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6부 - 홍콩 섬 트램 유랑 by eggry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0부 - 여행개요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1부 - 홍콩 도착, 빅토리아 피크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2부 - 빅토리아 하버의 야경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3부 - 구룡채성 공원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4부 - 틴하우 사원, 스타의 거리, 하버 크루즈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5부 - 저녁과 '심포니 오브 라이트' 하버 크루즈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6부 - 홍콩 섬 트램 유랑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7부 - 마카오 도착, 밤거리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8부 - 포르투갈 식 점심과 기아 요새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9부 - 마카오 타워, 그랜드 리스보아, 포르투갈 디너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10부 - 세나도 광장, 삼거리회관, 성 도미니크 성당, 마카오 대성당
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11부 - 길거리 음식, 로우카우 멘션, 몬테 요새, 마카오 박물관2019. 2. 24.-28. 홍콩/마카오 여행기 12부 - 성 바울 성당 유적, 아마 사원, 펜야 성당, 타이파 지역

 막날. 오늘도 날씨는 구리구리합니다. 홍콩에선 결국 맑은 날 한번 못 보고 가는군요. 아침 일찍 짐은 싸서 체크아웃 한 뒤 호텔 카운터에 맡기고 나왔습니다. 오늘은 점심 좀 지나서까지 홍콩 섬 돌아다니다가 저녁에는 마카오로 가는 페리를 타야 합니다. 숙소 앞의 건널목. 저런 중간 플랫폼이 있는 건널목이 상당히 많습니다. 개중에는 트램 정류장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그냥 그런데도 많음.




 여기도 모닝 마켓이 있네요. 야시장에 비해선 훨씬 깔끔한 분위기. 캐비넷 스럽게 생겼지만 엄연히 셔터 달린 접이식 가게라고 해야할런지.



 트램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중. 방향을 좀 햇갈렸는데 어차피 동서로만 가기 때문에 지도 나침반만 잘 보면 쉽게쉽게 알 수 있습니다. 여긴 동쪽행은 플랫폼인데 서쪽행은 인도에 있는 구조.



 첫 트램이 오긴 왔는데...



 출근시간이라 그런가 미어터집니다. 다음 차 타야지... 안 오는 거 같으면서도 또 금방금방 옵니다. 안 오다가 몰려오거나 그래서 그렇지.



 다음 차. 코리아라니! 이건 타야해! 탔습니다.



 트램 2층에서. 바로 뒤에 따라오는 차량.



 2층에도 자리 없어서 서서... 뒤에서 타고 앞에서 내리는 식인데(요금은 내릴 때) 2층에 오르는 계단 내리는 계단이 따로 있습니다. 내릴 땐 앞 계단으로. 처음엔 통로에 서있다가 내리게 비키래서 당황했는데 계단이 하나 더 있었다니.



 스쳐 지나가는 중.



 구불구불... 센트럴 쪽으로 갑니다. 목적지는 IFC.



 하차. 환경기관에서 공기질 측정기가 있군요. 날씨는 구리지만 한국에서 시달리던 미세먼지는 안 보였습니다. 중국엔 굴뚝산업이 별로 없고 건너 중국 쪽도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유명한 선전이라 전자 쪽이 많아서... 그래도 좁아터진 도시에 차는 많으니 공기질이 가히 좋다고 할 순 없을 겁니다. 바다 안개와 시너지를 낼 우려도 있겠고요.



 중심에서 약간 떨어진 구역에선 그다지 볼 수 없었던 대형 육교들. 센트럴 방면은 육교화가 많이 되어 있네요.



 택시가 바글거리는 순간을 캐치.



 중간에 아주 큰 건물이 보이길래 봤더니 중앙 우체국. 큽니다.



 IFC 몰 도착. 밥 좀 먹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 구경이나 해보려고.



 근데 쇼핑몰이라 아침엔 거의 안 열었습니다. 그리고 놀란 게... 이거 그냥 여의도 IFC 그대로잖아? IFC란 이름 자체가 제너릭한 의미가 있어서 그냥 우연의 일치인가 했는데 쇼핑몰은 뭐 거의 판박이 수준입니다. 같은 오너라거나 한건가 했더니 그것도 아니고 그냥 현대식 쇼핑몰이라 비슷한 건지 음;



 말차 디저트 프랜차이즈 츠지리. 교토 출신입니다. 안 열어서 못 먹음.



