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S 렌즈 렌즈군 및 MTF 분석(feat. 소니) by eggry

 뭐 딱히 이유가 없는 건 아니고 출시가 슬슬 다가오면서 스펙 자료들도 올라왔고, 개인적으로 소니에서 넘어간다면 0순위인 브랜드가 파나소닉이기 때문에 런칭을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아직 AF 쪽으로는 소니에 못 미치는 느낌이지만 다른 부분으론 맘에 드는 구석도 있고, 렌즈도 그렇게 많이 쓰는 건 아니라 조금만 기다리면 얼추 원하는 게 다 갖춰지겠다 싶더군요.

 렌즈 비교는 순전히 재미입니다. 분명 스펙시트가 말해주는 게 있긴 하지만 그게 최종적인 체험을 결정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MTF 차트라든가 완전히 의미 없는 것들은 아니죠. 특히 몇가지 광학 특성들은 비교적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단순 높이 가지고 해상력 얘기 하는 게 대부분이지만요.





FE 24-105mm f4 G OSS

렌즈군: 14군 17매(AA 렌즈 2개, 비구면 렌즈 2개, ED 렌즈 3개)
조리개: 9매 원형 조리개
최대 배율: 0.31x
최소 초점거리: 0.38m
필터 직경: 77mm
크기: 83*113mm
무게: 663g


S 24-105mm f4 Macro OIS

렌즈군: 13군 17매(비구면-ED 렌즈 2매, 비구면 렌즈 2매, UED 렌즈 1매, ED 렌즈 2매)
조리개: 9매 원형 조리개
최대 배율: 0.5x
최소 초점거리: 0.3m
필터 직경: 77mm
크기: 84*118mm
무게: 680g

 시작은 일단 파나소닉 표준줌이 24-105/4만 나올 예정이라 24-105/4로... 렌즈군 수는 차이가 나는데 렌즈 매수는 동일한 게 재밌습니다. 특수렌즈의 경우 파나소닉은 비구면과 ED(저분산)을 겸한다는 의미에서 비구면-ED 렌즈라는 게 있습니다. UED는 Ultra ED라서 그냥 ED 중 유달리 좋다는 거고요. 소니의 AA(Advanced Aspherical) 렌즈는 고급 비구면 렌즈를 의미합니다. 결국 비구면(ED 겸이긴 해도) 렌즈 수와 ED 렌즈의 숫자 자체는 똑같이 4+3이라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렌즈를 설계할 때 각 사가 더 신경 쓰는 부분, 덜 신경 쓰는 부분이 접근법 차이가 있고 단순 숫자는 별 의미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 렌즈군 분석은 별로 말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냥 렌즈군 많고 특수렌즈 많은 놈은 "아 돈 좀 썼구나" 정도의 의미일 뿐입니다. 두 렌즈 모두 현대적인 중고가 렌즈로써 응당 예상할 수 있는 범주의 렌즈군, 특수렌즈 구성일 뿐이고 여기서 화질이니 뭐니 판단할 근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크기와 무게는 거의 비슷한 걸 알 수 있습니다. 파나소닉이 아주 약간 크긴 하죠. 마운트 플렌지백도 2mm 더 긴데 렌즈 길이도 5mm 기니깐 뭐 길이는 손톱 만큼은 더 길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하지만 구경은 같은 77mm이고, 크기는 단순히 하우징의 차이에서 오는 정도 수준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뭐 파나소닉은 모든 렌즈가 -10도까지 견딜 수 있는 방진방적 내저온 렌즈라고 하고 있으니 조금 더 튼튼하게 만들어 졌을 거 같긴 합니다.

 24-105/4 자체가 그냥 고만고만하고 무난한 컨셉일 수 밖에 없는 렌즈지만, 파나소닉 쪽에서 가장 특기할 사양은 배율이 0.5배나 되서 매크로란 이름을 붙일 만 하다는 겁니다. FE 24-105G도 24-70 계열보다 배율이 높아서 가벼운 출사, 여행 등에서 전천후로 도움이 되고 있는데 S 24-105 정도면 초접사 수준이 아니면 매크로 렌즈를 따로 갖추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이건 나름 간이접사 렌즈라고 하는 0.33배인 바티스 40/2보다도 높은 것입니다.



