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기변 비용 계산: 기변은 언제나 비싸다 by eggry


 파나소닉 S1 체험 후 현재까지 나온 경쟁제품 줌 제일 관심이 가서 계산기까지 때려봤습니다. 캐논, 니콘은 계산기 까지도 간 적 없고요. 취향 상으로는 소니와 파나소닉 사이가 제일 건너가기 쉬운 유사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개인 상으로 구형 파나소닉의 체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기도 하고요. 일단 지금 보유 기종을 팔아야 살 수 있을테니 중고가로 계산해보면…

‪a9 - 280만‬
‪FE 24-105G - 135만‬
‪FE 50.4ZA - 120만‬
‪FE 16-35GM - 190만‬
‪바티스 40/2 - 100만‬

 으로 도합 825만 정도. 반면 파나소닉의 예약가 기준으로 24-105/4와 50.4를 산다고 하면



 S1의 경우 718만, S1R의 경우 868만으로 S1R은 꽤나 오버 되는 상황.

 사실 처음엔 a7R 시리즈의 기억 때문에 S1R이 더 땡겼는데 동영상 스펙이나 고감도 노이즈 등을 보면 타사 고화소 기종 대비 경쟁력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소니와 비교해서 저감도에선 2/3스탑, ISO 800 이상에선 1스탑 까지 뻘어지니 좀 많이 실망스럽죠.

 노이즈 벤치만 보면 다소 구형인 3600만 센서보다도 떨어지는데, 화소수가 더 많아서 리사이즈로 커버할 수 있다고 해도 가장 나중에 나온 센서(소니는 15년에 나왔으니 4년 차이인데)인데 가장 떨어지는 상황; 뭐 니콘도 소니보다는 노이즈는 떨어지긴 하는데 그래도 좀 적은 차이고. S1은 아직 벤치가 별로 안 나왔는데 별 탈 없으면 a7 III랑 동급일 거라서 이정도면 충분하다 싶습니다. 어쨌든 S1R은 비싸서 라도 못 사는 상황. 물론 추가비용을 들이면 되지만…

 다만 비용 지출이 저기서 끝은 아닙니다. 지금 저는 UHS-II 128GB랑 UHS-I 256GB를 쓰고 있는데, 전자는 사진, 후자는 동영상 겸 백업입니다. 근데 발표회장에서 테스트 해 보니 제 256GB는 스펙이 딸려서 4K60 동영상을 제대로 못 찍더군요; 그 뿐만 아니라 제 성능을 느껴보려면 XQD 혹은 CFe 카드도 사야할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소니 버전으로 캡쳐원 프로를 그나마 저렴한 값에 쓰고 있지만 파나소닉 대응까지 하려면 캡쳐원 풀버전을 사야 한다는… 일단 지금 기준으로 15만 정도는 더 들게 되죠;

 물론 S1의 경우로 보면 제 장비 판 것보다 100만 정도 적기 때문에 추가비용을 다 감안해도 넘어가는 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완전히 물갈이 하고서 얻게 되는 게 렌즈 4개에서 렌즈 2개로 축소되는 거라는 게 더 문제죠. 바티스 40의 역할은 파나소닉 24-105가 접사능력이 더 좋아서 크게 아쉽진 않을 거 같지만 16-35GM을 잃는 건 문제가 됩니다. 게다가 이건 파나소닉 쪽엔 아예 대체품이 없거든요;

 올해 16-35/4가 나올 예정이긴 하고 지금 표준줌은 f4 쓰면서 광각은 f2.8 쓰는 게 사용빈도 상 주객전도라고 생각은 하고 있어서 초광각이라 f4라도 큰 상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시점부턴 이제 추가비용이 되죠. 가격은 두고 봐야겠지만 뭐 최소한도로 150만을 잡아야겠죠. 참고로 로드맵 상으론 16-35/2.8은 2020년까지도 없습니다. 그게 2020까진 안 나온단 의미는 아니지만 지금 공개된 대로는 말이죠.

