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3.-20. 큐슈 여행기 5부 - 시모노세키 by eggry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부 - 후쿠오카 도착, 카이류 라멘, 후쿠오카 타워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2부 - 텐진, 나카스, 하카타의 밤, 장어덮밥, 캐널시티, 코쿠라 도착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3부 - 코쿠라 성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4부 - 코쿠라 성 정원, 야사카 신사, 모지코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5부 - 시모노세키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6부 - 큐슈 철도기념관, 칸몬 해협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7부 - 벳푸 도착, 모래찜질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8부 - 벳푸 지옥(1/2)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9부 - 벳푸 지옥(2/2)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0부 - 타카사키야마 자연 동물원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1부 - 유후인 산책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2부 - 유후인 마차 투어, 현지 음식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3부(끝) - 애플스토어 줄서기, 후쿠오카 시립박물관

 모지-시모노세키 페리 출발합니다. 부릉부릉.




 칸몬 해협 중간에서 칸몬 대교. 바다바람 시원하게 맞으며 달려갑니다.



 내부 객실과 옥상 좌석이 있는데 사람도 별로 없어서 다들 옥상 자리에 탔습니다. 적긴 해도 물보라가 튀긴 하기 때문에 민감한 게 있다면 알고는 있어야 할 듯. 제가 탔을 땐 그냥 카메라 렌즈에 나중에 보니 물방울 자국이 있는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풍랑에 따라 다르겠죠.



 시모노세키 방면의 선착장, '카라토' 도착. 카라토 시장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카라토 시장인데 가보진 않음.



 선착장 바로 앞에 있는 쇼핑몰이랄지 복합단지. 칸몬 워크. 역시 가보진 않음.



 사실 시모노세키는 그렇게 대단한 관광 목적은 없었습니다. 근대사적지가 조금 있긴 한데 그렇게 열의는 없고, 가장 중심인 카라토~아카마 신사 정도 대충 걸어서 볼 생각이었습니다. 시모노세키 타워 같은데도 별 흥미가 없어서... 어디까지나 시모노세키 관광이 아니라 모지 관광의 세트로써이기 때문에.

 부둣가에서 벗어나자 마자 바로 근대 건축물이 보이는데, 구 영국 영사관입니다. 시모노세키는 도시 규모가 어정쩡한 중도시인데 반해서 역사적 지위와 이력은 꽤나 화려한 곳입니다. 한국인에겐 역사시간에 배운 청일종전협적인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가장 기억에 남을테지만, 그외에도 근현대사에 꽤나 중요한 위치였습니다.

 일단 시모노세키는 메이지 유신의 주역이었던 초슈 번의 가장 번화한 도시였습니다. 현재 현명 및 현청소재지인 야마구치 시보다도 더 번화한 곳으로, 예전부터 대륙 및 서양을 상대로 무역을 해왔습니다. 조선통신사도 쓰시마 다음으로 이곳을 지나갔고, 당시엔 중간기착지가 필요해서 그랬지만 단순히 본토 입장에서 직항한다면 부산에 제일 가까운 곳입니다. 광복 후 정기선이 제일 먼저 부활한 곳도 부산-시모노세키였습니다.

 보신전쟁 중에는 지리 상 당연히 매우 중요한 지점이 됐는데, 막부의 토벌군 소속인 건너편 코쿠라 번과 직접 마주보고 있다거나, 전황이 좋지 않을 때 항쟁파들이 결의를 다시 다진 시모노세키 거병이 일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무너졌다면 초슈 번은 그냥 가이에키 당했을테고 메이지 유신도 결국 일어나지 않았겠죠.

 메이지유신 후 당연히 승자인 초슈 번인 덕에 무시할 수 없는 위치가 되었고 많은 정치인들이 카고시마(사쓰마 번)과 이곳에서 배출되며, 산업화와 무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조선 합병 후에는 당연히 조선과 항로 상 중요한 지점이 됐습니다. 침략과 수탈의 근거지 역할을 했다고도 할 수 있죠.

