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a7R IV 핸들링 체험기 by eggry


 카메라 청소 할 일이 생겨서 강남 센터에 가는 김에 신제품을 봤습니다. 요즘 시국에 걸맞게 나온 듯 안 나온 듯 조용하게 큰 광고나 행사도 없이 나온 a7R IV와 FE 35.8 렌즈입니다.

 35.8 렌즈는 달러가에 비해 원화가는 생각보다 괜찮게 잡혔고(750달러가 80만이면 요즘 환율에 세금 감안하면 혜자) 해상력도 MTF 차트로 보던 인상에 비해선 좋아 보입니다. 다만 특수렌즈를 거의 안 썼다보니 색수차는 요즘 기준으론 조금 많은 편 같습니다. 대신 타사보다 보케가 더 고전적이고 예쁜 거 같긴 합니다. 시세만 한 25만 정도 빠지면 딱히 비판할 구석은 없다 싶습니다. 별로 고급스러운 렌즈라거나 하진 않지만 최단거리도 괜찮고 실용적인 감각이 돋보입니다.

 a7R IV는 제가 구매할 일이 없는 카메라입니다. 오히려 a7R III면 모를까... 일단 6000만이나 되는 화소가 필요 없기도 하고(SD 카드로 감당하기엔 제 기준에선 느리고 하드 용량도 모자랍니다;) 동영상 용도론 오히려 퇴보했기 때문에 말이죠. 4K60이야 과한 기대였을지 모른다 치더라도 슈퍼35 4K30 크롭이 거의 마포급까지 떨어지는 건 감당이 안 됩니다. 픽셀비닝 풀프레임으로 쓰는 걸 거의 강요 당하는 느낌인데 수백만짜리 카메라에 만족스러운 옵션은 아니죠.

 주 관심사는 소니 풀프레임 카메라에 새 섀시가 등장했기 때문에 미래의 카메라를 짐작해보는 것입니다. 뭐 콕 짚어서 a9 II라고 해도 되겠네요. 슈퍼35 4K60 되고 화소 3000만 정도면 아주 만족할 거 같습니다. DR이나 노이즈도 a7 시리즈 만큼 좋아지면 더 좋겠고요. 현재 a9의 불만점은 저감도 화질이 아무래도 a7 시리즈보다 떨어진다는 점이네요. 4K60은 사실 동영상 별로 안 찍어도 없어도 딜브레이커는 아닙니다만 화소수랑 저감도 화질은 나아져야... 아니면 a9 더 오래 쓸 수 있겠네요.



 셔터버튼이 그립의 각도 외에도 셔터버튼에 추가 각도를 줘서 조금 더 가파르게 됐습니다. 니콘 하이엔드 DSLR에서 보이는 것과 비슷한 각도를 연상시키는데, 솔직히 전 기존 셔터에도 별 불만이 없었고 이 변화가 검지손가락을 더 편하게 해준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습니다. 그것보다 궁금한 건 소니 3세대의 고질병인 셔터버튼 내구성 문제가 해결 됐을까인데 이건 촉감으론 알 수 없네요.



 섀시가 바뀌면서 버튼 레이아웃은 전반적으로 그대로지만 버튼 형태와 구조가 전부 바뀌었습니다. 외관상 가장 먼저 들어오는 건 후면 다이얼이 외부로 나온 것과 노출보정 다이얼에 락이 생긴 것입니다.

 후면 다이얼의 변화에 말이 좀 있었던 거 같고 저도 노출된 타입을 좋아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습니다. 일부 체험기에서 앞 다이얼과 회전감도가 다르다는 말이 있었는데 데모기기에선 동일했습니다. 그리고 상부로 노출된 것에 비해선 그렇게 쉽게 오작동 될 거 같진 않습니다. 더 높은 모드 다이얼과 노출보정 다이얼이 잘 포위하고(?) 있어서... 바디 크기를 키우지 않으면서 다른 버튼들 배치를 바꾸려다 보니 여기까지 밀려나버린 거 같은데 기존 조작과 별 다르진 않으므로 퇴보는 아닌 듯 합니다.

