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 하이퍼 GT '스피드테일' 발표 by eggry







 이미 P1이 나오던 시절부터 예고되었던 하이퍼 GT, 공공연한 비밀로 맥라렌 F1의 정신적 계승자인 '스피드테일'이 발표됐습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이 차량이 F1의 진정한 후속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정확히는 F1이 가졌던 정체성들이 P1, 세나, 스피드테일로 분산되어 각자 개성이 더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P1의 특징은 로드트랙 밸런스를 가진 모범적인 하이퍼카의 밸런스에서 궁극의 퍼포먼스 지향이었습니다. 시대에 맞춰서 하이브리드 파워와 액티브 에어로를 갖추었고(맥라렌 스스로 P1의 정체를 '파이오니어'라고 부릅니다.), 탑승자를 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P1이 1+2 시트 구성이 아니라는데 운전체험 면에서 실망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정작 1+2 시트를 되살린 스피드테일은 조금 다른 선택을 했기 때문에 이 측면에서 진정한 F1의 계승자는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나는 궁극의 트랙카를 노렸습니다. 물론 도로주행 합법이기에 FXX K 같은 건 아니지만 말이죠. 하이브리드를 제거해서 경량화에 집중하고, 다운포스를 극대화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최고속도 면에서는 P1보다 저하되었습니다. 트랙 랩타임은 P1보다 조금 더 빠르지만, 사실 2018년에 하이브리드를 희생하고 얻은 것 치고는 조금 애매하긴 합니다. 이 부분은 그냥 순수주의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드에서는 분명히 P1이 세나보다 나은 차입니다.

 P1이 밸런스, 세나가 트랙이라면 스피드테일은 철저하게 로드형입니다. 극도로 미끈하게 만들어진 에어로와 1000마력의 강력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선사하는 가속도, 최고속도 수치는 이 차가 P1, 세나보다 더 강력한 차처럼 보이게 만들지만 그건 코너를 돌기 전까지일 겁니다.(적어도 가속수치만으론 최고속도 경쟁을 하기 전 시론보다도 빠릅니다만) 이 차는 다운포스보단 드래그 감소에 집중했고, 그래서 스피드테일은 하이퍼카가 아니라 하이퍼 GT인 겁니다. 빠르지만 빠른 동시에 불편한 코너속도 대신 빠른 가속과 편안함, 실사용성을 중시했다는 것이죠.

 여기서 1+2 시트 구성이 맥라렌 F1과 달라지는 점이 나옵니다. 맥라렌 F1은 로드에서 전혀 편안한 차량이 아니었습니다. 1+2 시트 구성은 드라이버의 즐거움과 집중을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죠. 하지만 스피드테일의 정체성에서는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게 2명을 태울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이건 GT이기 때문이죠. 물론 그 와중에 운전자도 즐길 수 있음은 분명하지만, 이 차는 트랙카는 아닙니다.

 여기서 맥라렌 F1의 세가지 측면이 분화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궁극의 트랙카라는 측면은 오소독스한 파워트레인과 섀시를 갖춘 세나로 나왔지만, 맥라렌 F1의 인상적인 기록수치와 가운데 시트를 얻지 못 했습니다. 스피드테일은 맥라렌 F1을 능가하는 가속성능(맥라렌 F1의 또다른 유명한 측면)을 깨부쉈고, 공공도로에서 훨씬 편안한 차량이 되었지만 트랙에서는 F1과 같은 야수가 아닐 것입니다. P1의 경우엔 그 중간 정도이며, 역시 F1의 강렬한 통계적 인상을 물리치지 못 했습니다. 실제론 트랙과 로드 모드에서 더 빠름에도 비슷하게 빠른 차들이 당시에만 적어도 2대는 있었기 때문에 두드러지진 않았습니다.

 하이퍼 GT라는 포지셔닝은 분명 재미있는 포지션이긴 합니다. GT들도 점점 고성능화 되었지만 적어도 하이퍼카급 성능을 갖춘 차는 이 차가 처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스턴마틴이 일부 하이퍼 GT라고 부를 만한 성능을 가진 차들을 만들긴 했지만, 실상은 트랙 전용이거나 GT란 이름에 걸맞게 편하진 않은 차들이었죠. 생긴 것만 GT인 다른 애스턴과 비슷하게 생겼을 뿐입니다.

 이 분야는 분명 흥미로운 카테고리입니다. P1이나 세나와 같은 차들이 트랙 취향을 가진 이들의 마음을 끌기는 하지만, 스피드테일은 '실용적인 빠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자들에 원할 만큼 귀하고 비싸고 아름답기도 하죠. 아름답다...는 부분에서는 사실 의견이 좀 갈릴 듯 합니다만, 뭐 맥라렌 차량 중에서 모두가 아름답다고 인정할 디자인은 나온 적이 없으니 그러려니 합니다. 디테일이 가미되지 않은 클레이모델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미끈한 생김새는 그 자체로 충분히 개성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맥라렌 F1 얘기로 돌아오면, 진짜 맥라렌 F1의 재림을 만드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P1에 스피드테일의 더 강력한 파워트레인과 1+2 시트, 그리고 세나의 다운포스와 경량화가 합쳐진다면 21세기의 F1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물론 통계적인 면에선 극한의 최고속도와 가속을 추구하는 시론이 존재하는 한, F1 만큼의 인상을 남기는 건 어렵겠지만... 그걸 제외하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P1, 라페라리 등이 나온지도 시간이 꽤 흘렀는데 그 후속들이 신경쓰이는 타이밍이네요. 맥라렌으로썬 그 타이밍에 스피드테일을 내놓은 셈인데 포지셔닝이 다르니 P1 후속을 바로 내는 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페라리의 경우엔 그냥 라페라리 후속을 더 빠르고 가벼운 차로 내놓을 걸로 보이고 스피드테일에 대응할 포지셔닝은 없을 듯 합니다. 포르쉐야 원래 정기적으로 모델을 내지 않으니(카레라 GT와 918의 간격을 생각하면) 이번엔 빠질테고... 대충 메르세데스 원 vs 애스턴 마틴 발키리 vs 라페라리 후속 vs P1 후속의 구도가 되지 싶군요.



 성능 외의 신기술들도 듬뿍 들어가긴 했습니다. 디지털 계기판, 사이드 카메라, F1에서 영감을 받은 프론트휠 커버(드래그 감소에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힌지가 없는 곡선적인 카본파이버 액티브 스포일러.



덧글

  • 잡가스 2018/10/29 17:55 # 답글

    세상에 3시터 부활이네요(...)
  • eggry 2018/10/31 00:44 #

    부활이긴 한데 아 다르고 어 다른...
  • 새벽 2018/10/30 18:19 # 삭제 답글

    생긴거 보면서 저거 다운포스는 제대로 나오려나 싶었는데.. 역시 코너링 성능은 별론가보네요?
  • eggry 2018/10/31 00:44 #

    자랑 안 하는 거 보면 뻔하죠. 코너링은 P1이나 세나에 안 될 겁니다.
  • S-3 2018/10/30 20:39 # 삭제 답글

    Regera가 그랜드투어러를 자칭했었죠. 양산하면서 에어로패키지를 다시 달긴 했지만.
  • eggry 2018/10/31 00:43 #

    쾨닉세그 기술 상 GT라고 하기에는 별로 편안하거나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 해서 ㅎㅎㅎ
  • Eraser 2018/10/31 19:45 # 답글

    전고가 엄청 낮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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