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19 벨기에 GP 결승 by eggry


 직선에 강하고 트랙션이 떨어지는 머신 특성 상 당연히 페라리가 강세를 보일 걸로 예상되었던 스파. 예상대로의 결과긴 한데 절반의 성공이고 그것도 마냥 쉽지는 않았습니다. 몬자에서 기대하긴 하지만 이쪽도 마냥 수월하진 않을 듯.

 예선에서 페라리 페이스는 연습부터 확실히 보였고 실제로 오랜만에 프론트로우를 차지했습니다. 샤를이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여줬지만 베텔은 간신히 해밀턴을 앞지르는 수준이라 레이스도 우려되긴 했습니다. 연습 때부터 레이스는 예선 만큼 강세는 아니라는 징조가 보였고 역시 예선에서도 뒤졌던 베텔은 결승에서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브레이킹 에러나 휠락도 많고, 투스탑으로 가서 애초에 메르세데스 듀오는 막을 수 없긴 했습니다.

 베텔의 언더컷으로 잠깐 르클레르 앞으로 나왔을 때 페라리는 르클레르를 앞으로 보내는 팀오더를 냈는데, 애초에 투스탑인 걸 자기들도 알고 있었을 거고 페이스 상으로 더 유리한 르클레르를 앞으로 보내는 게 메르세데스 상대하기에도 좋았을 겁니다. 사실 이 결정이 샤를의 우승을 결정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후반엔 해밀턴이 따라 잡았습니다. 페라리 전략이 작은 차이로 우승을 결정직은 정말 오랜만의 경우랄까.

 오늘 경기를 보면서 몬자에서도 르클레르가 이런 리드를 보여준다면 무게추는 베텔에서 르클레르로 완전히 넘어갈 듯 합니다. 두 드라이버 모두 실수가 있었지만 베텔의 실수가 더 치명적인 편이었고, 페라리 강세인 트랙에서 르클레르가 베텔보다 더 좋은 페이스를 보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까진 뭐 다 날려먹긴 했지만 드디어 네번째엔 팀의 시즌 첫 우승을 해냈습니다.

 만약 몬자 백투백까지 해낸다면 베텔이 딱히 팀의 리더로 남기는 어려워질 거 같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에선 아직 베텔이 리드하고 있지만 르클레르는 리타이어 두번에 베텔은 노 리타이어임을 생각하면 음... 기세는 분명히 르클레르의 편입니다. 마침 여름이라 실리시즌도 아직 마무리되진 않은 상황인데 얘기가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패독의 (다소 황당한) 루머 중엔 베텔이 계약 조기종료하고 레드불로 돌아갈 수도 있고 그런 비상상황에선 페라리가 리카도나 알론소를 고려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중위권에선 알본이 5위란 놀라운 성적을 냈습니다. 엔진패널티 등으로 출발순위가 좋지 않았음에도 정말 꾸역꾸역 올라가더군요. 경기 중반 이후 정착된 8,9위 정도 성적도 이미 대단한 거였는데 마지막 랩에 노리스의 불행(마지막 랩 시작 직전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안티스톨로 엔진 정지ㅠ)이나 안토니오의 사고 등의 혼란을 타고 페레즈까지 잡아버렸습니다. 일단 레드불 데뷔는 성공이네요. 맥스급이란 생각은 안 들지만 적어도 가슬리보단 인상적인 모습입니다.

 그렇긴 해도 토로로소 두요도 괜찮았습니다. 다닐도 알본 못지 않은 순위상승을 보여줬고, 가슬리도 토로로소 돌아가서 어께가 가벼워진 덕인진 몰라도 딱 기대되는 수준 성적을 냈습니다. 문제는 토로로소가 보통 중하위권 팀이면 이걸로 만족했겠지만 레드불 A팀으로 갈 재주가 없다면 결국 시한부라는 거지만 말이죠. 맥스는 뭐 첫 랩에 쳐박아서 딱히 할 얘긴 없습니다. 레드불이 스파에서 어떤 페이스인가 궁금했고, 몬자의 힌트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알본만 갖고는 아직 알기 어렵네요. 알본이 5위 올라온 거 보면 괜찮을 거 같지만요.

 중위권 리드를 확실히 굳혀가고 있던 맥라렌은 이번주 완전히 망쳤습니다. 사인츠는 첫 랩에 파워 상실, 노리스는 마지막 랩 직전에 상실이었습니다. 노리스의 리타이어 전까지 페이스와 성적을 보면 맥라렌-르노의 성능은 중위권으로썬 충분히 좋은 거 같은데 듀오가 동시에 엔진 문제를 겪은 걸 보면 문제가 있긴 한 거 같습니다. 이게 르노 파워유닛 문제인지 아니면 맥라렌의 전자계통 문젠진 아직 알 수 없네요. 뭐 르노 파워유닛이 아직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르노 워크스팀은 이번 경기에선 노트러블이었습니다. 대신 르노는 섀시 성능이 안습입니다만;; 이번주 포인트 획득이 전혀 없는 유일한 파워유닛이 됐습니다.

 여름휴가가 끝났지만 팀들의 성능이나 특성은 별로 지각변동이 일어난 징조는 없습니다. 스파 역시 밸런스가 틀어진 트랙이고 딱 예상된 대로 페라리가 페이스가 나왔습니다. 다만 이곳에서 샤를도 정말 간신히 이길 정도였다는 점이 불안요소긴 합니다. 강세인 트랙에서 이정도라면 시즌 후반의 틸케 트랙에선 뭐 포기해야죠;; 올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이미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스파, 몬자를 제외하고는 메르세데스에 맞서는 건 페라리보단 레드불이 될 듯 합니다.

 WDC에선 해밀턴이 주 경쟁자가 아닌 르클레르에게만 졌기 때문에 당연히 리드를 더 벌렸고, WCC 면에서도 페라리와 차이는 150점 수준. 시즌 후반 트랙 특성을 생각하면 페라리가 좁힐 가망은 없고, 레드불이 좁힌다 해도 애초에 한참 밑이기 때문에 역시 가망 없습니다. WCC는 99% 확정, WDC는 98% 확정이란 느낌이네요. 올 시즌 르클레르의 우승이나 맥스의 인상적인 모습 등이 있었기에 페라리와 레드불 모두 내년 머신을 잘 만들어서 제대로 경쟁하기만 바랄 뿐입니다. 이러다 삐끗하면 김빠지는 거지만요.

ps.어제 F2 스파 경기에서 Anthoine Hubert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R.I.P.



덧글

  • 4548 2019/09/02 09:59 # 삭제 답글

    페라리의 올해 첫 우승. 잔여 시즌 전망은 어둡지만 어쨌거나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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