 MTF 차트 보기 전 MTF 차트 설명. 일반적으로 화질의 정량적 측정처럼 여겨지지만 이것 역시 함정에 빠지면 안 됩니다. 일단 모든 MTF는 서로 다른 장비로 각 사들이 자체적으로 측정한 겁니다. 거기에 더 나아가서 많은 회사들은 MTF를 렌즈 실측치가 아니라 시뮬레이션 결과를 개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예외인 건 자이스, 라이카, 시그마 정도네요. 재밌게도 시그마는 시뮬레이션과 실측치를 동시 개재하고 있습니다. 뭐 여튼 자이스가 아닌 소니 렌즈들도 기본적으로 시뮬레이션 수치입니다. 파나소닉도 마찬가지.

 또 양사의 표기도 다른데 소니의 R-T는 각각 Radial, Tangential이고, 파나소닉의 S-M은 Sagittal, Meridional입니다. 그냥 표기만 다르지 의미하는 바는 동일합니다. Radial과 Sagittal(둘 다 방사)은 중심축을 기준으로 평행하게 뻗어나가는 선을 나타내고, Tangential과 Meridional(둘 다 수직)은 거기에 수직인 걸 가리킵니다. 선은 각각의 분해능을 가리키는 거죠. 수직축은 퍼센테이지로, 100%일 수록 좋습니다. 가장자리로 가면 당연히 낮아지기 마련인데, 일반적으로 렌즈들은 R-S가 T-M보다 더 높은 수치를 냅니다.

 이때 T-M이 R-S와 얼마나 일치되나, 혹은 덜 이격되나, 얼마나 출렁이나(T-M이 더 잘 출렁입니다) 등이 이미지의 깔끔함을 결정합니다. 둘의 차이가 크다는 건 차트의 분리된 선이 아니라 현실에서 마주칠 수 있는 교차된 패턴에서 방향에 따라 다른 해상력을 보여준다는 의미입니다. 패턴의 경우 그런 식이지만 논리적이지 않은 이미지에서는 '지저분하다'는 형태의 감상으로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단순 해상력은 R-S 값만 보는 경우가 많은데, T-M 값까지 보면 이미지의 깔끔함까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위가 소니, 아래가 파나소닉입니다. 줌렌즈라 소니는 표기가 좀 복잡합니다. 좌우가 최대광각, 망원을 나타내는 건 동일하고, 소니는 개방과 f8 조리개 값을 모두 표기했습니다. 주황색이 f8일 때인데 파나소닉엔 개방치 자료만 있습니다. 그러니 개방 밖에 비교할 수가 없군요. 소니는 더 굵은 선을 10선, 가는 선을 30선으로 했고 파나소닉은 뭐, 파란색, 녹색입니다. 실선과 점선이 R-S, T-M을 나타내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f8의 주황선이 겹쳐서 다소 읽기 번잡하긴 하지만, 소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30선의 T 값이 많이 쳐진다는 것입니다. 이건 모든 렌즈에서 공통되게 나타나는 현상인데, 중요한 건 정도의 차이죠. 일단 전반적으로 30T 자체가 극주변부에서 50%까지 떨어지니 좀 많이 내려가긴 합니다. 소니는 f8까지 조여도 30T가 거의 개선되지 않는 걸 볼 수 있습니다.그 외에는 충분히 예상되는, 평가가 괜찮은 렌즈들의 값입니다. 105mm에서는 소니도 30R과 30T의 일치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30R이 내려온 탓이긴 하지만요.

 파나소닉 쪽을 보면 10선에서는 광각이든 망원이든 소니와 거의 비슷한 걸 볼 수 있습니다. 고주파 피사체가 아닌 경우엔 해상력 측면에선 큰 차이를 읽기 어려워 보입니다. 방사, 수직의 일치도도 둘 다 비슷합니다. 광각 30선에서는 두 렌즈 모두 방사-수직 이격이 큰 편이지만 파나소닉이 약간 더 적고, 전체 값도 더 높습니다. 광각은 파나소닉의 승리라고 해도 되겠네요. 망원은 거의 동일하다고 해도 될 듯 합니다. 두 렌즈 모두 망원이 광각보다 떨어지는데, 줌렌즈에선 보편적인 모습입니다.



