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14.-20. 일본 간토 여행기 6부 - 카마쿠라, 에노시마 by eggry


2019. 5. 14.-20. 일본 간토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2019. 5. 14.-20. 일본 간토 여행기 1부 - 일본 도착
2019. 5. 14.-20. 일본 간토 여행기 2부 - 유포니엄 관람, 미쓰비시 미나토미라이 기술관
2019. 5. 14.-20. 일본 간토 여행기 3부 - 닛신 컵누들 박물관, 아카렌가 창고
2019. 5. 14.-20. 일본 간토 여행기 4부 - 오오산바시, 차이나타운, 닛폰마루 메모리얼 파크
2019. 5. 14.-20. 일본 간토 여행기 5부 - 키타카마쿠라

 키타카마쿠라와 카마쿠라 중심부의 경계 겪이라고 생각되는 터널...도 뭣도 아닌 구조물. 위는 뚫려 있으니 비 막으려는 건 아니고 순전히 좌우 수림의 침범을 막기 위한 구조라고 해야겠습니다.

 카마쿠라는 산지로 둘러싸여 있고 진입할 수 있는 곳이 정해진 산골 사이의 길 뿐이라서 방어에 유리한 천혜의 요새라 미나모토노 요리모토가 최초의 막부인 카마쿠라 막부의 근거지로 삼았다고 하죠. 마침 같은 길을 걸어가는 일본인 관광객 아저씨가 "카마쿠라가 천혜의 요새라더니 내가 고개 넘다 죽겠다" 라고 하던... 근데 이 길은 딱히 가파르거나 한 건 아닙니다. 거리도 짧은 편이고. 운동 좀 하셔야겠어요 아저씨.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무너져 골격만 남은 구조물처럼 생겼습니다.



 민가가 몇 개 보이지만 이곳에 산다면 어느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일부러 교외에 사는 사람들 같습니다. 클래식 미니와 야리스를 갖춘 차고. 하나는 취미용이고 하나는 일상용이겠죠.



 요런 트렌디한 카페테리아도 있고...



 보도블럭은 따로 안 깔려있지만 가드레일은 잘 되어있는 인도를 따라 남쪽으로...



 정말 그냥 큰 길만 따라가면 금방 붉고 큰 토리이를 만나게 됩니다. 카마쿠라의 가장 크고 대표적인 신사인 쓰루가오카 하치만궁입니다. 이쪽은 사실 옆문이고 정문은 좀 더 내려가야 나옵니다. 딱히 이 토리이 계단으로 올라갈 필요 없이(여기로 가면 바로 배전 측면 쯤으로 오게 되는 듯 합니다) 조금만 내려가면 정문까진 아니라도 참배로 중간 쯤으로 평지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옆으로 들어가자 제일 먼저 보이는 건 무대. 평상시엔 그다지 쓰이지 않는 곳입니다만... 확실히 여기까지만 와도 부지도 크고 신사 크구나! 라고 느낍니다. 관리상태도 아주 좋습니다.



 배전으로 올라가려면 결국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아까 거기서 올라가든 여기서 올라가든...



 이전에 자재로 이용되었다고 하는 거목의 밑둥이.



 그 옆에는 새로운 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훗날 크면 쓰이게 될 겁니다. 저 나무가 방금 거목 만큼 커지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유명한 신사나 절들은 정기적 보수를 위해서 목재림을 따로 두고 관리하는데 이렇게 신사 부지 내에 떡하니 두는 건 흔한 건 아닙니다.



 하치만 궁의 누문.



 배전 옆에는 당연하다는 듯 부적과 에마를 팔고 있습니다. 에마 모양이 은행나무잎 모양으로 생겼네요. 배전은 촬영 금지라서 그냥 보기만 했는데 딱히 특별한 구석은 없었네요. 그냥 크고 관리 잘 되어 있다 정도. 듣자하니 밤에 오면 꽤 분위기가 좋다고 하는군요.



 배전은 못 찍고 그나마 누문 옆에서 찍는 정도.



 배전 왼쪽으로 조금 돌아가면 작은 돌언덕 위에 이나리 신사가 있습니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멋지구리한 무대.



