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Z6, Z7 간단 체험기 by eggry


 니콘 이미징 코리아 본사에 Z6, Z7이 전시되었다길래 호기심에 퇴근 후 낼름 달려가봤습니다. 게시판에 사람들이 보통 '강남'이라고 적고 있는데, 강남 AS 센터가 아니라 삼성동 쪽의 포스코타워의 본사 건물입니다. 포스코타워 14층으로 올라가면 니콘 안내판이 보입니다. 이곳은 본사로써 사무실과 AS 및 홍보실로써의 역할을 하는 곳이 나뉘어져 있고, 당연히 후자만 외부인이 출입 가능합니다.




 본사 벽의 검은 바탕의 니콘 전광판. 사진으로 찍으니 정말 디지털 이미지처럼 보이네요.



 들어가자 마자 기둥에 홍보자료들이 있는데 Z 시리즈 홍보자료가 입구에서 제일 바로 보입니다. 나머지는 DSLR 렌즈나 바디들이고요. 팜플렛 부스도 있는데 아직 안 나왔습니다. 일본에선 벌써 배포 중이던데 번역이 덜 됐나봅니다.



 Z 시리즈로 촬영된 샘플의 대형인화본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뭐 이런 건 어느 카메라든 멋지기 때문에 별 감흥은 없습니다. 요즘은 대형인화보단 4K 디스플레이 슬라이드가 더 때깔 좋은 홍보법이란 생각도 듭니다. 소니는 발표회 때 자사 4K TV에다가 틀어놓던데, TV는 이제 수입도 안 하는 거 치곤 좀 웃긴 장면이긴 하죠. 홍보용으로 본사에서 기재를 제공하는 건지?



 니콘 Z6. 35mm f1.8이 물려 있습니다. 바디 디자인은 충분히 니콘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렌즈 디자인은 그다지-입니다. 쩜팔이긴 해도 가격대도 화질도 어느정도 되는 고급렌즈인데도(S 라인이란 호칭도 붙었고. 현재 발표된 모든 Z 렌즈는 S 라인이지만...) 디자인은 투박을 넘어서 좀 썰렁하다 싶습니다. 일명 연탄으로 불리던 초기의 시그마 미러리스 렌즈들 같은 느낌도 들고, 소니의 무등급 렌즈 같기도 하고. 가격은 센데 렌즈에서 고급스런 맛이 영 없습니다.



 쿼터뷰. 조작계들은 이미 제품 사진으로 다 본 뒤이긴 해서 특별한 건 없습니다.



 측면. 각종 단자가 있습니다. 맨 아래 포트가 뭔가 궁금했는데 악세사리 포트라는군요. 보통 전용 규격으로 알고 있지만 엄연히 USB 표준 중 한 형태입니다. 실제 USB 마크가 달린 곳에는 USB-C 단자가 있으며 충전 및 전송에 쓰입니다. 이제 아래 포트는 전적으로 악세사리 용도로만 쓰이는 셈. DSLR 같은 부드러운 고무 재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소니 정도로 딱딱하지도 않습니다. 틈에 꾹꾹 넣어서 닫히는 건 마찬가지라서 소니보다 이물질은 잘 막을 거 같습니다. 소니는 이쪽 커버가 영 미덥지 않습니다.



 바디 우측. DSLR과 달리 빨간 띠가 측면으로 옮겨갔습니다. 이건 전 좀 어색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부에선 나이키 드립도 치고. 뭐 니콘 유저는 아니니까 니콘 유저들의 감상은 모르겠습니다. 논란의 싱글 카드 슬롯이 있는데 개폐 방식이 소니 a7 1,2세대와 비슷합니다. 레버 없이 그냥 당기고 열리는 식입니다. 다만 소니보다는 조금 더 빡빡한 것 같네요. 그리고 그립 길이 상으로 XQD 듀얼 슬롯을 못 넣을 건 없어 보입니다. 내부 공간만 좀 더 확보한다면요. 바디크기 변화 없이 2세대에선 듀얼 슬롯이 도입되리라 예상합니다.



 상단. 모드 다이얼이 왼쪽에 있는 기종은 저는 거의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만, 조작에 불편함은 없습니다. 락 버튼이 있는데 토글식이 아니라 소니처럼 누른 상태로 돌려야 하는 타입입니다. 오른쪽에는 상단 OLED 스크린이 차지하고 있고, 후면 커맨드 다이얼이 거대한 원형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전면 다이얼은 보통 다이얼처럼 일부만 노출되어 있습니다. 생김새의 차이에 비해 다이얼 조작감은 앞뒤가 별 차이 없습니다.



