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1부 - 유후인 산책 by eggry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부 - 후쿠오카 도착, 카이류 라멘, 후쿠오카 타워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2부 - 텐진, 나카스, 하카타의 밤, 장어덮밥, 캐널시티, 코쿠라 도착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3부 - 코쿠라 성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4부 - 코쿠라 성 정원, 야사카 신사, 모지코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5부 - 시모노세키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6부 - 큐슈 철도기념관, 칸몬 해협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7부 - 벳푸 도착, 모래찜질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8부 - 벳푸 지옥(1/2)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9부 - 벳푸 지옥(2/2)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0부 - 타카사키야마 자연 동물원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1부 - 유후인 산책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2부 - 유후인 마차 투어, 현지 음식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3부(끝) - 애플스토어 줄서기, 후쿠오카 시립박물관

 버스 내린 뒤 숙소로 가야합니다. 제가 고른 숙소는 유후인 역에서 남동쪽 길따라 그냥 쭉 가면 나오는 곳. 가다보니 이전에 공사중이던 곳에 새로운 건물이 있네요. 이름은 '유후인 칫키'라고 하는 거 같은데, 관광안내 센터입니다. 유후인 역과 비슷하게 세련된 디자인이네요. 이전에 유후인 관광안내는 유후인 역의 개찰구 건너편이나 대합실 쪽에 있었습니다. 그게 이젠 아예 전용 센터로 생긴 거 같네요. 자전거 렌탈, 스카보로 버스 퉁, 마차 투어 예약 등도 전부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2년 전 탔던 스카보로가 앞에 세워져 있네요. 그때 운전수 할아버지는 은퇴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 이번 여행에 버스 근처에 보이는 운전수를 보니 젊은 세대로 바뀐 거 같더군요.




 이쪽은 주요 관광객 루트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산합니다. 가게 뒷모습이거나 문 닫은 가게거나... 담쟁이로 뒤덮힌 구멍가게는 2년 전보다 더 예쁜 폐허가 됐네요.



 숙소로 가는 길에서 다리를 건너며. 오이타 강의 상류입니다.



 이번에 묵은 숙소는 2년 전 여행에서 체크아웃 하다 지나가면서 보고 가게이름이 웃기다고 생각해서 기억해뒀던 곳입니다. 그때 다른 손님이 체크아웃 하던데 나와서 인사하던 모습도 기억나네요. 좀 비수기기도 해서 숙박비도 괜찮아 보여서 골랐네요. 참고로 오너가 세개의 숙소를 갖고 있다는데 하나는 이 타다이마이고, 다른 하나는 다리 바로 건너의 오카에리[...]입니다. 이 둘은 거의 같은 곳이고 비즈니스 료칸을 표방한답니다. 뭐 그냥 싸다는 얘기죠. 세번째는 좀 더 비싼 전통료칸이라는군요.



 도착했지만 데스크에 사람이 없습니다. 대충 보니 점심~오후 3시 즈음까지는 접객이 없는 모양입니다. 짐은 놔두고 가라는데 문이 잠금장치가 되어있거나 하진 않아서 보안이 좀 신경쓰이지만 감시카메라가 있긴 해서 그냥 두고 나옵니다.



 숙소 앞의 시시오도시...라지만 딸깍거리지 않으니 그건 아니고 사실 테미즈야인가요? 그냥 장식이겠지만.



 옛날 느낌.



 강 따라 설렁설렁 다녀보기로 합니다. 나무를 잘라 뒷문 통로를 내놓은 주택.



 아직 여름 기운이 완전히 가시진 않았습니다.



 2년 전 스코보로 투어 때 왔던 코젠인(위치)를 다시 보러 왔는데, 마침 스카보로 투어 일행이 있네요. 그때도 그랬지만 손님은 중장년 일본인 계층이네요.