 돈까스 가게... 11시에 연다고 합니다. 1시간 넘게 남았는데 아침 안 먹어서 굶어 죽을 마당이라 포기.



 결국 내려와서 스타벅스나 찾아서 요기거리 하기로.



 팬케익, 카페라떼, 그리고 벚꽃 푸딩. 팬케익용 꿀이 작지만 유리병에 담겨 나오네요. 버터는 얼어있어서 좀 먹기 힘들었습니다. 카페라떼야 그냥 카페라떼 맛이고, 벚꽃 푸딩은...맛 없어. 정말 맛 없었습니다. 젤라틴 같이 딱딱하고.



 결국 아침 먹고 구경 한다는 계획은 허탕 치고, 점심까지 죽치고 있기도 시간 아까워서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빌딩 사이를 이동하다가 중간에 터미널 같은 곳을 지나가며. 경버스들이 잔뜩 있네요.



 이번엔 트램 타고 동쪽으로 이동합니다. 뱅크 오브 차이나, 청콩 센터, HSBC, SC 은행.



 훌쩍 반대편...까진 아니고 뭐 대충 센트럴로 갔던 만큼 거슬러 올라가서 코즈웨이 베이에 내렸습니다. 내리고 거의 코앞에 빅토리아 파크가 있습니다. 빅토리아 파크엔 당연히(?) 빅토리아 여왕 상이. 원래 이 상은 지금 '황후상 광장'이라고 불리는 센트럴에 있었지만(그러니 황후상 광장이죠) 2차세계대전 때 일본 점령기 중 철거됐다가 지금은 여기에 다시 놓이게 됐습니다. 든든한 풍채와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을 가지고 계신 섬세한 동상.



 빅토리아 공원은 뭔가 한창 설치작업 중이더군요. 보아하니 체육대회를 하는 모양입니다. 덕분에 가드레일도 많이 쳐져있어서 넓찍한 공터인데 그냥 내놓은 길로만 지나가야 하는 수준.



 공원 한 켠의 반짝이 말.



 수풀을 보면 여기가 아열대 지방이라는 실감이 옵니다. 얼핏 보면 같은 녹색이지만 잘 보면 한국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식생.



 공원은 됐고 점심 먹기 전 눈데이 건, 혹은 줄여서 눈 건이라고 부르는 걸 보려고 왔습니다. 정오에 발사해서 눈데이 건. 공원에서 가는 길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저거 시키는 대로 육교로 갔어야 했는데 코즈웨이 베이 방면으로 잘못 가버려서 좀 헤맸습니다.



 분명히 다니다 보니 간간히 화살표가 나오긴 하는데 대체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안 오더군요. 길 건너에 보이긴 하는데 왕복 6차선 쯤 되는 횡단보도도 없는 길이고... 분명 육교나 지하통로가 있을텐데 입구가 안 보이는 겝니다; 참고로 제가 헤메던 곳은 야경에서도 잘 보이는 고층빌딩 엑셀시어(위치) 쪽이었습니다. 한참 찾다가 보니까 주차장 게이트 안쪽에 지하로 가는 계단이 있더군요. 이럴거면 바깥에서도 여기로 들어와야 한다고 표시가 되어 있어야지; 다른 입구는 건물 옆쪽으로 들어가는 문인데 그것 역시 눈에 잘 안 띄긴 마찬가집니다. 사실 이 통로는 지하주차장 가는 길과 겸이라...



 지하 주차장을 지나가는데 여기 오니 좀 눈에 잘 띕니다.



 눈데이 건 간판도 있고. 이젠 안 놓치겠네요.



 지하도는 뭐 이런 분위기. 그나마 흰칠 해놔서 덜 음침하네요.



 눈데이건 앞에 도착. 이미 기다리고 있는 백패커들이 퍼질러 앉아 있습니다. 소형이긴 해도 엄연히 무기이다보니 일단은 출입금지에 철창이 쳐져 있습니다.