 수풀 속으로 보이는 다른 건물들.



 다시 평지로 내려왔습니다. 테미즈야를 비롯한 자잘한 건물들.



 참배로를 역주행(?) 하며 뒤돌아 본 모습. 누문이나 그것보다 낮은 배전보다는 무대가 인상이 더 강렬합니다.



 하치만 궁의 토리이. 토리이에서 바로 작은 연못 위의 돌다리가 놓여져 있습니다. 보존 관계로 돌다리는 통행 불가. 토리이 바로 앞에는 복잡한 건널목이 있습니다. 사실 여긴 차로가 쭉 뻗은 게 아니라 좌우로 차로를 두고 참배로가 나 있습니다.



 신사의 두번째 토리이라 할 수 있는 니노토리이가 여기서 수백미터는 더 내려가야 있습니다. 니노토리이부터 여기까지(여긴 산노토리이라고 해야할까요?) 나있는 길은 가로수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참배로 좌우로 상점가가 있는데 그 중에서 서쪽에 있는 상점가가 관광객들에게 유명합니다. 이름은 '코마치도리'. 뜻 자체는 그냥 작은 길거리란 얘기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되었다'의 등장인물 상당수가 이 카마쿠라 인근 지명에서 따왔으며 주인공 하치만의 여동생 이름이 코마치입니다. 그리고 하치만은? 당연히 하치만 궁의 그 하치만이죠. 그리고 메인 히로인인 유키노시타는 하치만 궁과 코마치도리가 있는 구의 이름입니다. 그리고 유이가하마는 카마쿠라 바로 앞에 위치한 해변.



 코마치도리의 풍경. 관광객이 북적북적댑니다. 뭐 통행하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네요. 가게들은 딱히 전통풍으로 꾸며지진 않았는데 현대적이면서 약간 트렌디한 느낌이 납니다. 특히 카페 같은 곳들은...



 날도 더우니 당분도 보충해야겠다 간식거리를 찾았습니다. 할인한다는 말에(그리고 500엔 동전 쓰기 아까워서) 선택한 디저트. 카마쿠라 푸딩 소프트라는데, 푸딩과 소프트아이스크림에 꽈배기 과자를 얹어놨습니다.



 350엔 주고 바로 받았습니다. 상품 설명엔 좋은 푸딩과 농후한 소프트크림이라는데, 사실 그냥 바닐라는 아니고요, 카라멜 쪽 맛이었던 듯. 그리고 꽈배기 보고 다들 꿀과배기라고 섯불리 말하는데 사실 짭짤한 맛이었습니다. 어쨌든 소프트나 푸딩이나 둘 다 달달하고 부드러워서 혈당 보충은 제대로 했습니다. 할인가로는 확실히 혜자였습니다.



 말차 아이스는 어디든 있는데 이렇게 등급 내서 파는 건 처음 봤네요. 레벨 맥스...라고 해도 그렇게까지 진하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저정도는 많이 먹어봤으니까요. 설탕 없이 정말 쓴 맛이라면 모를까.



 특이하게 카페트 파는 가게들이 종종 보이던데, 무려 이름도 아슬란. 터키어로 사자란 뜻입니다.



 카마쿠라 하면 고도로 통합니다만 막상 길거리는 상당히 현대적입니다. 그런데 그냥 모던한 건 아니고 고풍적인 느낌이 많이 나지만... 서구, 현대풍으로 고풍적이라고 해야할 거 같습니다.

 사실 카마쿠라가 역사의 중심이었던 건 워낙 오래 전 일이고(14세기) 막부의 근거지로써 역할을 그리 오래하진 못 했던지라(태평성대를 누린 에도 이전의 카마쿠라, 무로마치 막부 모두 꽤 단명했고 혼란스러웠습니다) 당대의 흔적은 절과 신사 정도 빼곤 거의 사라지고 없습니다. 특히 전쟁의 제1 목표가 되는 군사설비나 행정기관들은 진작에 다 사라지고 없지요.

