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마운트의 물리적 치수가 큰 차이를 가져올까? by eggry


 캐논과 니콘의 풀프레임 미러리스가 등장한 이래 끊이지 않는 논란은 과연 Z와 RF 마운트가 E 마운트 대비 이점을 가지느냐? 되겠습니다. 특히 많이 나오는 얘기는 E 마운트론 f1.2 렌즈가 안 되냐 같은 것들인데 그건 밑에서 추가로 얘기하기로 하고...

 이 문제에 관심이 많아 여러 메이커와 시그마, 탐론 서드파티 메이커의 인터뷰까지 보았으며 대략적인 그림은 그리고 있었는데 캐논이 마침 RF 마운트의 이점을 소개하는 영상을 내놨습니다. 비교대상은 어디까지나 기존 EF 마운트가 되겠지만 주된 차이는

- 더 가까운 백포커스(플렌지백): 빛을 덜 굴절시켜도 되서 수차를 줄임.
- 더 큰 구경(캐논의 경우엔 사실 EF랑 같음): 접안렌즈 크기를 키울 수 있고 역시 수차를 줄임.
- 고속통신 접점: 앞으로 신기술 도입과 확장성(듀얼 IS 같은)
- 잠재적 단점: 렌즈 내부반사가 센서에 닿아 고스트와 플레어를 만들기 더 쉬워짐(코팅으로 극복)

 뭐 이정도 되겠습니다. 일단 미러리스 마운트들의 경우 플렌지백 길이는 거의 대동소이한 수준입니다. Z의 16mm부터 E의 18mm, RF와 L의 20mm 정도까지 분포합니다. 사실 미러리스인 이상 미러리스 사이의 플렌지백 차이는 별로 크지 않습니다. 시그마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차이 내에서도 너무 가까우면 조금 더 내부반사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만, 코팅기술에 의해 극복할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사소한 이슈일 겁니다. 그리고 니콘 Z가 딱히 고스트나 플레어가 심하다는 증거도 아직 없습니다.

 실제로 차이가 나는 건 구경이죠. E는 46.1mm, L은 51.6mm, RF는 54mm, Z는 55mm입니다. 확실히 소니 E가 제일 작기는 하죠. 사실 카메라 제품 사진만 봐도 바로 티가 납니다. 소니 바디 사이즈가 제일 작은 반면 그래도 마운트가 바디에 비해 충분히 여유가 있죠. 니콘의 경우엔 마운트 크기가 바디 디자인에 영향을 줬나 싶을 정도로 큽니다. RF의 경우도 어느정도 그렇고, L은 니콘, 캐논 만큼 크진 않아서 그정도 인상은 아닙니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중 바디 크기가 제일 큰 시스템이기도 해서 더 티가 안 나죠.



 사실 구경과 플렌지백은 동시에 효과를 가집니다. 그러니까 플렌지백의 1,2mm 정도의 불리함은 마운트를 더 키우는 것으로 커버된다- 같은 것이죠. 이것은 소니가 E 마운트가 불리하지 않다는 걸 피력하기 위해 내놓은 렌즈 마운트별 이론 조리개값 수치 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캐논은 소니보다 직경이 큰 대신, 플렌지백은 더 긴데 결과적으로 대동소이한 f0.62를 기록했습니다. 캐논과 플렌지백이 같지만 직경은 더 작은 L 마운트와 차이를 보면 이론 밝기는 플렌지백이 기여하는 부분이 더 커보입니다. 반면 가장 짧고 가장 큰 니콘은 확실히 더 두드러지는 f0.58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소니 말대로, f0.63은 필요한 수준 이상이 분명합니다. AF 렌즈 중에 f1.2보다 밝은 렌즈는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조리개값의 수치 자체는 초점거리(mm)와 조리개의 직경의 비례로 결정됩니다만, 조리개를 무한정 크게 만들어봐야 밝지만 화질만 떨어질 뿐입니다. 실제로 캐논, 니콘, 소니, 파나소닉에서 f1.2보다 밝은 AF 렌즈를 보게될 거 같진 않습니다. 니콘의 f0.95 녹턴은 수동렌즈로 나오고 말이죠.