 눈데이 건의 모습. 3파운드 짜리 매우 작은 속사포입니다. 눈데이 건은 야경 구경 때 언급한 바 있는 자딘 매시선 사가 보유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홍콩 할양 이전, 자딘 사는 마카오에 거점을 두고 있었는데(마카오는 홍콩보다 수백년 먼저 임대되었습니다) 홍콩이 할양된 뒤 본부를 옮겨왔습니다. 현재 눈데이 건이 있는 땅은 자딘이 홍콩에서 구매한 최초의 땅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초국적기업과 같은 존재인데다 난세였기에 당연히 자체 무장을 갖고 있었는데, 뭐 무력충돌까지 고려한 건 아니고 방어 차원이었습니다. 포대 중 하나는 무기용이 아니라, 자딘의 수장이 홍콩을 떠나거나 돌아올 때 경례로써 쓰이게 되며 이것이 눈데이건의 전신이 됩니다. 원래 이 의식은 여명 시간대에 이뤄졌지만, 한 영국 해군장교가 이 소리를 언짢아했고, 자딘에게 대신 정시 알림에 쏘라는 벌을 주면서 진짜 눈데이 건이 됩니다.

 정시 축포는 2차세계대전이 발발해 일본에 점령되기 전까지 계속 이뤄졌으며, 전쟁 중에 무기는 당연히 해체되거나 징발되어 사라졌고 오리지널 눈데이건도 사라졌습니다. 원래 원조 눈데이 건은 바퀴 달린 소형 야포였다고. 홍콩 해방 후 영국 해군이 6파운드 포를 증정해서 그걸 이용했으나, 소음에 대한 민원으로 호치키스 마크1 3파운드 포로 바꾼 뒤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한 새해 맞이 자정 축포도 쏜다고 하는군요.



 금속 플레이트. 정오 사격 후 30분 동안 공개된다고 합니다.



 눈데이 건 앞에는 항구가 있습니다. 방파제로 둘러싸여 있는데, 태풍이 올 때 배들이 대피하는 곳으로 Typhoon shelter라고 칭해집니다. 홍콩에는 몇군데 이런 곳이 있습니다. 아까 오는 길 안내에도 있지만 요트 클럽의 본거지이기도 한 듯.



 짧은 거리라도 태워주고 돈 받으려는 수상택시가 있습니다. 버젓한 영업은 아닌 거 같은데...



 어디서 온 건지 통통배 타고 건너와 내린 노신사. 눈데이 건이랑은 상관 없고 그냥 가더군요.



 거의 정오가 됐는데... 주변의 파란 대포들은 뭐 모형입니다.



 눈데이 건 의식 시작! 사수가 와서 철창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키가 작아서 놀랬네요. 세레모니라 그런지 하는 사람도 미니미로 일부러 구한 듯.



 팔뚝 만한 포탄을 꺼내서 장전하고 각을 맞춰 놓습니다.



 사격준비 하고 정시 대기 중.



 종을 치고 발사......포 크기 생각하면, 그리고 시내에서 쏘는 공포임을 생각하면 당연히 큰 기대는 안 했지만 문자 그대로 정말 '뽕' 이었습니다. 게다가 딱 한발. 한 서너발은 쏠 줄 알았는데. 허탈합니다. 😭😭😭



 개방시간 동안 대포 구경이나... 아니 안 크니까 대포가 아닌가. 뭐 여튼; 권총그립형 격발장치를 이용하는 것부터 정말 귀엽다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발사 전 후에 치는 종.

 아 진짜 너무 짧고 허망했습니다. 홍콩 여행 가실 분들 중 이곳 일정에 넣으시려면 잘 고민하셔야 할 듯. 물론 코즈웨이 베이 인근 구경하다가 때 맞춰서 잠깐 와서 보면 손해볼 건 없지만 이거 보려고 일부러 움직이거나 할 가치는 없어 보입니다. 흑흑흑...



 눈데이 건 밖으로 나왔는데 뭐 길이 이런 모양이라 여전히 횡단보도는 없고... 육교는 한참 떨어져 있으니 다시 지하도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쇼핑몰, 호텔 인근이라 그런지 차들이 호화스럽습니다.



 세계무역센터 앞 택시들.