 노출보정 다이얼이야말로 구석에 있고 노출되어 있어서 휙휙 돌아가기 일쑤였는데 락은 반갑습니다. 하지만 이쪽은 토글락인데 모드 다이얼은 왜 토글이 아닌가 불만스럽네요. 뭐 모드 다이얼 락 누른 상태로 돌리는 게 적응되긴 했지만 저는 토글인 쪽이 좋다고 봅니다. 토글이 되면서 튀어나왔을 땐 흰색이 보여 알아보기 쉽게 해놨습니다.

 그리고 다른 버튼들도 레이아웃은 그대로라도 형상이나 스트로크가 전부 바뀌었습니다. 기존 바디들을 보면 버튼이 그냥 케이스에서 바로 튀어나와 있는데 a7R IV에선 케이스가 버튼 테두리에 약간 돌출되어 있습니다. 버튼 실링을 강화했다고 하는데 스트로크의 깊이나 클릭감을 보면 확실히 전보다 신뢰가 갑니다. 그렇다고 업계 선도급 방진방적이 된 카메라들처럼 먹먹한 느낌이 들진 않습니다. 방진방적 신뢰성은 약간 떨어지지만 단순히 입력의 손맛이란 측면에선 기존 딸깍이 버튼들보다 더 좋다고 느껴집니다. 조이스틱 형상과 텍스쳐도 바뀌었는데 훨씬 좋습니다. 3세대 스틱은 정말 이상한 모양이고 잘 미끄러지는 형상이었는데 이제야 쓸만합니다.



 외부 포트 구성은 3세대와 동일합니다만 포트 커버가 바뀌었습니다. 1세대의 힌지식을 연상시키는 구조인데, 스프링 구조가 있지는 않고 재질도 경질이 아니라 약간 연질 재질로 이건 2, 3세대랑 비슷합니다. 포트 주변과 커버에 요철구조를 만들어 놨는데, 고무재질 만큼 완벽한 실링은 아니지만 역대 소니 기종 중에선 제일이긴 합니다. 그래도 타사보다는 떨어진다고 생각됩니다. 완전 고무로 끼워넣는 식이 아닌 이상은 말이죠.



 대망의 그립 타임. 같은 구도에서 위가 a7R IV, 아래가 a7 III(a9 동일) 입니다. 물리적 치수를 보면 높이는 1mm 정도 밖에 안 높아졌습니다. 그래도 그립의 길이 변화가 있긴 한데, 머리 높이는 같지만 어께가 약간 높아져서 그런 듯 합니다. 일단 잡아보면 그립의 깊이가 먼저 체감됩니다. 더 깊기는 한데... 그렇다고 딱히 두툼하고 편한 그런 감각은 아닙니다. 이건 밑에 추가적인 얘기를 하도록 하고.

 소니 그립에 가장 큰 불만은 새끼손가락이 논다는 거였습니다. 이번엔 잡아보면 조금 더 길기는 한데... 그렇다고 새끼손가락을 완전히 커버할 정도는 안 됩니다. 적어도 제 손 크기에선 말이죠. 3세대에서 새끼 절반 오버됐다면, 4세대에선 1/4 정도 오버되는 수준입니다. 물론 손가락 사이 틈 없이 타이트하게 잡으면 간신히 다 들어가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또 손이 불편합니다. 그렇게 잡았을 때는 가벼운 f1.8 단렌즈만 감당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좁혀서 손가락을 다 넣지 않는 이상은 절반이 튀어나오나 1/4이 튀어나오나 새끼손가락이 미끄러질 것 같은 느낌이라서 안정감이 오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차이가 3세대 때도 꽉 찼던 사람들에겐 손가락이 편하게 다 들어오는 수준이 되겠지만 저는 경계선상에 위치하고 있고 선을 넘어서는 수준은 되지 못 한 것입니다. 손 큰 사람은 뭐 여전히 새끼손가락이 놀 듯 합니다. 참고로 저는 동양인 남자로써 보통 정도라고 생각합니다.(키보드 f1에서 f10 정도입니다.)