 오사카, 나고야, 도쿄 등 유수 대도시들이 당연히 개항과 근대화로 더 앞서가고 큰 도시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이 지역은 아직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메이지 유신 이래 정치 명문가를 계속 이어오고 있고, 현 총리인 아베 신조도 지역구가 이 지역입니다. 아베 이전에 장기간 총리를 지낸 코이즈미 준이치로도 카고시마 출신인 등 유신의 주역인 삿초 동맹 파벌은 현대 일본 정계에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아카마 신사를 목적지로 대로를 따라 북쪽으로 쭉쭉 가던 왠 현수막에 대문짝만하게 "세계 제일의 복어 상" 이라고 적혀있는 겁니다. 위를 보니 정말 복어네? 시모노세키는 복어로 유명한데, 단순히 복어가 많이 나서도 있지만 이 지역이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오랜 복어 금지령[...]을 처음으로 해제한 지역이라서 입니다. 근데 그 복어 금지령을 해제한 게 이토 히로부미라는군요. 조선의 두 원수가 복어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가졌다니 재밌습니다.

 히데요시가 복어를 금지한 건 임진왜란 출병을 위해 이 인근에 전국의 병력이 모였을 때 뭣 모르고 아무거나 먹다가 탈 나거나 죽는 사람들이 생겨서라고. 히데요시 사후에도 복어 먹다가 탈 나는 경우는 많았기에 딱히 해제하진 않고 유지되었다고 합니다. 히로부미가 복어를 다시 허락한 건 먹어보니 너무 맛있어서라고 합니다. 뭐 그때 쯤엔 복어 독 다루는 법이 이미 확립된 뒤라서기도 하지요.



 어쨌든 그 복어 상 한번 보고나 가자고 갔는데, 여기도 신사더군요. 아카마 신사가 나오기엔 너무 이르다 생각했는데 '카메야마 하치만궁'입니다.



 복어 모양 에마가 있습니다. 리락쿠마도 있네요.



 이게 세계 제일의 복어상... 가장 큰 지는 모르겠지만 이정도면 크긴 하군요.



 카메야마 하치만궁 구석의 풍경들. 소철나무를 보면서 여기가 남쪽은 남쪽이구나 실감합니다. 오늘날에야 원예술이 발달해서 한국에서도 적잖이 있지만...



 한국어, 중국어가 대문짝만하게 적힌 택시 영업소.



 마저 북상하다가 아까 페리 선착장에서 힌트를 얻었던 사카모토 료마의 이름 발견.



 삿초 동맹을 성사시킨 메이지 유신 최대의 스타 사카모토 료마와 그 부인 오료가 이곳에 거처를 꾸렸었다고 합니다. 지금 남아있는 건 그냥 이런 관광객 상대의 패널 뿐입니다. 그나마도 얼마나 낡았는지;;



 일본어 안내만 있습니다. 메이지 덴노도 왔다 간 모양이군요.



 지금은 주차장이 된 곳에 팻말과 화살표로 "여기가 터" 라고 해놨습니다. 정말 그게 다입니다...



 여튼 이쪽엔 몇가지 관광지가 있습니다. 이홍장의 길은 시모노세키 조약의 청나라 측 대표였던 이홍장이 이동하는데 썼다는 길입니다. 조약 채결 전 미리 와있던 이홍장은 일본 청년에게 습격을 당하게 되고 큰 부상은 입지 않지만 이후 안전을 위해 다닌 으슥한 길이 이홍장의 길로 불리게 됩니다. 후자와라 요시에 기념관은 오페라 배우의 기념관. 일청강화기념관이 바로 시모노세키 조약이 이뤄진 그곳입니다.



 일청강화기념관. 원래는 춘범루란 이름의 여관이었다고 합니다. 이곳이 바로 이토 히로부미가 처음 복어요리를 먹고 금지령을 풀게 만든 곳이라고도. 무료 공개장소로 내부에는 조약 당시의 가구나 이런저런 역사 소개가 있다는데 제가 왔을 땐 이미 문 닫았습니다.



 강화조약의 일본 측 주역인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이토 히로부미와 무츠 무네미츠 외무대신.



 황태자가 다녀갔다고 해놨는데 년도나 이름을 잘 찾을 수가 없어서... 시기적으론 뭐 다이쇼 아니면 쇼와 겠거니 합니다.