 음 이런 게 유행인가...



 점심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배도 고픈데 홍콩 돌아다니며 지겹게 본 일식 레스토랑 '센료'가 있길리 그냥 무심결에 들어갔습니다. 만만한 게 일식이죠.



 착석하니 차 부터 나오는데, 일본식 차라기보단 중국 음식점에서 차 주는 그런 느낌으로.



 계절 한정으로 게 요리가 있습니다. 토요스 직송이라는데, 토요스는 도쿄 츠키지 시장이 폐쇄된 뒤 옮겨진 수산시장이죠. 혹하긴 했는데 왜 이때 이거 안 먹었는지 지금은 잘... 238달러면 별로 비싸지도 않은데?



 인테리어. 여기도 일본도 아닌데 손님 오면 이랏샤이마세- 하더군요.



 시킨 건 런치 벤또. 장어 덮밥, 생선구이, 텐푸라, 고로케, 사시미 뭐 이것저것 있는데, 그리 맛있진 않았습니다. 조리도 그냥 그랬지만 맛 자체가 뭐랄까, 제가 아는 일본식의 맛과는 조금 다른? 그야 한국 일식집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약간 조정되어 본토랑 다르듯, 이곳도 그런 식이겠거니 하지만... 뭐 가격이 평범했으니(152달러, 2만 정도) 사실 딱 기대하던 수준이라 해야겠지만 조금 아쉽네요.



 아쉬운 맘에 커피나 휙휙.



 여긴 약간 식당 거리 같은 분위긴데, 피자리아도 있고 스키야키에 버거 집에... 버거 먹을 걸 그랬다 싶은 후회를 했습니다.



 코즈웨이 베이 중심가로 가는 길에 잠깐 짐 옮기느라 길이 막힌 상황. 블루투스 이어폰 끼고 담배 피면서 유리인지 뭔지 옮기는 아저씨.



 이 동네는 약간 투톤 알록달록 느낌? 그런데 깨끗하게 닦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코즈웨이 베이 중심가. 차는 많지만 사람은 별로 없던 눈데이 건 쪽과 달리 바글바글거립니다. 여기 볼 일은 없고 이제 센트럴 구경하러...



 센트럴 도착. 센트럴 구역을 반시계 방향으로 쭉 둘러보는 게 여행의 마지막입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그냥 거대한 육교 구획인데 거기 에스컬레이터 해놨습니다. 올라가는 거만 있고 내려가는 건 계단이지만... 날씨도 안 좋고 워낙 습하니까 여름엔 이거 진짜 있어야겠다 싶긴 한데 지금은 그렇게 안 더우니 그냥 별 희안한 게 있네 정도 느낌입니다.



 2, 3층 정도 높이인지라 지나가면서 이런저런 모습을 봅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서 적당히 내렸습니다. 여기부턴 지상에서 걸어서 다닙니다. 굽이치는 언덕길에 늘어선 택시들.



 여기가 SOHO인가 하는, 조금 힙한 동네라는 거 같은데...그래도 러시안 벤또는 조금 너무 나간 게 아닌지?



 길가는 약간 서양 번화가 스러운 느낌도 들지만 산 쪽 아파트 방면은 역시나 홍콩 스럽습니다.



 아 이런 동네 분위기... 뭔지 알 거 같은데 제 취향은 아닙니다. 아니 이런 거 좋지만 제가 여기 속하진 않는다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길거리 모습.



 사원 보러 왔습니다. 이동경로 제일 북쪽 끝, 만모 사원입니다.



 아무리 남쪽이라지만 매화가 흐드러지게...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조화였습니다. 예쁘긴 합니다.



 사원 문 안의 문. 이거 열려 있는 경우도 있던데 차이는 모르겠네요.



 역시나 향으로 매캐한 분위기.



 만모 님이 존안. 옛날 과거제에서 급제해주는 효험이 있으시답니다. 문관 뿐만 아니라 무관까지 커버 치신다는 대단한 분. 오늘날엔 학업운이나 승진운 쯤 되겠네요.



 만모 사원의 이런저런 모습. 무슨 초대형 뻬뻬로 같은 향을 피우고 있으니 연기가 자욱할 수 밖에...



