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3 시승하다 by eggry


 시승 신청하라고 메일이 와 있길래 신청했더니 가보게 됐습니다. 지난주 월요일이고, 장소는 하남 스타필드. 지점이 하남이랑 청담 뿐인데 청담은 서울시내라 차 갖고 가기 번거로울 거 같고 오토파일럿 체험 등에서도 하남 쪽이 더 나은 조건이었지 싶습니다. 딱히 자동차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라서 기본적으로 그냥 가벼운 인상이지 엄격한 시승기는 아닙니다.

 하남 스타필드 2층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 같은 층에 제네시스, 메르세데스 벤츠 매장도 있고 그렇습니다.




 전시차량은 흰색 모델 X, 빨간색 모델 S, 그리고 파란색 모델 3.



 모델 S는 업데이트 중이라 락이 걸렸습니다;;



 여튼 시간 맞춰서 대기실에 와 있는 중. 시승 전 질문타임도 있고 시승 후에도 질문타임 있습니다. 시승 사양은 기본형과 롱레인지 두가지로 퍼포먼스는 시승 대상이 아닌 듯 합니다. 일부러 낮은 거 할 필요는 없기에 롱레인지로 했습니다. 직원이 회생재동과 같은 전기차 특유의 운전감과 관련해 사전 확인을 했습니다.



 문 열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주차장과 이어지면서 시승차량들이. 검은색 모델 3를 타보게 됐습니다. X나 S야 어차피 가격 자체가 안드로메다라 근처에도 못 가니까 관심이 아예 안 생깁니다.



 착석. 조작과 관련해 이런저런 안내를 받습니다. 시트, 미러 세팅에 대시보드 기능들 설명까지. 버튼류는 와셔, 깜빡이, 기어스틱, 비상등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좀 심하다고 생각하는 공조장치 터치 컨트롤.



 미러, 스티어링 조작도 대시보드 세팅으로 들어갑니다. 실제 조작 자체는 휠의 스틱과 스크롤러를 이용합니다만 조정모드로 들어가려면... 스티어링휠 각도와 거리 역시 스틱과 스크롤러로 전동으로 작동됩니다. 딱 하나 수동으로 해야하는 건 리어미러. 이것만큼은 손으로 조절합니다.



 시승 중 오토파일럿 모드 작동. 70Km/h로 세팅했고 뭐 그렇게 복잡한 길은 아니지만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체험시간이 얼마 안 되고 고속도로 주행이 아니라 차선변경 기능은 활성화 안 되서 어떻게 작동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냥 핸들이 깔짝거리면서 가는구나- 라고 맛보기 정도만... 고속도로 진입 및 신호등 인식에 따른 시내 주행이 올해 업데이트 예정이라지만 이건 언제나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 지금으로썬 알 수가 없습니다.

 몇가지 잡다한 이야기들 기록.

- 주행감은 그다지 이질감 없이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제동회생을 약하게 해놨는데 엔진브레이크보다는 약간 어색함이 들지만 뭐 이정도면... 강하게 하면 좀 울렁이는 사람들도 있을 듯. 가속은 차 크기에 비해 출력이 넘쳐나는 만큼 시원시원하게 잘 됩니다. 그것도 조용하게.

- 파워트레인은 조용하지만 바닥이나 풍절음은 그렇게 조용하진 않습니다. 물론 제 똥차보다야 낫지만... 6000만이 넘는 차 치고는 정말 아반떼~쏘나타 급 밖에 안 됩니다. 성능 발휘해서 힘껏 밟으면 귀청 떨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 인터페이스는 정말정말 중요하고 바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만 밖으로 내놨습니다. 와이퍼조차 와셔 강제작동 말고는 터치로 해야하고요. 헤드램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철학을 한 이유는 와이퍼, 헤드램프 오토모드를 전적으로 신뢰하라는 것 같은데... 음 모르겠습니다. 뭐 비상등 버튼은 있고 와이퍼나 헤드램프 오토가 잘 될 거라곤 생각하는데요. 유일하게 감당이 안 되는 건 역시 공조장치네요. 아, 조수석 수납함도 터치로 열어야 합니다;;

- 내부 마감은 완전 깡통 느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고급스럽지도 않습니다. 썰렁한거야 이미 유명하긴 한데 소재나 조립품질 자체도 그냥 디자인 스타일만 다르지 아반떼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낫을지도... 대시보드 수납부 도어 같은 것들도 깡통 수준은 아니다 정도 느낌입니다. 시트도 딱 인조가죽에 전동조정 들어간 그정도.

