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3.-20. 큐슈 여행기 9부 - 벳푸 지옥(2/2) by eggry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부 - 후쿠오카 도착, 카이류 라멘, 후쿠오카 타워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2부 - 텐진, 나카스, 하카타의 밤, 장어덮밥, 캐널시티, 코쿠라 도착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3부 - 코쿠라 성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4부 - 코쿠라 성 정원, 야사카 신사, 모지코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5부 - 시모노세키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6부 - 큐슈 철도기념관, 칸몬 해협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7부 - 벳푸 도착, 모래찜질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8부 - 벳푸 지옥(1/2)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9부 - 벳푸 지옥(2/2)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0부 - 타카사키야마 자연 동물원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1부 - 유후인 산책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2부 - 유후인 마차 투어, 현지 음식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3부(끝) - 애플스토어 줄서기, 후쿠오카 시립박물관

 다음 지옥은 우미지옥, 혹은 해지옥, 바다지옥이라고 하는 곳입니다. 벳푸 지옥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명승지로써 지위도 높은 곳입니다. 막상 가보기로는 이전 장소들에 비해 지옥스런 독특함은 별로 없는 듯 한데... 거의 반 리조트 느낌이 나는 곳입니다.




 입구에 파는 일회용 카메라. 인스타그램의 유행으로 역으로 일회용 카메라나 빈티지 카메라에 대한 관심도 늘고...있다고 하지만 뭐 이건 그냥 정말 급한 사람들을 위한 거일 듯.



 국가 지정 명승지라고 합니다. 사실 우미 지옥은 지옥이라기보단 그냥 멋진 연못과 정원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여기는 온수를 이용해 사시사철 따뜻한 연못으로 연꽃을 꾸리자- 그런 거 같네요. 연잎 중에서는 아이 정도는 올라가도 가라앉지 않는 그릇 모양의 큰 연잎도 있습니다. 저건 열대지방 쪽 품종이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덴노 황후 양각하 방문 기념이라는데 쇼와와 헤이세이 모두 방문했기 때문에 누구를 가리키는진 모르겠습니다. 외관으론 쇼와라기엔 너무 깔끔한 듯도 하지만 성은을 입었다고 열심히 관리하면 또 없을 법 하지도 않군요.



 연못을 지나면 거대한 2층 구조의 쇼핑몰 겸 휴게소가 있습니다. 수분 섭취도 하고 지옥 계란도 먹었습니다. 계란은 뭐 그냥... 잘 익은 반숙 계란이네요.



 2층엔 벳푸의 지옥에 대한 소개가 있습니다. 지옥에 대해 역사라든가 그런 거 소개한 건 여기가 유일한 듯. 사실 지옥 순례의 정식 출발점은 이 우미 지옥인데 이걸 보고 다른데 보는 게 순서에도 맞는 듯 싶습니다.



 벳푸 지옥의 첫 언급. 고대 일본엔 풍토기라고 그 지방의 지리나 풍물을 기록한 지지인데, 나라시대에 조정의 지시로 보고서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5개가 현존한다고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분고(오늘날 오이타 지역) 풍토기로, 그곳에 온천수나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지옥에 대해 처음 언급되었다고 합니다. 본래 화산, 온천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사실 역사가 기록되기 전에도 지금같이 부글부글거렸겠죠. 지질활동에서 10세기 정도는 정말 짧은 시간이니까요.



 카마쿠라 시대에 전국 탐방을 다닌 승려 쇼닌잇펜이 벳푸에 왔을 때 날뛰는 칸나와의 온천수를 진정시켰다는 무용담이 전해집니다.



 중세~근세의 문헌들. 에도 시대로 가면 확실히 기록이 더 정확해지는데 각 지옥의 명칭도 이때 쯤부터 자리잡은 걸 알 수 있고, 물 색이 변한다든가 하는 이상증세가 일어난 시기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빨간 피지옥이 파랗게 변한 때가 있다고 하는군요.



 메이지 시대가 되면서 사진 기록도 등장하게 됩니다. 사진에 나온 것들은 우미 지옥의 메이지 시절 모습인데, 지금처럼 개간되어 꾸며지지 않아 그냥 산길 한구석에 온천수 연못이 있는 모습인 걸 알 수 있습니다. 노천탕으로 쓰였다는 듯.



