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마 45mm F2.8 DG DN | Contemporary 리뷰 by eggry


※ 체험단 참여를 통해 무상으로 제품 대여를 받아 제작한 콘텐츠임

 SIGMA DG DN WEEK 체험을 마치고 리뷰를 쓰게 됐습니다. 일주일의 짧은 기간이라 빡빡한 가운데 출근까지 하면서 사진 찍으러 다닌다고 어지간히도 돌아다녔네요. 여행 다녀온 직후인데 거의 여행 일주일 연장한 느낌이었습니다; 체험단이긴 하지만 리뷰 기간도 짧고 요구사항도 그다지 없기 때문에 제 스타일로 풀어가 보겠습니다.

들어가는 말

 시그마 C 45mm F2.8 DG DN는 시그마의 새로운 DG DN 라인업 3종 중 하나로 출시된 렌즈입니다. 같이 나온 렌즈로는 A 35mm f1.2와 A 14-24mm f2.8이 있죠. DG DN 렌즈는 현재 모두 시그마가 참여하는 L 마운트 얼라이언스 및 오픈규격인 소니 E 마운트로만 출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종래의 인터뷰와 근래 DC DN 렌즈가 캐논으로 나온 걸 볼 때 캐논 RF의 리버스 엔지니어링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되며, 니콘 Z 쪽이 준비되는대로 그쪽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시그마 글로벌비전 출범 이래 시그마는 꽤나 먼 길을 걸어왔습니다. 라인업을 아트, 컨템포러리, 스포츠 세가지로 분류하여 특성을 명확히 하였고, 35mm f1.4 아트를 시작으로 대구경 고화질 렌즈 트렌드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당시까지도 아직 주변부 해상력은 원래 감수하고 쓰는 거라는 분위기였지만, 아트의 등장 이후 바뀌었고 오늘날 거대하고 육중한 f1.2, f1.4 렌즈는 모두 35mm f1.4 아트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풀프레임(DG) 미러리스(DN)용 렌즈들을 내면서도 아트, 컨템포러리, 스포츠 세 컨셉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C 45mm F2.8 DG DN는 세 렌즈 중 유일하게 아트가 아니라 컨템포러리 분류에 들어가는 렌즈입니다. 실제로 35mm f1.2와 14-24mm f2.8이 꽤 크고 육중한 반면 이 렌즈는 팬케익 수준은 아니지만 작고 아담합니다. 물론 f2.8이란 어두운 조리개도 한몫 했을테지만, 그 조리개 값 선정까지 고려한 것이 컨템포러리 컨셉일 것입니다.

 45mm라는 화각은 다소 생소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표준이라고 하면 35mm 아니면 50mm였으니까요. 오히려 55mm나 58mm처럼 더 멀리 가는 경우가 45mm보단 많을 듯 싶습니다. 하지만 45mm는 나름 역사와 배경이 존재하는 렌즈입니다. 일단 45mm는 현행 35mm 풀프레임 필름/센서 판형에서 원론적으로 가장 표준렌즈의 정의에 맞아 떨어지는 렌즈입니다.

 표준렌즈의 정의는 판형의 대각선 길이 만큼의 초점거리를 의미합니다.(참고로 여기서 표준이란 건 절대 어떤 기준이라거나 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단지 그 수치가 가장 렌즈를 설계하기 용이하고 편하다는 수학적, 광학적, 기하학적 결론입니다.) 그리고 35mm 필름/센서의 대각선 길이는 43mm입니다. 45mm는 거기에 매우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43mm 대신 35mm나 50mm가 대중화된 데에는 RF와 SLR이란 카메라 방식의 규격적 제약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특히 SLR의 경우엔 미러박스의 존재 때문에 43mm 렌즈는 원래 표준의 정의인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을 오히려 달성하기 어려웠습니다. 미러박스로 인해 멀어진 탓에 부차적인 설계가 들어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미러리스 시대가 되었고, 렌즈와 센서 사이를 방해하던 기계덩이는 사라졌습니다. 43mm 렌즈는 어느때보다 만들기 쉬워졌습니다.