 2018년에 왔을 땐 2016년에 발생한 쿠마모토 지진으로 인왕상이 파손되어 철거된 상태였는데 그새 새 인완상이 놓여졌네요. 원조 인왕상은 대문 처마 밑에 놓여져 있었던 듯 합니다만 새 인왕상은 앞으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매끈한 새 돌이라 뭔가 어색한 한편으로 묘하게 둥글둥글한데 수염 때문에 마리오 생각나네요.



 "마음은 모이지 않지만 마음 씀씀이는 보인다"



 원래 인왕상이 있어야 할 것 같은 위치엔 2016년 지진(여기선 오이타 지진이라고 해놨군요) 인왕상이 부서진 내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문 밑 통나무 위의 작은 불상.



 대문에서 서성이는 사이 스카보로 투어는 떠나갔지만 인력거 투어가 찾아왔네요. 뭐 유후인에서 절이나 신사라고 하면 갈만한데가 절 두군데랑 신사 한군데 정도 뿐이긴 합니다. 지난번에 못 간 절을 내일 가게 됐는데 코젠인보다 좀 더 크더군요.



 자그마한 경내.



 큐슈 답게 카쿠레 키리시탄(탄압을 피해 숨은 기독교도들)과 연관이 있다고 하는 절입니다. 좌상의 기단은 서양식이고, 보살상들은 마리아 상을 정체를 숨기듯이 만든 거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뜰에는 여전히 기묘하게 뒤틀린 군상들이 있습니다.



 전몰자 위령비.



 절의 소박한 풍경.



 본당 재건 기념비가 있네요.



 지난번엔 가보지 않았던 응접실이랄지 로비랄지... 절인데 뭔가 다른 분위기입니다.



 절을 나오며. 주차장 인근의 단자함 같은 곳 위에도 불상들이 놓여있는데 콘크리트 벽돌에다 붙여놓은 불상은 좀 웃기네요.



 절을 나와 다시 강을 따라 가봅니다. 마지막 여름 냄새를 맡으며...



 가다보니 코젠인의 묘지 뒤를 지나가게 되는데, 아니, 인왕상이 있네요. 지진 때 부서졌다는 원조 인왕상들인가봅니다. 훨씬 험악한 모양새였는데 어쩌다 마리오가 됐나 모르겠네요. 팔다리가 부러졌지만 묘지 뒷문(?)에 파묻힌 상태로 묘지를 지키고 있습니다.



 쬐금 더 올라가니 다리가 나옵니다. 물줄기 둘이 합쳐져서 오이타 강이 되는 지점인데, 킨린코 방향인 오른쪽이 오이타 강이고 왼쪽은 구글지도에 이름도 안 나오네요. 여튼 이 다리 위가 마침 물줄기 풍경도 좋은데 유후다케도 보이는 좋은 스팟입니다.



 그리고 여기엔 료칸이 하나 있는데 이름이 백합입니다.



 여기서 바로 킨린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만 에키마에~유노츠보 거리를 통해서 킨린코로 가려고 대로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중간에 노먼 록웰 미술관이 있는데 입장료가 꽤 비싸 꺼려졌지만 막상 오늘 휴관일이라 안도의 한숨을.



 인도도 따로 없는 지방도로를 걸으며. 풍경은 예쁘지만 사진 찍을 땐 차에 주의 또 주의.



 중간에 지도에 절이 하나 보이길래 샛길로 들어가 빠졌는데, 호렌지(위치)라는 절입니다. 읍내에 더 가깝고 사람들도 더 오지 싶은데 정작 관광명소인 오래된 절에 비해 볼거리는 그다지 없습니다. 불당 같은 곳 참배자 외 접근도 사절입니다.



 빨간 석산. 계절이라 한창 철이긴 한데 유후인에서 많이 핀 곳은 못 봤네요. 화단 같은데 간간히 한둘 씩 보이네요.



 다시 대로 쪽으로 돌아가는 중. 물줄기가 많은 곳이라 군데군데 수로가... 낡은 나무판자로 된 게이트.



