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6부 - 나라마치(2), 간고지, 코후쿠지, 카스가타이샤 by eggry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1부 - 오사카 도착, 우메다에서 저녁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2부 - 오사카 성 공원, 나카노시마로 가는 길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3부 - 오사카 동양 도자기 박물관, 시텐노지, 하루카스 300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4부 - 시텐노지, 하루카스 300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5부 - 나라마치(1)

 나라마치 우체국. 콘크리트 무도색 건물로 만들어져 있네요. 별로 크진 않습니다.




 이것은 코진도(庚申堂)의 미가와리자루, 묶인 원숭이. 굴레에 사로잡힌 중생을 상징한다던가요. 교토의 기요미즈데라와 야사카 신사 사이의 유명한 코진도가 나라마치에도 있습니다. 마침 그쪽으로 가는 중인데 우체국에도 그래서 장식해놨나보네요.



 나라마치 코진도. 교토의 것보다 규모도 작고 어디 들여다 볼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문은 닫혀있고 경내라고 할 만한 공간도 없이 그냥 건물 하나 덜렁이라...



 그래도 군데군데 원숭이 장식은 되어 있습니다.



 코진도 옆의 트렌디한 카페. 나라마치 골목에는 카페나 아기자기한 카페테리아가 많습니다. 그래서 점심도 이 부근에서 먹을 생각.



 낡은 음식점... 아직도 카키고오리를 파는 거야...? 사실 별로 안 춥긴 합니다.



 밥 먹기 전 마지막 구경. 나라마치 자료관입니다. 간판에는 또 구 간고지 본당 터라고도 되어 있네요. 물론 위에다 지어놨으니 터의 흔적 같은 건 온데간데 없습니다. 무료입장이고 역시 관광안내소 역할에 가깝습니다. 나라마치의 지역 커뮤니티 역할도 하는 거 같더군요. 현지인들 상대로 수공예 동호회 내지는 강좌 같은 게 있는 거 같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불교문화와 지역 수공예가 결합된 뭔가 미묘한 퓨전입니다.



 일단 입구에는 코진도 원숭이를 대거 걸어놓고 있습니다만...



 뭐 당연하다는 듯 불상도 있고. 나라마치의 복잡하게 뒤섞인 면을 잘 보여주는 듯도 싶습니다.



 처음 들어가면 수공예 기념품 샵이 있고 목상이 있는데 이건 딱히 전문 장인이 만든 건 아닌것도 같군요.



 이런저런 목공예품들. 현대 상호가 적힌 것도 있고... 동호회나 강좌 같은데서 만든 걸로 보이더군요. 장인들만이 아니라 현지 주민들이 취미생활로 이런 전통을 이어간다는 건 재미있기도 하고 좋은 움직임입니다. 그 중에서 정말 실력 있는 사람이 장인이 되고 전통과 관광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죠.



 코진도에 대해 설명해놓은 패널. 미가와리자루에 대한 설명 외에는 일본어 뿐이라 아쉽습니다. 재밌게도 타카야마의 유사한 원숭이 인형인 사루보보와 같이 찍어놓은 사진도 있군요. 사루보보는 순산을 기원하는 인형입니다.



 기모노들. 관광객 사진 촬영용인 듯 합니다.



 불단.



 후시미 중학교 미술부 OB들이 작품이라고 합니다. 후시미 하면 교토 남부의 후시미가 생각나겠지만 이건 나라 시립 후시미 중학교일 겁니다.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종이입체화도 있습니다.



 단바인이 생각나는 그림.



 금속박 공예도 있네요. 파는 건 아닌 듯 합니다.



 자료관 끝의 또다른 불상. 자료관 한쪽 공간에서는 동네 사람인 듯한 서너명이 뭔가 강좌 내지는 합작 같은 걸 하고 있더군요. 무료라서 들르긴 했는데 나라마치 자료관이란 이름에 비해서 이 지역 자체에 대한 정보가 정리되어 있다거나 한 건 아니었습니다.



 이제 밥 먹을 곳을 찾아 두리번 거리다가 오늘의 메뉴 구성으로 된 곳이 마음에 들어서 들르기로 했습니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카페테리아.