 덕분에 미러리스용으론 종래보다 더 많은 40~45mm 렌즈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초의 미러리스 시스템인 마이크로포서드의 첫 히트렌즈는 환산 40mm인 파나소닉 20mm f1.7이었습니다. DSLR 시절부터 삼식이란 별명으로 유명했던 30mm f1.4 렌즈는 DC DN 렌즈로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 역시 환산 45mm입니다.

 사실 삼식이의 오랜 인기를 생각하면 45mm란 화각은 의외로 많은 사람이 익숙한 화각이란 거죠. 단지 풀프레임 DSLR 렌즈로 적게 나왔을 뿐입니다. 그 외에 시그마 40mm f1.4 아트나, 자이스 바티스 40mm f2 CF, 삼양 45mm f1.8 등이 있습니다. 당장 비교적 최신인 렌즈들 기준으로 봐도 시그마 C 30mm f1.4 DC DN, 시그마 A 40mm f1.4 DG, 자이스 바티스 40mm f2, 삼양 45mm f1.8, 보이그랜더 40mm f1.2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근래 자이스 바티스 40mm f2를 매우 애용중이고, 이 화각의 편안함 때문에 오히려 50mm f1.4가 설 자리를 잃고 팔려 나가고 말았습니다. 시그마 C 45mm F2.8 DG DN도 화각 면에서 유사성이 있기에 어렵지 않게 손에 붙으리라 생각하고 체험을 신청해 사용해보게 됐습니다.



제품 소개


 제품 사양표로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외관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작고 가벼운 렌즈를 표방하고 있고, 실제 무게도 215g에 불과합니다. 이건 L 마운트 기준이며 E 마운트는 눈꼽만큼 더 가볍습니다. 길이도 5cm가 채 되지 않으며 필터 구경도 55mm로 작습니다.

 수치적 사양 중 특기할 만한 건 최단거리가 24cm라는 점입니다. 배율 0.25배로, 딱히 매크로의 영역에 들어서는 건 아니며 표준 줌렌즈에서는 쉽사리 달성되는 배율이긴 하지만, 표준대 비 매크로 단렌즈로써는 짧은 편에 속합니다. 참고로 40~50mm대 렌즈의 일반적인 배율은 0.12~0.15배 정도입니다. 자이스 바티스의 0.33배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표준줌의 경험에 맞춰본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대충 감이 올 듯 합니다. 일상용으로 충분한 수준의 배율이라 할 수 있죠.

 그러고보면 근래 나온 소니 FE 35mm f1.8도 0.24의 배율을 갖고 있는데, E 마운트엔 대충 3개 정도 이 화각대 근접촬영이 제법 가능한 단렌즈가 있는 셈입니다. 화각도 35, 40, 45로 촘촘히도 분포되어 있습니다. 물론 L 마운트에는 아직 이 렌즈 하나 뿐입니다. 여튼 근거리 촬영이 어느정도 가능한 표준대 단렌즈로써, 굳이 클로즈업 촬영을 의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음식 사진 같은 것 찍는데만도 월등한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이 제품을 설명하는덴 단순 사양표보다는 컨셉적인 얘기를 더 하는 게 좋겠습니다. 사실 시그마 라인업에서 컨템포러리라고 하면 그냥 '조리개가 그냥 그런 렌즈' 내지는 '같은 f1.4라도 화질은 아트보다 떨어지는 평범한 렌즈' 이미지입니다. 일단 뭐 구경을 포함해 외관부터 아트에 비하면 박력이 많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죠. 그래도 DC DN f1.4 삼총사를 보면 화질 면에서 무시할 수준은 아니고 또 나름 공백지대를 공략해서 성공을 얻고 있습니다.

