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프로 11인치 구입 by eggry


 귀찮아서 사진은 그냥 폰으로... 출시 초기에 일본 여행 가서 지인 꺼 사다주긴 했는데 전 자금도 쪼들리고 그래서 미뤘더래죠. 일본에서 사는 게 조금은 더 쌌을텐데 할부 형식을 취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 그냥 한국에서 사기로 했습니다. 또다른 이유는 충전기였죠. 이번에 동봉되는 18W 충전기는 아이폰 고속충전 스펙에도 맞는 적절한 놈인데 이걸 한국 콘센트 모델로 갖고 싶었거든요.

 아이패드 에어 2를 4년 쓰다가 드디어 교체했습니다. 사실 비싸다든가 이런저런 이유로 참으려 했는데 뭐 이 녀석도 사면 4년 정도 쓰겠지 하는 생각에 눈 딱 감고... 이번 아이패드가 장기적으로 가져가볼 만 하다고 생각하는 건 역시 포트가 처음으로 바뀐 놈이라서입니다. 일단 케이블은 앞으로 더 필요하지 않겠죠. 메모리가 4GB인데 아주 만족스러운 용량은 아닙니다. 6GB나 8GB인 첫 기종이 더 오래갈 거 같네요.

 펜도 안 쓰고, 새 디자인 자체도 필요 없지만 결국 미래를 위해서- 라는 이유와 아이폰과의 UX 통일(터치 ID, 제스쳐 등)을 위해서 선택했습니다. 사실 성능만 따지면 120Hz 스크린만 빼면 6세대 아이패드로도 만족하는데, 에어 2 쓰던 입장에선 핸들링과 마감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거든요. 에어 1 기반 섀시라서 유리도 통통 튀고 두께도 더 두껍고... 그 감각을 유지하려면 결국 프로로 갈 수 밖에 없더군요. 언젠가 교육패드도 120Hz, 페이스 ID, USB-C가 들어오겠지만 그게 내년은 아니겠죠.

 공홈, 오픈마켓, 통신사 등을 두루 둘러보다가 공홈은 할부 조건이 안 좋고, 오픈마켓은 물량확보 실패, 통신사만 매일 일정량 입고되길래 쳐다보다가 샀습니다. 24개월 쳐도 정가보다는 약간 싸더군요. 오픈마켓이 물량만 나온다면 기본 할인까지 해서 더 좋은 조건이겠지만 물량 없어서 발매 전 예약분도 아직 못 보내줘서 Q&A에서 욕바가지 먹고 취소 폭주하는 거 보고 신경 끄기로 했습니다.

 어쨌든 KT 쪽 쳐다본 건 한 3일 정도 됐는데 통신사 쪽이다보니 요금제니 선택 약관이니 본인인증이니 절차가 길어서 좀 버벅이다 보면 물건 족족 없어지다가 화요일 밤 쯤에 재고 들어온 거 보고 주문했네요. 이틀 걸려서 오늘 도착했습니다. 애플스토어에서 직접 주문한 스마트 폴리오도 함께.

 스마트 커버 대신 이번에 뒤쪽까지 커버하는(하지만 옆은 안 함) 스마트 폴리오로 바뀌었는데 카툭튀를 잡아주는 건 좋지만 전 후면 보호성보단 최대한 경랑+탈부착 편의성을 원해서 스마트 커버가 아쉽습니다. 들고 쓰기엔 약간 불편하거든요. 안쪽 스웨이드 재질을 뒤로 확 넘겨야 핸드헬드가 되는데 이쪽에 손기름이니 먼지니 묻으면 그게 다 화면으로... 뭐 각진 모양새 때문에 서드파티에서도 스마트 커버 온리 제품은 아마 나오기 힘들 거 같습니다.



 알루미늄 덩어리에 찬 바람 맞고 택배로 와서 엄청 차가웠습니다. 손 얹었더니 자국이...



 커버 씌우고 아이튠스로 영혼까지 복원 중. 이젠 앱은 백업에서 전송되지 않고 무조건 스토어 다운이라서 이 방법으론 스토어에서 내려간 앱들을 지켜낼 순 없습니다. 그래도 단순 복원속도 향상을 위해서라도 스토어에서 받지 말고 컴퓨터에서 전송해줬음 좋겠다 싶기도... 근데 와이파이 성능이 워낙 좋아서(벤치로 350Mbps 나왔으니 하드웨어적으로 500Mbps를 넘을 수도 있겠습니다.) 금방 다 깔리긴 하더군요. 폰의 거의 2배 속도로 깔린 듯.



