 대한 설교였습니다. 그냥 염불만 외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벽에 프로젝션되는 영상에 나오는 관중과 화답 형식으로 진행되더군요. 일단 일본어로 주고받기도 하고, 자막은 영어랑 중국어만 있어서 이해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뭐 무니 공허니 같은 거 이해하기엔 너무 세속적이기도 하고... 이게 언젠가 불교계의 큰 변혁의 미미한 시초가 된다면 그건 그거대로 돌아볼 만한 기억이 될 것이고, 그냥 신기한 거 보러 온 걸로 대강 만족합니다.



 기계부처의 설법을 듣고 나오니 완연히 해가 기울어 저녁 느낌이 나고 있습니다.



 입구 쪽과는 다른 계단으로 내려가서 시내로 돌아갑니다. 원래 예정한 저녁 일정을 위해... 공터에서 기모노 촬영을 하고 있네요. 시간이나 하늘이 좀...



 기온 인근의 골목길. 겐닌지는 사진촬영이 비교적 자유롭고 중심가에 있는 절입니다만 이번엔 들르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나라에 사는 사진 찍는 트친이 추천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야간 일정은 키후네 신사 라이트업. 작년에도 갔습니다만 원래 쌀쌀한 곳이라 계절상으론 지금이 더 적기일 듯 생각했습니다. 라이트업 기간이 주말로 끝인데 교토는 다음주에나 다시 오기 때문에 기회가 오늘 뿐이었습니다. 데마치야나기에서 에이덴을 타고 갑니다.



 키부네구치 역 도착. 역사가 공사 중이라 그런지 이전과 다른 쪽 방향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버스 타고 들어가야 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버스타고 키후네 신사에 조금 더 가까이 갑니다. 평시 버스 노선으로는 거의 신사 앞까지 가는데, 가을 라이트업 기간에는 훨씬 전에 멈춥니다. 버스 왕복횟수도 늘리고 길을 덜 번잡하게 하기 위함인 듯 한데... 여기서부터 올라가는 계곡길이 상당히 쌀쌀합니다. 지난 가을에는 교토의 겨울이라고 얇게 입고 갔다가 제일 얼어 죽을뻔 한 곳이 여긴데 올해는 그다지 춥지 않네요.



 듬성듬성한 가로등으로 간신히 유지되는 계곡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계곡은 군데군데 종이공작된 등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뭐 여기가 개인적으로 a7R IV의 저조도 노이즈 성능에 가장 충격 받았던 곳인데오, ISO 6400에 RAW 촬영으로 노이즈를 어느정도 손본 결과가 이겁니다. 사실 이 이상 노이즈 손대면 완전 수채화 되서 더는 못 건드리겠더군요. 엄청 지글거리는 건 물론이고 디테일도 엄청 죽어서 쇼크 좀 먹었네요. 다행히 이 이후로 이것보다 끔찍한 상황은 나오지 않았고 정말 등불 뿐인 조건이니까 열악하다곤 생각하지만서도 a7R III에선 전혀 겪어보지 못 한 차원이라서요. 리사이즈 해도 극복이 안 됩니다. 앞서 올린 사진들은 삼각대로 ISO 100으로 찍어서 훨씬 나아 보이는게지요.



 가로등도 워낙 듬성듬성 있는 곳이라 가드레일에 램프를 줄줄이 설치해놨네요.



 키후네 신사 도착. 토리이는 특별하지 않은 곳이지요.



 토리이 디테일.



 많은 사람들! 사람 없는 사진 찍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ND 필터 끼우고 초 장노출을 하지 않는 한은...



 키후네 신사의 가장 매력포인트, 참배로 계단에 죽 놓여져 있는 붉은 등. 사실 이곳만 있는 건 아니고 인근 쿠라마데라라든가도 보이는 거 보면 이쪽 동네 양식인 듯도 합니다. 교토는 워낙 따뜻해서 눈이 잘 안 오기로 유명하지만, 이곳은 산지에 기온도 낮아서 눈이 잘 오는 편이고 눈 쌓인 사진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저도 눈 내릴 때 교토에 있다면 아침에 제일 먼저 달려갈 곳이 여기겠습니다만, 시내에서 멀기도 하고 교토에 눈 내린다는 거 자체가 운이 많이 따라줘야 하는 일이죠. 애초에 살풍경하다고 겨울에 교토 가려고 하지 않는 마당에 요행으로라도 마주칠 가능성은 없지만서도요.