 C 45mm F2.8 DG DN는 거기서 조금 더 나갔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컨템포러리 분류를 갖고 있지만, 이 렌즈는 시그마가 새로운 컨셉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전개할 거라는 시초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렌즈의 발표 전 있었던 인터뷰를 보면 단순히 크고 무거운 아트 외에도 미러리스에 맞춰서 밸런스형이나 다른 재미를 추구한 렌즈를 낼 것이라고 시사하였고, 발표되는 순간 이 렌즈가 그걸 가리킨다고 알 수 있었습니다. 이름과 사양표에 나오지 않는 이 렌즈의 컨셉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든 장면에서 즐길 수있는 아름다운 보케 f2.8이란 밝기는 대단치 않아 보이지만 풀프레임 센서 덕분에 일정수준의 배경흐림은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하게 내세운 것은 단순히 앞뒤의 먼 배경이 아니라, 초점이 맞은 부분에서 점차 흐려져가는 느낌을 부드럽게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구면수차를 어느정도 허용해야 했는데, 이건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에 대해선 이후 더 자세히 보게 될 겁니다.

- 스테핑 모터에 의한 고속·고정밀 AF 미러리스의 AF 알고리듬에 적합하지 않았던 기존 DSLR 용 DG 렌즈와 달리 스테핑 모터를 이용해 저소음, 고속, 고정밀의 AF를 구현했습니다. 실제로 DG 렌즈들은 얼추 작동하기는 하지만 AF의 정확도와 거동 면에서 미러리스에 최적화되지 않아 이를 파악하지 못 하고 쓰는 사람들이 원치 않는 결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스테핑 모터는 DG DN 라인업의 전체 특성으로 C 45mm F2.8 DG DN만의 얘기는 아닙니다.




- 높은 제조 품질과 뛰어난 조작성 C 45mm F2.8 DG DN는 시그마 글로벌비전 렌즈 중 유일하게 전체 금속 외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다른 렌즈들이 내부 경통은 금속, 외부는 특수 플라스틱을 이용한 것과 대비됩니다. 이는 금속에서 오는 아름다운 외관을 위한 것이며, 조리개링과 초점링의 텍스쳐링, 클릭감, 저항에도 신경을 써서 손맛을 살리려 했습니다. 당연히 은색 금속을 검은색으로 칠해져 나옵니다만, 언젠가 진짜 은색버전도 출시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럼 디자인 만으로도 꽤 인기 있을 듯 합니다.

 앞으로 나올 DG DN 라인업은 종래의 고화질 지향의 아트, 하이퍼포먼스 AF 지향의 스포츠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될 듯 하지만 컨템포러리 라인업은 이전과 다른 면모를 보여줄 듯 합니다. C 45mm F2.8 DG DN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크기와 무게를 억제하기 위해 조리개값은 그렇게 밝지 않을 것(f1.8~2.8), 절대화질은 아트만 못 하지만 최단거리나 의도적인 구면수차와 같은 개성을 가질 것, 그리고 금속외관 등으로 감성적 면을 강조할 것 등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이 라인업도 24mm, 28mm, 35mm, 85mm 등으로 확장되길 기대합니다.


언박싱


 박스는 시그마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구성품. 박스 크기도 작고 렌즈 크기도 작습니다. 렌즈 본체, 후드, 앞캡, 뒷캡, 메뉴얼, 보증서 등이 있습니다.



 조리개링과 초점링은 톱니 가공이 정밀하게 되어 있습니다. 조리개링은 Focus-by-Wire이기 때문에 순수 수동렌즈 같은 손맛은 느낄 수 없습니다. 야경 찍으면서 수동초점을 쓸 일이 많았는데 상 가장 좋은 미러리스 렌즈들 만큼은 아니지만 실제 초점이동과 조작의 싱크로는 그렇게 나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자식의 특성 자체도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습니다.

 또다른 특징인 조리개링은 이번 A 35mm f1.2와 함께 채택되었습니다. 앞으로 DG DN 단렌즈는 모두 조리개링을 달고 나올 듯 합니다. 매끈한 A 35.2 쪽과 달리 C 45mm F2.8 DG DN 쪽은 클래식 렌즈처럼 톱니 가공이 되어있습니다. 클릭감은 좋고 원하면 A 모드로 바디에서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유일한 불만은 조리개링 클릭/디클릭 스위치가 없어서 무조건 클릭 모드로만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A 35.2는 디클릭이 되는데 영상촬영에선 아쉬운 부분입니다.