 교토나 오사카처럼 그 자체로 중요한 대도시였다면 정권이 바뀐 뒤에도 실용적 이유로 재건되거나 개축되는 경우가 있겠지만 카마쿠라는 요리모토가 일부러 교토에서 떨어진 오지에다 둬서 조정의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뜻으로 세운 탓에 정권이 무너지고 다시 관서로 중심이 넘어가자 곧바로 잊혀진 촌동네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남은 전성기의 흔적이 절과 신사들 정도. 참고로 쓰루가오카 하치만 궁은 카마쿠라 시대에 지어진 건 아니지만(그보다 조금 전인 11세기입니다) 카마쿠라 막부와 역사적 인연이 깊습니다. 최초의 무신정권인 만큼 군신 덴노들을 모신 하치만 궁은 최고의 성전이라 할 수 있고 마침 카마쿠라에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3대 쇼군인 사네모토가 참배 갔다가 조카에게 살해당해 요리모토의 직계가 끊어진 장소이기도 합니다. 요리모토 본인은 막부를 세웠지만 후대는 대도 끊기고 세도집안이 권력을 장악해서 그저 안습...



 점심 먹어야 하는데 지인이 추천해준 맛집으로 갔습니다. 카레하우스 '캐러웨이'. 캐러웨이라고 하는데 검색해봐도 영어명은 Caraway로 나와서 일어표기 캬라웨이랑 뭐가 다른가 싶고 그냥 캐러웨이라고 하겠습니다. 12시 반 정도라 한창 점심시간인데 30분 정도 대기한 거 같네요. 점심시간임을 생각하면 기다릴 만 한 편이었습니다.



 가게 건물이나 유리창에 붙여진 메뉴 가격 같은 건 아직도 헤이세이 초기 쯤 냄새가 납니다. 실내도 제법 앤티크한 느낌.



 가장 무난하게 비파 카레를 시켰습니다. 참고로 메뉴판에 보면 밥 양이 많아서 밥 적게 주문하면 가격을 깎아준다고 되어있는데, 왠만하면 작게 하시기 바랍니다. 저게 밥 작은 겁니다. 보통 양은 1.5배 쯤 된다고 합니다.



 건포도가 올라가 있는 게 약간 충격.



 샐러드도 약간 있긴 한데 비율로는 순전히 카레랑 밥만 먹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건더기도 심플하게 정말 비프 뿐이라 야채니 감자니 그런 거 없습니다. 모양새만 보면 햇반에 건더기 없는 카레만 뿌려 먹는 수준인데... 근데 카레가 정말 진하고 맛있습니다. 건더기나 사이드만 좀 더 풍족했다면 싶은 생각이 드네요.



 디저트 바닐라 아이스크림. 덩어리가 아니라 얇게 저며서 겹쳐놨습니다. 신선하네요.



 밥 먹고... 남쪽으로 좀 내려가면 카마쿠라 역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유명한 에노시마 전철, 에노덴을 타고 이동합니다. 에노덴은 JR이 아니라 별도 운영입니다만, JR 게이트에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이것이 에노덴...! 사실 색상은 교토에서 란덴이랑 콜라보 할 때 이미 봤습니다. 란덴과 자매관계라는데 란덴과 비교되기 무색할 정도로 제대로된 풀사이즈 전차입니다. 단량 운행도 별로 안 하는 거 같고... 그저 노면구역이 있다는 점 정도만 공통점인 듯.



 에노덴 차량 연결부.



 하세 역에 내렸습니다. 하세 역에는 카마쿠라의 또다른 대표적 관광지, 카마쿠라 대불이 있습니다. 마침 한창 선로 보수 중인 특이한 모습도 봤네요. 열차가 지나다니는데 용점을 하고 있습니다.



 하세 역을 나와서 대불로 가는 길은 간단합니다. 그냥 사람들 가는대로 대로 따라 쭉 올라가면... 대불 말고 변변한 관광지가 없는 곳이라(하세데라라는 큰 절이 하나 있긴 합니다) 참배로 상점가도 조촐합니다.



 카마쿠라 대불...이 아니라 정확히는 대불이 있는 절. 이름은 '코토쿠인'이라고 합니다. 재해와 전란에 건물이 그다지 남지 않은 곳이라 그냥 입장료 내고 들어간지 얼마 안 되서 대불을 볼 수 있습니다.