 아카마 신궁에 왔습니다. 아마 시모노세키의 가장 큰 전근대 사적지가 아닐까 싶은데... 경내의 배치나 건축양식 같은 게 좀 신선합니다. 일단 토리이에서 일직선으로 중문을 통과하는 참배로가 이어지는 게 아니라, 앞에 돌벼락 같은 곳이 있습니다. 여긴 또 금실이 쳐져 있고... 심지어 중문은 중국풍입니다.

 이런 이국적인 양식은 아카마 신궁의 기원과 연관이 있습니다. 아카마 신궁은 고대의 끝이라 할 수 있는 겐페이 전쟁의 결전이었던 단노우라 전투에서 어린 나이에 죽은 안토쿠 덴노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안토쿠 덴노는 패전 때 외할머니가 삼신기와 함께 끌어안고 칸몬 해협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때 왜 바다로 뛰어드냐는 어린 안토쿠 덴노의 질문에 외할머니는 "바다 속에 극락정토가 있나이다" 하면서 뛰어 들었다고 합니다.

 이런 설화 때문에 안토쿠 덴노가 죽어서 용궁으로 갔다는 설화가 남게 되었고, 안토쿠 덴노의 묘로써 만들어진 아카마 신사는 용궁의 일본식 발음인 류구와 당시 류구 왕국이던 오키나와를 연결시켜서 류구 왕국의 양식으로 문이 만들어졌다고. 그런데 류구의 저런 건축양식 자체는 또 중국에서 건너왔으니 신사에 중국풍 건축물이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입구의 간판. 아카마 신궁이 묘이긴 하지만 묘가 신사 안에 그대로 있는 게 아니라 묘는 또 따로 있습니다. 닛코 토쇼구도 토쿠가와 이에야스의 묘지만 실제 유골함은 또 따로 놓여져 있는 것처럼... 이홍장의 길과 또 연결되어 있습니다.



 맷돼지의 해를 기념하는 거대 에마.



 아카마 신궁에서 내려다 본 칸몬 해협. 저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죽었겠죠.



 붉은 색이 유달리 많습니다. 배전 안쪽에 얕은 연못이 조성되어 있는 게 특이합니다.



 겐페이 전쟁과 연관이 깊은 곳이라 그와 관련된 사적지가 조금 더 있습니다. 헤이케 무덤은 겐페이 전쟁에서 패한 헤이케 일가의 묘이고, 귀 없는 호이치는 이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라고 합니다. 갈 땐 뭣 모르고 가서 사당이 어디야? 하며 두리번 거렸는데 못 보고 왔는데 헤이케 묘 근처에 있다고 하는군요. 뭐 스님 목상이 있는 작은 사당이라고 합니다;

 귀 없는 호이치 설화는 호이치라는 맹인 스님이 있었는데 비파를 잘 켜고 특히 '헤이케모노가타리'(겐페이 전쟁으로 헤이케의 몰락을 그린 이야기)를 잘 불렀다고 합니다. 어느날 귀한 분이 찾는다며 호이치를 데려가서 '헤이케모노가타리'를 켜게 했는데, 밤에 몰래 나가는 호이치를 주지스님이 다그쳤으나 뭘 했는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미행을 붙여 알아보니 호이치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따라가고 있었고, 불려가 '헤이케모노가타리'를 부른 장소는 바로 안토쿠 덴노의 묘였다고 합니다.

 결국 호이치를 부른 건 헤이케의 원혼이었다는 이야기. 원혼들이 호이치를 집어 삼킬까 걱정된 주지스님은 대신 불경을 호이치의 온몸에 써서 귀신이 다가오지 못 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귀에 적는 걸 까먹었고, 헤이케의 원혼은 호이치를 데려오지 못 한다면 부르러 갔다는 것이라도 증명하려고 호이치의 귀를 베어갔다고 합니다. 귀가 잘린 호이치는 죽진 않았고 이후 비파 솜씨가 더 명성을 날렸다고.