 메이지 후기인 1910년에 우미 지옥을 사들여 사유지화 하고, 관광지로써 개발을 시작하게 됩니다.



 20세기 초의 벳푸 지옥 관광 자료들.



 1928년에 가이드 버스의 지옥 순례가 시작되었다고. 이때 이런 관광 다닐 수 있는 건 진짜 중산층이었겠죠.



 갤러리엔 우미지옥과 관련된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일본 최초의 가이드 버스.



 사람도 올라탈 수 있을 만큼 큰 연잎.



 헬렌 켈러(좌)의 1937년 일본 방문 당시. 헬렌 켈러가 저 시절 인물이었죠.



 1947년 쇼와 덴노의 방문.



 아키히토 상황의 황태자 시절 방문. 올 10월 22일에 즉위식을 했지만 실제 재위는 5월 1일에 이미 물려 받았는데 여기엔 아직 현 덴노로 표기되어 있군요. 지금 기준으로야 아키히토도 일반 국민과의 거리는 여전히 멀었다고 할 수 있지만 은둔자에 가까운 존재였던 쇼와 덴노에 비하면 대외적으로 노출을 많이 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 덴노인 나루히토의 황태자 시절 방문. 과거보다 그래도 자연스러운 생활을 보낸 아키히토 덕분에 더 일반인에 가까운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재위기간 중 국민에 이전보다 더 가까운 군주가 될 수 있을지는 여러모로 미지수지만...



 2층에서 바로 밖으로 나가 내려갈 수 있습니다. 2층 발코니에서 보이는 우미 지옥의 푸른 연못. 다른 곳에서 본 것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것만으론 가장 대표적인 지옥이라기엔 위용이 좀...



 바위 틈으로 모락모락 나오는 온천 증기.



 다른 방향에서 본 대연못.



 푸른 연못 옆에 위치한 신사. 벳푸 백룡 이나리 신궁이라는데 백룡에 이나리라니 대체...



 푸른 연못만 있는 건 아니고 불그스름한 연못도 있습니다.



 아열대 지방 수목들이 많이 보이는데 원래 이곳 기후가 그래서라기보단 지열 덕분에 평균적으로 더 따뜻한 걸 이용해 심은 듯 합니다.



 우미지옥은 여기까지고 다음은 오니이시보즈 지옥입니다. 오니(도깨비)이시(돌)보즈(스님) 지옥이라는 뭔가 이상한 합성어.



 입구 사진은 빼먹어서 없네요; 여튼 보즈(스님)이란 이름은 하얀 진흙이 부글부글 올라오는 모양이 스님 민머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서너군데 정도 분출되고 있는데, 마지막 사진은 좀 스님 머리 같나요?

 이런 지질현상이 규모가 커져서 넘쳐 흘러 언덕이나 산을 만들면 진흙화산이라고 하는데 여기처럼 웅덩이 정도로 끝나면 머드팟이라고 합니다.



 한편 오니이시라는 건 이 온천증기가 부글부글 나오는 돌무지를 말하는 듯. 맥반석 아닌가? ㅎㅎㅎ



 마지막 두 지옥은 칸나와 지역에서 좀 떨어져 있습니다. 산을 하나 넘어야 하는데 버스가 뜸해서 시간도 좀 확인해야 하고 만원승차로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튼 폐장시간이 1시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 간신히 피연못 지옥 도착. 이름은 무시무시합니다.



 여기도 입구부터 상점이... 피연못 지옥 사진이 선명하게 찍혀서 무시무시해 보입니다만 제가 왔을 땐 해가 기울어서 그런지 연무가 안 보여서 그런지 그다지...



 피 지옥입니다... 별로 안 빨갛네요. 사진이 과장된 건지 아니면 이것도 성분이랑 분출시기에 따라서 정도가 변하는 건지. 얼핏 보기엔 그냥 황토가 깔린 연못 같습니다. 안쪽의 밝은 부분이 실제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는 구역인 듯.



 지금까지 따로 사진은 안 올렸지만 지옥 순례 스탬프 열심히 찍고 있습니다. 통합권 사면 스탬프 팜플렛을 줍니다. 열심히 찍읍시다. 남는 건 사진과 스탬프 뿐입니다.