 무려 '나라 고항'이라고 합니다. 나라 산 식재료로 만든 정식 구성이라는데... 메인은 세가지 정도 중 고를 수 있고, 와쇼쿠 구성인 것 같은데 전 다른 메뉴를 택했습니다.



 작은 식당 내부. 손님은 제가 왔을 땐 저 혼자. 한명 더 오더군요.



 뭔가 관광객 대상인 듯한 장식품들 ㅎㅎㅎ



 벽 쪽은 의외로 오소독스한 그림들이 걸려있네요.



 밥 기다리며 카메라 내려놓고... 아이폰 XS에 와서 아웃포커싱 기능이 꽤 향상됐습니다. 그래도 아직 투명한 물체는 잘 처리하지 못 하는군요.



 시킨 메뉴가 나왔습니다. 메인 메뉴로 '오늘의 생선'을 택했는데 연어였군요. 밥과 스펀지 같은 절임...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꽤 좋아하는 반찬인데.



 샐러드에도 묵과 계란말이, 파스타, 감이 올려져 있습니다. 오른쪽 위에는 소바. 연어구이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간이 조금 있어서 양은 많다고도 할 수 있었겠고... 일본에서 감 먹어보기는 처음이네요. 소바는 약간 싱겁게 간이 되어 있지만 뜨끈뜨끈한 게 미묘하게 선선한 날씨에 국 대용으로 먹었습니다. 여기까지 총 1300엔.



 드링크와 뿌띠 디저트. 커피와 젤라또로 했습니다. 450엔 추가인가 였던 듯.



 커피는 우유와 설탕을 섭취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마침 젤라또기도 해서 조금 부어서 즉석 아포가또도 해서 먹었습니다.



 요기거리를 하고 나라마치 마지막 구경장소는 간고지(元興寺). 간고지는 역사가 꽤 복잡한 절입니다. 간고지는 본래 지금의 나라 현 다카이치 군에 있던 호코지(法興寺)이었습니다. 호코지는 일본 최초의 사찰이었습니다. 아스카 시대에 지어졌으며, 나라로 천도하게 되면서 간고지는 지금의 나라마치 위치에 자리잡게 됩니다. 이때 이름을 간고지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옮겨갔어도 다카이치 군의 원래 간고지 건물도 그대로 남아서 통칭 원조 간고지(本元興寺)로 불렸다고 합니다.

 나라로 옮겨간 간고지는 대형 사찰로 번성했지만 헤이안으로 천도, 그리고 연이은 전쟁과 화재에 점차 축소되어 지금의 매우 작은 사찰로 쪼그라 들었습니다. 한편 원조 간고지는 더욱 관심을 잃고 쇄락해 갔으며, 에도시대에는 이미 불당만 간신히 남아있고 대문도 없는 황량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오사카의 독지가의 후원을 받아 지금 수준으로 재건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별로 큰 절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원조 간고지는 아스카 시대에 지어진 첫 절이란데서 따와 '아스카데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스카데라=호코지=간고지인데 이축하면서 포크(?)되었다는 것.



 간고지 입장권. 본당 사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극락당. 정확히는 극락당의 본당. 약간 T자 모양으로 생겼으며 머리 쪽의 정사각형 건물에 불상이 네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T의 막대에 해당하는 부분은 일반 관광출입은 되지 않는 승려 이용 공간인 듯 합니다. 극락당의 네 방향 불상과 다른 불상들의 분위기는 꽤 볼만합니다. 족자나 그림 같은 것들도 있고... 사진촬영은 금지이나 관광객 수는 적고 불교신도들의 참배 비중이 적지 않은 듯 엄숙한 분위기입니다.



 무수한 석조물들. 작은 탑들은 승려들의 유골함 같은 것인지 아니면 순전히 그냥 탑인지...



 극락당의 특징 중 하나가 다양한 연대의 기와가 뒤섞여 사용되고 있다는 거라고 하는군요. 적갈색, 흑색은 아스카 시대, 백색은 나라 시대, 회색은 쇼와 시대의 것이라고. 기와의 생김새는 백제의 것과 매우 유사하여, 불교 전래 초기에 백제의 영향을 볼 수 있다고.