 후드 장착한 모습. 초점링, 조리개링 외에 추가 스위치는 AF/MF 스위치 뿐입니다. 후드도 통짜 금속으로 가공되어 있고 디자인이나 착용감도 이전 시그마 렌즈들과 좀 다른 느낌입니다. 덜그덕거리지 않고 매끈하게 돌아가 고정되는 손맛이 좋아서 기다릴 땐 렌즈 후드를 계속 돌리기도 했습니다.



 장착샷. 렌즈 크기가 작은 덕에 확장그립이나 플레이트 없어도 바디와 밸런스가 좋습니다. 저는 그래도 그립감 때문에 그립을 달아서 썼지만... 200g을 살짝 넘는 무게이기 때문에 쏠림은 거의 없습니다. 제품사진과 디자인에 약간 차이가 있는데, 이는 홍보사진은 L 마운트용이라 그렇습니다. E 마운트보다 크다보니 거기에 맞춰 마운트 쪽에 돌출 림을 주었습니다. 디자인 포인트 적으로는 L 마운트 쪽이 좋아 보이는데, L 마운트 바디가 현재 거대한 S1 시리즈 뿐이라서 소형경량 콤비란 점에선 소니 쪽이 더 어울립니다.


화질


 MTF 차트로 시작합니다. 시그마는 파동 광학적 MTF와 기하 광학적 MTF를 둘 다 제공하고 있습니다. 파동 광학적 MTF는 시뮬레이션이며, 기하 광학적 MTF는 실제 제품의 테스트 결과입니다. 시뮬레이션 MTF는 몇가지 실제 제품에 존재할 수 있는 결함을 나타내지 못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회절현상을 반영하지 못 하며, 실제 가공기술과 품질관리도 반영하지 못 합니다. 실제 체험에서 더 영향을 많이 미치는 건 회절보다는 이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절은 조리개를 많이 조이기 전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시그마가 제시한 차트에 따르면 이론과 실제 모두 주변부까지 일정한 수준의 해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0선(녹색)이 70% 선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아주 고해상력 렌즈는 아니지만(게다가 개방이 f2.8이니 밝은 렌즈 개방과 비교할 순 없습니다) 주변부까지 균일도는 10선과 30선 모두 좋습니다.

 수직과 방사의 일치도도 전반적으로 좋은 편으로, f1.4급 밝은 렌즈는 고화질이란 렌즈도 고주파에서 쉽사리 출렁이거나 떨어지지만 이 렌즈는 거의 떨어지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아주 고화질은 아니지만 떨어지는 점도 쉽게 찾기 힘드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또 색수차도 적을 것입니다.



 무한대 거리에서의 해상력 테스트입니다. 중앙, 주변, 극주변부를 비교했습니다. 최대개방부터 주변부까지 해상력이 높게 나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개방이 f2.8 밖에 안 되는 렌즈로써 개방부터 화질이 좋은 건 중요한 부분입니다. 만약 f4는 되야 쓸만한 화질이 나온다면 조리개의 열세가 더욱 심해질테니까요. f2.8에서도 중앙~주변부는 좋긴 하지만 한스탑 조이면 더 좋아집니다. 최대 해상력은 f5.6~f11 영역에서 나오며, 극주변부 역시 f5.6부터는 충분한 해상력이 나옵니다. f16부터는 회절이 나타나므로 피하는 게 좋습니다.

 해상력 측면에서 최단거리가 짧은 렌즈이기 때문에 최단거리 테스트도 포함해야겠습니다만, 그정도 근거리에서 평면 균일성을 구현할 각오가 없어서 따로 이런 식의 비교 테스트는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근거리 촬영에서 알아둬야 할 점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구면수차인데, 이 렌즈는 보케 및 최단거리 특성을 위해 구면수차 억제를 어느정도 희생하였습니다. 그 결과 의도된 배경흐림 전환의 특성만 아니라 근거리 개방에서의 해상력 저하도 발생합니다. 아래는 근거리에서 f2.8과 f4에서의 비교입니다.