FE 70-200mm f4 G OSS

렌즈군: 15군 21매(AA 렌즈 2매, 비구면 렌즈 1매, ED 렌즈 2매, 슈퍼 ED 렌즈 1매)
조리개: 9매 원형 조리개
최대 배율: 0.13x
최소 초점거리: 1-1.5m(수동 시 1-1.35m)
필터 직경: 72mm
크기: 80*175mm
무게: 840g


S PRO 70-200mm f4 OIS

렌즈군: 17군 23매(비구면 렌즈 1매, UED 렌즈 1매, ED 렌즈 3매, UHR 렌즈 1매)
조리개: 9매 원형 조리개
최대 배율: 0.25x
최소 초점거리: 0.92m
필터 직경: 77mm
크기: 84.4*179mm
무게: 985g

 다음 렌즈는 망원렌즈인 70-200/4입니다. 소니는 초대 a7 출시될 때 나온 렌즈로, 사실 그렇게 고평가를 받는 렌즈는 아닙니다. GM이 나오기 전이라서 G 렌즈가 여전히 최상급 렌즈였음에도 말이죠. 그냥 가격과 조리개에 맞게 적당히 좋은 정도 렌즈랄까요. 저도 여러번 들였다 내보냈는데, 별로 나쁜 렌즈는 아닙니다. 중고가 100만 언더인 지금은 더 그렇죠. 극한의 AF 속도를 추구한다면 70-200/2.8 GM 렌즈의 AF가 그냥저냥인 상황에 이 렌즈가 선택지입니다. 그리고 휴대성이 아주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맘에 안 드는 건 렌즈의 각종 스위치가 좀 쉽게 움직여서 가방 속이나 휴대 중 세팅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는 정도네요. GM에선 그게 고쳐졌습니다.

 파나소닉은 소니보다는 좀 더 고급으로 포지션 했습니다. 24-105가 S 라인으로, 소니의 G와 동급으로 책정된 반면 파나소닉은 70-200/4를 최상급인 S PRO로 브랜딩 했습니다. 물론 S PRO 70-200/2.8도 나오겠지만, f2.8과 동급 브랜딩을 했다는 건 조리개가 어둡다고 타협하진 않았단 얘기겠죠. 정가도 소니보다 200달러 더 비쌉니다. 뭐 급이 차이가 날 정도의 가격차는 아닙니다만... 사실 세월차를 생각하면 실질 가격차는 그보다 적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f2.8 발매를 이미 로드맵에 잡아 놓은 상황에서 S PRO로 브랜딩한 건 그만큼 자신감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렌즈군 측면에선 2장 더 많다는 정도 빼곤 별로 알 수 있는 게 없습니다. UHR 렌즈는 초고굴절 렌즈인데, 파나소닉에서만 갖고 있는 특수렌즈입니다. 이게 어느정도 의미를 가지는지야 물론 알 길이 없습니다. UHR 렌즈는 이미 마이크로포서드 라이카 렌즈에서도 쓰이고 있던 렌즈긴 합니다. 뭐 그냥 비구면은 소니가 더 넣었고 ED는 파나소닉이 더 넣었다 정도 외엔 알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다만 소니는 G Master도, 자사의 새로운 특수렌즈도 나오기 전이고 최초의 FE 렌즈 중 하나이기 때문에 투입된 기술수준에서는 파나소닉이 더 높을 거라고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 뭐 가격도 어느정도 얘기하고 있지만요.

 사양표에서 주목할 차이는 두가지, 필터 직경(대물렌즈 사이즈와 동의어죠)이 72mm vs 77mm라는 것과 배율이 0.13x vs 0.25x라는 겁니다. 일단 더 큰 대물렌즈는 비네팅 억제, 더 가시적으로는 보케 주변부 찌그러짐을 억제해줄 겁니다. 그리고 0.25x라는 배율은 어느정도 근접촬영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이건 24-70급 표준줌과 거의 같은 배율입니다. 그 배율을 f4라곤 해도 200mm에서 발휘한다는 건 어느정도 들이대기에 의한 보케 자유도도 있다는 거죠. 재밌게도 소니는 70-200/2.8 GM이 0.25x입니다. 어쨌든 파나소닉이 더 접사가 되서 조금 더 다양한 조건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MTF 차트. 역시 줌렌즈라 소니는 약간 복잡합니다만, 주황색은 무시하면 됩니다. 일단 연식과 가격에서 오는 인상에 비해 광각 30선은 의외로 차이가 없습니다. 파나소닉이 중앙은 90%를 오버해서 좀 더 낫긴 하지만, 극주변부에서 40%까지 떨어지는 건 비슷합니다. 파나는 위고 소니는 아래긴 해도, 어차피 둘 다 높다곤 할 수 없는 수치이고 차이는 적습니다. 그보다 더 큰 차이는 소니는 주변부까지 30선이 80% 이상의 일관된 해상력을 유지하는 반면 파나소닉은 극중앙부가 높은 대신 주변부로 80% 수준까지 서서히 내려갑니다. 30선의 균일도도 소니가 더 낫습니다. 10선은 둘 다 좋아서 우열이 없습니다.