 별로 크지 않은 절에 휴게소도 있습니다. 작은 불단도 있고... 나이 든 불교신도들이 많이 오는 걸 고려한 듯한?

 본당과 휴게소 외에 두드러지는 건물은 박물관 같은 건물이 있습니다. 이곳에선 오래된 절인 간고지에 걸맞게 초기 절의 건축기법이나 복원, 발굴된 유산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1층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건 작은 5층 목탑인데(사람 키 2배 정도?), 이건 과거 목탑의 미니어쳐 재현 같은 게 아니라 애초부터 이렇게 작은 사이즈로 지어진 탑이라고 합니다. 국보 상에도 공예품이 아니라 건축물로 등록되어 있다는군요. 보수가 이어지긴 했지만 나라 시대에 만들어 졌음에도 계속 실내에 보존되었기 때문에 보존상태가 극히 좋다고 합니다. 그 외에 기와에 대한 얘기도 있으며 언급한 백제의 영향, 그리고 여러 시대의 기와에 대한 얘기가 있습니다.



 정원이라기엔 규모나 관리도 애매하지만 작은 산책로 같은 게 나 있습니다.



 간고지 안의 작은 신사.



 극락당을 한바퀴 둘러 봅니다. 길쭉한 건물이 선방으로 본당 뒤에 붙은 건물. 이것도 매우 오래된 건물로 국보입니다. 출입은 안 됩니다.



 산책로 말미의 작은 꾸밈. 이 시기의 일본을 돌아다니면 군데군데 모과가 놓여져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론 단순 관상인 것 같은데, 어떤 곳은 맘대로 가져가도 된다고 해놓은 곳도 있습니다. 여기는 그냥 돌 위에 얹혀져 있더군요.



 간고지 관람을 마치며... 과거 코후쿠지와 맞먹는 규모로 북의 코후쿠지, 남의 간고지라고 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과거의 영광은 찾아볼 수 없는 작은 절이 되어 있습니다. 세월무상.



 나라마치 쪽은 볼 거 다 봤고 후딱 북쪽으로 달려서 코후쿠지로 왔습니다. 사실 코후쿠지 자체는 유료입장인 금당에 들어가 볼 생각도 없지만, 재건된 중금당 모습이나 한번 보자고... 여름에 왔을 때와 달리 뿔은 다 잘려있고, 털 상태도 상당히 꼬질꼬질합니다. 근데 또 카스가 타이샤 쪽 사슴들은 괜찮고... 코후쿠지 쪽만 유달리 꼬질꼬질하더군요.



 5층 목탑. 여름에 왔을 때와 달라진 건 당연히 없습니다.



 비교적 오래 보존된 건물인 동금당. 보통 금당을 한개 가지는 절과 달리 코후쿠지는 서금당, 중금당, 동금당이라는, 3개나 금당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오래된 건물 그대로 남아있는 게 동금당. 무로마치 시대에 재건된 것으로 목조 상태도 오래된 건물 티가 풀풀 납니다. 메이지 시대 이후 국보급 건축물들은 통째로 밀고 재건하지 못 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때까지 살아남은 오래된 건축물들은 정기보수와 보강 만으로 견뎌내고 있습니다.



 동금당 앞에 죽치고 있는 사슴들. 나라공원 쪽과 달리 돌아다니거나 사람 따라다니지 않고 자기 나와바리에 죽치고 받아만 먹더군요.



 오늘의 목적은 재건되었다고 하는 중금당입니다.