- 연결성은 USB 포트가 2개 있는데 고속충전 같은 게 되진 않고 무엇보다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미대응이란 게 크게 다가오는 듯. 이건 오토파일럿과 연계하기 위해 자체 대시보드 내비게이션을 강조하려다보니 그런 거 같은데... 이 내비가 KT 쪽 데이터로 그나마 괜찮다곤 하지만 퀄리티가 국산 내비 만큼 만족스럽진 않겠죠. 그런데 터치스크린이 너무 크다보니 사제 내비나 폰 거치대를 설치하기에도 애로사항이 좀 꽃피겠습니다.

- 오토파일럿은 아직은 주행보조일 뿐이며 기능도 해외보다 아직 단계가 낮습니다. 고속도로 전용이란 얘기죠. 장차 시내주행 등도 대응한다지만 이건 한국에서 쓰기는 좀 많이 리스키할 거 같고요, 주차장 서몬 기능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좁은 곳에 주차해야 할 상황이면 주차보조도 마찬가지일테고요. 아무래도 이런 자동화 기능들은 에러 허용치가 커도 큰 문제가 안 생기는 넓은 미국 땅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생각해서...

- 비싼 가격에도 실질적으론 프리미엄 차량이라기보단 고성능 아반떼라는 점 등은 현재 전기차 대부분의 문제긴 합니다. 가솔린 버전보다 2000~3000만 비싸지다보니 가격 대비 품질 측면에서는 뭐 암담하죠. 차량으로써 기본적인 성능이나 피드백 같은 부분은 프리미엄 감각은 아니라도 이정도면 이질적이지도 않고 만족스러웠습니다. 문제는 돈, 그리고 같은 돈이면 더 품질 좋은 독일 메이커 가솔린이나 디젤이냐 싸굴틱한 전기차냐가 되겠죠.

- 전통적인 딜러십에 대해선 저도 학을 때는 사람입니다만, 테슬라는 접근성이 너무 떨어집니다. 전국에 매장이 단 두개, 그나마 미국에서 리테일 다 닫은 거 보면 한국도 어떻게 될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죠. 단순히 시승 레벨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 접근성이라든가 창구라든가 너무... 당장 부산에도 없는데 부산이 생기기는 커녕 서울/하남마저 안 없어지면 다행인 현실입니다. 수리도 카센터에 의존할 수 없는데 센터도 한군데 뿐이죠. 아무리 차 가지러 온다느니 해도 음... 전기차가 구조가 단순해서 고장날 여지가 적다곤 해도 일단 생기면 응급조치가 거의 불가능해 매우 치명적인 상황이죠. 특히 테슬라는 말이죠.

- 직원의 지식과 응대 수준은 만족스러웠습니다. 테슬라의 퍼포먼스나 장단점, 가격대, 옵션 등에 대해 살 거 같지도 않은 사람[...]에게 충분히 잘 알려줬습니다. 국내외 현실과 관련된 얘기들도 해주었고요. 직원들은 일반적인 자동차 딜러들이 아니라 테슬라의 월급쟁이 사원인데 너무 호객이 치근댄다거나 과장된다거나 하는 느낌 없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언제 실업자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을 따름입니다만.

 지금 타는 차가 출고 7년차인데 솔직히 주행거리가 연간 5000Km 수준이라 교체는 생각도 안 하고 더 비싼 차 사야할 근거는 더 없는 상황입니다. 차라도 많이 타야 돈 많이 쓰는 의미가 있지 아니면 그냥 다른 취미나 지출을 하는 게 훨씬 나으니까요. 전기차에 관심은 많은데 역시 문제는 가격! 입니다. 동급 차량이 2000~3000만 비싼데 제가 사정권에 넣는 차 기준으로는 그냥 차값이 2배란 소리입니다. 별로 타지도 않는데 두배값의 차를 사? 돈이 썩어나지 않는 한은...

 주행거리 관련으론 그다지 걱정하진 않습니다. 스탠다드 버전도 352Km로 레인지가 나왔는데 서울-부산을 1회에 갈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어차피 휴게소에서 쉬어가며 가야할 거고... 롱레인지라 해봐야 정부 측정치 446Km인데 이것보다 안 나올 거 같으니 역시 한방에 갈 수 있다는 장담은 못 하죠. 도착할 쯤 떨어지는 위험을 감수할 가치도 없고.