 주차장에서 만난 혼다 S660. 언제 봐도 정말 작습니다. 경차 미드십 스포츠카란 컨셉은 매력적인데 수동만 있다든가, 한국에선 법규 상 곤란한 점이 많다든가 하는 게 아쉽습니다. 언젠가 듀얼클러치, 좌핸들로 미국에도 출시 가능해진다면 한국도 그레이로라도 조금은 타볼 만 해질 듯 싶지만... 현실은 거의 일본/영국 법규로만 가능한 차를 만든 거라 어렵겠죠.



 귀여운 고양이 그림 간판.



 왘 갑자기 마차 나와서 놀랬습니다. 역 앞 마차 투어가 있는데 사실 이 마차 말고 다른 마차입니다. 이 마차는 전에 보니까 어느 식당 앞에 대어져 있던데 어디서 운영하는거지 모르겠네요.



 낡았지만 더럽지는 않은 시골 풍경. 절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는 관광지 유후인.



 이제 유노츠보 거리에서 군것질 하면서 가봅니다. 지난번엔 못 먹었던 금상 코로케.



 무슨 맛으로 시켰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 야채랑 카레였나... 맛은 뭐 괜찮네? 금상 탄 게 사실 꽤나 옛날 얘기겠죠.



 코로케 가게 근처의 이 폐 RV들은 아직도 있네요. 관광용이라기엔 조금 이상한데...



 홋카이도 가리비가 유후인과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맛있어 보이긴 합니다.



 야구공만한 커다란 타코야키, 바쿠단야키(폭탄야키) 가게. 먹어볼까 하다가 그냥 짜기만 하다는 얘기에 패스.



 어느 가게 앞의 히말라야 핑크소금 덩어리. 멋진 장식이긴 한데 갈아서 먹진 않는 것 같네요.



 금박 소프트크림. 금박 있는 요리를 몇개 들어봤지만 역시나 금속을 먹는다는 건 거부감이 있습니다. 금은 아깝기도 하고...



 스누피 찻집. 말차 디저트 위주로 된 가게인데 이번에도 가진 않고 그냥 밖에서 구경만.



 해가 슬슬 기우려 하네요. 2시간 정도면 질테니...



 유후인 프로랄 빌리지 안내판. 이전에도 간판은 봤는데 가보진 않았는데 오늘은 지나가 보려 합니다.



 프로랄 빌리지는 이런 알프스 풍의 아기자기한 집들에 악세사리 같은 걸 파는 가게들이 있는 곳입니다. 딱히 사서 둘데도 없어서 그냥 가게 모습 구경만 대충... 익선동 한옥거리랑 좀 비슷한 느낌입니다. 좁은 거라거나 가게 스타일이나.



 미니 연못과 다리에 오리들이 있네요. 청둥오리 같은데 묶어놓거나 하진 않았는데 먹이 주니까 그냥 도망 안 가고 있는걸까요?



 그리고 진짜 하이디 테마인 가게. 패널도 있고... 상품 같은 게 있는지 가보진 않았네요.



 농장 느낌을 내려는 건 좋지만 염소는 똥냄새가...;;



 킨린코에 거의 다 와서 어느 벽의 '레이와 당'이라는 글귀. 뭐 딱히 눈에 띄는 건물이 있지도 않은데 무슨...?



 어느 지붕 밑의 말벌 집. 시골집에 따다가 전시해놓은 게 훨씬 커다랗지만 이렇게 바글바글거리는 건 처음 보네요. 무시무시합니다;;



 킨린코 호수 도착. 소바집인지 카페인지 지나서 산책로로 갑니다.



 연못가엔 왠 오리가 저렇게 고개를 쳐박고다리 하나 들고 가만 있더군요. 사람들이 와서 구경해도 별 반응도 없고...



 연못을 산책하며 풍경 구경.



 펜스에 지도랑 물통 얹어놓고 사진 찍다가 바람 불어서 떨어져 버렸습니다. 순식간에 쓰레기 불법투기한 외국인 A가 되어 버렸습니다. 주으러 들어갈 수도 없고 그냥 뻘쭘히 쳐다보다가 떠날 수 밖에...