 근데 복원 후 미쳐버리게 만든 것이 있었으니 바로 셀룰러. 아이패드 에어 2에서 쓰던 번호 그대로 기변 신청한 거라 그냥 유심 넣으면 짠! 하고 되야 하는데 왠걸? 안 됩니다. 켠 직후에 안테나 신호 잠깐 떴다가 그냥 사라집니다. 0칸도 아니고 그냥 안테나 그래픽 자체가 안 뜹니다. 그리고 유심 빼도 유심 없다는 메시지도 안 나옵니다. 기기 정보에서 셀룰러 번호도 불가로 나오고...

 셀룰러로 들어가니 핫스팟이나 로밍 설정 대신에 데이터 플랜을 선택하라고 나오는데, 이게 아마 내장된 애플심인가 하는 걸로 작동되는 거 같은데, 현지에서 즉석에 데이터플랜을 결제해서 쓸 수 있게 해놓은 겁니다. 이론 상으로 아주 좋은데 한국에선 메뉴 자체도 뜨지 않았었는데 물리심 인식이 안 되는 상황에 뜨긴 뜨더군요. 그리고 나중에도 설정이 있긴 했습니다.

 정작 아이폰의 eSIM과는 기술적 유사성은 있는데 프로바이더가 달라서 아이폰 쪽에선 아직 이런 식으로 작동되지 않습니다. eSIM의 경우엔 통신사에 직간접적으로 등록해서 쓰는 방식이고(대리점, 고객센터 외 자가개통이 있기는 하지만 선불 플랜 형식으로 되는 건 아님), 애플 심의 경우엔 애플과 계약을 맺은 통신 사업자들이 선불 유심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만든 겁니다. 그리고 애플 심은 내장된 기종도 있지만 그냥 나노 심 형태로 애플이 파는 걸 비내장 기종에 넣어서 쓸 수도 있습니다. 뭐 가성비는 일단 한국에선 쓸 이유 없기는 한데 여행 시에는 좋을 거 같더군요. 문제는 로밍이 절실한 폰 쪽은 그냥 eSIM이라서 그런 거 ㅇ벗다.

 여튼 여러 경위로 볼 때 나노 심 자체가 인식이 안 되는 정황이 컸습니다. KT 쪽에서도 아예 기기 작동 신호가 들어오지 않고 계속 전원 꺼짐으로 나온다고 하고, 다시 빼다가 에어 2에 넣어보니 그쪽도 잘 됐고, 정보에서 셀룰러 번호가 인식되지 않는 점 등 여러모로 하드웨어 문제로 보였죠. 아이폰 XS MAx도 볼륨버튼 불량 걸려서 고생했는데 한 달 여만에 또 불량이 나올 줄이야. 짜증이 나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더군요.

 결국 가로수길 스토어나 공인 서비스 업체를 방문해야 할 상황인데, 마침 올해까지 아이폰 배터리 무상교체 기간이라서 대기시간이 미쳤습니다. 사전 예약은 아예 다 차버렸고 현장 대기도 오픈하자 마자 가도 수십명, 그 수십명에 예약자까지 치면 그냥 아침에 가도 그날 끝날 때 쯤이나 재수 없으면 맡기고 가서 다음날 찾아가야 하는 상황. 물론 전 배터리 교체가 아니라 아이패드 불량 교환이고, 30일 이내라 신품 교환이긴 하지만 저렇게 대기자가 많으니 저도 오래 걸릴 수 밖에. 그리고 검색해보니 아이패드 프로 교환물량도 넉넉치 않아서 며칠 걸릴 수도 있다더군요.

 해 지고서 애플 스토어로 직행하려다가 전화통화로 오늘은 현장대기도 다 마감되었단 말에 그냥 돌아와서 내일 가아하나, 토요일에 가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갑자기 살아났습니다.[...] 2,3시간 동안 아이패드를 몇 번 끄고 켜고, 재설정하고, 유심을 뺏다 꼈는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되데요. 단순 통신사 전산이 늦게 작동되었다 생각하기엔 안테나 신호 자체가 작동하지 않았던 점을 생각해서 여러모로 혼란스럽습니다. 제 지식과 경험으로도 하드웨어 문제인 게 거의 확실해 보였으니...