 그리고 10월에 재건공사가 완료되어 개장한 중금당...입나다만, 당연히 이름대로 남문 정면에 위치하고 있고 금당들 중 으뜸 자리에 있습니다만 재건된 결과물은 여러모로 좀 미묘합니다. 뭐 일본에서 흔히 그렇듯 콘크리트 절인 건 그러려니 하는데, 지붕을 보다시피 아스카~나라의 초기 양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시텐노지에서도 볼 수 있었던 그 양식인데 그것 자체는 문제가 안 되지만, 시텐노지는 폭격으로 전소된 뒤 전체를 재건했지만 코후쿠지는 중금당만 창건 당시 모습으로 재건된 거라... 무로마치 양식인 동금당과는 재료나 노후 상태만이 아니라 양식 면에서도 대단히 이질적인 모양새가 됐습니다. 동금당 뿐만 아니라 다른 건물들도 다 나중 양식이라서 음;;



 동금당을 빼고 가장 두드러지는 건물인 난엔도(남원당). 산조 도리에서 계단 올라오면 바로 보이기 때문에 눈에 띄는 건물입니다. 에도 시대에 재건된 것으로 그렇게 오래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진짜 오래된 연혁을 장기로 내세우는 건축물이 아니라면, 사실 에도시대 정도에 재건된 것들이 품질과 연륜의 밸런스가 가장 좋다는 사실.



 키타엔도(북원당). 남원당이 있으니 북원당도 있겠죠. 사실 남원당보다 문화재로썬 더 중요한 곳으로, 가마쿠라 시대의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아예 출입 자체가 안 된다는 것... 울타리를 보면 입장 사무소의 흔적이 있긴 한데 전에나 지금이나 입장은 안 받고 있습니다. 오층탑 같은 것들도 그렇고, 입장 되는 건 금당 두개 뿐. 앞에서 뭔가 측량인지 하고 있더군요.



 사슴들이 가만히 있으니 사진 찍거나 먹이 주기는 좋더군요.



 발굴작업 중인 울타리 안에 쳐박혀 있는 사슴. 무법천지입니다.



 원래 카스가 타이샤로 일정을 마무리 하려 했으나 미묘하게 짬이 나서 중간에 정원을 찾았습니다. 구 다이조인 정원... 이라는 뭔가 복잡한 이름인데, 뭐 원래 이곳에 다이조인이란 절이 있었습니다. 메이지 시대의 폐불훼석 정책에 따라 불교가 탄압당하던 때 절은 폐사되었고, 그 부지 중 일부가 지금의 나라호텔에 속해있습니다. 정원은 남게 됐는데 이 역시 지금은 나라호텔의 관할 하에 있습니다. 호텔 숙박객만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고, 다이조인 문화관이란 이름으로 별도 입구가 있습니다.



 정원 자체는 일본식의 오밀조밀하게 끼워맞춘 게 아니라 넓찍한 저수지와 산책로로 되어 있습니다. 원래부터 이랬는지 폐사 후 터만 남은 상태로 대충 정리한 게 이런 모습인진 모르겠습니다. 입장료는 존재하지만 무료입장 하는 문화관의 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이것으로, 시간도 없고 딱히 걸어 보고 싶은 생각은 안 들어서 창 너머로만 보고 말았습니다.



 다이조인이 있던 시절의 모습. 지금은 절 건물은 사라지고 없고, 오른쪽 문이 있는 위치에 문화관이란 건물을 통해 출입하게 됩니다.



 나라 시대 코후쿠지 일대의 구획에 대한 자료. 그렇게 흥미로운 내용은 없었습니다.



 다이조인 정원에 실망하고 본래 목적인 카스가 타이샤로 후딱... 산조 도리 끝자락의 이 토리이부터 산도가 시작되는데, 저엉말 깁니다. 숲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 있습니다. 메이지 신궁보다 더 깊은 듯.



 말라 비틀어진 토리이의 나무가지.



 거의 0.5Km 정도는 가야 합니다. 해 질 시간도 다가오고 해서 자전거가 없었으면 제때 못 갔을 듯. 숲 전체는 나라공원의 일부입니다.



 가는 길목에 근대 건축물이 있어서 함 봤습니다. 나라 국립 박물관 불교미술자료 연구센터라는 건물. 나라 국립 박물관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산도의 북쪽이 바로 나라 박물관 부지입니다.



 쭉쭉 달려서 간신히 신사 흔적이라도 보이는 곳에 도달. 찻집이 있습니다. 당고 하나라도 빨고 싶지만 숲 속이라 일찍 어둑해지고 있어서 얼른...



