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19 일본 GP 결승 by eggry


 역대급 태풍 때문에 많은 교통편과 행사가 취소되는 가운데 예선을 일요일로 미뤄 이뤄진 일본 GP. 날씨 정보를 봤는데 나고야~스즈카 지역은 상대적으로 비가 덜 내린 지역이라서 상황이 좋아 보였습니다. 태풍 지나간 뒤 날씨도 놀랍도록 쾌청했고...

 여튼 오랜만에 태풍으로 예선과 결승 하루만에 치르기인데, 금요일 연습에선 메르세데스 리드가 확고해 보였는데 페라리가 프론트로우를 잡아서 조금 기대를 하긴 했습니다. 조금만요. 결과론으로 말하자면 예선 페이스는 예선 페이스일 뿐이었고 결승 페이스 자체는 메르세데스가 더 좋았다고 봅니다. 두 팀에서 빠른 드라이버가 각각 보타스, 베텔이었는데 베텔이 보타스를 전혀 못 따라갔죠. 베텔이 스타트가 별로였다지면 역시 스타트가 별로였던 해밀턴 역시 베텔을 거의 끝에 따라잡을 뻔도 했고요.

 일단 베텔의 스타트에 대해 얘기해야 할 거 같은데... 리플레이 영상으로 보기에는 분명 빨간등 5개가 다 꺼지기 전에 움직이긴 했습니다. 다만 베텔 스스로 점프스타트를 인식하고 바로 멈췄다 다시 출발해서 실제로는 스타트가 남들보다 더 구려졌습니다. 레드불 시절에도 이런 적이 한번 있었던 거 같은데요. 그때도 일본이었던 거 같은데 가물가물하네요.

 그때도 패널티가 안 나왔지만 이번에도 안 나왔습니다. 다만 규정에선 이득과 무관하게 무조건 움직이면 위법이라 되어 있어서 판단기준이 좀 모호한 듯 싶네요. 사실 점프스타트 관련으론 자동인식장치도 있다고 합니다만 리플레이와 비교하면 인식장치의 신뢰성이 조금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리드를 안 벗어나면 작동이 안 되는 거라면 규정은 움직이기만 해도 안 된다라서... 뭐 전례가 있으니 판정 자체는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베텔 본인도 오히려 손해였고요. 규정과 실제의 불일치 얘기일 뿐입니다.

 보타스는 편하게 크루징했고, 베텔은 처음부터 2스탑을 확실히 했는데 해밀턴은 전략이 좀 불투명했던 거 같습니다. 보타스가 2스탑이고 해밀턴이 1스탑인 것처럼 얘기했지만 타이어가 버티지 못 해서 결국 소프트로 한번 더 갈아타야 했습니다. 그 후 무서운 페이스로 베텔을 따라가긴 했지만 페라리의 직선속도는 DRS 있어도 도저히 따라잡기 힘들어 하더군요. 요즘 계속 해밀턴의 "More Power" 무전을 듣는데 격세지감이긴 합니다. 뭐 메르세데스 빠를 땐 직선만의 빠른 게 아니라 다른 팀은 이런 불평도 못 했지만요.

 해밀턴은 스타트도 그냥 그랬고 페이스도 음... 뭐 그렇게 좋진 않았습니다. 보타스가 뻗어나간 거 보면 보통이라면 이미 초중반에 베텔을 따라잡아서 휠투휠 상황에 도달했어야 하는데 타이어 전략의 혼선도 있었고 결국 맨 마지막에야 배틀을 걸 수 있었지만 페라리의 직선빨, 백마커 등의 변수로 1.5초 정도 빠른 랩타임으로도 별 수 없었습니다. 스즈카 자체가 추월이 수월하진 않은 트랙이기도 하고...

 네 드라이버 중 그래도 제일 실망스러운 건 샤를 르클레르겠죠. 턴1에서 맥스와 충돌 일으킨 것도 거의 샤를의 판단착오이고, 이후 레이스 운영도 그다지였습니다. 당연히 프론트윙 손상으로 꼬인 게 크긴 하지만 본인도 그다지 침착하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최후반부에 패스티스트랩이라도 먹자고 새 타이어를 먼저 제안했는데 그 무전 내용도 많이 조급한 느낌이었습니다.

 반면 베텔은 스타트 에러가 있긴 했지만 해밀턴을 방어해낸 건 역시나 짬밥 먹은 드라이버 다웠습니다. 최근 샤를의 상승가도에 얼마전 팀오더 불복종 문제도 있어서 팀 내 파워게임이 매우 중요한 시기일텐데 일단 한숨 돌리겠군요. 그렇다고 베텔이 유리해졌다는 건 아니고... 페라리 내부 소식으론 샤를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아직 올인(넘버원)할 확신은 안 섰다고 하는 거 보면 당분간은 풀어둘 모양입니다.

 여튼 보타스로썬 개막전 이후로 영 기도 못 펴던 거 제대로된 실력도 보여줬고 흠잡을 데 없는 우승이었습니다. 해밀턴은 베텔 못 잡았지만 결승 페이스로 보면 보타스는 베텔 스타트가 정상이었어도 어렵지 않게 페라리 듀오를 잡았을 거라고 봅니다. 한 경기 내내라면 충분한 시간이죠. 보타스가 넘버원이 될 날이 올 거 같진 않지만 자신감은 좀 회복했지 싶습니다.

 샤를의 사고와 부진으로 페라리 포인트가 기대에 못 미침에 따라 메르세데스는 6년 연속 WCC를 확정지었습니다. WDC도 확정적인 거나 마찬가지고 실질적인 경쟁은 3위[...] 싸움이라 할 수 있는데, 베텔, 르클레르, 맥스는 아직 백중세입니다. 남은 그랑프리의 우열도 가리기 어려울 거 같고...

 페라리가 확실히 나아지긴 했지만 예선은 이제 기선을 잡았다고 해도 결승은 아직인 듯 하긴 합니다. 스즈카도 일단 메르세데스 우위였다고 보고요. 남은 트랙은 브라질 빼고 퓨어 틸케트랙들인데 예선은 페라리 리드, 결승은 페라리 메르세데스 반반무마니 정도로 생각합니다.




덧글

  • 더스크 2019/10/13 19:52 # 답글

    초반 시작부터 사고가 터지니까 보는 내내 재미는 있었습니다
    지난 경기도 그렇고 페라리 왜이렇게...
  • kakakakaka 2019/10/18 14:02 # 삭제 답글

    보통 그간 점프스타트 페널티 보면 얼마나 이득을 봤는지를 가지고 페널티를 줬으니(문득 말도나도 스파 생각나는) 어느 정도 관습화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코스아웃 규정도 비슷하지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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