 다음 지옥은 피연못 지옥 옆에 있는 룡권(용의 주먹...) 지옥입니다. 사실 여기는 시간이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급하거나 빠듯하게 오면 진짜 허탕치고 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냥 상시 분출되거나 연못 같은 게 아니라 일정 시간마다 나오는 간헐천이기 때문입니다. 온천수가 쳐올리는 게 용의 주먹 같다고 룡권이라는 쉬운 이름. 분출 간격은 30~40분이라고 합니다만 길면 한시간까지도 가는 듯 합니다. 마지막 분출이 있은지 20분 정도 지난 시간으로 대충 중간 쯤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 시간이 4시 40분, 폐장시간인 5시까지는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만 과연?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서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물도 마시고, 폰 배터리도 충전하고, 사진도 확인하고... 5시 되서 상점 문 닫고 게이트 닫혔는데도 안 나옵니다;; 다행히도 이미 입장한 사람은 분출 한번은 보고 갈 수 있게 쫒아내진 않고 기다려 줍니다.



 기다리는 동안에 제일 중요한 스탬프부터 확보. 미션 컴플리트!



 그렇게 기다리기를 5분 더, 푸슈슉 하더니 드디어 나옵니다.




 오오오 정말 나온다! 난생 처음 본 간헐천입니다. 규모야 뭐 유명한 옐로스톤 국립공원 같은데 비할 바가 안 되지만(원래 더 높이 올라가는데 안전 등의 이유로 위를 막아놔서 저정도만 오릅니다) 분출 간격은 두드러지게 짧은 편이라고 합니다. 옐로스톤 같은데는 몇시간마다 나온다고 하니 하루 날 잡고 죽치지 않으면 한번도 못 볼 수도 있는...

 어쨌든 뭐 세계적인 간헐천에서 보던 수십미터짜리 분출은 아니지만 다른 지옥들이 다 온천수랑 연기 나는 연못 수준인지라 제일 독특했고 기다린 보람은 있었습니다. 지루하게 기다리던 사람들이 뿜어져 나오니까 모두 와아! 드디어 봤어 드디어 봤다고!(뇌내 이미지) 표정이 환하게 펴지는 모습은 나름 재밌었네요.

 분출 볼 만큼 보고 버스를 놓치지 않고+앉아서 가기 위해 얼른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돌아가는 버스도 적기 때문에 신경써야 합니다. 지금 놓치면 다음 차는 해 지고 옵니다.



 버스 타고 벳푸 역까지 도착. 사실 오는 길에 벳푸 타워에 멈춰섰기에 거기 섰으면 그냥 바로 숙소로 들어갈 수 있지만 역에서 내려가면서 밥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역에서 얼마 안 내려오면 있는 고풍적 건물. 에키마에 고토 온천이라는 온천입니다. 여기도 유서 깊은 곳인데 사실 컨셉 자체는 그냥 동네 대중탕이라서 한국인에겐 그렇게 익숙한 체험은 아닐 거 같고요, 특이체험을 내세우는 게 아니면 대중탕은 100엔 선인데 여긴 200엔입니다. 지금은 입욕할 상황은 아니라 들어가진 않고 밖에서 구경만 했네요. 특이하게 2층에 숙박도 됩니다. 1박 2500엔으로 상당히 저렴하지만 시설의 연혁을 생각하면 방은 뭐 여인숙 정도 느낌일 듯 합니다.



 여튼 조금 더 내려가서 식당가를 찾아 봅니다. 중간중간 메뉴판도 보고 하는데 야키니쿠 집이었던 거 같은데 이런 곳이 있군요. 한국인 끌어들이려 한 건 이해하는데 어휘가 틀렸어;; "니 갱상도 싸랑하나?!"



 조금 더 아래쪽 유흥가 만큼은 아니지만 여기도 전반적으로 쓰러져가는 레트로 분위기라... 에로극장[...]이 있네요. 건물만 보면 폐점한 거 같은데 포스터 상태는 좋아 보이고 음;; 듣긴 했지만 정말 이런 데가 있구나 했습니다.



 뭐 애초에 아무데나 봐서 먹으러 가려던 건 아니고 이번에도 어제 해산물 식당 추천해준 지인에게 추천 받은 스시집으로. 오와다 스시(위치) 입니다. 예약은 없어도 되고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메뉴는 안 찍었는데 카드 기록 상으론 사케까지 해서 총 3780엔 나왔으니... 스시 갯수가 많은 메뉴로 해도 기껏해야 5000엔 정도일 듯 합니다.