 좌우로 석등이 아주 많습니다. 물론 사슴도...



 신사에 바쳐진 술들. 아사히 맥주 궤짝이 좀 많군요...?



 실질적인 신사의 입구인 니노토리이(二之鳥居)까지 왔습니다. 아까 본 건 이치노토리이(一之鳥居). 여기부턴 계단도 있고 좀 이런저런 건물들도 있습니다.



 석등에 종이로 막을 쳐놨는데, 안에는 정말 초의 흔적이 남아있군요. 밤에 촛불 켜져 있으면 꽤 영롱할 듯 한데...



 산도 가운데 죽치고 있는 사슴.



 카스가 타이샤에 거의 당도했습니다. 초즈야가 사슴 모양으로...



 카스가 타이샤의 남문 바로 옆에 위치한 건물... 에노모토 신사라고 합니다. 딱히 뭐 볼 수 있는 건 없고 새전함만 떵그러니.



 카스가 타이샤로 올라가는 계단 옆의 석등. 부분적으로 나무로 되어있는 건 뭐인지? 석등들 사이에도 사슴이 군데군데 있습니다.



 카스가 타이샤의 남문. 특별히 크지도 독특한 면이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냥... 적당히 중간 규모 신사구나 싶은?



 카스가 타이샤는 나라로 천도했을 때인 768년에 창건된 신사로, 적어도 역사가 기록되고 조정의 영향 하에 있는 지역에서 발생된 신사 중에선 상당히 초기의 것입니다. 모시는 신은 '타케미카즈치 노 미코토'인데, 사슴을 타고 왔다는 전래 때문에 나라 지역에선 사슴이 숭상되고 사슴 천지인 것입니다. 원래는 지금의 이바라키 현에 있는 카시마 신궁이 본산인 신인데, 거긴 머니까 분원 형식으로써 생겨난 것이 카스가 타이샤로, 후지와라 가의 후원을 받아 번성했다고 합니다. 또한 신화와 카시마 신궁의 위치, 정사의 관계 등으로 볼 때 야마토 조정의 간토 원정을 축하하는 의미가 있다고도 합니다.



 경내. 타이샤라는 이름에 비해서 신사의 크기는 사실 그렇게 크진 않습니다. 그렇게 넓지 않은 직사각형 부지 안에 구성되어 있지만, 경내의 형식은 일반적인 신사와는 크게 다릅니다. 대표격인 배전과 본전이 있긴 하지만, 그 외에 말사가 미친 듯이 많아서 딱히 트인 장소 없이 빽빽하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일하는 무녀. 나라 쪽은 무녀도 약간 더 옛날 느낌이려나요.



 나라가 사슴 천지가 된 기원인 곳이라 에마도 사슴 모양으로...



 카스가 타이샤의 가장 두드러지는 존재는 배전이나 본전 같은 게 아니라 이 거대한 나무일 겁니다. 샤토노오스기 삼나무라고 하는데, 수령이 800~1000년 정도로 여겨지고 700년 전 그림에 어린 나무로 기록이 있다고 하는군요. 자갈밭과 이 거대한 삼나무가 있는 이곳이 카스가 타이샤에서 유일하게 트여있는 장소입니다.

 이 자갈밭이 있는 건물에서도 참배가 됩니다만, 여기는 사실 배전이 아닙니다. 헤이덴(幣殿)과 부덴(舞殿)이라는 공간이 합쳐져 있는 벽 없는 건물인데, 동쪽의 2칸을 헤이덴이라고 하며, 서쪽의 3칸을 부덴이라고 한다고. 헤이덴은 덴노의 공물인 폐물을 잠시 넣어두는 건물이며, 부덴은 의식을 할 때 음악을 연주하던 곳이라고 하는군요. 오늘날엔 덴노 가와는 그다지 인연이 없는 듯 하며 궁중 참배도 이뤄지지 않으므로 쓰이지 않겠죠. 대신 안쪽 건물들이 입장료를 받는 유료공간이 되면서 배전을 대신해 새전함이 놓여져 입장료 없이 참배할 수 있게 배려되어 있습니다.