 두둥...! 이것이 카마쿠라 대불! 모델은 아미타여래입니다. 원래 당연히 건물 안에 있었는데 15세기에 발생한 쓰나미로 훼손되고 불상만 남았다고 합니다. 그 이후 대불전을 재건하지 않고 불상만 이렇게 야외에 노출된 상태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많은 불상, 이것보다 큰 것도 많이 봤지만 확실히 특이하긴 합니다. 일단 대형 불상이면서 청동재라는 게 특이하고(일본에서 두번째로 큰 청동재 불상이라고), 야외에 있는 것도 당연히 특이하고... 청동 소재의 취약성을 생각하면 이렇게 야외에 수백년 두고도 이정도 상태인 건 신기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장기 보존성은 확실히 걱정이 되네요.

 조형 면에서도 개성이 좀 느껴집니다. 보통 불상이라고 하면 인자함과 부드러움, 혹은 고행의 느낌 그런 게 강조되는데 이쪽은 좌선하고 있는 모양이긴 한데 아주 편안하거나 그렇다고 괴로워하는 그런 모습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 느낌을 말하자면 열심히 참고 있는 느낌? 특히 등빨이 꽤 큼지막하게 만들어져서, 화나게 했다간 벌떡 일어나서 매우칠 거 같은... 부처가 할 법한 일은 아니지만 그런 뭔지 모를 억눌려진 힘(!)이 느껴집니다.



 재단에 상이 올려져 있습니다. 수박이 눈에 띄네요.



 대불 뒤쪽에는 대불 안쪽을 볼 수 있는 입구가 있습니다. 별도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 20엔이라서 부담은 적은 편. 동전이 있다면... 불단 주변에 연꽃잎이 놓여져 있는데 원래는 연꽃잎에 둘러싸인 모양이었다고 합니다.



 내부관람 하는데 안이 가마솥이 되기 딱 좋은지라(금속 불상이니;) 통풍구가 나 있습니다. 애초부터 있었던지 싶긴 한데 약간 조잡한 느낌도 있네요.



 입장료 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좁기 때문에 백팩을 매고 있다면 좀 불편할 수 있습니다만, 전 카메라 백팩인데 덩치 큰 사람과 마주치지 않는 한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대불 안. 실감나는 용접자국을 볼 수 있습니다. 바깥은 신경써서 다듬었지만 안쪽까진 어렵겠죠. 두부 쪽 접합부가 눈에 띄네요. 보수를 위해 이용된 섬유 플라스틱이라고 합니다. 가마쿠라 대불은 제작자나 제작연대 등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또 소재의 특성 상 도금은 하기 어려운 대신 원래는 금박이 입혀져 있었다는 흔적이 표면분석에서 나온다는군요. 그 금박은 오랜 세월 다 뜯어가거나 풍화되었겠죠.



 대불을 둘러싼 통로 형태의 건물 한 켠에 걸려있는 대형 짚신. 대불 크기에 맞춰 만든 듯?



 고요한 분노(?)가 느껴지는 카마쿠라 대불이었습니다. 다른 불상이 있는 건물들이 있다곤 하는데 제대로된 절처럼 대전이니 불전이니 그런 건물은 없어 금방 눈에 안 띄었고 시간도 없어서 금방 나왔습니다. 시간이 있었다면 하세데라도 봤을텐데 당일치기 일정이다보니...



 하세 역 개찰구로 들어간 뒤 내부 건널목으로 반대 플랫폼으로 가는 중 찍은 건널목 건너는 사람들.



 뭔가 한정 래핑 같은 걸 한 차량이 보이네요. 차량 디자인도 조금 낡아 보입니다.



 이건 최근 차량 모델인 듯.



