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 by eggry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국립중앙박물관에 이어서 카자흐스탄 전을 봤습니다. 2월 24일까지 전시로 아직 시간이 좀 있습니다. 상설관 중간에 마련된 전시관에서 이뤄지는데, 전에 본 몽골전과 같은 곳에서 했습니다. 중앙아시아에 유목민 문화란 점에서 기시감이 있기도. 입장하기 전인 통로에서부터 염소와 치장이 보입니다. 고화질 앨범은 전처럼 플리커에 개재.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 Kazakhstan The Cradleland of the Golden Man Exhibition(flickr)




 전시장 입구에는 카자흐스탄에 대한 간략한 역사가 있습니다. 고대, 중세, 근세부터 근현대 국가 성립까지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인구 분포에 대한 통계. 소련 소속의 공화국이었고 영토도 접해있어서 러시아인이 두번째로 많습니다. 재밌게도 독일인이 1%를 넘는 민족층으로는 마지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려인 동포들은 대부분 연해주에서 스탈린에 의해 강재이주 당한 이들의 후손입니다.



 전시장 입구에는 신라 유적에서 발견된 보검이 있습니다. 한국과 완전히 다른 양식을 가진 이 검은 중앙아시아의 금세공 및 보석 장식과 공통점이 있으므로 국제무역으로 넘어온 것으로 여겨집니다.



 전시의 주인공은 전시 제목에도 나와있듯 통칭 '황금인간'으로 불리는 유해가 입고 있던 옷입니다. 붉은 천에 금장식을 수놓아 일명 황금인간으로 불립니다. 복장은 고분에서 발견된 것을 복원한 것의 재현품입니다. 유해의 주인공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고학적 추정은 스키타이인이라고 하는데 유목계 민족의 특성상 기록이 약한데다 카자흐스탄 자체가 아시아 중앙에 위치해서 빈번하게 이주가 이뤄지던지라 당시 살던 사람과 지금 사는 사람이 일치되지 않기도 합니다. 여튼 복장의 화려함으로 보건데 왕자 혹은 근위병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황금인간의 더 많은 사진. 고깔모자 때문에 나디아의 가고일이 생각나기도 하고...



 황금인간을 중심으로 한 첫 전시관에는 작은 금세공류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숫자도 많고 오디오 가이드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많은데, 모든 전시품에 번호와 QR 코드가 붙어있어서 카자흐스탄 박물관의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품의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텍스트긴 하지만 한글 해설도 있습니다. 모든 전시품에 디지털 해설이 있다는 점은 조금 감동하긴 했네요. 다만 이 전시실에 한해서이지 다음 전시실은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이거 문자라고 하던데 아무리 봐도 문자인지 그냥 부식인지 모르겠던...



 금 귀걸이, 거울, 대형 금장식.



 다음 전시관에선 약간 시간을 거슬러 갑니다. 석기시대 유물들부터 해서 카자흐스탄에 옛날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얘기를... 물론 지금 사는 사람들관 아마 다른 사람들일 겁니다만.



 사람 모양을 한 석비. 모아이를 비롯해 제주 하르방 등 많은 지역에서 발견되지만 정주하지 않는 유목민들에게는 다소 특이한 관습인 거 같긴 합니다.



 목공예품.



 이 금장식들은 비교적 후기의 것으로 보입니다.



 청동 솥. 이런 솥들은 대부분 다리가 굽어져 있는 게 많던데 열에 약해서일런지.



 종교적 상징물인 금속 조형물. 원판에 빙빙 도는 동물을 사냥하는 모습으로, 유목민들의 토착신이라고 합니다.



 유목민들의 삶을 묘사하는 인터렉티브 컨텐츠. 벽의 그림을 건드리면 그림이 움직이면서 유목민들의 관습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줍니다.



 유목민들의 텐트와 가구, 직물을 전시해놓은 관. 원형텐트 모양을 한 구조물 밑에 유리창 너머로 전시해놨습니다. 역시 중앙아시아 유목민들 하면 화려한 펠트지요.



 금속 공예품들. 다만 형상이나 정밀도, 사용된 소재들로 볼 때 이건 근현대의 물건인 듯 합니다. 보다시피 동전도 있고요, 맨 마지막의 길죽한 도구는 평소에 장신구로 달고 다니다가 귀지 파기나 이쑤시개로 쓸 수 있다고 합니다.[...]



 화려한 허리띠.



 전통 혼례복을 입은 남녀. 남자는 원피스에서 본 것 같은데...?



 다른 전통 혼례복입니다.



 아이용, 여성용 등 다양한 종류의 말안장.



 채찍과 등자 등 마구들.



 관람로의 마지막은 이슬람 문화로 마무리 됩니다. 중앙아시아권은 훗날 이슬람 문화가 들어오면서 유목민과 이슬람의 접목이라는 독특한 조합이 되었는데, 이슬람 자체가 유목민들에게 정착지나 랜드마크라는 개념을 정착시키는 역할도 했습니다. 이란 등에서 보이는 화려한 푸른색 도색과 타일링이 카자흐스탄 쪽에서도 도입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관련 전시는 이것 하나 뿐입니다;



 황금인간을 뒤로 하고 역방향으로 돌아 나오면 관람 끝.

 사실 관람 내용은 황금인간과 유목민의 일상용품 빼면 조금 부실한 편이었습니다. 황금인간의 박력이 대단하긴 하지만 실제로 수가 많은 건 설명이 부족한 편인 소형 장신구류들이 많았고... 카자흐스탄의 국가홍보 차원에서 순례 중인 전시라고 하는데 사실 카자흐스탄의 국가 정체성이랄까 그런 걸 대변할 수 있는 가치가 있는지도 조금 의문스럽긴 합니다. 그도 그럴게 현대 카자흐스탄의 뿌리는 카자흐 칸국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몽골제국 이후의 중앙아시아 분열 후 등장하기 때문에 사실 좀 늦은 편입니다. 게다가 그 전의 기록들은 불확실하거나, 카자흐인이 아닌 과거의 정주민이거나 유목민들입니다. 석기시대나 스키타이인들 처럼 말이죠.

 이 전시의 목적은 카자흐스탄이 단순히 말 타고 양이나 치는 나라가 아니라, 역사와 문화가 있고 현대적인 국가이기도 하다는 걸 내세우기 위함이겠지만 이런 이유로 사실 카자흐스탄의 정체성은 다소 약해 보입니다. 전통공예품들이 있긴 한데 현대에 만들어 진 것들이고, 카자흐스탄의 '역사'를 바탕으로 정체성을 표현하기엔 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오히려 근세 이후의 이슬람 유물 같은 것들을 더 보고 싶었는데 실상 전시품은 결국 '유목민들도 공예와 관습이 있다'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 했으니 말이죠. 물론 그건 사실이지만 그게 지금 카자흐 인을 대표하는 속성인가 하면 좀 어리둥절합니다.

 사실 이전에 했던 몽골전과 비슷한 점이 있는데 그쪽은 최소한 원나라를 포함해 어느정도 연대나 역사적인 내용들이 있다는 점에서 이것보다는 나았었습니다. 결국 미술품, 공예품 보며 예쁘다고 하는 정도이지 카자흐스탄의 역사나, 카자흐 인들의 자부심 같은 걸 보여주기엔 역부족인 전시여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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