 영업 중. 옆에 붙은 코팅지에는 "점주 왈 일이 서툴러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다릴 수 있는 분만 들어오십시오" 랍니다. 스시 집이야 어차피 천천히 나오는 건데 뭐 얼마나 느리길래... 실제론 서빙 시간은 빠르진 않지만 보통이었고요, 쉐프의 농담 정도로 생각됩니다.



 혼자라 당연히 바 자리에 배석. 고른 메뉴는 정확한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현지 생선 8점"인가 그랬을 겁니다. 야식도 먹고 그러려고 일부러 10점 이상 메뉴로 시키진 않았는데 사실 한덩이 한덩이가 꽤 두툼한 편이라서 8점이라도 포만감은 적당할 듯 합니다.



 숙성회 냉장고가 있고 즉석에 만들어서 내줍니다. 여태껏 갔던 다른 가게는 스시 놓는 도마(?) 같은 게 따로 있었는데 여기는 그냥 냉장고 앞의 나무 바에 바로 놓아 주더군요.



 전채로 사라다[...]가 나옵니다. 연어알도 올려져 있네요. 그냥 채소, 감자, 마요네즈 샐러드입니다. 그리고 난생 처음(!) 사케를 먹게 됐습니다. 이제 슬슬 맥주 말고 다른 것도 주문해야 할 짬밥(?)이 된 듯 하여... 그래도 차마 따뜻한 사케는 도전 못 하고 차가운 걸로 했습니다. 피곤한 차에 먹으니까 취기가 조금 오르더군요. 딱 좋은 정도까지만. 양이 많지 않아 다행입니다.



 스시가 나왔습니다. 사실 나오는 족족 먹어주는 게 예의인데 사진인증 중독이다보니 일부러 기다렸네요. 옆자리에 마침 현지 단골이 온 거 같던데 그쪽도 얘기하느라 쌓이게 놔두는 거 보고 별로 상관 없겠다 생각해서...

 일단 "현지 생선"인 탓인지 표본적인 스시 생선 구성과 달라 상당히 생소합니다. 스시 대표 생선이라고 하면 연어, 참치, 참치, 방어, 새우, 가리비 등일텐데 어느것도 없습니다. 그야 그것들은 벳푸 근해에서 나는 생선이 아닐테니까... 근해 생선으로 만든 스시란 건 확실히 현지 색이 많이 나오겠지요.

 오징어, 참치, 장어 정도는 알아 보겠는데 등푸른 생선은 고등어인가? 잘 모르겠고요. 특히 특이하다 생각했던 건 일본 스시집, 회전스시 말고 접근성은 있어도 어느정도 품위는 있는 곳에 가면 보통 밥 길이보다 상당히 길쭉하면서 밥을 감싸는 치마폭 같은 느낌이었는데 여기는 '뭉티기 회' 같은 느낌으로 썰어다가 툭 얹어놨습니다. 그래도 밥이랑 떨어져 놀지 않긴 하더군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사실 생선이 아닌 문어였습니다. 사진에 보다시피 굵직한 다리를 턱 썰어다가 김으로 묶어놨는데, 사실 전 문어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익힌 문어를 얇게 썰어놓은 건 참기름에 먹는 게 맛있긴 하지만, 문어살은 기본적으로 쫄깃쫄깃, 그보다는 사실 질기다는 인상이 강해서 질겅질겅 씹는 걸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이건 문어 품종이 그런건지 아니면 익히는 방법의 차이인지 아주 부드러웠습니다. 후쿠오카 장어 덮밥과 더불어 이번 여행에 가장 큰 식도락 소득이라 생각하네요.

 여긴 완전 현지인 상대는 아니라서 영어, 한글 메뉴가 있긴 합니다. 직원들은 제한적인 수준의 소통 밖에 못 하지만 메뉴 부르는 정도는 문제 없을 겁니다. 쉐프와 얘기는 딱히 하지 않았는데 옆에 있는 단골 손님이랑 너무 수다를 많이 떨어서 원래 없는 붙임성도 갖다 붙일 수가 없었네요. 하는 얘기들을 들어보니 진짜 그냥 세상사는 얘기나 자기 얘기인데 "먹고 노는 것도 재밌지만 일 하는 게 제일 재밌다" 고 하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상점가를 통과하면서... 커다란 텐구 상이 있네요. 새전함이나 오미쿠지 묶음을 보면 사실상 신사의 신체 겸인 듯 싶습니다.