 텐소 신사 방면에서.



 아직 덜 물든 단풍과 물 위의 토리이. 물 위의 토리이 하니 가장 유명한 미야지마의 이쓰쿠시마 신사를 가야겠다고 늘 생각했지만 지금 보수 중이기 때문에 언제 보러갈지는 이제 기약이 없습니다. 뭐 토리이 통째로 가는 건 아니고 지붕과 도색 보수라고 하니까 년단위로 걸리진 않을 거 같지만 내년은 되야할 듯 싶네요.



 돌아가는 길은 오솔길로 가기로 했습니다. 구글지도가 이런 길로 대책없이 안내하는 성향이 있는데 그냥 걷고 싶을 땐 괜찮습니다.



 조금 트인 곳으로 나왔지만 완연한 논밭과 시골. 아직 벼가 모든 곳에 익진 않았더군요. 이미 수확한 곳도 있던데...



 농경인의 필수품 트럭.



 주민도 거의 안 보이는 시골길.



 뭔가 망한 가게...같지만 정작 문과 문 안의 커튼은 멀쩡해 보이는 걸 보면 그냥 사람 사는데 망한 가게 간판만 그냥 두고 있는지도.



 풍경이 점점 황금색으로 물들며 그림자가 길어집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순간. 특히 이때는 도시보다 시골이 보기 좋은 거 같습니다.



 6시가 되서 숙소에 오니 데스크 직원도 있고 체크인 했습니다. 방 안내도 받고... 2층 방인데 집 구조상 2층 방들이 대체로 더 좋아 보입니다. 특히 창이 도로 쪽을 향하는 게 더 좋습니다. 차 다니는 소리가 거슬릴 수도 있지만 풍경이 훨씬 좋거든요. 여튼 간단한 아침식사 포함 2박 23만원 정도였습니다. 저렴한 숙소는 아니지만 고급 료칸은 아니라도 구색은 갖춘 곳으로써 이정도면 뭐... 유후인은 전반적으로 벳푸 같은데보단 비싼 편이라 이정도면 저예산 타겟이지요.



 저녁식사는 없기 때문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해가 져서 이제 노을도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려 하고 있네요.



 추천받은 라멘 가게였습니다만, 오늘 휴무일입니다. 허탕...



 시골 다운 썰렁한 밤거리.



 골목길 뒤질 의욕도 없어서 그냥 역 앞의 식당 한군데 들어갔습니다. 정작 먹은 건 점심때랑 똑같은 오이타 음식 특선이네요. 분고규 덮밥 대신 볶음밥에 토리텐이긴 하지만... 뭐 맛은 그냥 그정도입니다. 유후인 식당들은 가성비가 좋다는 느낌은 별로 안 드네요.



 초등학교 앞을 지나가는데 아직 오이타에서 진행중인 럭비 월드컵에 일본대표로 유후고교 럭비부 출신이 나갔다고 응원 현수막을 걸어놨습니다. 이때만 해도 개막 전인데 결국 4강까지 가는 예상 외의 분전을 해보였죠. 2002년 월드컵 한국 4강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오이타에서 하는데 오이타 출신이니 어지간히 인기 있었을 듯 합니다. 연이은 태풍으로 불안했지만 그래도 큐슈는 이번엔 피해가 별로 없었고 럭비 월드컵은 홈팀 성적도 그렇고 성공인 듯 하네요.



 숙소로 돌아와 온천을 거의 전세 내고 즐겼습니다. 벳푸에서 묵은 곳과 시설 자체는 거의 그건다 노천탕이 있다든가 분위기는 좀 더 나네요. 아이폰 11을 이때 갖고 있었다면 사진이 좀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이땐 아직 나오지도 않았습니다만.



 온천 후 편의점에서 사온 야식으로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유후인 관광은 하루 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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