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바니아 시즌1 - 괜찮은 출발
약간 뜬금없는 등장에 슬로우 스타트긴 하지만 예상 밖의 놀라운 원작 존중과 센스를 가지고 나왔던 캐슬바니아, 시즌 2가 나왔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시즌 2까지만 발표된 상태이지만, 이미 암묵적으로 시즌 3까지 그린라이트가 나온 상태라고 합니다.
마녀사냥에 인간 아내를 잃은 드라큘라가 인간을 절멸시키기 위한 전쟁을 선포하지만, 영혼에 큰 상처를 입은 드라큘라는 단순한 살상의지 외에는 제대로된 열의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뱀파이어 영주들을 불러 모았지만 그들은 드라큘라의 방향성 없는 방침에 불만을 가집니다. 한편 알루카드, 시파와 만난 벨몬트는 벨몬트 가문의 비기를 찾아 드라큘라를 물리치려고 합니다.
시즌 1은 상당한 슬로우 스타트였고, 이번작 역시 슬로우 스타트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전작보다는 처음부터 어느정도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리진 않고 에피소드가 갈 수록 점점 고조되고 클라이막스에서 폭발하는 점은 시즌 1과 동일합니다. 시작부터 시즌 1보다 텐션있고, 더 빠르고 강하게 올라가기 때문에 클라이막스에선 빠져들 수 밖에 없습니다. 시즌 1을 만들면서 다소 제작이나 전개 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부분을 잘 다듬어서 냈습니다.
사실 전 악마성/캐슬바니아 시리즈를 플레이 해본 적은 한번도 없고 그냥 게임잡지랑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밈이나 기초설정 정도만 아는 수준입니다. 캐슬바니아 팬들은 애니의 깨알 같은 면모에 다들 좋아하더군요. 저도 전부는 아니지만 그런 센스를 즐겼고 모르는 사람이라도 무난한 판타지 액션물로 권할 만 합니다.
내러티브 외적으로 드라큘라와 마법이 나오는 판타지물에 고증이 현실적이거나 역사적인 건 아니지만 적어도 왈라키아와 중세적 분위기도 매력적입니다. 이 지역은 십자군 전쟁이 결국 실패로 끝나고 오스만 제국이 발칸 반도로 진격해 오면서 기독교 국가들이면서도 서유럽에는 오스만 제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버림받은 상태에서 오스만 제국의 영향 하에서 삶을 위한 투쟁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서유럽에선 이미 중세가 끝나가고 있지만 이쪽은 낙후와 고립 때문에 독특한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데다 오스만 제국의 영향으로 동방의 향취까지 끼여있는 흥미로운 배경입니다. 전적으로 판타지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모티브가 된 시대적 배경의 분위기가 잘 살아있고, 또 다양한 배경과 문화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설득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시즌 2의 피날레는 거의 완벽하게 마무리 되었다고 해도 될 것입니다. 드라큘라 퇴치라는 단순한 악역과의 싸움이 아니라 영혼을 울리는 호소력을 갖고 있있습니다. 유일하게 걱정되는 부분은 시즌 3가 실질 확정적이라고 하고, 거기에 나올 적들과의 문제인데 아무리 그래도 드라큘라가 더이상 없는 상황에 적들이 아무리 악랄하거나 강해봐야 캐슬바니아의 존재 상으로 힘이 빠질 수 밖에 없겠다는 거지요. 볼일 다 보고 난 뒤 별 카리스마도 의욕도 없는 싸움만 이어지는 게 아닐까 그게 유일한 걱정입니다.
더불어 시즌 1, 2의 만족스러움 후 같은 제작사에서 만들 어쌔신 크리드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다만 현재로써 제작진이 같을 뿐 넷플릭스 오리지널인지 등에 대해서는 미확정입니다.
ps.번역가가 이상한 한자어를 자꾸 쓰고 있는 데 그 중 가장 심한 건 일종의 네크로멘서인 Forge Master를 치련 마스터라고 번역하는 것... 사전에 Forge 치련이 나오긴 하는데, 담금질은 아무리 봐도 이상해 보여서 그냥 듣도보도 못한 한자어를 택한 건지; 좀 심한 의역을 해도 괜찮을 거 같은데 말이죠. 번역 외엔 대만족입니다.
덧글
(심슨 할로윈 나올때라 그런가봅니다.)
역시 넷플랙스의 고질적인 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