 후면 버튼 디자인. 조이스틱의 조작감은 소니보다 낫습니다. 스틱 기울어지는 느낌도 그렇고, 스틱의 텍스쳐링 자체가 더 낫습니다. 다른 버튼들의 조작감은 특이한 구석은 없습니다.



 부러운 상단 디스플레이. 사실 전 상단 디스플레이를 가진 기종을 한번도 보유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상급기의 상징 같은 존재이고, 현 상태를 액정이나 뷰파인더를 보지 않고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배터리 표시도 있고요. 표시 정보량은 좀 더 작게 많이 넣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좀 큼지막하게 시인성 위주로 한 거 같습니다. 구식 전자시계 같은 방식이 아니라 풀 디스플레이이기 때문에 펌업에 의해 변경이나 커스텀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메뉴를 깊게 파보지 않아 이미 있는진 모르겠군요.



 그립감. a7 3세대보다 살짝 큰 크기인데, 그립감이 월등히 차이나게 좋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소니는 새끼손가락이 절대 남는 반면 Z6에서는 약간 타이트하게 쥐면 새끼손가락까지 다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DSLR처럼 편하게 쥐려면 확장그립 같은 게 필요할 듯 합니다. 저보다 손이 큰 사람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요. 제 손 크기는 보통 정도입니다. 셔터 버튼의 각도와 위치는 소니보다 좋습니다. 소니 셔터버튼이 크게 불편한 건 아닌데 핸드스트랩 사용 시에는 각이 도저히 안 나옵니다. 니콘은 좀 더 나아 보입니다.



 소니에는 '기능메뉴'라고 하는 Fn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2열짜리 메뉴가 있습니다. 올림푸스 슈퍼제어판 등 비슷한 인터페이스는 많고요, DSLR 시절에는 일부 메이커에만 있던 거지만 라이브뷰가 보급되면서 거의 모든 메이커가 갖고 있습니다. 니콘도 거의 동일하게 2열 구성으로 되어있는데 한줄이 6개라서 소니보다 총 2개 더 많습니다. 그리고 좋은 점은 터치가 된다는 점! 소니의 '기능메뉴'도 딱 터치 되게 생겼는데 안 됩니다. 니콘은 이것도 터치가 되고 내부 메뉴도 터치 및 스크롤이 됩니다. 또 배치 설정도 소니보다 편해 보입니다.

 GUI 측면에서 소니가 니콘보다 딸린다는 건 사실 소니가 훨씬 다양한 업계에 참여하고 진보적인 회사임을 생각하면 충격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아, 니콘은 터치 셔터도 있습니다. 올림푸스엔 6년 전부터 있던 거라고요? 소니는 2017년에야 a7 시리즈에 추가됐고, 그나마도 측거점 이동 밖에 안 됩니다. 전반적인 메뉴의 반응성도 소니보다 낫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쾌적하고 편하다고 생각하는 파나소닉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도 그럭저럭 근접했습니다.



 총 3기종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Z 마운트 전용 24-70/4가 달린 Z7, 35.8이 달린 Z6, 그리고 FTZ 어댑터가 달린 Z7였습니다. FTZ 어댑터 쪽에는 24-70VR과 70-200이 있는데 70-200은 어느 버전인진 모르겠습니다. 사진에도 마크가 안 찍혔네요. 니콘은 잘 몰라서 외관만으론 구분 못 하겠습니다. 여튼 F 마운트 렌즈의 어댑터 퍼포먼스는 Z 시리즈의 보급에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들 AF-S 렌즈의 퍼포먼스는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DSLR 만큼 빠르진 않지만 DSLR의 라이브뷰보다는 빠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손떨림 보정도 렌즈 VR과 바디 VR이 합쳐져서 잘 됐습니다. 보정 스탑 수치는 소니 최상급(a7R III)보단 0.5스탑 딸렸던 거 같은데 뷰파인더 상 체감으로는 거의 동일해 보입니다. 좋다는 말입니다.

 AF-C도 그럭저럭 되는데 샘플을 못 찍어서 어느정도 정확도인진 알기 어려웠습니다.(어제는 메모리도 있어서 폰 전송도 했다는 얘길 봤지만 오늘은 다 빠져 있었습니다.) 24-70/4 렌즈와 비교해 크게 차이나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다음 세대에 더 빨라진다면 AF 성능 만큼은 DSLR이 더 안 부러워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핀 문제도 없고요. 그리고 큰 렌즈들이지만 그립감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물론 오래 쓰면 DSLR보다는 더 손이 저리긴 할 겁니다. 확장그립이나 세로그립은 여전히 필요하지 싶습니다.