 열차를 타고 계속 에노시마 방면으로 가다보니 머지 않아 바다가 나타납니다.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 들러보는 '카마쿠라 고교 앞' 역의 플랫폼에서. 인도 공사중이라 좀 그렇긴 한데 선로, 인도, 차도 건너로 바다가 보입니다. 여긴 단선이라서 양방향 열차가 동시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슬램덩크'의 애니메이션 판 오프닝으로 유명한 건널목. 별 볼일 없는 역인데 다른 곳보다 유달리 사람이 많은 이유입니다. 그것 말고도 언덕에서 내려오는 길에 철도건널목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는 풍경이 좋기도 하고요. 사실 철도건널목과 바다의 조합이라고 하면 인근에 두어군데 더 장소가 있다고 합니다만, 슬램덩크의 유명세란...



 뭔가 근대풍 래핑을 한 차량이 들어오네요.



 건널목 건너서 바다를 보려고 했는데, 와 서퍼다!



 진짜 서퍼입니다. 바다에 보니 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이곳은 시치가하마 해변이라고 합니다. 다 묶어서 보통 쇼난 해변이라고.



 해변에 낙서 하는 사람들. 날씨도 좋고 바다바람도 하늘도 잠시 멍 때리기 좋았습니다.



 파도를 기다리는 서퍼들.



 고개를 돌려보니 에노시마가 보입니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 좀만 더 쉬다가 가려고 합니다.



 역 근처 작은 공원에서.



 목 말라서 물 마시려 했는데 단수됐네요.



 열차 타고 훌쩍, 종점인 에노시마에 왔습니다. 내리자마자 반겨주는 차량통제 울타리의 참새들. 실뜨게 옷을 갈아입기로 유명하다는데 지금 날씨엔 더워 보인다는 생각이...



 에노시마 역에서 그냥 쭉 걸어가면 됩니다. 다리까지 건너야 하는데 걸어서 가자니 미묘한 거리지만 그렇다고 아주 멀지도 않습니다.



 어디선가 본 캐릭터들이 보인다 했는데 '청춘돼지' 시리즈의 배경이 에노시마가 있는 후지사와 시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6월 15일에 극장판 개봉하는 모양. 이벤트도 한다는 듯 하지만 아직 본 적 없는 작품이라 그러려니...



 바닷가의 서퍼들도 그렇지만 에노시마의 분위기는 뭔가 향수에 젖은 느낌이 납니다.



 에노시마로 이어지는 에노시마 대교. 그냥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섬이 가까워지니까 뭔가...이거 내가 생각하던 분위기가 아닌데 그런 느낌도 들고 그렇습니다. 제대로 상업화된 관광상품 가게라거나 리조트 같은 호텔이라거나. 약간 앤티크하고 낭만적인 그런 곳일 거라고 멋대로 착각했습니다.



 대교 위에서 새 사진을 열심히 찍던 사람.



 섬에 들어서자 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건 에노시마 신사의 토리이. 시퍼렇게 녹이 슨 청동재입니다.



 참배로 올라가는 길에 헬로키티 샵이... 명소라면 어디나 한정상품을 파는 헬로키티.



 에노시마 신사. 토리이도 멋지고 누문도 멋지긴 한데... 바위섬을 계단 낑낑대며 올라가야 합니다. 체력이 받쳐주면 그랬을텐데 하루종일 돌아다녔고 날도 초여름 날씨. 하지만 에노시마엔 그런 사람을 위한 비장의 무기, 에노시마 에스카(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섬 높은 곳까지 에스컬레이터로 올려다 줍니다. 에노시마 신사 중간까지만 가는 게 있고 더 위쪽의 '시 캔들' 타워가 있는 곳까지 가는 편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 캔들' 전망대까지 갈 수 있는 게 있는데 전 전망대는 포함 안 했습니다.



 크어 이 맛에 돈 씁니다. 기계문명 만세.



 에스카 첫단계 내리자 마자 보이는 연못과 용 조각상. 새전함도 있네요.



 에노시마 신사의 배전. 덴노 즉위 기념으로 가는 신사마다 요란하게 기념해놨던데 여기도 그렇습니다. 이 신사에 모셔진 건 아마테라스와 스사노오가 서약을 했을 때 태어난(둘의 자식 같은 건 아님) 세자매신을 모시는 곳. 세자매 신은 교통과 항해의 수호신이라는군요.



