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굿우드 FOS 0부 - 영국 도착
2016 굿우드 FOS 1부 - 메이커 부스(메르세데스, BMW, 포드, 닛산)
2016 굿우드 FOS 2부 - 메이커 부스(람보르기니, 르노, 마쓰다, 미쉐린)
2016 굿우드 FOS 3부 - 메이커 부스(렉서스, 혼다, 아우디, 알파 로메오)
2016 굿우드 FOS 4부 - 메이커 부스(폭스바겐, 쉐보레, 벤틀리, 미니)
2016 굿우드 FOS 5부 - 메이커 부스(맥라렌, 포르쉐)
2016 굿우드 FOS 6부 - 메이커 부스(재규어, 랜드로버, 테슬라 등)
2016 굿우드 FOS 7부 - BMW Centenary
2016 굿우드 FOS 8부 - 제임스 헌트
2016년은 제임스 헌트 챔피언 40주년일 뿐만 아니라 포드의 르망 우승 50주년이기도 합니다. 로드카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엔초 페라리는 페라리의 로드카 부문을 포드에 판매하기로 양해각서를 채결합니다. 하지만 막판에 '영감'은 생각을 바꾸어 매도를 철회했고 분노한 황태자 헨리 포드 2세는 그룹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페라리에게 복수하기로 합니다. 페라리의 자존심인 트랙에서 말이죠. 그리고 그 무대로 선택된 것은 르망이었습니다.
당시 페라리는 르망과 F1 모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GTE 정도 참가하는 게 아니라 프로토타입 부문에서 전체 우승을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실적으로 보자면 페라리가 더 자존심을 두던 F1보다 좋았죠. 58년부터 65년까지 페라리는 단 한번을 빼고 르망에 전승했습니다. 동시대의 F1은 겨우 2,3번 챔피언 하는 정도였습니다. 포드 GT40 프로젝트는 64년부터 레이스에 투입되기 시작했고 프로토타입 이후 마크 1, 2, 3, 4, 5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66년에 첫 승을 거둔 뒤 4회 우승함으로써 페라리의 자존심을 구겨주게 됩니다.
2016년은 그 우승 50주년을 기념하여 포드가 르망과 WEC에 복귀하는 첫 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가 굿우드에 오기 일주일 전 열렸던 2016년 르망 24시에서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화려하게 50주년을 기념했죠. 바로 그 경기에서 달린 차량이 여기 참가했습니다. 아쉽게도 우승차량인 68번은 아니고 팀메이트 차량인 66번이군요. GTE Pro 클래스 4위였습니다.
2016년엔 1,3,4위를 포드가 차지하고 3위를 페라리가 차지해서 1966년의 페라리의 굴욕을 다시 재현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도 2위를 차지한 리찌 컴페티치오네는 페라리 A팀이 아닌데도 놀라운 성적을 냈습니다. 참고로 전직 F1 드라이버인 지앙카를로 피지켈라가 참여한 미국 쪽 팩토리 엔트리였습니다.
올 11월 이 사건을 주제로 한 영화가 개봉 예정입니다. 크리스찬 베일 멧 데이먼 등 굵직한 캐스팅을 자랑하지만 현재까지 트레일러로는 페라리 쪽 얘기가 조금 적어 보이고 미국 쪽의 낙천주의적 쌈마이함이 강조되는 느낌입니다. 드라마틱하게 하려고 변주를 주는 거겠지만 사실 리얼리즘 파로써는 현재까지 공개된 모습은 다소 아쉽습니다. 물론 트레일러가 더 나오고 페라리 얘기도 조금 더 나오겠지요.










66번 포드 GT. 사실 시즌 정규 엔트리는 66, 67이었고, 르망에 추가투입된 68, 69가 66, 67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어쨌든 우승기록을 내자 마자 화려하게 데모런을 펼치고 있는 포드 GT LM GTE(2016)









2006년형 포드 GT LM GTE. 1995년에 처음 GT90이란 컨셉으로 등장한 뒤 2002년 GT40 컨셉으로 나왔던 차가 결국 2005년에 '포드 GT'(포드 GT는 공식적인 명칭은 6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모두 포드 GT입니다. 60년대 GT40은 프로젝트 코드명이었고 차량 자체는 그냥 포드 GT였고요. 편의상 구분을 위해 클래식 레이스카는 GT40으로 더 잘 불립니다.)라는 이름으로 로드카로 출시되었습니다.
V8을 탑재한 슈퍼카로써 출시된 포드 GT는 나름 멋진 디자인과 대배기량 V8 엔진의 매력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레이스에서의 성과는 선대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 했습니다. 여기 나온 버전은 르망 레이스카 버전이지만 그렇게 두드러지는 성적을 내지 못 했습니다.
이 차량도 르망 출전이지만 팩토리 차량이 아니라 프라이비티어의 자체 GTE-Am 차량입니다. GT1 쪽에서는 조금 더 두드러지는 편이었습니다만... 레이스카보단 매력적인 로드 슈퍼카로써 인기 있었던 차였습니다. 제레미 클락슨이 아주 좋아했던 미국차로도 유명합니다.









포드 GT40 마크 3. 마크 3는 로드카 전용으로 만들어진 버전으로, 레이스카 버전과 조금 다른 외형을 갖고 있습니다. 1966년 르망 우승을 기념해 뉴욕 모터쇼에 발표되었으며 길이나 윈도우 등 전반적으로 다르게 만들어졌습니다. 총 7대가 제작되었고 분명히 우승을 기념하고 매니아들의 콜렉션을 노린 차였지만 레이스카 버전과 외형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다지 사랑받진 못 했으며 오히려 도로규정에 맞게 개조된 마크 1이 콜렉터들에게 더 인기를 얻게 됩니다. 사실 헤드램프 디자인 등 척 봐도 다소 이질적인 모습입니다.