 헤이케 일가의 묘. 보통 최초의 무사정권이라고 하면 카마쿠라 막부를 일컫지만 사실 그 시초는 실질적으로 조정을 장악했던 타이라노 키요모리에서 시작합니다. 반란과 덴노 반대파들을 물리쳐서 공적을 쌓고, 천황가와 정략결혼으로 덴노까지 자신의 집안으로 만들었지만 너무 많은 원한을 산 덕에 결국 겐지를 중심으로 한 반발에 부딧쳤고, 겐페이 전쟁으로 헤이케는 멸망합니다. 안토쿠 덴노와 함께 죽은 헤이케의 묘는 이렇게 초라한 석불과 새전함으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헤이케의 세도정치에서 시작한 무사정권은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첫 막부를 세우고, 이후 무로마치 막부로 이어지지만 둘 다 혈통의 보존과 정권 기반에 취약해 오래가지 못 했고 전국시대를 거쳐 정적을 모두 제거하고 후대를 확실하게 한 토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 막부만이 제대로된 안정기를 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전 막부의 후계자 문제를 심각하게 여겨 방계 가문을 두어서 절대 대가 끊어져 혼란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공들였습니다.



 무덤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석탑들.



 한산한 아카마 신궁을 돌아서 나갑니다. 중문 너머로 보이는 칸몬 해협.



 정문으로 들어올 때 기준으로 왼쪽 길목으로 들어가면 안토쿠 덴노의 묘가 나옵니다. 안쪽의 유골탑 같은 걸 볼 순 없지만 잘 둘러놓은 벽 같은 건 쇼군 묘와 같은 영적 의미를 가진 듯 합니다.



 해가 지면서 라이트업이 들어오기 시작한 아카마 신사. 삼각대가 있었으면 좀 더 열심히 찍었겠지만...



 그리고 아카마 신사 근처에 조선통신사 상륙지가 있습니다. 정작 이곳에 놓여진 팻말은 그냥 일본 얘기인데, 갔을 땐 몰랐는데 옆의 소나무숲 안쪽에 조선통신사 관련 비석이 있다고 합니다.



 어지간히도 복어가 도시의 아이콘이라 호스텔마저 복어.



 시모노세키 왔으니 복어를 먹긴 먹어야지- 생각은 했는데 여긴 시내도 아니라 음식점도 없겠다 했지만 식당이 있더군요. 상당히 깔끔해 보이고... 백패커에겐 좀 부담스러운 이미지입니다만; 여튼 카라토나 모지코까지 가서 먹기에는 시간이 늦을 거 같아서 여기서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가게 이름은 AKAMA 후쿠테이(布久亭). 복어정이란 뜻입니다.(위치)



 메뉴. 기본적으로 코스 구성입니다. 겐페이 전쟁의 그곳이 아니랄까봐 마침 이름도 '겐지 코스' '헤이케 코스'인데, 헤이케 코스 먹으면 물고기밥 되는 거 아닙니까? 근데 헤이케 코스가 더 비싸네요. 저는 복어 미니 코스로 먹었는데 돈도 그렇지만 예약 없이 오면 겐지나 헤이케는 언제나 서빙할 수 있는 건 아닌 듯 합니다.



 새련되고 깔끔한 분위기. 사실 너무 깔끔한데다 다른 손님들 보면 조금 여유 있어 보이는 가족손님이라 허름한 백패커로써 부담 백배였습니다;



 요리 특성 상 와인이 어울리겠지만 와인은 취향이 아니고 지갑부담도 있어서 맥주로...



 전채. 일단 맨 오른쪽이 복어 묵인지 뭔지였다는 것만 기억나네요.



 메인인 복어회. 장에 찍어서 꼬밖꼬박 먹습니다. 얇게 썰면 접시 무늬가 보인다- 라는 시적인지 만화적인지 모를 표현을 실물로 이제야 보네요. 복어가 독 제거해도 미량의 독이 쏘는 맛이 있다거나 하는 얘길 봤는데 제가 먹은 건 그런 느낌은 전혀 안 들고 그냥 고기가 쫄깃하네 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복어찜. 텐푸라 비슷하게 해놨습니다.



 미니 치즈 그라탕. 인데 역시 복어의 뭔가가 들어있습니다. 복어 정소[...]로 추정되는데 전 계란 노른자 같은 건줄 알고 마지막에 먹었더니 비릿~ 치즈랑 같이 먹었어야 했습니다.



 복어 튀김. 꼬리에 가까운 부위입니다. 튀김이지만 습기가 충분해서 촉촉했습니다.