 구면수차 덕분에 f2.8에선 단순한 해상력 저하 외에도 전체적으로 뿌옇게 낀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특히 백색이 큰 영향을 받아서, 백색이 퍼짐으로써 소프트 필터를 쓴 듯한 효과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위 조약돌 샘플을 본다면, 그게 무조건 나쁜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흐릿해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번짐효과 같은 게 생기기 때문에 이용하기에 따라선 좋은 표현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근거리에서 해상력을 원한다면 심도를 조금은 확보해야 하고, f4로 찍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럼 문제는 사라지게 되겠죠.

 후지필름 X100이 나왔을 때, 근거리 촬영에서 비슷한 현상이 있었습니다. 후지논 23mm f2 렌즈는 바디가 여러번 업그레이드 된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에도 근거리 위주로 테스트를 하게 되면 개방 해상력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초박형에 넓은 초점범위를 커버해야 하는 특성의 렌즈 상 당연한 타협이었습니다. 그게 싫어서 떠난 사람들도 있지만 근거리 개방의 개성으로 받아 들이거나, 심도 확보 상 어차피 조인다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C 45mm F2.8 DG DN도 그런 접근법으로 봐야한다고 봅니다. 아트 시리즈가 아니라 컨템포러리인데서 알 수 있 듯, 이 렌즈는 타협적으로 나온 결과입니다. 광학적 우수함을 절대 가치로 내세우지 않는 것이죠. 아트 렌즈나 매크로 렌즈가 이랬다면 아주 망작이란 소릴 들었겠지만 그렇지 않으니까요.

 사실 전 C 45mm F2.8 DG DN가 이전 컨템포러리 렌즈들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봅니다. 다른 컨템포러리들은 그저 비슷한 스펙에 화질만 더 떨어지는 렌즈였죠. 이 렌즈는 조리개가 어두운 대신 두드러지게 소형 경량이며, 아름다운 외관을 갖고 있고, 최단거리의 유용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근거리 구면수차는 필요에 따라 표현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죠.

 중요한 건 이런 특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구매하여 이용하는 것입니다. 시그마 스스로 인터뷰에서 구면수차를 어느정도 허용했다는 걸 숨기지 않기도 했기에, 적어도 모르고 사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같은 이유로 저도 리뷰에서 이 특성을 강조하고 싶고, 구매 시 고려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보케

 C 45mm F2.8 DG DN가 강조한 것 중 하나가 보케입니다만, 다른 렌즈가 추구하는 보케와는 좀 다른 노선입니다. 일단 f2.8짜리 렌즈라서 단순히 큰 빛망울과는 거리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조리개링도 원형이긴 해도 7매로써 원형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어차피 이 렌즈에서 f2.8 이상에서 보케를 크게 기대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말이죠.



 일단 보케 자체의 경우엔 개방에서는 원형을 유지하지만 주변부로 가면 쉽게 찌그러집니다.(아주 좋은 샘플 테스트를 하지 못 해서 죄송합니다 대체로 글로 적겠습니다 ㅠ) 또한 비구면렌즈의 절삭흔도 어느정도 있습니다. 적어도 이 렌즈는 G Master 같은 크고 아름답고 매끈한 원형 보케를 가지는 성향의 렌즈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시그마가 보케 얘기를 하는 건, 다른 종류의 보케입니다. 초점이 맞은 영역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영역으로 전환(Transition)의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이라고 합니다. 사실 어떤 렌즈들은 너무 급격하게 흐려지기도 하고, 그 흐려짐이 지저분하기도 합니다. 이런 전환 보케는 상대적으로 덜 중시되는 것입니다만, 샘플들로 어떤 특성을 가지는지 어느정도 전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소용돌이 없이 점진적으로 지워지는 스타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빛갈라짐


 개방인 f2.8을 제외하고 테스트 하였습니다. 빛갈라짐은 f5.6부터 어느정도 형성되지만 원형 조리개 특성 상 f22까지 조이기 전에는 빛갈라짐의 끝이 잘 모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f22에선 회절에 의한 화질저하가 있습니다. 빛갈라짐의 날카로움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다면 해상력과 빛갈라짐의 균형점은 f11로 보입니다.