 이 분들은 잡신(?)들이신 듯.



 지도 보며 핵핵거리며 계단 올라가는데, 뭐라 적혀있어 보니 쑨원 기념로라고 되어있네요. 쑨원 박물관도 있고... 중화권에선 공산당이든 국민당이든 쑨원은 거의 신에 가까운 존재. 홍콩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덕 위로 올라오니 좀 트렌디한 가게들이 많이 보입니다. 오픈된 카페테리아나 맥주가게 같은 곳들도 있고. 이거 보면 예스러운 홍콩, 그러니까 홍콩영화에 나오던 시장통이나 낡은 빌딩 같은 거 말고 센트럴의 이런 가게들에서 디저트나 술 홀짝이면서 시간 보내는 스타일의 사람들도 있겠죠. 저는 그러기에는 돈도 없고 조금이라도 더 돌아다녀서 보자는 쪽이라... 그래서 홍콩에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 한 거 같습니다. 홍콩 영화의 흔적도 뭐 이젠 그다지 없기도 하고요. 그래도 마카오는 홍콩보단 조금 제 스타일로 볼 게 있었네요.



 허름한 아파트들 사이에 혼자 리모델링 해서 갤러리인지 뭔지 꾸려놓은 듯.



 아까 언덕 올라오느라 힘들기도 하고, 수분 섭취도 필요하고 해서 음료나 아이스나 뭔가 시원한 거 찾다가 빙! 글자 보고 바로 눈이 돌아가서 들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가게 이름은 SHARI SHARI Kakigori House(위치), 한자명은 단촐하게 氷屋, 뭐 빙수가게 쯤 되겠습니다. 쉽게 말하면 그냥 일본식 빙수 가게죠.



 얼음을 일본에서 수입했댑니다. 다른 안내엔 홋카이도라는데, 그렇게까지 할 거 있나, 차이가 있나 음.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키치.



 시킨 메뉴는 사케 카키고오리. 계절 한정이라서 시켰습니다. 메뉴 판의 정확한 이름은 "아마자케", 달달한 술이랩니다.



 오오오... 거대한 봉오리의 위용. 일본식 빙수는 축제날 파는 싸구려 말고 개량 디저트화 된 건 이렇게 수북히 쌓아 올린느 스타일이더군요. 뭐 그래봐야 얼음이라서 배가 찰 리도 없으니 걱정은 없습니다.



 위에는 귤과 사케 시럽이... 아마자케란 이름 답게 사실 단 맛 중심입니다. 실제 사케가 들어있을 거 같진 않고(알코올이라거나 주류 사업자라거나 뭐 이것저것...문제가 있겠죠?) 그냥 사케 향이 나는 달달한 시럽이지 싶습니다. 사케 킷켓에서 느껴지는 그 향입니다.



 그냥 사케 시럽만 있고 밑은 맹탕인가 했는데 계속 뭐가 들어 있습니다. 딸기소스도 있고, 인절미(?) 가루 같은 것도 있고... 뭐 전체적으론 다 단 맛입니다만, 바닥까지 밍밍한 느낌 없이 만족스래 먹었습니다. 빙수 먹으면서 수분 섭취는 물론 기력도 조금 회복했네요.



 이젠 언덕 내려갑니다. 사실 볼 거리가 거의 안 남았습니다.



 으 그러니까 이런 거... 그림이 나오긴 하는데, 제가 속하는 세상은 아니라는 그런 느낌? 알겠어요? 사진 찍긴 정말 좋더군요.



 쭉쭉 내려가는 중. 중간에 길에서 촬영하는 사람도 보고. 이렇게 정신 없는데 사진이 찍히나?



 실질적으로 마지막 구경거리는 이 '가스등'이란 겁니다. 말 그대로 그냥 가스등입니다. 앤티크하긴 한데, 그래도 좀 많을 줄 알았죠. 달랑 1개 있더군요. 눈데이 건도 그렇고 홍콩은 뭔가 스케일이랄까 그런 개념이랑은 완전 동떨어진 듯 합니다. 좁아 터지는데 한개 남겨 뒀으면 고맙게 생각해야지? 뭐 그런 느낌. 눈데이 건과 더불어 오늘 최고의 허탈함.