 망원에선 두 렌즈 모두 30선 중앙부가 향상됩니다. 주변부까지 더 일관되게 유지되는 소니의 특성이 90% 오버까지 올라갑니다. 반면 파나소닉은 극중앙부는 90% 오버이지만 금방 80% 중반대로 떨어집니다. 다만 극주변부로 가기 전까지 파나소닉이 더 오랫동안 해상력이 버티는 걸 볼 수 있습니다. 10선, 30선의 일치도 자체는 거의 비슷해 보입니다.

 MTF 차트만 볼 때 극중앙은 파나소닉이 더 좋지만 주변부까지 균일도는 소니가 더 좋다고 말합니다. MTF 차트만 볼 때는 극중앙부가 더 낫다곤 해도 파나소닉이 딱히 더 신형에 더 고가라고 더 좋다는 인상을 주지는 못 하네요. 물론 그 가격차가 다 광학에 투자됐다고 할 수는 없지요. 파나소닉은 일단 소니보다 더 튼튼하게 만들고 있으니... 스펙시트로 알 수 없는 부분은 파나소닉은 동영상을 위해 포커스 브리딩을 억제하고, 또 보케의 주변부 찌그러짐을 억제했다고 하는데, 이건 소니 쪽이 나오던 시점에선 별로 고려되지 않던 측면이긴 합니다. 구경이 72mm vs 77mm인 부분이 보케에 영향을 줄 거 같기는 하네요.



Planar T* FE 50mm f1.4 ZA

렌즈군: 9군 12매(AA 렌즈 2매, 비구면 렌즈 1매, ED 렌즈 1매)
조리개: 11매 원형 조리개
최대 배율: 0.15x
최소 초점거리: 0.45m
필터 직경: 72mm
크기: 83.5*108mm
무게: 778g


S PRO 50mm f1.4

렌즈군: 11군 13매(비구면 렌즈 2매, ED 렌즈 3매)
조리개: 11매 원형 조리개
최대 배율: 0.15x
최소 초점거리: 0.44m
필터 직경: 77mm
크기: 90*130mm
무게: 955g

 마지막은 50mm f1.4 표준 단렌즈입니다. 사실 제가 제일 흥미를 가지는 콤비이기도 합니다. 24-105/4나 70-200/4는 결국 진정한 프리미엄 렌즈는 아닙니다. 파나소닉이 아무리 70-200/4에 S PRO 브랜딩을 했다고 해도 말이죠. 실제로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거의 고만고만한 정도의 차이일 뿐입니다. 두 렌즈가 어느 메이커가 더 좋아서 마운트, 메이커를 옮긴다- 그건 말이 안
됩니다. 지금까지 비교에서 유의미한 사양 차이는 접사배율 뿐이었습니다. 물론 24-105/4에서 0.5배의 접사배율은 상당히 유의미한 것이고(매크로 렌즈가 어느정도 필요 없을 정도로), 70-200/4에 0.25x를 구현한 것도 차별화긴 합니다만, 일반적인 경우엔 거의 같은 렌즈입니다.

 50.4는 좀 다릅니다. 주목을 많이 받고, 프로슈머들이 애호하는 화각, 조리개라는 것 외에도 양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심지어는 물리적 스펙에서도 앞선 두 렌즈에 비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50.4라는 렌즈 자체가 이제 막 리뉴얼이 속속 등장하는 상황이라 군비경쟁이 심한 영역이란 것도 있습니다.

 소니에서 A 마운트용 50.4ZA 플라나가 나왔을 때, 무슨 50.4가 100만이 넘냐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두드러지게 크고 무겁기도 했죠.(518g) 그건 단지 타사의 50.4들이 너무 낡고 저화소에 맞춰진 설계여서일 뿐입니다. 이후 나온 50.4들 중에서 소니 A용보다 작고 가벼운 게 없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50.4는 이후 속속들이 크기, 무게, 그리고 화질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FE 50.4ZA가 A 50.4ZA를 다시 넘어섰고(778g), 시그마의 50.4 아트는 그보다 더 크고 무거워졌습니다(815g). 근년에는 펜탁스의 FA* 50.4(910g)와 (같은 설계로 보이는) 토키나 오페라 50.4(950g)가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아, 라이카를 빼먹었군요. 라이카 SL 50.4는 필터 구경이 82mm나 되고 무게가 1Kg이 넙습니다.