자동초점

 따로 테스트 영상은 없습니다만 비슷한 스펙의 렌즈(예: 소니 35mm f2.8 ZA)와 거의 차이 없는 속도와 정확도를 보여줍니다. 또 소음이 거의 없으며 AF-C 시에 드드득 소리가 나지도 않습니다. 심도가 깊은 덕도 있겠지만 AF 측면에서는 불만스러운 부분이 없습니다.


고스트/플레어


 대낮 직광 테스트가 없으나 인공조명 및 노을 촬영에서 고스트와 플레어는 거의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제로일 리는 없으나 특별히 문제가 될 렌즈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만 역광 조건에서 컨트라스트 저하는 어느정도 있었습니다. 아트 렌즈가 아니기 때문에 예상된 범위입니다. 사진은 없지만 아래 동영상 테스트 중 역광에 의한 컨트라스트 저하를 첫번째 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왜곡/색수차

 왜곡은 거의 없으며 최소한도의 왜곡은 JPG인 경우 바디에서 소프트웨어 보정이 됩니다. 색수차 역시 제 경험에서는 거의 찾지 못 했지만 개방 f2.8이기 때문에 예상된 범위이긴 합니다. 샘플 확보에도 시간이 부족하여 따로 테스트를 하지 못 한 점 양해 바랍니다.


동영상 촬영






 DG DN 렌즈는 시그마 풀프레임 렌즈 중에 처음으로 동영상 AF 촬영 시 무소음과 매끄러운 AF를 보장하는 라인업입니다. ND 필터와 짐벌의 부재로 영상 완성도가 떨어지긴 하지만 대략 촬영 시 어떤 느낌인지 샘플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앞서 언급한 역광 조건에서의 컨트라스트 저하를 첫번째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의 경우엔 쉽게 레벨이나 커브 보정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영상에서는 훨씬 성가시기 때문에 감안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 초점링이 있지만 디클릭이 안 되서 영상에선 매끄럽게 이용할 수 없는 점도 아쉽습니다. 저는 그렇게 정교하게 컨트롤하지 않아 대부분 P 모드나 조리개 고정하고 A 모드로 찍습니다만, 촬영 중 조리개 컨트롤을 원하는 분은 이 렌즈보단 다른 렌즈가 적합하겠습니다.


총평

장점
- 최단거리를 제외하면 균일하고 좋은 해상력
- 부드러운 보케 전환
- 고스트/플레어 억제력
- 짧은 최단거리
- 작고 가벼움
- 매력적인 금속 외관
- 조리개링의 손맛
- 조용하고 빠르고 정확한 초점
- 마운트링 방진방적


단점
- f2.8은 단렌즈로썬 다소 어둡다
- 근거리에서 구면수차 발생
- 조리개링을 디클릭 할 수 없다
- 렌즈 자체는 방진방적이 아니다
- 빛갈라짐은 그렇게 좋지 않다

해상력 4/5 근거리 구면수차를 제외하면 해상력은 충분히 좋음
색수차 4/5 색수차는 거의 볼 수 없음
고스트/플레어 4/5 고스트와 플레어는 잘 억제되어 있음
왜곡 4/5 왜곡은 거의 없음
보케 3/5 부드러운 전환은 좋지만 어두운 조리개 상 한계가 있음
빛갈라짐 3/5 빛갈라짐은 날카롭지 않음
자동초점 4/5 가장 빠른 렌즈는 아니지만 전혀 문제 없음
가치 3/5 f2.8 렌즈로썬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듯


 시그마 C 45mm F2.8 DG DN는 여러모로 새로운 렌즈입니다. 특히 시그마 라인업의 컨셉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풀프레임이니 만큼 조리개는 어느정도 희생해도 되고, 대신 소형 경량에 개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기존의 다소 밍밍하던 컨템포러리 라인업과 아트로 지나치게 치우친 걸 어느정도 바꿔보려는 시도라 생각됩니다.

 풀프레임 미러리스가 바디는 작아도 렌즈는 똑같이 f1.4 쓰니 크고 무겁다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시도는 반가울 것입니다. 사실 단순히 소형경량이라고 하면 f1.8 렌즈를 내는 게 일반적인 결정이었을텐데, 시그마는 좀 더 과감하게 나가기로 했습니다. f2.8까지 어둡게 만드는 대신 디자인을 강화하고, 최단거리 성능을 확보하는 선택을 한 거죠.