 유흥가의 큐티하니... 아니 큐티하니가 대체 뭐죠? 아니메 그림 그려진 가게... 뭐 하는 곳일지 짐작도 못 하겠습니다.



 어제는 준비가 안 되서 그냥 지나쳤던 타케가와라 온천. 오늘은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저기 다녀서 수건도 준비가 됐으니...

 내부 사진은 목욕탕이니 당연히 없고요, 그냥 말하자면 옛날 동네 목욕탕입니다. 80~90년대 한국 대중탕 가보신 분이라면 그거의 더 낡고 동네 공동체적인 느낌- 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습니다. 들어가면 작은 탕 하나 있고 샤워대도 없어서 탕 물을 바께스(?)로 퍼서 씻어야 합니다. 당연히 샴푸니 뭐니 그런 것도 하나도 없고요;저 같이 준비되지 않은 방문객은 그냥 몸이나 담궜다 나와서 닦는 게 한계입니다.

 현지인들은 목욕바구니에 이것저것 챙겨와서 씻고 가더군요. 목욕료가 100엔이니까 집에서 오갈 수 있다면 뭐 하루의 마무리로 적절하겠습니다만, 동네 아저씨들이 목욕 바구니 들고 란닝구[...] 바람으로 돌아가는 거 보면 정갈한 느낌을 원한다면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특히 여자분이라면 음... 뭐 성추행 당할 거 같은 분위기거나 하진 않지만 별로 깔끔한 느낌은 아니라서요. 뭐 로비에는 목욕 마친 동네사람들이 의자나 평상에서 TV 보거나 하는 편한 분위기긴 한데 외국 관광객 친화적인 곳은 아닙니다.



 온천욕 후 우유라는 오타쿠 같은 짓을 해봤습니다.



 가장 고되었던 하루를 마친 전리품의 결과. 스나유, 무시유, 타케가와라 세 개의 온천 수건입니다. 타케가와라는 동네목욕탕 답게 아무 글귀도 뭣도 없어서 기념 생각하고 샀다가 후회. 고베 아리마 온천 갔을 때 금은온천 수건까지 해서 5개 쯤인데 이 온천 수건들은 뭔가 미덥지 않아 보이는 질감에 크기인데도 생각보다 물을 잘 먹는 묘함이 있습니다.



 하루의 마무리는 료칸 온천으로... 혼자라 탈의실에서 폰 잠깐 가져다가 인증샷 찍어봤습니다. 좋드아~



 입욕 후 야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소금갈비(소금구인가?) 맛 과자는 그렇게 맛이 없더군요. 호로요이 배/사과 맛은 뭐 괜찮고, 어쩌다보니 초코민트 아이스크림을 2개 샀네요. 벳푸 일정은 이걸로 거의 끝입니다. 내일은 벳푸 권이긴 하지만 사실 행정구역 상으론 오이타로 가기 때문에... 또 오후에는 유후인으로 가게 됩니다.

 벳푸 관광은 지옥 본다면 솔직히 하루면 끝이고, 저렴한 숙박처를 찾아서 온천 징하게 즐기고자 한다면 유후인보다 여기가 낫다고 생각됩니다. 좀 기운 도시라서 후줄근하긴 해도[...] 그동안 지어놓은 게 있고 일단 유후인보다 더 큰 도시이기 때문에 편의성 중심의 온천 호텔류도 많고요, 숙박이나 식비 자체도 쌉니다.

 솔직히 먹을 것도 유후인은 비싸긴 비싼데 맛은 그냥 그런데 벳푸가 가격도 싼데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일단 바닷가라서 해산물이 좋다는 점이 큰 차이입니다! 유후인은 산골 분지이기 때문에 벳푸보다 좋다고 할 순 없죠. 다만 구경거리나 산책하기 좋은 깔끔한 거리 같은 걸 찾는다면 그건 벳푸보다는 유후인입니다. 벳푸는 온천 실속주의자들의 도시라 생각되네요.

 어쨌든 이로써 벳푸는 끝.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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