 군비경쟁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캐논은 RF 마운트 출범에 맞춰서 50.2 렌즈를 새로이 내놨고, 소위 '감성으로 쓴다'고 하던 EF 50.2의 흐릿한 최대개방과는 다른, f1.2에서도 충분히 선명하고 f1.4에선 신흥 50.4와 비슷한 해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라이카 조차 이름값에 걸맞는 극강 화질을 보여야 한다고 SL 렌즈에서 말도 안 되는 크기와 무게(물론 가격도)으로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파나소닉이 왔습니다. 많이들 기대하던 라이카 브랜드는 아닙니다만, S PRO 라인업은 라이카 인증을 받는다고 합니다. 사실 L 마운트엔 진짜 라이카가 있으니 라이카 브랜딩의 파나소닉 렌즈가 나오긴 어려워 보입니다.

 파나소닉 S PRO 50mm f1.4는 그 50.4 군비경쟁에 새로 뛰어든 신참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크고 무겁습니다. 985g은 적어도 일본산 AF 50.4 중에서는 신기록입니다. 가격이 2배나 되는 라이카 SL 50.4보다는 눈꼽만큼 가볍습니다. 파나소닉 50.4에게 주어진 부담은 확실히 큽니다. 파나소닉은 단순히 일본산 경쟁자들을 상대해야 할 뿐만 아니라, 마운트를 공유하는 라이카의 반 값에 그걸 해내야 합니다. 파나소닉이 라이카보다 화질이 좋지 않아야 한다는 신사협정 같은 게 있는진 모르겠습니다. 만약 라이카보다 더 좋다면 재미있는 일이 되겠죠.

 여튼 렌즈군 상으로는 이번에도 소니가 비구면은 더 많고 파나소닉이 ED는 더 많습니다. 이건 설계성향 차이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 외에 11매 원형 조리개, 접사배율 같은 부분은 똑같습니다. 줌렌즈에선 접사배율을 내세운 파나소닉이지만, 이 렌즈에서 만큼은 거기까진 할 여력이 안 됐던 거 같네요. 더 좋은 접사배율은 당연히 더 큰 렌즈, 그리고 화질을 유지하기 위해 더 복잡하고 비싼 설계를 요구합니다.

 크기와 무게 차이는 확연합니다. 길이는 거의 2cm 더 길고, 필터 구경도 72mm vs 77mm, 무게는 180g 정도 무겁습니다. 크기와 무게 차이를 볼 때 파나소닉은 분명히 더 좋아야 합니다. 물리적 수치 뿐만 아니라 가격도 큰 차이가 납니다. 줌렌즈 둘이 그냥 살짝 비싼 정도라면 50.4의 경우엔 1499달러 vs 2299달러입니다. 1.5배 이상 더 비싼 가격이죠. 일본산 AF 50.4 중 가장 비싼 가격일 뿐더러(라이카 때문에 AF 50.4 전체는 아닙니다) 캐논 RF 50.2와 같은 가격입니다. 과연 타사의 신형 50.2의 가격을 내고 50.4를 살 만한 수준을 보여줄지...?

 뭐 한가지 거의 확실히 더 나을 거라고 기대하는 부분은 AF 입니다. 소니 50.4ZA가 AF 속도로 아쉬움을 자아낸 반면 파나소닉은 듀얼모터를 갖췄습니다. 다만 이게 플로팅 포커스를 위한 구조이지 단순히 속도만을 위한 건 아닙니다만, 뭐 소니 50.4ZA보다 느리기는 어렵지 않나 싶긴 합니다. 최소한 AF가 더 조용하기는 할 거 같습니다.



 대망의 MTF... 소니는 자이스라서 MTF 차트 방식이 다릅니다. 40선이 추가되어 있으므로 타사와 비교 시에는 30선 까지만 봐야 합니다. f8 차트 역시 비교대상이 없습니다. 뭐 개방 차트만 보면... 확실히 좋습니다. 10선은 프레임 절반 수준까진 그냥 100%에 붙어 있는 수준이고(표준대에선 이런 값은 본 적이 없군요), 30선 역시 절반까지 95% 정도를 유지합니다. 중앙 절반은 소니보다 5% 씩 더 높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고 소니가 낮은 거냐? 그것도 절대 아닌데 말이죠.