기념비적인 첫(?) 포드 GT. GT40 마크 1입니다. 사실 기념비적이라고 하긴 약간 애매한데요, 정작 르망에 처음 우승한 포드 GT는 마크 2였습니다. 64, 65년에 투입된 마크 1은 신뢰성 문제로 전부 피니시하지 못 했습니다. 결국 실제 영광은 마크 2부터 시작된다는 얘기죠. 재밌게도 마크 1은 끝물(?)인 68, 69년에 우승하게 되는데 그때는 포드 팩토리팀이라 할 수 있는 쉘비 아메리카가 아니라 영국 팀인 J.W. 오토모티브 엔지니어링으로 참가하게 됩니다. J.W.는 이 마크 1의 로드카 버전을 판매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여러 마크 1 중에서 이 모델(섀시넘버 GT40P/1055)는 한번도 레이스 한 적이 없으며 공장에 잠들어 있다가 로드카로 출고되었다가 포드의 손자이자 포드 2세의 아들인 에드셀 포드 2세의 콜렉션이 되었다고 합니다.


영광의 레이서(오글오글), 포드 GT40 마크 2입니다. 1966년 르망 원투쓰리 피니시의 주역으로, 오랫동안 갈아오던 페라리에의 복수가 마침내 결실을 맺은 때입니다. 보통 GT40이라고 하면 이 마크 2가 제일 유명하고 2006년형 로드카 역시 이 디자인에 맞춰 만들어졌습니다.

개러지 구경 차례. 2016년형 66번 포드 GT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블루/화이트/그린/레드 도색이 아주 괜찮다고 생각하네요. 물론 포드 에코부스트 스폰서는 전혀 현실과 동떨어진 모양새입니다만...



개러지에는 보존 등의 이유로 데모런에는 나서지 못 한 포드 GT 차량들이 더 있습니다. 이것은 68년에 투입된 개량형 마크 1입니다. 68, 69년엔 이후 개량모델들이 다 빠지면서 J.W.의 마크 1만 참가했지만 그래도 우승해냈습니다. 이 차량 자체는 우승한 섀시는 아니라고 하는군요.


데모런에 나오지 않았던, 다른 포드 GT들보다 유선형으로 생긴 이 차량은 67년형 마크 4입니다. 이전 포드 GT40들이 롤라 섀시를 기반으로 개발되었고 영국 엔지니어링팀에 의해 설계, 제작되었던 반면 마크 4는 미국에서 설계되고 제작되었습니다. 66년의 일격 후 한해의 내구레이스 시작을 알린다 할 수 있는 데이토나에서 67년 페라리에 패배하자, 포드는 마크 4를 개발하였으며 세브링에 이어 르망에서도 우승했습니다.
사실 이 마크 4의 우승은 미국에서는 66년의 마크 2 우승보다도 더 의미깊은 것으로, A.J. 포이트와 댄 거니라는 미국 드라이버에 의해 우승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66년의 마크 2의 우승은 뉴질랜드 드라이버인 브루스 맥라렌(F1 팀의 그 맥라렌 창립자입니다)과 크리스 아몽이 했거든요. 사실 영화 '포드 대 페라리'도 이쪽에 초점이 맞춰진 듯 해서 레이싱 팬으로써는 좀 미국만세 식으로 갈 거 같은 불안감이 가중되는 중입니다.




사랑받지 못한 마크 3. 4.7리터 V8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미드십 프로토타입 레이스카 특유의 엔진커버 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첫 우승을 차지한 마크 2.

에드셀 포드 2세의 마크 1.

그리고 정말 정말 정말 만나기 힘든 유니콘 같은 존재. 1964년형 GT40 프로토타입입니다. 프로토타입->마크 1->마크 2->마크4 순으로 레이스카가 진행되는데, 이건 처음 참전하게 된 1964년 초기에 투입되었던 프로토타입으로, 섀시넘버 GT/102입니다. 프로토타입 넘버는 GT/101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이건 사상 두번째 포드 GT라는 얘기죠. 참고로 레이스 엔트리에는 보통 그냥 GT40이나 마크 1으로 기록된 경우가 많습니다. 엔트리명은 실제 섀시 업데이트 만큼 엄격하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 64년에 투입된 마크 1은 양산형(?)이 아니라 이 녀석입니다. 경기 중 최대 4위까지 올라갔지만 리타이어 했습니다. 신뢰성이 크게 문제가 있었기에 이 프로토타입~마크 1은 르망에선 2년 동안 계속 실패합니다.



오오 이것이 최초의 포드 GT 엔진... 4.2리터 V8입니다. 홀만 무디라고 되어있는데 사실 포드는 자기들 스스로 직접 만든 건 꽤 적습니다. GT40 프로젝트는 인하우스 프로젝트라기보단 포드는 프로젝트 매니저이고(사실 헨리 포드 2세의 사설 프로젝트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여러 엔지니어링 팀들을 통합해서 운영되었습니다. 여튼 이 프로토타입도 홀만 무디에 의해 제작되었습니다.
최초의 포드 GT의 엔진음...이라지만 사실 공회전 뿐입니다. 좀 아쉽군요.



포드 GT들의 뒷태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포드 GT 관련으로는 2016년 르망에 열렸던 미국 전시관에서 당시에 가까운 복원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습니다.(2016. 6. 10~27 유럽 여행기 13부 - 각종 전시관들, 로드 투 르망 및 예선)
더 고화질 사진은 역시 플리커에 있습니다. 2016 Goodwood Festival of Speed - GT, Touring Cars(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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