 배전 옆에 꽤 요란하게 깃발로 장식된 건물이 있는데, 여기도 벤텐도로 일본 삼대 변재천 상이 있다고 합니다. 알몸 변재천 상이라는군요. 아침 8시 반부터 오후 4시 반까지 관람 가능한데 5시가 다 되어가서 이미 문 닫았습니다.



 신주 밑에 있는 에마 장소. 연애운을 이뤄준다고 합니다. 에마 모양이 하트는 아니고 그냥 하트 그림이 그려져 있네요.



 다음 에스컬레이터 탑승장으로 이동하는 중. 벽돌로 된 토리이가 특이합니다.



 한단계 올라가면 다른 궁이 있습니다. 나카츠미야라는데 세자매 중 둘째가 있습니다. 선명한 붉은 색으로 칠해진 게 특징. 결국 나중에 정리하고 나니 막내가 있는 곳을 못 봤는데 그건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데 있다는군요. 문제는 에스카를 타고서 정문이 아닌 다른 길로 오면 놓친다는 것;



 여튼 나카츠미야에서 조금 돌아서 가면 정상구역의 '코킹 정원'이란 곳이 나옵니다. 여기에 '시 캔들'도 있는데 사실 전 에스카 입장료 설명 볼 때 '시 캔들'은 전망대고 전망대 올라갈 생각 없이 밖에서 보기만 할 거니 필요 없다 생각했는데, 실제로 '시 캔들'에 가까이 가려면 '코킹 정원' 안으로 들어가야 했던 겁니다. 그러니 '시 캔들' 가까이서 보시거나 올라갈 거면 통합권으로 구매를... 여기서 입장권 살 수도 있는데 굳이 들어갈 생각은 안 했습니다.



 섬 위쪽에 있는 절인데 인왕상이 현대조형으로 되어있고 벤치도 있고... 절 건물도 현대식 서양 건축물로 되어 있습니다. 들어가진 않았는데 안쪽은 의외로 평범한 절이라는군요.



 윗쪽 동네에도 거주자도 약간 있는 거 같고 상점들도 있는데, 에노시마 모에 캐릭터라고 합니다. 근데 저렇게 사진이나 그림을 덕지덕지 붙여 놓으니 좀 아이돌 스토커의 방 같은 느낌이 나서 무섭네요;



 천혜의 관광지인 이런 곳에도 폐가가 있습니다.



 에노시마의 남쪽 바다. 태평양이죠.



 폐가와 함께 버려진 오토바이.



 아무래도 방향을 잘못 잡은 거 같아서 다시 '코킹 정원' 입구 근처로 왔는데 음료나 음식점도 약간 있고, 바다 방면으로는 산책로를 뚫어놨습니다.



 약간 높은 산책로에서 돌아다 본 '시 캔들'. 해 질 녁이라 분위기 괜찮았습니다. 구름이 껴서 제대로된 노을은 못 봤네요.



 내려오는 길에 보인 요트장. 이곳은 과거 도쿄 올림픽 때 요트 경기 장소였다는 듯 합니다. 서울 올림픽 때도 요트 경기는 부산에서 하고 그랬죠.



 중간에 만난 고양이들. 사람 다가가도 눈도 꿈쩍 안 하더군요.



 갑자기 왠 군인 사진과 함께 신사 안내가 있는데, 코다마 겐타로를 모시는 곳. 코다마 겐타로는 러일전쟁 때 총참모였다고. 청일전쟁 후 할양받은 타이완 총독이기도 했답니다. 뭐 그런 연혁인지라 승리운의 신이라는군요. 그나저나 비교적 근래의 실존인물을 모시는 신사로써 '미코토' 씩이나 붙여주네요.



 산을 다 내려와서 다시 대교를 통해 육지로 돌아가기 전. 공원의 청동상들. 쇼난 해변과 에노시마의 분위기는 뭐랄까. 전후 서구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일본풍이 뒤섞인 독특한 느낌을 주는군요.



 대교를 건너 다시 육지에서 에노시마.



 지인에게 추천받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가는데 인근에 후지사와 시 관광센터가... 여기도 청춘돼지 투성이군요. 뭔가 배포 아이템도 있을 법 한데 문 닫았습니다.