 뭐 가스등은 모르겠고 담배 피는 형님은 많습디다. 홍콩도 흡연자가 많은데 일본에 비해 담배 냄새는 별로 여기저기 베이지 않은 게 신기. 향이나 차 냄새 때문인지.



 이걸로 센트럴 관광은 끝입니다. 이제 트램 타고 호텔 가서 캐리어 챙기고 마카오로 가야 합니다.



 트램 타러 가는 길, 트램 기다리며. 마지막 여운을 음미합니다.



 이번에 탄 차량은 나무 인테리어가 된 꽤나 낡은 놈이었습니다. 최신식부터 이렇게 낡은 것까지 뒤섞여 있는데 이정도면 거의 최고령 수준일 거 같네요.



 홍콩의 마지막 추억을 위해 창문 밖으로 셀카. 맞은편 차도 있어서 이러는 건 사실 평소엔 위험합니다. 여기는 선로가 서로 가깝지 않은데서 마침 뭔 일이 있어서 한참 동안 정차해 있어서 지루해서... 고장이나 사고가 난 게 틀림 없습니다.



 10분 넘게 멈춰 있다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나가는데 경찰 바이크랑 자전거 탄 사람이랑 보이는 거 보면 무슨 접촉사고 같은 게 있었던지. 다친 거 같이 보이진 않았지만요. 시간은 넉넉해서 전 그냥 있었는데 다른 단체 관광객이나 손님들은 못 참고 그냥 내려서 길 건서 다음 정류장으로 가버리더군요.



 하차 하려고 1층 내려와서 대기 중. 정말 낡은 차량입니다.



 완차이의 마지막 풍경. 이제 다시 트램 타고 센트럴로 갑니다.



 여행 막바지의 충격적인 장면이랄지 이상한 모습이랄지. 트램 가는데 사람이 한창 뛰어오는 겁니다. 처음엔 선로에서 조깅하는 이상한 사람인갑다 했는데(워낙 느리니 조깅해도 별 문제 없을 듯) 정거장 설 때마다 막 손을 흔들며 오는 겁니다. 그래도 출발할 때까지 못 따라잡고... 두 정류장 정도 따라오다가 지쳐서 나가 떨어지더군요. 짐을 놓고 내린 건지 음;



 트램 2층 맨 앞자리에서의 뷰. 이제 홍콩과도 작별할 시간입니다.



 내려서 페리 터미널로 가려는데 2층이 개방된 관광용 트램이 지나가더군요. 사실 오늘 관광의 실없음을 생각하면 그냥 저거 타고 동서 왕복이나 했으면 싶은데... 배차시간도 모르고 그냥 지나간 일이죠. 다음에 온다면 저걸 타고 유람해볼까 합니다.



 페리 터미널로 가는 길. IFC 서쪽에 있습니다. IFC 1, 2가 보이네요. 2는 구름에 가려져 있고...



 페리 터미널로 가는 육교에서 본 터미널. 수시로 배가 출발하고 도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배라고 하면 하루에 몇편 정도 느릿느릿 오가는 정기선 정도 느낌인데 여기는 인근 도시를 상대로 거의 근거리 교통 수준으로 빈번하게 왔다갔다 한다는 게... 마카오만 해도 한시간 거리라서 뭐 거의 시외버스 수준 밖에 안 되는 거리입니다.



 매표소에 꾸진 발음으로 마카오! 이코노미! 하고 표를 샀습니다. 171달러. 기껏해야 2만 5천 정도 되는 금액입니다. 아무리 바로 옆이래도 나라를 건너가는 교통편 가격이라곤 잘 와닿지 않습니다. 뭐 사실 마카오와 거리는 50Km 정도 밖에 안 되니 정말 시외버스 수준이긴 합니다. 표는 이코노미는 처음엔 지정이 아닌데 타기 전에 스티커로 좌석을 정해줍니다. 근데 별로 안 타는 시간대인지 텅텅 비어서 걍 아무데도 앉아도 되겠더군요. 피곤해서 늘어져서 좀 잤습니다.


 마카오 행 쾌속선 탑승. 이제 홍콩 여행은 끝. 다음 편부터 마카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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