 비용적인 문제에서 넘어가서 다른 트레이드 오프들을 생각해 봤는데, 일단 소니의 AF는 확실히 잃게 되죠. 싱글 AF는 매우 만족스러운데 AF-C는 아직 맘에 안 듭니다. 연사속도도 떨어지고요. a9 처럼 20fps 까지 필요는 없지만 10fps는 됐으면 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고화소 모델의 벤치마크인 a7R III의 스펙이고 저도 큰 불만 없었습니다. 물론 10fps라도 a9에선 블랙아웃프리 때문에 더 이득이긴 한데 그정도까지 필요한 경우는 별로 없어서요. 하지만 파나의 6fps는 소니 2세대 정도 스펙이죠. 그걸로도 잘 살긴 했지만 다시 돌아가는 건 패널티죠.

 개인적으로 파나소닉 S 시리즈에 끌리는 건 세가지 정도인데, 훨씬 튼튼하고 조작성 좋은 바디, 24-105의 접사거리, 50.4의 화질 정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 장점들은 소니가 커버하기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렌즈 리뉴얼은 10년 정도 걸리겠죠) 가망이 없어 보이거나(조작성, 큰 그립 같은) 그렇죠. 그래서 제가 파나소닉에서 꼽는 장점들 자체는 앞으로 시간이 흘러도 한동안 유지될 걸로 봅니다.

 그럼 파나소닉의 단점이 언제 해소되느냐가 문제인데, 일단 가격 문제는 출시되고 확 떨어질 거라고 보긴 합니다. 초기 가격이 상당히 센 편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캐논, 니콘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있지는 않으니까요. 유일한 변수는 파나소닉 코리아가 물량을 워낙 감질나게 들여오다보니 덤핑을 할 여지도 전보다는 적다는 건데… 가격 하락은 어느정도 세계적인 추세일 걸로 봐서 일정 수준은 하락하리라 봅니다. 1년 뒤에는 한 25% 정도는 내려가 있으리라 기대해 볼 만 하죠. 반면 이미 어느정도 감가상각을 겪은 제 장비는 그때 그렇게 떨어져 있진 않을테고…

 다른 단점인 성능은 다음 세대가 나오기 전엔 답이 없죠. 파나소닉이 펌업을 잘 해주기는 해도 AF-C나 연사 관련으로는 큰 개선은 어렵다고 보입니다. 전자셔터 연사속도를 올릴 여지는 있겠지만 어차피 젤로 억제가 안 되면 전자셔터 연사는 동체촬영용으론 못 쓰는 물건인지라… 지금 보기로는 딱히 고속읽기 속도를 가진 센서들은 아닌 듯 하고요. 동영상 스펙에도 아쉬움이 있는데 S1에서 4K60을 APS-C 크롭으로만 촬영 가능하지만 APS-C 렌즈는 없다는 거죠; 광각 동영상 촬영이 그리 필요한 건 아니지만 문제가 될 때도 있겠죠.

 예약판매가 다음주고 해서 이래저래 고민해 봤는데, 사실 어느 메이커든 간에 예약판매 사는 건 호구 잡히는 짓이란 걸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에 충동을 열심히 억누르고 있습니다. 뭐 제일 처음 손에 넣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장비가 어디 가는 것도 아니니까요. 기다리면 장점, 단점이 더 잘 알게 될테고, 확실히 파악 되었을 때는 가격은 더 쌀 여지도 있습니다. 사실 경쟁사 제품(a7 III나 Z6)를 생각하면 가격은 꽤나 가파르게 내려갈 겁니다. 50.4 렌즈는 아닐 거 같지만…

 물론 소니가 또 한번 밀어 붙일 여지도 있죠. 파나소닉의 장점들이 있다곤 해도 그거 없이 죽는 수준은 아니고 소니 오래 써서 익숙해진 면들도 있다 보니 아무래도 소니 신제품이 더 만만합니다. 개인적으로 AF나 연사 이런 건 a9 기준으론 더 바라는 바가 없는데, 화소수 늘어나고 DR 좋아지면 좋겠네요. a9R이 소니 내부에서 아직 그린라이트가 안 들어왔다는 말이 있던데, 3600만 화소 정도로 출시된다면 아마 현시점에선 이것저것 고려할 때 가장 제가 기대하는 바디일 듯 합니다. 파나소닉이 그 정도 물건을 내는데는 아직 2,3년 정도는 더 필요하겠고 말이죠.