 추천받은 가게, 에노시마 코야(江ノ島小屋, 위치)라는 곳입니다. 이 인근은 시라스(멸치, 청어 등의 치어) 요리로 유명한데, 카마쿠라 배경인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도 나온 바 있죠. 각 집마다 고유 레시피가 있을 정도라는 시라스 요리. 덮밥이 제일 유명한데 그렇다고 보통 덮밥집처럼 가벼운 식사 느낌은 아니고 가게 분위기는 꽤 있었습니다. 아 참, 카드 됩니다.



 혼자라 바를 안내 받았습니다.



 메,메뉴가...제가 제일 힘들어하는 스타일이네요. 한자에 요미가나도 없고 필기로 써놓은... 그나마 글씨체는 알아볼 수 있네요. 이자카야 같은 곳은 글씨도 알아보기 힘들던데. 어차피 메뉴 못 읽어서 별 차이는 없었습니다만; 다행히 영어 메뉴 있음!



 전채는 시라스 두부 요리. 간장도 있지만 시라스 자체도 간 역할을 어느정도 합니다.



 메인디시은 시라스 동. 사실 치어인데다가 그 치어를 바삭바삭하게 해놓은 것도 아니라서 먹을 때 씹히거나 걸리는 느낌은 거의 없이 부드럽습니다. 그 미묘한 미끈함에 약간의 비린내가 사람에 따라선 거북할 수도 있을 듯... 저는 그냥 간 되어 있고 아삭아삭한 야채도 있는 밥이니 치어가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못 느끼고 후루룩 먹었습니다. 물론 잘 곱씹어보면 치어라고 해도 특유의 식감이 있긴 한데 존재감이 그렇게 강하진 않았네요. 주장이 강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 녀석 때문에 식감과 맛이 난다고는 확실히 느꼈습니다.



 시라스 튀김인데, 텐푸라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원래 메뉴판이 적힌 건 2개 구성인데(아무래도 1인 손님보다는 2인 이상 위주인 듯 하여) 제가 혼밥손님이라 반값으로 1개 구성도 메뉴엔 안 적혀있어도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1개로 했는데 생각보다 큼지막해서 정말 혼자선 1개면 되겠습니다. 튀김으로 해놨으니 조금 더 식감이 강하긴 한데 그건 어디까지나 튀김의 식감이고 시라스 자체는 뼈 씹히는 느낌도 안 들 정도의 잔챙이들인지라, 사실 그냥 튀김 맛 이상은 잘 못 느꼈습니다. 덮밥으로 해도 존재감이 간신히 느껴지는 시라스다보니... 물론 야채+생선 튀김인지라 맛은 좋습니다.



 밥 다 먹고 오다큐의 키타세-에노시마 역에서 열차에 올랐습니다. 오후나, 요코하마에서 각각 갈아타고서 숙소까지 돌아왔습니다. 오늘 일정은 여기까지. 내일은 요코하마 구경을 마무리하고 도쿄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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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teese 2019/06/06 18:26 # 답글

    쇼난 해변 인근은 서퍼의 명소죠.
    안쪽으로 동네로 걸어가다보면 집집마다 있는 자전거에 서피보드 거치할수 있도록 개조되있고
    건조대에 서핑복 걸려있는게 흔합니다. ㅎㅎ

    사실 시라스 자채가 맛이 주장이 약한지라... 생선덴뿌라 정식이 참 맛있는데 아쉽네요.
    당일 아침에 잡힌 물좋은 생선으로 랜덤하게 나오는지라 맛은 보장
    담에 또 가시게 되면 추천합니다.
  • eggry 2019/06/06 21:24 #

    ㄷㄷ 랜덤 생선이라... 여긴 놓친 게 많아서 한번 더 가보고 싶긴 합니다
  • teese 2019/06/07 10:23 #

    마지막 돌아오실때 모노레일 타보시는것도 좋습니다.
    레일이 열차가 메달려서 가는 방식인데 일본에서도 흔치 않는거라 타는 재미가 좀 있습니다.
    역도 허공에 떠있는거 같은.
    https://goo.gl/maps/4K7VQrG4ZnRNziTC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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