 렌즈 마운트가 밝은 렌즈를 만드는데 지장이 없다면, 왜 너도나도 마운트 크기를 키우려고 난리인가. 그건 캐논이 든 이유 중 두번째에서 나옵니다. '접안렌즈 크기를 키울 수 있고' 말입니다. 또 니콘 인터뷰에 따르면 더 큰 마운트는 더 마운트 쪽으로 많은 렌즈군을 몰아붙일 수 있다는 얘기기도 합니다. 배치의 자유가 생기는 거죠.

 DSLR 시절 가장 작았던 F 마운트의 경우엔 마운트로 갈 수록 렌즈 형상이 병목이 되기 때문에 렌즈군을 앞으로 빼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렌즈가 길어지고 무거워지기 십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캐논보다 꼭 화질이 좋지도 않았죠. 심지어 더 비싸기까지 했습니다.

 미러리스 마운트에서 보게 될 차이도 이와 같습니다. 니콘이 F 마운트 f1.2 AF 렌즈를 만들지 못 했던 정도의 차이는 미러리스 마운트 사이에선 없습니다.(사실 위 차트에서 보듯 F 마운트도 f1.2는 가능합니다. 다만 수동으론 가능해도 AF로 구현하기엔 물리적 한계에 부딧친 것이죠) 플렌지백이 가까워진 것 때문에 밝기의 물리적 제약은 대부분 다 극복했습니다.

 그럼 실제 이점은 겉으로 보이는 조리개값이 아니라, 실제로 그걸 구현하는 방법의 문제입니다. 렌즈의 크기의 자유도, 렌즈군의 배치의 자유도 같은 것 말이죠. 소니가 f1.2 렌즈를 만들 수 없는 건 아닙니다. 단지 다른 회사들보다 더 제약이 많아서 더 비싸질 따름입니다. 더 크고 무거워질 수도 있고요. 소니는 계속 자신들이 보기에 f1.2는 극소수만 구매하기 때문에 시장성이 없어서 안 내놓는다고 합니다만, 그럼 캐논이 f1.2를 푸시하는 건 시장성이 없는데도 내놓는 미친 짓이란 얘기가 됩니다.

 물론 f1.2 렌즈의 헤일로 효과라는 게 있긴 하지만 캐논 같이 영악한 회사가 그것만 믿고 장사하진 않습니다. 결국 개별 렌즈의 수익성도 고려대상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죠. 적어도 적자는 최소화되어야 할 겁니다. 비용과 수익에 대한 계산 면에서 회사들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있다면 각자의 역량에 따른 비용의 차이겠지요.

 그런 기준으로 캐논은 f1.2를 만들 수 있었고, 니콘도 f1.2를 만들 예정이지만 소니는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만들지 않는 게 낫다는 결론이 났다고 보는 게 온당합니다. 파나소닉의 입장은 아직 알기 어렵군요. 일단 니콘, 캐논보다는 어렵지만 소니보단 쉬운 조건인데 계산기 때려보면 어느 위치일진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초하이퀄리티 50.4를 내놓은 걸 보면 파나소닉도 f1.2는 별 생각 없는 게 맞지 싶지만요.

 소니의 시장성 얘기는 분명히 맞습니다. f1.2 렌즈는 수요층도 작고, 또 과거에 EF 용으로 나온 렌즈들 수준의 기준치면 모를까 요즘의 고해상력, 수차억제 요구를 동시에 충족하려니 크기, 무게는 물론 가격도 상당해졌습니다. 이미 캐논 RF 1.2만 해도 프로슈머로써는 한계에 가까운 가격이고, 소니가 이것보다 더 비효율적으로 만들게 된다면 포기하는 건 합당합니다.

