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 특촬 울트라맨의 속편 형식으로 나온 만화 울트라맨의 애니화입니다. 넷플릭스 지원으로 만들어졌고, 3D 애니메이션인데 보통 넷플릭스에서 3D 애니 나오던 폴리곤 픽쳐스가 아니라 원래 특촬 울트라맨을 만들던 츠부라야 프로덕션에서 만들었습니다.
3D 쪽 기술이 폴리곤 픽쳐스만 못 한지라(사실 여기보다 좋은덴 일본엔 프로덕션 IG 정도 뿐일 듯), 그래픽은 좀 많이 딸립니다. 특히 배경이나 일상 장면 같은 건 뭐 거의 일본 게임 그래픽 수준입니다. 길거리나 빌딩 같은 거 보면 용과 같이 생각나는 정도. 먼지나 파손 이펙트 같은 것도 그런 수준이고요. 다만 원래 특촬 쪽 전문이다보니 슈트액터들을 잘 이용해서인지 액션 모션캡쳐는 상당히 좋습니다. 이거 만큼은 일본 3D 애니 중에서 거의 최고라고 해도 될 듯.
초대 울트라맨이 마무리 된 뒤 울트라맨이 떠나고 남은 하야타와 그 아들인 신지로는 울트라맨의 영향으로 초인적 힘을 갖게 됩니다. 한편 끝난 줄 알았던 외계인의 위협이 여객기 폭발사고로 재조명되면서 과학특수대는 외계 문명과 비밀리에 교류하면서 기술을 개발하고 치안작전을 합니다. 이 부분은 '맨인블랙'의 감각을 생각하시면 될 듯. 울트라맨도 외계인과 융합한 거인이 아니라 과학기술로 만든 슈트를 입은 인간이고 커지지도 않습니다. 뭐 초반 지나면 그런 비밀스런 면도 사라지고 외계인도 그냥 대놓고 사고 치고 별로 사람들이 충격도 안 받는데, 수십년 전에 울트라맨의 쌈박질을 봐온 세계니까 그렇게 이상하진 않습니다.
원작 만화는 안 봤는데 애니메이션은 그냥 초반 정도 끝난 수준입니다. 울트라맨 슈트 입은 세 명이 모이고 중간보스 한 놈 해치우는 정도로 끝납니다. 계속 나올지는 솔직히 모르겠네요. 뭐 반응이 그렇게 나쁘진 않아 보이고 돈도 많이 드는 건 같지 않은데, 원작도 완결은 아니라고 해서... 얼렁뚱땅 붕 떠버린 상태로 프로젝트는 대충 마무리되지 않을까 하는 게 제일 신경 쓰이는 부분이네요.
사실 내용은 정말 별 거 없어서 그냥 이상한 힘을 가진 걸 숨기며 살아온 신지로가 과학특수대와 외계인에 대해 알고 울트라맨 슈트를 입고 활약하며 성장한다- 인데, 사실 애니 시즌 1에서는 울트라맨의 힘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도 별로 나온 게 없습니다. 초대 울트라맨 하야타나 신지로의 이 힘이 그냥 슈트 입었을 뿐인 보통 인간 다른 둘과 차이를 만들어 주는 부분이 될텐데 그건 앞으로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를 부분.
이야기에서 계속 반복해서 나오는 건 "난 울트라맨이다" 를 포함해서 울트라맨 다움 같은 내용인데, 사실 외계인 울트라맨과는 다른, 그 정신을 이어받아 지키겠다 그런 거라서 생각만큼 간단한 주제는 아닙니다. 이걸 잘 소화해 냈다면 꽤 괜찮은 얘기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그냥 사람들 다치고 하다보니 나쁜 놈을 내가 물리치겠어- 이정도 수준에 그치다보니 이 주제는 중반 쯤부턴 그냥 붕 뜬 얘기가 되어버립니다.
그래도 액션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고, '맨인블랙' 스러우면서 또 인간들이 너무 놀라지는 않는 모습 같은 것도 세계관적으로는 괜찮았습니다. 완급조절도 괜찮은 편이라 느껴서 별다른 지루함 없이 에피소드에 에피소드를 이어 계속 봐서 한 이틀 정도 만에 다 봤습니다. 사실 요즘 넷플릭스 TV 시리즈물 중 이정도로 훅 해치운 건 처음이라서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재미없다고 생각하진 않았던 모양입니다. 뭐 가장 큰 걱정은 역시 끝까지 만들긴 할까- 지만 일단 전 시즌 1은 봤으니 이제 맘 편히 기다려서 나오면 좋고 아님 말고 입니다.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