 사실 기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가끔 하는 말이, 기변으로 뭔가 바뀌길 바라는 것보다 그냥 지금 쓰는 시스템이 개선되길 바라는 게 더 낫다는 겁니다. 특히 그게 성능적인 부분이라면 말이죠. 캐논,니콘 미러리스도 AF가 언젠가 소니 만큼 좋아질테고,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도 내려갈 겁니다. 소니도 처음 나올 때 비싸다고 많이 욕 먹었죠. 사실 가격 문제에 저는 매우 간단한 관점인데, 그냥 새로 나오는 게 좋고 비싸다는 겁니다.

 소니 렌즈들이 비쌌던 이유는 새로 만들고 더 화질이 좋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금은 캐논, 니콘, 파나소닉이 비싸고 화질 좋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원래 기변엔 비용이 들지만, 상대적으로 오래된 시스템에서 새로 나온 시스템으로 가는 비용은 더 비쌉니다. 물론 연식도 화질도 기술도 다르니까 가격차가 나는 건 당연하지만, 적어도 수치 상으로 같은 사양을 갖추는데 드는 비용은 말이죠.

 여기서 선택의 기준은 그런 비용을 들여서라도 시스템을 바꿔서 얻는 메리트가 있냐는 겁니다. 렌즈 갯수가 줄어들고, 다시 채우기 위해 돈과 시간을 더 들여야 할 만큼 화질이 좋은가? 성능이 더 좋은가? 단순 바디 성능 차원에서는 이미 말했지만 메이커 간의 격차는 시간이 해결해 줄 걸로 봅니다. 2025년 쯤에는 캐논, 니콘, 소니, 파나소닉 어느 메이커도 불만족스런 성능을 가진 곳은 없을 겁니다.

 그러니 지금 미러리스 시스템 중 한 곳에 이미 들었다면, 해당 시스템에 불만인 부분이 발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으면(대표적으로 판형이 있겠습니다만… 저는 작은 판형이 설 자리도 계속 있을 걸로 봅니다. 원래 더 큰 판형을 원해서 잠시 머문 거라면 뭐 가는 게 맞겠죠.) 존-버- 하는 게 낫습니다. 그게 더 싸게 먹히니까요. 물론 지금 당장 해결되야 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시간도 엄연히 메리트이고 비용입니다. 돈으로 살 수 있죠. 다만 대다수 아마추어 사진가는 그렇게까지 급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DSLR이 저물어 가고 있으므로 미러리스에 투자해야 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다른 문제긴 합니다. 어느 메이커로 가든, 심지어 같은 메이커로 가더라도 상당한 비용과 렌즈군 부족을 감수해야 합니다. 선택은 개인의 몫이죠. 미러리스 렌즈가 매우 많고 저렴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지만, 대신 기존 장비의 가격도 많이 떨어지겠죠. 적당한 전환점이 있을 겁니다.

 제가 보기엔 자기가 가장 많이 쓰는 렌즈 2,3개 정도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하면 나머지는 어댑터로 버티면서 기다리는 게 적당한 타협점입니다. 그래서 어댑터가 비록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종교배 어댑터가 있긴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어댑터는 같은 회사의 것 뿐이니까요. 캐논 DSLR 유저는 캐논 미러리스로 가는 게, 니콘 DSLR 유저는 니콘 미러리스로 가는 게 과정이 더 매끈하고 비용도 적습니다.