 24-70/4가 장착된 Z7. 실질적으로 초기 Z 시리즈 라인업에서 가장 막중한 책임을 맡은 조합입니다. 전용렌즈에 표준줌이라 AF 성능, 화질 면에서 기대가 높습니다. 침동식인 걸로 유명한데, 폼은 별로 안 나지만 경통 흘러내림 걱정이 없어서 그렇게 나쁘게 보진 않습니다. 그보다 문제는 35.8과 마찬가지로 별로 뽀대나지 않는 마감이라는 것일 듯.



 24미리로 락을 푼 상태. 경통이 이미 어느정도 나옵니다. 휴대성 측면에선 소니 24-70/4ZA와 별 차이 없습니다. 마운트가 더 크긴 한데 소니는 마운트보다 직경이 넓어지는 형상이고 이쪽은 마운트가 크니까 그냥 일직선일 뿐입니다. 경통이 2단 구성인 건 별로 뽀대가 안 나긴 하는데 침동식 구조로 하려면 어쩔 수 없었지 싶습니다. 화질만 좋으면 용서될텐데 화질 얘기는 샘플을 가져갈 수 없으니 할 말이 없습니다.



 거대한 Z 마운트의 사이즈. 진짜 큽니다. 그래도 후지 중형 만큼은 아니고, 중형 가능성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이미 거의 가망 없다는 견해가 대다수라는 걸 알려드려야겠습니다. 사실 니콘으로써도 FF 렌즈 만들기도 까마득한데 다른 판형으로 확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심지어 크롭 미러리스를 안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인터뷰에선 가능성은 열어놨고 더 작은 센서 넣는데 문제는 없지만 말이죠. 그 경우 엔트리는 DSLR인데 고급은 미러리스로 대체되는 미묘한 상황이 되는 문제는 있긴 합니다. 하지만 캐논의 경우엔 크롭 미러리스와 FF 미러리스가 다른 마운트를 가지게 되는 상황이니(어댑터가 나올거라곤 하지만) 뭐 그렇게까지 다른 건 아니군요.

 미러리스에서 크롭->FF로 자연스런 호환성과 이행이 가능한 건 소니 뿐이라는 게 재밌습니다. 나머지는 크롭 온리(후지, 마포), FF 온리(니콘, 현재까진), 혹은 크롭과 FF가 다름(캐논)이라는... 테크트리 측면에서는 소니 크롭기종이 조금은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렌즈 좀만 더 늘려주면 좋겠습니다만.


 자 외관적인 얘기는 넘어가고, 실사용 체험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단 저는 니콘 DSLR을 '보유'한 적은 한번도 없으며 그에 따라 인터페이스나 작동 특성에 익숙하지 않고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반면 미러리스 기종은 모든 메이커(니콘 CX나 중형 같은 거 빼고;)를 사용해 보았기에 미러리스의 전반적인 특성과 기대치는 있습니다. 물론 가장 큰 기준은 소니 a7 시리즈가 되겠지요.


- 뷰파인더, LCD: LCD 화소수는 월등히 높고 뷰파인더 화소수는 동급이지만 더 구석구석 잘 보입니다. 소니는 안경 끼면 정중앙에 잘 맞추지 않으면 구석이 좀 안 보였습니다. 그리고 니콘은 어느 상황에서도 풀화소수를 다 활용하는 영상을 보내줍니다. 소니는 이미지 리뷰할 때 빼고는 360만 화소를 다 쓰지 않고, 라이브뷰나 AF, 연사 시에는 해상도가 다운됩니다. 당장 반셔터 누르기만 해도 순식간에 계단현상이 심해지고 모아레가 작렬해서 뷰파인더 패널 스펙이 무색하게 만들죠. 사진 핀 맞은 거 확인할 때는 환상적이지만요. 니콘은 어느 경우에나 최고 해상도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초점 맞추는 시점부터 핀이 어디 맞았는지 파악하기 좋다는 얘기죠. 리프레시 레이트는 60프레임으로, 120프레임 모드는 없는 걸로 압니다. 동체추적, 연사 면에서는 조금 더 불리할 듯 합니다. 인풋렉은 소니보다는 짧지만 미러리스 중 가장 짧은 수준은 아닙니다. 뭐 소니 기준으로는 뷰파인더는 120프레임이 안 되는 거 빼곤 다 만족스럽습니다. 사실 소니 120프레임은 화질저하가 너무 심해서... a9 정도로 연사 중심 기종이 아니면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프레임보단 렉이 적다는 부분이 더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 터치스크린: 터치 단축메뉴들이 있으며 중간중간에도 터치 메뉴들이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구석에 i 버튼도 터치에도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 터치셔터도 소니 외의 미러리스들처럼 초점 이동만/초점까지/셔터까지 3단계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 그립감: 니콘이 소니보다 등급이 다를 정도로 크거나 그립감이 좋은 건 아닙니다. 그래도 더 좋은 건 사실입니다.