 주변부~극주변부로 가면 파나소닉은 이번에도 30선이 조금 급격하게 푹 꺼집니다. 뭐 그 값이 소니랑 비슷하긴 합니다. 10선은 여전히 매우 좋아서 극주변부까지 95%를 유지합니다. 10선 중앙부 95%를 못 찍는 렌즈가 99%임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수치이긴 합니다. 사실 크기, 무게, 가격 생각하면 당연히 이정도는 좋아야지- 라는 생각에 별 감흥이 없긴 합니다. 그리고 이정도로 좋아봐야 차이가 체감이나 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당장 현행 최상급 50.4들은 뭐 벤치 수치 상으로는 누가 더 낫다 하는데 실제로는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습니다.



 급기야 궁금해서 라이카 SL 50.4 MTF 차트도 한번 가져와 봤습니다. 라이카는 또 방식이 달라서 조인 조리개 값을 2개 더 제공하고, 라인도 10, 20, 30, 40으로 4개가 갑니다. 뭐 파나소닉이 10선과 30선만 표기했으니 첫번째, 세번째만 봐야겠습니다. 10선이 거의 100%에 붙어서 시작하는 건 마찬가진데, 라이카가 조금 더 늦게까지 붙어 있군요. 극주변부에서 95% 정도인 건 비슷합니다.

 30선은 놀랍게도 파나소닉이 더 높습니다. 수직 방사 모두 거의 20% 차이 납니다. 다만 라이카는 그래프 자체도 덜 출렁거리고, 방사-수직 일치도는 더 높아서, 더 깔끔한 이미지를 만들 걸로 보입니다. 파나소닉은 주변부에서 갑자기 일치도가 높아졌다가 벌어지는, 다소 기괴한 모양새입니다. 라이카가 고려하는 게 단순 해상력 만은 아니라는 얘기겠죠. 그래도 2배 가격차이라고 하기엔 파나소닉이 적어도 해상력에서는 분전했습니다. 그리고 이정도면 아마도 일본제 AF 50.4 중에서 최고를 차지하기엔, 수치 상으론 충분해 보입니다.

 또 하나 소니보다 확실히 나을 걸로 기대하는 건 보케입니다. 보케 표현으로 유명한 플라나지만, 렌즈 구조 상으로 대구경 렌즈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더블가우스/플라나 같은 고전적 표준렌즈 설계의 장점은 렌즈를 너무 크고 복잡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밝은 조리개가 가능하단 거지, 단순히 보케가 무작정 좋다는 건 아닙니다. 구경을 키우기 어려운 특징에서 오는 단점은 역시 비네팅입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보케 찌그러짐도 있죠.

 소니 FE 50.4ZA는 필터 직경이 72mm로 준수한 수준입니다만, 실제 대물렌즈 크기는 그보다 확연히 작아서 신흥 50.4들 중에선 가장 작습니다. 그에 따라 보케 찌그러짐이나 회오리도 조금 더 있는 편이죠. FE 마운트에선 보케 중심으로는 시그마 50.4 아트가 제일 찌그러짐이 덜 합니다. 파나소닉은 시그마와 같은 77mm 필터이며 대물렌즈도 큽니다. 그에 따라 보케 역시 소니보다는 원형을 더 잘 유지하겠지요.

 줌렌즈들이 그냥저냥 큰 의미 없는 수준의 차이만 보였다면, 스펙 상으로는 이건 파나소닉의 승리가 확실하네요. 보케의 양파링 같은 부분은 실제로 나와서 샘플들을 살펴 봐야겠습니다만, 이정도 가격에 뭐 그런 부분에서 까먹을 거 같단 생각은 안 듭니다. 사실 가격이 1.5배가 넘는다면 이정도로 확실하게 좋은 게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그정도로 좋아야 하나?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까? 입니다마는...

 뭐 50.4 군비경쟁에서는 니콘 Z 50.2가 나오기 전에는 일단 파나소닉이 새로운 왕이라고 해도 될 거 같습니다. 아, 일제 중에서 말이죠. L 마운트를 라이카랑 공유하다 보니 라이카를 전처럼 완전히 무시할 수가 없는 게 또다른 골치거리이자 재미군요. 개인적으로 파나소닉으로 넘어가는데 렌즈가 영향을 미친다면 그건 24-105/4의 접사능력과 궁극의 50.4라는 헤일로 이펙트일 겁니다. 출시가 코 앞이니 더 자세한 평가들이 차차 나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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