 저의 경우 소니 사용한지 5년 정도 됐는데, 퍼포먼스 면에서는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만 전혀 발전이 없는 구석들도 몇가지 있습니다. 작은 그립, 내구성 이슈, 느리고 산만한 인터페이스와 조작 같은 것들이죠. 파나소닉 쪽의 불만점은 주로 성능입니다. 그리고 성능 차이는 빠르게 매워질 수 있습니다. 심지어 현재 파나소닉의 장점인 고화질 뷰파인더만 해도 뭐 소니에서 다음 신제품에서 바로 따라잡을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반면 소니가 바디 크기를 갑자기 키울지, 크기와 무게를 감수하고 갑자기 튼튼하게 만들지, 인터페이스를 갈아 엎을지는… 썩 기대하지 않는 게 좋아 보이죠. 이런 부분을 바꿀 기회와 시간은 충분히 있었고, 소니는 그 대신 얻는 다른 부분들, 그러니까 소형화라거나 인터페이스의 연속성을 더 중시하는 게 분명합니다. 이런 것들은 매우 느리게 바뀌죠. 불리함이 매우 명확해 졌을 때만. 하지만 단순 우열이 아니라 기호의 면도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쉽게 처하진 않을 겁니다.

 다시 제 상황으로 돌아가면, 현시점에서 선택지는 세가지 정도네요. 가장 빨리 현실이 될 거 같은 순으로 얘기하자면 1) 소니의 신기종 2) 파나소닉 S1의 가격 하락 3) 파나소닉의 성능 향상 순이겠습니다.

 사실 1과 2는 반년~1년 정도로 거의 비슷한 시점이 될 거 같기도 합니다. 그때 소니 신기종은 분명히 추가비용을 요구할테고(200만 정도), 파나소닉의 경우엔 16-35/4, 24-105/4, 50.4라는 제 3대 렌즈를 갖추면서도 추가비용은 들지 않을 정도로 내렸을 겁니다. 물론 성능이야 여전히 딸립니다만, 렌즈와 전체 비용이 더 핵심이고 이건 감수할 수 있는 정도이지요. 마지막 3번은 좀 먼 얘기입니다. 도쿄 올림픽보다 더 먼 얘기죠.

 소니가 고화소 고속연사 기종을 내는 게 빠르냐, 파나소닉이 가격 내려가는 게 빠르냐의 싸움입니다. 사실 퍼포먼스로 보면 2번은 여전히 손해이긴 하지만, 파나소닉 시스템의 메리트를 생각하면 감수할 만한 정도의 손해이고 또 장기적으로는 성능 향상에 의해 시스템 전체 차원에선 해소될 문제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뭐 현 시점에서 결론은 1, 2번 중 어디가 구미 당기나 지켜보자는 쪽입니다. 역시 충동적으로 예약판매를 구입해서 성능도 돈도 잃는 쪽인 건 확실하니까요.



덧글

  • 로오나 2019/03/25 03:24 # 답글

    갖고 싶어하셨던 라이카는 안지르십니까? (...)
  • eggry 2019/03/25 06:48 #

    그건 이 모든 걸 들고 다니기 싫어졌을 때나...
  • 새벽 2019/04/11 00:59 # 삭제 답글

    본문과는 상관 없는 내용이긴 한데, 사진 연습은 주로 어떻게 하시나요? 최근에 카메라에 관심이 가는데 어떤 식으로 출사를 나가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혼자서 아무거나 찍어봐야 의미 없을거 같고 그래도 동호회 같은 곳에 가입하는게 초보에게는 좋을까요?
  • eggry 2019/04/11 01:18 #

    딱히 연습 같은 건 안 하고 그냥 되는대로 찍거나 유튜브나 사진가 블로그나 SNS 같은 거 보고 따라하거나 그럽니다. 기본적인 것부터 한다고 하면 보통 카메라 메이커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강좌나 출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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