 하코즈시 같은 느낌의 복어 스시. 음 특별한 인상은 없습니다. 복어는 식감은 특이하지만 살 자체의 풍미는 옅은 거 같습니다. 참고로 이게 제 평생 처음 복어 먹은 겁니다.



 복어 갈비 등을 넣어서 끓인 미소. 특별히 복어 향취가 느껴지진 않습니다.



 디저트 사과 스무디. 키위에 딸기잼애 포도, 오렌지도 있어서 그냥 과일 종합이네요.

 미니코스라고 하지만 가격이 6480엔이나 되서 약간 부담스럽긴 했지만 미니코스라고 딱히 단계가 적거나 하진 않더군요. 보시면 알겠지만 메인 이후에도 디저트까지 여러 복어 요리가 나왔어서... 다양하게 먹기엔 좋아 보입니다. 솔직히 복어 미식가도 아니고 처음 먹어본 사람이 맛이 어떻니 얘기하긴 그렇고 그냥 복어로 이것저것 해먹는구나, 맛이 있긴 하구나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혹시 동선이나 가격대가 맞는다면 실망할 집은 아닌 듯 싶습니다. 구글지도 평점은 4.4점으로 상당히 높긴 하더군요.



 이제 카라토로 돌아가 페리로 큐슈로 돌아갈 참입니다. 완전히 어두워진 뒤의 아카마 신궁.



 돌아가면서 다시 봐도 강렬한 대문짝만한 한글.



 카메야마 하치만궁도 불이 들어왔네요. 들를 새는 없습니다.



 선착장 도착. 대충 막차(?)가 오후 9시 반 쯤인 거 같아서 지금이면 막차 앞앞 정도 느낌입니다.



 시모노세키 타워 광고가 있는데 딱히 야경 볼거리가 대단하진 않을 거 같아서... 생긴 게 동방명주타워 생각나네요.



 다들 탑승하고 빈 선착장.



 페리 직원들이 출발 전에 순식간에 유리창이니 뭐니 닦아 내더군요. 빠릿빠릿함에 놀람.



 시모노세키를 뒤로 하고...



 밤의 칸몬 대교.



 뒤는 시모노세키, 앞은 모지.



 모지코 측 선착장 도착.



 밤이라 페리 터미널이나 역 앞이나 썰렁합니다.



 텅 빈 레트로한 역사. 코쿠라 방면 열차가 시간이 좀 남아서 사람들도 그냥 벤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산한 플랫폼.



 모지코 역 한구석의 관광 패널 등 잡동사니들. 이 사진 찍을 땐 몰랐는데 사실 저기 보면 살짝 경사지게 되어 있죠. 원래 저쪽으로 굴다리가 뚫려있어서 항구로 바로 이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밤의 종점역 풍경.



 갈 때와는 달리 코쿠라 역으로 복귀. 이게 정작 코쿠라 역 안에 들어와본 처음이었네요 그러고보니. 중고서적전을 하고 있습니다. 밤이라 덮어놨지만 내일 낮에 오니 북적대더군요.



 역사에 거창하게 걸려있는 "일본 신 삼대 아경". 키타큐슈, 나가사키, 삿포로라고 합니다만 그 삿포로에서 열린 회의에서 선정된 거라... 영구적인 것도 아니고 정기적으로 선정한다니 결국 돌아가면서 먹자는 건데;; 뭐 나가사키나 삿포로는 몰라도 키타큐슈의 경우엔 항구의 공업단지 야경이 상당히 포토제닉하기로 유명하긴 합니다. 이건 산에 올라가서 보는 시내 얘기겠지만서도. 뭐 지금의 시뻘건 코쿠라 성은 잘 보이긴 하겠네요.



 역사에 사방에 걸린 웨일즈 깃발. 럭비 월드컵과 연관있는 듯 하던데...



 코쿠라의 밤거리. 중견도시라곤 해도 역 주변을 빼고는 캄캄합니다. 가게도 거의 다 닫았고... 사실 라멘 먹으려고 온 건데 하필 오늘이 휴일! 오마이갓...



