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19 모나코 GP 결승 by eggry


 며칠 앞두고 우리 곁을 떠는 리키 라우다에 대한 추모로 시작된 모나코 GP. 추모물결 중에 특히 팀이 연관이 깊은 메르세데스와 페라리는 추모 헬멧을 내세웠는데 거기서 원투가 나왔습니다. 결과만 보면 그냥 뻔해 보이는데 과정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았네요.

 일단 해밀턴의 우승은 니키 라우다에 대한 추모든 뭐든 확실히 하늘의 가호와 필사의 드라이빙의 결실이었습니다. 이번주말은 계속 비가 올락 말락 하는 상황이 이어졌는데 예선은 그냥 지나갔지만 결승도 비가 온다 안 온다 계속 분분했죠. 결과적으론 그냥 부분적으로 빗방울 떨어지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세이프티카로 촉발된 피트인 웨이브에서 해밀턴은 선두권에서 홀로 미디엄을 택했는데, 비가 내린다면 이게 현명한 선택 같았지만 비는 결국 오지 않아서 후반엔 위태로운 지경에 놓이게 됐습니다. 경기의 4/5를 미디엄으로 주파해야 했으니 말입니다.

 하드를 끼운 뒤 세 드라이버들이 경기 끝날 때까지 5초 이내의 간격으로 따라 붙었다는 점과 해밀턴이 피트인 후 2위로 붙은 맥스를 2초 이내로 벌려낸 적이 없다는 점만 봐도 얼마나 페이스 패널티를 지고서 달렸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20랩 정도 가면서 타이어 열세가 확실해지자 해밀턴은 정말 악전고투 하며 막아내야 했고, 마지막 몇 랩을 앞두고는 맥스의 어택도 받고 접촉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선두를 막아내는데 성공했고 우승했네요. 92년 만셀을 막아내는 세나를 연상시킨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최적의 조건임에도 성능 자체가 안 받쳐주던 상황과는 약간 다르게 좋은 차량인데도 타이어 문제로 생긴 일이지만... 모나코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죠.

 그 맥스 말인데 이번 경기의 화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분명히 레드불이나 맥스나 가진 모든 걸 던져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여 줬지만 이번엔 지나친 면이 있었습니다. 최후반부 해밀턴과의 접촉은 레이스 사고라고 쳐도 피트인에서 보타스가 이미 레인을 나가고 있는데도 내보낸 것은 명백한 언세이프 릴리즈였습니다. 게다가 양보하지 않고 버텨서 결국 앞 순위까지 차지한 것 치고 5초 패널티는 너무 가벼운 것이었죠.

 결과적으로야 해밀턴이 뒷 차량들을 좁은 간격으로 묶어둔 덕에 5초 차이로 2위여야 할 걸 포디엄까지 잃게 됐습니다만, 그래도 안전을 도외시 한 행위였음과 모나코에서의 트랙포지션이 주는 막대한 이득을 생각하면 최소 드라이브스루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종 결과야 뭐 기대하던 수준의 손해를 입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해밀턴을 추월하지 못 했기 때문이고 해밀턴을 추월했다면 베텔과 보타스가 묶인 사이에 간격을 벌려서 우승하는 것도 가능했던 상황이었습니다. 끝에 충분히 댓가를 치러 망정이지 아니면 아주 심하게 논란이 됐겠죠.

 베텔은 어부지리로 2위를 하긴 했는데 메르세데스와 맥스가 사고를 내지 않는 한 우승 가능성은 없었습니다. 예선에서 핸들링에 어려워하는 모습도 그렇고 페라리 머신은 모나코에서 유달리 힘겨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타이어 문제는 개막전부터 계속 지적되는 건데 이번엔 단순 퍼포먼스 문제를 넘어서는 영향이 나타났네요. 물론 날씨가 애매한 탓인지 타 팀도 타이어 문제 얘기를 언급하긴 했지만 페라리처럼 접촉이 일어나거나 미끄러지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섀시 면에서 페라리가 타 팀보다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또다른 증거겠죠.

 톱 밑에는 가슬리가 맥스 바로 밑 순위로 마쳤는데 후반부에 패스티스트랩 포인트 노리고 타이어 갈고 줄창 달린 게 간격 줄이는덴 조금 도움이 됐습니다. 실질적 중위권은 맥라렌의 사인츠 부터인데 초반 추월도 그렇고 경기운영을 잘 했습니다. 오늘의 승부수는 피트스탑을 언제 하느냐였는데 결과적으론 세이프티카 나왔을 때 바로 하는 게 정답이었습니다. 비는 결국 오지 않았으니까요. 이 피트전략 문제로 까먹은 대표적인 예가 리카도인데, 스타트에서 순위 올려서 5위까지 갔었거든요. 결국엔 9위로 끝났지만 뭐 성능 자체는 이정도가 현실이고 모나코에 좋은 스타트 덕분에 더 뽑을 기회가 있었던 정도긴 합니다.

 해밀턴이 다시 우승을 차지하고 보타스가 드디어 연속 원투 기록을 달성하지 못 하면서 해밀턴의 WDC 리드가 더 확고해졌습니다. WCC 리드는 말할 것도 없는 게 페라리는 르클레르가 리타이어 해버렸으니... 심지어 해밀턴 포인트가 페라리 팀 포인트랑 한자리 수 차이인 안습한 상황입니다.

 뭐 페라리 섀시의 개선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므로 갑자기 시즌 후반에 연속 원투라도 하지 않는 이상은 메르세데스의 WCC는 확정적이고 WDC도 베텔이나 맥스 모두 위협이 될 걸로 보이진 않습니다. 혼다가 기적의 업데이트를 해낸다면 모르겠지만... 모나코를 보면 레드불 섀시는 확실히 좋습니다. 그래도 지금으로썬 메르세데스와 해밀턴의 트로피 추가라고 봐도 거의 틀리지 않을 거 같습니다.

 이로써 해밀턴은 모나코에서 해트트릭에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만, 세번 이긴 사람은 여태껏 네명입니다. 나머지 셋이 누군고 하면 스털링 모스, 재키 스튜어트, 니코 로스버그로 니코가 만만찮은 상대였음을 다시 상기시키네요. 나머지 둘은 영국 드라이버의 영웅인데 해밀턴도 그 둘과 이름을 같이 올리게 됐습니다. 물론 그 위로는 레전드 중의 레전드인 프로스트, 슈마허, 힐(킹 오브 모나코!), 세나가 있습니다. 세나의 6승 기록은 정말 깨기 어려워 보이는데 과연 이번 세대에 타이 기록이라도 나올지?



덧글

  • leo 2019/05/28 12:35 # 삭제 답글

    작년에는 리카도가 그러더니 이번에는 해밀턴이 쫄리는 맛을 느기게 해 주더군요.
    내년에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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