 뭐 우여곡절 끝에 이제 셀룰러도 작동되고 잘 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감상은 별로 얘기할 게 없네요. 각진 디자인 노선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모서리가 90도로 꺾이는 건 너무 과격하게 마무리 되었다는 생각엔 변함 없고, 안테나 처리도 좀 깔끔하지 못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구형처럼 플라스틱 판떼기 붙여놓으란 건 아니지만, 후면이 아니라 폰처럼 테두리 쪽에서 해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큰 불만점은 전면 베젤이 전부 검은색으로 통일된 점입니다. 제가 여태까지 어두운 색 모델을 안 산 이유는 흰 베젤을 쓰고 싶어서였죠. 그리고 마음에 드는 흑색은 아이패드 미니 1에 쓰였던 블랙&슬레이트 뿐이었고(아이폰 5에 쓰인 이 색은 지금도 최고의 아이폰 컬러링이라 생각합니다) 이후 스페이스 그레이는 전부... 그냥 어두운 실버 정도 수준이었으니까요. 이번엔 그래도 회색이라고 할 정도로는 어둡긴 하더군요. 근데 이번엔 케이스 색상 불문하고 베젤이 전부 검은색이라 실버나 골드 살 이유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이젠 그냥 블랙+그레이라는 가장 뻔한 선택만 남았기에 당연히 스페이스 그레이 선택.

 성능은 뭐 흠잡을데 없습니다. 사실 에어 2 쓰다가 오면 어느 아이패드가 안 빠르겠냐만(교육패드도 빠르더군요) 120Hz는 아이패드 프로 만의 특권이니까 그 부분에서 만족. 페이스 ID는 역시 이쪽이 편한 때도 있지만 터치 ID와 같이 있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패드는 테이블에 놓고 쓰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아직 페이스 ID가 테이블에 놨을 때 얼굴 인식각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아이폰과의 UX 통일은 편하긴 하네요.

 포트 바뀐 건 충전이야 집에서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지 별 문제 없는데 아이튠스 복원할 때 다른데 쓰던 USB A-C 케이블을 가져다 해야하긴 했습니다. 다음 컴퓨터 맞출 즈음엔 컴퓨터도 USB-C를 많이 갖춘 걸로 해보도록 해야겠네요. 여튼 골치를 썩히던 셀룰러 문제가 해프닝으로 끝났으니 이제 맘 편히 쓰는 일만 남았습니다. 할부금 열심히 갚으면서 말이죠. 아이패드 에어 2는 제가 아이패드 3 갈 때 넘겨줬던 아이패드 2를 아직 쓰는(!) 동생에게 물려주기로 했습니다. 아이패드 2 쓰다가 에어 2 쓰면 그건 그거대로 신세계겠죠.

 유일한 불만은 유투브 4K가 안 된다는 점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라고 해도 그냥 더 빠르고 얇고 가벼운 아이패드를 원하는 거지 생산성이니 뭐니 기대한 건 아니라 결국 트위터, 유투브, 웹서핑으로 귀결될텐데, 트위터랑 웹서핑이야 그냥 빠르면 땡이라지만 유투브는 이 좋은 화면(+가격)으로 4K를 못 보다니! 라는 생각만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야 뭐 2.5K가 조금 안 되는 해상도니까 진짜 4K 체험을 할 순 없지만 1080p보다는 좋아 보일테니까. 이건 애플과 구글이 서로 고집 부리는 이상은 답이 없긴 합니다. 아마 AV1이 보급되는 2020년 이후에나 해결되겠죠.



덧글

  • dddddd 2018/12/14 22:11 # 삭제 답글

    유리가 너무 얇아서 세게 누르면 들어가는 느낌이라던데... 실제로 어떨지 모르겠네요.
  • 로오나 2018/12/15 21:09 # 답글

    아이패드 정말 잘 쓰시는군요 ㅎㅎ 저는 결국 태블릿은 안쓰게 되어서 폰과 노트북만으로 살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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