 확장그립 달고 쓰는 제 a9과 비교하면 새 그립의 애매함이 저에겐 더 커집니다. 기본 그립으로 부족했던 건 맞지만 확장그립으로 확실히 더 여유가 생기는 3세대와 억지로 손가락 다 넣을 순 있지만 편하지 않은 4세대가 되겠습니다. 결국 크고 무거운 GM 줌렌즈 쓰려면 확장그립이 필요한 건 그대로인 거 같습니다. 근데 그립 깊이 자체가 바뀌었으니 2/3세대용 순정 확장그립은 호환이 안 됩니다. 그립 고정용 핀 위치도 바뀌었고... 세로그립은 새로 나왔지만 확장그립은 신형이 안 나왔습니다; 별로 안 팔려선지 그냥 서드파티나 쓰라는 건지. 순정이 뭐 비싸기는 했죠.

 a9 II가 a7R IV와 같은 섀시로 나온다면 저는 이번에도 결국 서드파티로라도 확장그립이든 L 플레이트든 쓸 수 밖에 없겠다는 결론입니다.

 그리고 역시 바디 크기를 키우지 않는 이상 극적인 그립감 개선은 어렵다고 생각된 게, 지금까지 그립 크기에만 집중했는데 물론 그립 크기도 문제지만(이 크기인 이상은 제 새끼손가락 완전 커버는 무리라고 봅니다) 바디 뒷면도 원인의 한 축입니다. 무슨 얘기나면 그립이란 게 결국 카메라를 꽉 쥐어야 하는 건데, 손가락만 쥔다고 될 일이 아니죠. 손바닥이 뒷면을 잘 잡아줘야 원만한 퍼지가 되는 겁니다.



 근데 소니 후면은 작은 바디에 버튼이 빼곡해서 면적이 너무 없습니다. 썸그립 역할로 돌출된 부분도 안정적으로 잡기엔 좀 작다고 생각되고요.(그래도 마크 3의 손을 고려하지 않은 듯한 직선모양보단 약간 더 인체공학적으로 생겼네요) 비스무리한 크기에 돌출부는 니콘이 더 좋아 보이네요.

 면적의 넉넉함으로 본다면 사실 미러리스 중에서 충분한 건 파나소닉 S1 밖에 없습니다. 파나소닉은 워낙 커서 썸그립이 없어도 잘 잡힙니다. 사실 썸그립은 약간 임시변통인 게 썸그립을 쓰면 엄지의 자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조작 면에서는 약간 희생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역시 그립과 조작감을 모두 풍성하게 원하는 입장에선 아직까지는 파나소닉이 가장 이상적인 섀시군요. 파나소닉이 AF 성능과 렌즈를 갖추는 게 먼저일지 소니가 그립이 좋아지는 게 먼저일지... 아니면 니콘이? 소니 세대마다 커지는 속도 보면 한 6세대 정도는 가야 제가 원하는 수준이 될 거 같네요. 근데 그정도 되면 체급이 달라져서 별로 a7 시리즈 같은 느낌이 아닐 듯;;



덧글

  • teese 2019/09/02 21:09 # 답글

    아무리 봐도 R4가 너무 빨리 나온거 같습니다. 벌써 R3 가격 방어용 풀어야할 상황도 아닌거 같은데...
    특히 센서가 맘에 안들더군요.
    센서화소 안건드리고 적층에 HDR로 S1H급에 비벼볼만한 영상강화판이면 반응이 괜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전 영상은 상관 없지만 처리 빠르면 좋고... R바디 애호자라도 6000만화소는 편집도 하드용량도 너무 부담되는군요.

  • eggry 2019/09/02 21:38 #

    a9 II의 영상이나 화소가 어떻게 나올지... 6000만으로 간 건 스튜디오 지향으로 좀 기운 느낌입니다. 고감도 성능을 어느정도 희생한 것 같고 고감도 대신 저감도 쪽으로 튜닝된 듯 하고요. 용량도 마크 3가 간신히 여행기간 버틸 정도 되었는데 마크 4는 도저히 무리네요.
  • 타누키 2019/09/02 21:35 # 답글

    용량이 장난 아니지만 한번 만져보고는 싶더군요. ㅎㅎ
  • eggry 2019/09/02 21:38 #

    거저 만지게 해준다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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