 결국 근처에 라멘집 없나 즉석검색해서 나온 곳이 이곳. 카라멘 하치류. 이름부터 매운 라멘이라고 하고 이름도 팔룡입니다.(위치)



 매운 맛 내세우는 가게니 만큼 매운맛 정도 조절이 되는데 그것 외에도 주문이 좀 복잡하긴 합니다. 심지어 외국어 메뉴는 하나도 없어서리... 메인 스프는 매운 토마토와 쇼유가 있는데 토마토는 왠지 괴식의 스멜이 있어서 쇼유로 했습니다. 일본 쪽 후기로는 토마토가 더 매력적이란 얘기가 많네요. 하지만 저는 안전하게 갑니다.

 스프 종류 다음엔 매운 맛 단계가 있는데 추가요금도 있어서 무작정 할 순 없었습니다. 일본에서도 매운 맛 내세우는 곳은 의외로 매운 곳도 있는지라 한국인이라고 너무 만용을 부리진 말고(그리고 돈도 드니까) 무난하게 5단계로 했습니다. 가격 한단계만 올리는 최대한도인 셈.

 면 종류가 여럿인데 일본 후기로는 곤약면이 좋다지만 저는 평범하게 중화면. 마지막 옵션은 마늘입니다. 양조절과 더불어 덩어리째와 갈아넣는 게 있는데 사실 익힌 마늘이라서 그렇게 매운 맛의 주력이 되진 않습니다. 위에 선택한 매운 맛은 거의 고추가루 중심인 거 같고요. 저는 간 마늘 보통(보통이 최대임)으로 했습니다.



 카라멘 대령입니다. 즉흥적으로 들른 곳이지만 나온 걸 보니 타이완 라멘에 영향을 받은 부류 같습니다. 실제로 간 고기가 많이 들어있어서 건더기도 제법 됩니다. 외관 상 차이점이라면 고추가루가 두드러지는 점과(높은 레벨로 하면 수북한 수준인 듯 싶습니다;) 계란 풀어놓은 거 같은 건더기네요. 마늘도 갈아놔서 사진엔 안 보여도 퍼먹다 보면 마늘 가루가 있습니다.

 우발적인 시도였지만 일단 만족! 속이 약간 더부룩하던 차에 매콤해서 시원하기도 하고 또 맵기 조절도 너무 오바하진 않아서 고통스럽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뭣보다 면 외에도 건더기가 많다는 점이 만족스럽네요.



 일본어 메뉴판 밖에 없는 거라거나 철저하게 외국인 상대는 상정하지 않은 가게인 듯 하지만, 제가 옵션에서 버벅이는 거나 주문하는 모습을 보고 외국인인 걸 알아챈 것 같더군요. 마늘 옵션의 덩어리 버전에 대한 설명도 번역기를 통해서 해주고 그랬습니다.

 외국인 접객을 생각도 안 하던 가게인데 찾아온 손님에 친근하게 다가오는 모습이 인상적이라 사이드 하나 시켰습니다. 메뉴 이름은 '연골'인데요, 실제로는 연골 약간 붙어있는 살코기 덩어리에 가깝습니다. 푹 익혀서 매우 부드럽고 연골도 걸리적거리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양념으로 고추가루 뿌린 간장을 주던데 이것도 한국에서 먹던 걸 연상시켰네요.

 여튼 일본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단짠계열과 다른 매운 계열인데 그것도 일본풍보단 중화풍에 가까워서 한국인 입엔 대체로 맞을 거 같습니다. 키타큐슈가 그다지 유수 관광지도 아닌지라 얼마나 가실지 모르겠지만... 혹여 가신다면 맛 없는 거 먹었다고 후회하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점심 영업시간 없습니다! 저녁부터 새벽까지만 합니다.(방문 시점에서 18:00~05:00) 휴일은 수목.



 야식 먹고 돌아가는 길의 택시들. 중소도시는 밤엔 진짜 택시, 취객, 양아치 뿐인 거 같습니다.



 바닷가도 가고 배도 탔으니 카메라와 렌즈를 클리너로 닦으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단렌즈 가져가니 렌즈교환이 잦아서 먼지도 잘 묻는데 블로워를 들고 다녀야겠습니다.

 일단 코쿠라 관광은 오늘로 끝입니다. 내일은 오늘 미처 못 했던 철도기념관과 시모노세키 해저터널을 가보려 합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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