 저는 근거리 구면수차도 이해하고 있다면 충분히 다룰 수 있는 결점이라 보고, 최단거리의 유용성이나 디자인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단렌즈 하면 밝은 렌즈가 연상되는지라 시장에 어떻게 받아들여 질진 모르겠습니다. f2.8이면 줌렌즈도 되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보통이니까요.

 물론 소니 35mm f2.8 ZA 처럼 소형경량을 위해 조리개를 감수하는 사용자들이 있었고, 이 렌즈는 최단거리의 유연성까지 있긴 하지만 소니 35mm f2.8도 그렇게 인기있는 렌즈는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분위기도 비슷한 값이면 소니 35mm f1.8도 최단거리 짧고 밝기도 하니까 그쪽으로 기우는 감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 렌즈에는 틈새가 있다고 봅니다. 일단 45mm는 50mm에 가까운 감각으로 사용할 수 있어 35mm와는 화각 특성 자체가 다릅니다. E 마운트엔 많은 밝은 표준 단렌즈들이 있지만, 바티스 40을 제외하곤 어떤 렌즈도 평균수준 이상의 근거리 촬영을 하지 못 합니다. 또 이 렌즈는 단연 가장 가벼운 40~50mm대 렌즈입니다. 에브리데이 원렌즈로썬 가장 다재다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패셔너블한 외관은 보너스고요.

 대구경 단렌즈 군비경쟁의 포문을 연 시그마가 이젠 반대로 조리개가 어두운 렌즈를 새로운 컨셉으로 내세웠다는 게 재미있긴 합니다. 아직 출시된지 얼마 안 되서 시그마 측에서 시장 평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진 모르겠습니다. 한국이야 원래 시장동향을 알기 더 어려워서 감이 전혀 안 오고요.

 저는 근래 단렌즈 구성에서 f1.4 대구경 렌즈들을 팔고 자이스 바티스로 전부 재편했습니다. 바티스 역시 f1.8~2.8의 조리개를 갖고 있죠. 시그마와는 우선순위가 다르긴 해도 역시나 광학 스펙과 휴대성의 타협의 결과입니다. 시그마는 거기서 좀 더 나갔습니다. 표준 f2.8이면 확실히 밝다는 얘기는 못 하죠. 대신 휴대성은 더 좋아졌습니다. 소형경량 중심인 사람들에겐 선택지의 확대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찌 다가올지 모르겠습니다. 그걸 생각해서 최단거리라거나 미려한 외관 같은 부분도 신경 쓴 거겠지만요.

 제가 이 렌즈를 살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미 갖고있는 바티스 40mm f2와 중복성이 너무 크거든요; 중복성 때문에 소니 50.4 ZA까지 팔은 마당에 이 렌즈는 그보다 더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 컨셉으로 다른 화각들이 더 나온다면 확실히 제 손에 들어올 놈도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바티스에는 없는 금속외관과 조리개링의 손맛에 대체로 더 저렴할 거라고 생각되니까요. 부디 이 렌즈가 시장에서 합당한 호응을 얻어서 다른 화각으로도 전개될 수 있길 바라 봅니다.

 이하 추가 샘플로 마치며, 더 많은 샘플은 플리커 앨범에서 볼 수 있습니다.(Sigma 45mm F2.8 DG DN | Contemporary Samples)





덧글

  • Barde 2019/10/06 00:20 # 답글

    잘 읽었습니다
  • 로리 2019/10/06 12:03 # 답글

    잘 읽었습니다. 렌즈 디자인이나 사용성에서 좋긴 하겠네요. 다만 최근 경향성이 고성능 대구경 렌즈들이라서 이런게 시장에서 입지를 얻을지 걱정이긴 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Adsense Wide



2019 대표이글루_IT

2017 대표이글루_it

2016 대표이글루

2015 대표이글루

2014 대표이글루

2013 대표이글루

2011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100

메모장

Adsense Squ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