 독특한 참배로 진입 구조 때문에 토리이와 배전, 본전이 직선 상에 놓여있지 않습니다.



 어둠 속의 테미즈야.



 작년에도 봤던 장작등. 중간에 숯이 약해져서 바스라져 불똥이 우수수 떨어지기도.



 135mm로 찍은 강렬한 모습. f2.8이라 야간촬영은 쥐약이지만 이건 불 찍으려면 어차피 엄청 낮춰야 하니까 좀 낫네요. 이번 여행에서 원거리 촬영은 왠만하면 135로 했습니다만, 85.8이 등장하는 순간은 어두워졌을 때입니다. 그럼 135mm도 135.8GM을 사면 되잖아...? 돈도 돈이고 크기랑 무게도 으흠. 아직은 상상도 안 해봤습니다.



 울타리 너머로 지붕만 보이는 본전.



 경내에 거목이 있는데 금실이 둘러져 있습니다.



 배전. 의외로 참배 열기는 그다지 없는 듯...



 물에 적시면 나타나는 운세쪽지를 열심히 적시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한창 운세를 적시고 있는 옆에 있는, 작은 테미즈야. 이끼로 덮힌 돌, 금실 등 이것이 좀 더 고전적인 형태의 신토적 모습이라 생각됩니다. 안그래도 산속 계곡에 있는 신사라서 기원적으로도 아마테라스 신화나 덴노 숭배 쪽보다는 원시적 애니미즘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19세기 후반의 국가신토 정책 후 그런 면모는 거의 파괴되거나 녹아들어 분간하기 쉽지 않게 되었지만요.

 물론 이쪽이라고 신화 가계도와 연관이 없는 건 아니라서, 10~11세기에 조정에서 특별히 선정된 22사에 들어가는 곳이고 스사노오의 아들인 타카오카미노카미가 물의 신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다만 장소나 신의 역할을 생각하면 숭배 자체는 신화보다 더 원시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설화로는 신화대에 창건되었다고 하지만 실제 건물 등에 대해 기록 상으로 처음 등장하는 건 666년이라고 하는데, 또 8세기에 후지와라노이센도의 꿈에 나와서 쿠라마데라를 창건하라고 했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신사의 신이 불교 사찰을 창건하라고 하는 건 종교적으로 전혀 말이 안 되지만, 조정에서의 불교 포교의지가 이야기에 흔적을 남긴 거라고 해야겠죠.

 여튼 원조 신사는 수해로 사라진 뒤 지금의 위치에 지어진 것은 1055년의 일. 이때 쯤부턴 기록이 신화성이 없어지고 신뢰할 수 있기에 믿을 수 있는 역사는 이쯤 부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재밌게도 원래는 역시나 교토의 큰 신사인 카미모 신사의 섭사 취급이었는데, 이 11세기의 재건 때 지원의 문제인지 입지의 문제인지 그때 소속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냥 넘어갈 일이지만 이 얘기가 다시 끄집어 내진 것은 메이지 시대의 신사 정리. 이때 아예 세속법적으로 신사의 소속이나 폐지 같은 것들을 결정해버렸기에 중대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결국 이 11세기의 재건 때 섭사가 되었다는 주장을 기반으로 소송, 독립된 신사로써 인정받게 됩니다. 이전에 섭사로 존재할 때는 시모가모 쪽의 제신도 같이 모시고 있었다는군요.

 주로 방문하고 계단이 있는 이곳은 모토미야, 본궁으로 주 제신을 모시는 곳이고 다른 부속신들을 모시는 궁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복합단지 형태로 같이 모여있지만 여기는 상류로 수백미터 올라가야 한다고... 거기까진 가보지 않았네요. 언젠가 라이트업 같은 행사랑 상관 없이 여유있게 왔을 때 가볼 기회가 있겠죠.



 고풍스런 나무로 된 등이지만 속은 전기불.



 배전에서 내려와서... 이 구도로 왜 카메라로 안 찍었나 모르겠는데, 아이폰으로 찍은 거만 남아있습니다. 나이트모드 꽤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화려한 단풍의 채도 같은 건 잘 살리지 못 하는 거 같네요.



