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19 헝가리 GP 결승 by eggry


 재밌는 경기였습니다. 사실 최근 경기는 대체로 재밌었는데 헝가리와 독일이 재미있는 가운데서도 스타일 면에선 양극단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예측 불허의 이변의 연속인 독일과 예측 가능해 보이는데 그걸 뒤엎는 스릴의 헝가리였습니다. 사실 제 스타일은 로또 같은 독일보다는 헝가리 쪽입니다. 이대론 안 될 거 같은데 안 될 거 같은데- 되네? 하는 거 말이죠. 이변이 적었던 만큼 중하위권 경쟁은 크게 없었기도 한데 저는 이쪽이 엘리트 스포츠로써 F1에 더 맞는 모습이라고 봅니다. 가뭄에 물 한바가지라고 할까요.

 폴을 맥스에게 뺏기긴 했지만 레이스 페이스는 해밀턴의 우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미디엄, 하드, 미디엄 모두 훌륭한 페이스를 냈고 페이스로 맥스와 벌어졌던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헝가로링 같은 트랙에 2019년 F1 머신의 더티에어 특성을 생각하면 어택모드가 아닐 때의 2초는 그냥 따라가기 모드라고 봐도 되겠고요. 맥스가 간격을 유지하는 거냐 해밀턴이 잘 따라가는 거냐의 결론은 후자였습니다. 간격을 좁혀야 하거나 어택모드에 들어갈 때는 확실히 빠른 모습을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여기는 헝가로링. 벽이 먼 모나코라고도 불릴 정도로 구불구불하고 추월하기 힘든 곳입니다. 해밀턴이 페이스가 더 좋다고 해도 왠만한 수준으론 추월하기 힘든데 첫번째 피트스탑도 별로 안 좋아서 그 이후 보여진 페이스 우위로도 추월은 쉽지 않았죠 첫번째 어택은 오버슛으로 날려먹으면서 메르세데스 피트월은 다른 방법을 궁리합니다. 이대로 소모전으로 어택을 노리기보단 어차피 원투와 나머지의 갭은 너무 확실한 만큼 2위는 보장되는 상황, 2스탑으로 어택하는 방법을 택한 거죠.

 미디엄으로 새로 나올 때만 해도 랩당 1초는 빨라야 할텐데 그러지 못 해서 김이 샜으나, 해밀턴의 페이스는 점점 올라가고 맥스의 타이어는 점점 닳아 나가면서 결국 초기 기대보다 3랩 더 빠르게 따라잡았습니다. 그 시점에선 랩당 2초 이상 빠른 상황이었기에 DRS로 아주 쉽게 추월할 수 있었습니다. 추월 자체는 안티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과정이 더 중요하고 스릴있었고 그래서 이번 경기가 독일보다 좋았습니다. 뭐 또다른 안티클라이막스라면 어차피 진 거 확실하니 패스티스트랩 포인트 먹으려고 들어간 맥스겠죠. 패랩포인트 이후 생긴 새로운 트렌드인데 이 포인트가 챔피언십에 결정타가 될 거란 생각은 안 들기에 좀...

 페라리는 뭐 예상대로 페이스는 영 안 좋았습니다. 올해 머신의 특성인 트랙션 부족을 생각하면 헝가로링에서 확연한 3위 성능인 건 예상됐습니다. 페라리 사이에도 거의 기차놀이 같다가 마지막에나 베텔이 리드를 잡았고... 레드불이 이점을 발휘하는 트랙에선 확실하게 메르세데스를 위협하거나 기회를 낚아채고 있는데 페라리는 굴러온 기회는 다 차버리고 망한 트랙에선 이런 꼴이니 김 빠질 따름입니다. 듀오 라인업 자체는 톱 3 중 제일이라 보지만 성능과 전략이 이래서는 소용 없는 일이죠;

 이제 스파로 가기 전에 여름휴가를 가지게 되는데, 해밀턴의 WDC에 대한 의심은 점점 사라질 듯 합니다. 사실 여기서 맥스가 우승했다고 해도 나머지 트랙에서 메르세데스의 리드가 사라지리라 생각하진 않기에 뭐 충분히 감수할 만한 패배였습니다만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철두철미한 모습을 다시금 보여줬습니다. 독일에서의 비극(희극?) 이후 곧바로 추스린 메르세데스의 탄탄함을 새삼 깨닫습니다. 해밀턴의 WDC나 메르세데스의 WCC 모두 이젠 의심할 영역에서 벗어났다고 생각됩니다. 독일 같은 일이 한 두세번 일어나지 않는 한은 말이죠. WCC의 경우엔 페라리를 더블스코어로 깨는 것도 충분히 현실적인 범위가 됐네요.

 여름휴가로 접어들면서 드라이버 이적 관련으로 많은 궁리들이 나올테고 이미 메르세데스의 두번째 시트가 가장 핫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조지 러셀은 아직 아니라고 하고, 그럼 보타스와 오콘이라고 봐야할 것 같네요. 베텔의 레드불 루머가 현실이 될까도 궁금합니다. 아니 그것보다 당장 피에르 가슬리가 올해를 다 채울 수 있을지부터 걱정해야 할 듯 하군요. 메르세데스에 간간히 승부를 걸고 있는 맥스에 비해 가슬리는 미드필드랑 놀고 있는 실정이니...

 중위권 하니 맥라렌이 왜 사인츠와 노리스 듀오에 만족하는지도 확실히 납득이 됩니다. 중위권 쪽에선 하반기에 르노가 좀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네요. 헝가로링에서의 약세는 르노 섀시가 아직 수준 미달이란 걸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보이네요. 파워유닛 핑계 대기에는 성능차는 많이 줄었다고 생각해서. 일단 공식적으로 1000마력 오버를 확인해준 첫 메뉴펙처러기도 하고요. 뭐 드라이버는 나무랄 데가 없으니 팀이 더 열심히 할 수 밖에요.

ps.올해야 무리수지만 섀시, 파워유닛, 드라이버 모두 이런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내년 레드불이 정말 기대되긴 하네요. 페라리도 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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