 헤이덴 너머로 보이는 배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갑니다.



 카스가 타이샤의 배전. 뭔가 대충 이미지로는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의 작은 버전 정도라는 인상입니다.



 거대한 삼나무의 전체 모습. 삼나무는 뿌리에서 옆 줄기가 자라나면서 건물을 뚫고 들어가게 되었는데, 아니 정확히는 가지를 자르지 않고 그걸 둘러서 건물을 지어 놨는데 이것은 수목을 귀중히 여기라는 신탁의 가르침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관람 통로에는 등이 잔뜩 걸려 있습니다.



 많은 사당이 있는 카스가 타이샤에서 가장 독특한 존재는 아마도 이곳일 듯 합니다. 벽 밖으로 나가야 있는 곳으로, 미카사 산 우키구모 봉 요배소(御蓋山浮雲峰遥拝所)라고 합니다. 이곳이 바로 '타케미카즈치 노 미코토'가 사슴을 타고 강림한 미카사 산 정상을 참배하는 요배소(먼 곳에서 참배하는 곳)입니다. 신화적으로 대단히 의미있는 곳이라서 입산은 지금도 제한된다고. 새전함 너머로 토리이가 있는데 저 쪽으로 쭉 뻗어가면 봉우리가 있는 걸까요? 숲에 가려셔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배전 앞으로 돌아가는 통로. 자갈밭 옆에 지금은 잎이 다 떨어진 나무가 있는데, 사과나무가 있어서 자갈밭을 포함해 일대를 사과나무 정원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약 800년 전, 다카쿠라 덴노가 바친 나무라고 하는군요. 사과나무도 연령이 그렇게 오래까지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신사 부지의 온갖 건물들. 워낙 신이 많아서 의미는 다 알 수 없습니다.



 붉은 문과 붉은 끈 봉인.



 관람로 중간에 암막으로 어둡게 된 방이 있는데, 관람로에 걸려있던 등의 불을 켜면 어떻게 되는지 부분적으로나마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본래는 신관의 대기장소로 쓰이는 방이라는군요.



 신사의 서쪽 문으로 나가면 카스가 타이샤의 관리 하에 있으나 카스가 타이샤 경내는 아닌 곳이 나옵니다. 여기에 대해선 카스가 타이샤의 홈페이지에도 별 내용이 없습니다.



 카스가 타이샤의 사슴들.



 석등의 잔해들. 모두 완전하게 관리되는 건 아닌 듯 합니다.



 카스가 타이샤의 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국보전 앞에 있는 패널. 문제의 신님이 내려올 때 사슴을 타고 온 것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늦은 시간이라 국보관은 이미 닫았습니다. 다만 로비 쪽은 창살 구조로 되어 있고 불도 켜놓아서 북 정도는 볼 수 있었습니다.



 관광을 마치고 저녁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뭐 먹을까 따로 정하진 않아서 그냥 대충 내려가다가 음식점 좀 있어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갔습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킨테츠 나라 역 남쪽의 상점가인 거 같더군요. 주차금지라고 해놨지만 당당하게 마구 주차를 해놓기에 저도 당당히...(?)



 돈까스도 있고 이것저것 있는데 뭐 먹을까 고민하다 고른 건 라멘. 교토 지역의 유명한 프랜차이즈인 천하일품 라멘의 지점이 있어서 들어갔습니다. 교토 역 인근에서 몇군데 봤지만 정작 한번도 안 가봤기에 이번 기회에... 돈코츠 계열이지만 국물이 꽤 걸죽하게 되어 있어서, 츠케멘 국물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염도가 과하게 높은 건 아니더군요. 그냥 진한 돈코츠 정도로 적당히 먹었습니다.



 밤 늦게까지 구경하고 싶지만 뭐 라이트업도 없고 자전거도 6시까지 반납해야 해서 밥만 먹고 후딱 자전거 반납. 이후 편의점에서 야식거리나 사서 들어갔습니다. 내일은 토다이지와 나라 박물관, 그리고 헤이조 쿄 터를 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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