 북쪽으로 난 문으로 가는 사람들. 저기로 가면 섭사들에 갈 수 있을 듯 한데 시간도 늦었고~ 체크인도 해야하고~



 왔던 길을 내려서 돌아갑니다.



 토리이 인근의 나무. 이끼 덮힌 나무 최고.



 볼 것 보고 돌아갑니다. 밤의 계곡이라 그나마 행사가 있다고 해도 정말 썰렁. 가끔 차 오면 무섭습니다.



 키부네구치 역으로 와서 다시 문명세계로 돌아갑니다. 이곳 역은 단선이라서 양방향이 번갈아가며 와야합니다. 무턱대고 타면 반대방향으로 가버릴 수 있다는... 건너편에 단풍이 있어서 뷰가 좋습니다.



 역무원과 미러.



 돌아오는 길의 에이잔 단풍 터널.



 교토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짐도 찾고 저녁이나 먹고 돌아가려 합니다.



 오랜만에 교토역 이세탄의 라멘거리로 갔는데 두세군데 정도 가게가 바뀌었더군요. 새로 들어온 가게 중에서 나고야에 있는 지인이 즐겨 먹는 멘야 하나비가 있어서 이번엔 이거다! 하고 바로 갔습니다.



 전 국물없는 면류를 안 좋아해서 마제소바는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먹는 방법 안내가 있는 건 반가우나... 어째서 교토 마제소바가 된 겁니까. 일본어는 분명 나고야 마제소바인데 중국어랑 한국어는 교토가 됐네요. 뭐 대단한 건 없고 그냥 비빔면인데 토핑이나 양념 추가해서 먹어보라 그정돕니다.



 마제소바. 비벼서 먹습니다. 김과 간 고기, 파 같은 것들이 있고... 음, 맵상하고 짭니다. 나고야의 타이완 라멘이 그대로 비빔면 형태로 바뀐 거란 생각이 드네요. 타이완하고 정작 별로 상관 없고 그냥 나고야식 요리지만. 매운 건 한국인으로썬 그냥 보통이고요, 간이 상당히 짠 편이었습니다. 혀는 아주 좋아하는데 몸에는 안 좋을 거 같네요. 뭐 평소 추천받은 대로 먹고 후회는 없습니다. 혀는 아주 좋아했으니까요.



 물만두. 피가 중간 정도 두께에 약간 쫄깃쫄깃한 스타일. 맛은 그냥 보통? 전 얇은 걸 좋아합니다.



 건물 안에서 안 내려가고 대계단 쪽으로 나와서 내려갑니다. 크리스마스 한달도 더 전인데 이미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는 일본. 심지어 아직도 크리스마스 안 왔어! 역사 양쪽 유리면에 비쳐서 트리플 트리가 됐군요.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첫날 힘들어 죽겠는데 얼른 체크인하고 쉬어야죠. 초기 일정은 시가이기 때문에 오쓰로 숙소를 잡았습니다. 신쾌속을 타고 갑니다. 두 역만 가면 오쓰.



 오쓰 역 도착. 역 앞은 지방 소도시 답게 정말 한산하네요. 두번째 사진에 보이는 게 보통 번화가에 있는 '간판 빌딩'의 전부입니다. 저게 다임; 저 좌우로는 그냥 칠흑입니다. 근데 역사에는 편의점이나 스타벅스나 레스토랑이나 나름 현대적이네요.



 시가의 자랑거리를 그린 컬러 맨홀. 솔직히 비와 호랑 불꽃놀이, 페리 빼고는 못 알아보겠습니다.



 간단한 야식을 먹고 하루 끝.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시가 관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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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좀좀이 2019/12/24 08:35 # 삭제 답글

    컬러 멘홀은 우리나라도 아이디어 도입해도 괜찮을 거 같아요. 맨홀 뚜껑 예쁘게 잘 만들어놨네요 ㅎㅎ
  • eggry 2019/12/27 20:14 #

    오타쿠 성지순례용 맨홀도 가끔 이벤트로 있던데 본 적은 없네요
  • Barde 2019/12/25 02:15 # 답글

    중간에 레몬이 아니라 메론 아닌가요?
  • eggry 2019/12/25 15:39 #

    으악 제정신이 아닌가봅니다;
  • ㅇㅇ 2020/01/29 10:56 # 삭제 답글

    오,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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