 어차피 승부는 f1.8과 f1.4에서 납니다. 수요층의 수에서 비교가 안 됩니다. 다만 그렇다고 타사가 f1.8이나 f1.4에서 불리한 건 아니란 겁니다. 마운트 규격이 가져다주는 물리적 이점은 f1.8이나 f1.4에서도 발휘됩니다. 아직 구체적은 샘플은 부족하지만 니콘은 소니와 동급 퀄리티의 f1.8 렌즈를 몇 년 늦게 냈음에도 이미 더 싼 가격에 팔고 있습니다. 이게 축적된다면 '소니는 렌즈가 비싸다'는 이미지가 쌓여서 흐름이 역전될 수도 있는 거죠. 거기다 언젠가 f1.2 렌즈를 사겠다는 꿈까지 가지고 말이죠.

 물론 앞서 말한대로 미러리스의 마운트 차이는 DSLR 시절의 차이보다는 현격히 편차가 적습니다. 실제 그런 조건 하에서도 지금 소니는 좋은 렌즈를 연이어서 내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니콘 F가 결코 극복할 수 없는 물리적 장벽으로 EF를 따라잡지 못 했던 것 같은 식으로 두드러지진 않을 겁니다. 니콘이 더 싸게 렌즈를 만들 수 있다면, 소니는 마진을 줄이는 걸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식으로 커버된다면 말단 소비자들은 결코 마운트의 차이를 유의미하게 실감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타사 마운트가 더 유리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마운트 사이즈는 문자 그대로 물리법칙이니까요. 소니는 거짓말을 한 건 아닙니다. 단지 마운트 크기에 단순히 밝은 렌즈가 가능하냐 아니냐 이상의, 사실 더 중요한 문제들이 있고, 자신들이 거기에 불리하다는 걸 말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게 시장에서 유의미하게 드러날지 말지는 각 메이커들의 결정 여하에 달린 것이지만 말이죠.

ps.여기서 그다지 다루지 않은 게 통신속도인데, 이에 따른 차이도 앞으로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파나소닉 쪽이 고속통신엔 제일 집념이 강했던 건 마포부터 마찬가지였고 듀얼 IS를 구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루머로는 캐논도 듀얼 IS 특허를 냈다고 합니다. 아직 파나소닉 외에는 바디와 렌즈가 축을 나눠서 보정하는 것만 되죠. 과연 소니는 듀얼 IS 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지?



덧글

  • 뇌빠는사람 2019/06/20 12:04 # 답글

    저같아도 별로 눈에 띄지도 않는 렌즈 스펙보다는 바디 기능을 더 많이 볼 것 같네요
  • eggry 2019/06/20 20:18 #

    ??? 별 상관 없는 얘기인 듯 하네요;;;
  • 휴메 2019/06/21 12:34 # 답글

    경량화 및 소형화나 이종교배엔 차이를 가질것 같아요E마운트 to Z마운트 어댑터같은 것들이 더 나올 가능성도 있고..전 뭐 소형 경량에 화질좋은 렌즈가 많이 나올거라 봅니다 니콘 24-70 f4 S 쓰는중인데 105나 120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좀 있지만 소형 경량을 위해 포기한거지싶어서 화질이나 크기 무게 다 참 좋네요 마치 DSLR 크롭시절 번들렌즈가 진화한 느낌입니다재밌는건 니콘 포럼에 소니 200-500 소식 올라오니 어느분께서 니콘의 써드파티가 될거라고 하시더라구요 (니콘 것도 있는데 비싸죠..)전 지난달에 캐논 eos R과 니콘 Z7 중에서 고민하다가 Z7을 샀는데 TZE어댑터처럼(소니 e마운트 to z마운트 어댑터)마운트구경이 제일 크니 어댑터 나올걸 기대한 것도 Z7로 결정한 이유중 하나였네요 근데 정작 지금 제일 부러운 렌즈는 캐논 35mm f1.8 macro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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