 아무래도 냉난방 사용과 외기에 따라 레인지 변동이 크다보니 예측성이 떨어져서 무리하게 푸시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한번은 충전이 필요하다면 그게 그거라 생각하네요. 출퇴근용으론 충전 인프라가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 완충하면 되서 전혀 문제는 안 됩니다. 다만 역시 레인지에 대한 우려와 대응성을 생각하면 아직은 가솔린~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더 합리적이고 신뢰성 있다고 생각하네요.

 가성비 측면에서는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지금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하는데요-친환경차 관련 혜택 등도 고려해-, 기술적으로는 하이브리드의 그 '하이브리드'라는 부분이 별로 단순명쾌하지 않기는 합니다. 가솔린을 그대로 쓸 수 있고 대체적인 점검은 일반 카센터에서 다 할 수 있다든가 하지만 역시 100%는 아니고, 기술의 단순명쾌함으로는 쌩가솔린이나 전기차 둘 중 하나로 끌리는 걸 어쩔 수 없습니다.

 뭐 그럼 전기차는 비싸서 못 사겠고, 하이브리드는 뭔가 복잡지저분하니까 결국 가솔린 사겠다는 얘기가 되는 거 같습니다만... 지금 주행거리 소모로는 10년은 더 탈 수 있을 거 같으니 지금같은 과도기 말고 더 느긋하게 생각해도 될 거 같습니다. 사실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일본 혹은 중국으로 건너가 자가용으로 일주하기~ 같은 건 지금은 하이브리드도 신뢰성 상으로 엄두내기 힘들긴 합니다.

 테슬라 자체에 대해 말하자면 상품은 이정도면 괜찮다고 봅니다. 물론 기성메이커가 아니란 점에서 오는 서포트 인프라의 부족 같은 부분이 와닿긴 하지만, 제품은 괜찮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조작이나 인테리어 부분도 철학적 차이이지 단순히 그냥 구린 건 아니고요. 단지 모델 3의 가격으로 메르세데스의 품질과 전기차의 퍼포먼스를 둘 다 획득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현실의 재확인일 뿐입니다.

 테슬라에 대해 실제로 우려하는 건 사실 제품이 아니라 회사 자체입니다.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대단히 우려되는 회사인데 현재 보급량이나 인프라도 전체 산업에서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보니 만약 회사가 펑! 한다면... 이거 진짜 골치아파집니다. 아직 테슬라 재무상황이 나아질 징조는 보이지 않고 있고 모델 3의 등장으로 출하량은 경신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에... 애초에 돈 벌어본 적이 없는 회사가 더 팔고도 줄어든다면 분명히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만약 이러다 테슬라란 회사가 펑 터져버린다면 한마디로 아이폰이 처음 나왔는데 1,2년 만에 애플이 망해버린 것과 같은 꼴이 되는 겁니다. 카센터 정비도 불가능한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는 꼴이 되는 거죠; 물론 어떻게든 방법이야 나오겠지만(미국엔 이미 사설수리나 개조업체가 있긴 합니다) 그 비용과 수고는 이루 말할 수가 없겠죠. 이게 테슬라를 구매하는데 있어 가장 큰 리스크라고 봅니다.

 뭐 저야 돈도 없고 별로 타지도 않으니 로또 당첨되기 전에는 제 똥차나 10년 더 사랑해주기로 했습니다. 지금 속도로 주행거리 10만 찍으려면 15년 걸리는데 주행거리만 따지면 엔진 오버홀까지 해서 50년은 탈 수 있을 거 같네요. 물론 이건 출퇴근용으로 안 써서 그런거고, 갑자기 자가용 출퇴근해야 하는 여건이 된다면 순식간에 늘어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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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타누키 2019/10/21 23:05 # 답글

    차에 업데이트 딱지라니 신기하긴 하네요. ㅎㅎ
  • eggry 2019/10/22 22:29 #

    LTE도 있다고 하고... 자잘한 개선은 자주 뜨는 모양입니다.
  • kangdol 2019/10/22 02:04 # 삭제 답글

    시승차가 fsd 무적용 차량이였나요? 차선변경 옵션에 따라 되는데?
  • eggry 2019/10/22 11:51 #

    아 이건 차후 업데이트 예정에 고속도로 추월 개선이 있는 걸 제가 햇갈렸습니다. 지금도 들어는 가 있습니다. 고속도로 주행이 아니라 시승에선 시연되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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