- 조작 반응속도: 기동속도도 조금 더 빠르고, 메뉴 조작도 0.5초 정도 렉 걸린 거 같은 소니와 달리 그~럭저럭 잘 따라옵니다.

- 어댑터 퍼포먼스: a9에선 어댑터 성능도 비약적으로 늘어나긴 하는데, 소니 3세대(Z6, Z7의 경쟁자인) 기준으로는 니콘 FTZ가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애초에 캐논 쪽과 달리 니콘-소니 어댑터는 제대로된 게 없다는 걸 생각하면 F 마운트 렌즈를 가져가면서 미러리스로 넘어가려는 사람에게 Z 시리즈 외의 선택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다른 이종교배 어댑터도 잘 나올까 하는 부분인데... 이론 상 캐논-니콘 어댑터도 가능하지만 소니와 달리 니콘은 Z 마운트를 오픈하지 않아서 리버스 엔지니어링 해야하고 한계가 있을 겁니다. 이 부분은 니콘의 보수성과 고집이 있는지라 이종교배에 있여선 여전히 소니가 더 나은 선택일 걸로 봅니다. 오히려 흥미로울 부분은 이 FTZ 어댑터를 리버스엔지니어링해서 쓸만한 니콘-소니 어댑터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쪽일지도...?

- 특이사항: 먼지제거 기능 이용 시 셔터가 내려옵니다.(?!) 먼지 떨어내서 잘 나가게 하려면 셔터가 열려있어야 하는 거 아닌지? 근데 셔터 자체가 소니보다 센서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느낌이긴 하더군요. 이물질 때문에 셔터나 센서에 손상이 쉽게 생길 거 같진 않았습니다. 여튼 뭔가 특이했네요. 정확히 어느 단계에서 먼지제거가 이뤄지고 셔터가 작동하는지는 육안으론 알 수 없었습니다. 닫혔다가 다시 열리기 때문에 기본적으론 개방 상태입니다.

 잡다한 건 이렇고 논란(?)의 AF는 조금 길어집니다. 일단 먼저 말해둘 건 니콘 Z 시리즈의 AF 감각이 소니와는 약간 다르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지금 이게 핀이 맞고 AF가 종료된 건가? 라는 확신과 피드백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아주 정확한 퍼포먼스를 인식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소니 유저 기준으로는 Z6와 Z7이 AF가 완료되었는지 피드백을 받는 건 다소 흐리멍텅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 편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건 단순히 기종의 익숙함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AF 초점음이 꺼져있다거나, 소니는 녹색으로 들어오는데 니콘은 빨간색으로 들어온다든가 하는 사소한 것들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저와 달리 니콘 유저들은 바로 와닿을 수도 있습니다.

 Z 시리즈의 측거점은 총 6종류가 있습니다. 핀포인트, 싱글포인트, 다이나믹애리어, 와이드S, 와이드L, 오토에리어. 핀포인트는 가장 작은 측거점이며, 싱글포인트는 보통 사이즈, 중앙고정은 아니며 터치나 조이스틱으로 이동 됩니다. 소니처럼 완전 중앙 고정인 포인트는 없습니다. 사실 그게 따로 필요하지도 않죠. 다이나믹애리어는 소니의 확장플렉서블 스팟과 비슷한데, 가운데 작은 메인 포인트가 있고 주변에 서브 포인트가 있어 측정 실패 시 확장되는 식입니다. 소니 유저로써 가장 이질적이었던 건 와이드S와 와이드L로, 측거점 모양과 사이즈가 영 와닿지 않았습니다. 사실 와이드L로 해도 별로 크지 않습니다. 화면 1/4도 차지하지 못 하는 크기로, 소니의 '존'과는 다릅니다. 니콘 유저들은 이 모양에 익숙한지 어떤지 모르겠네요. 오토에리어는 소니의 '와이드'에 해당하며, 프레임 전체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히 퍼포먼스만 본다면 AF-S의 경우엔 만족스럽습니다. 소니와 마찬가지로 위상차로 근사치까지 접근한 뒤, 컨트라스트 AF로 정밀조정을 하는 방식인데, 소니는 이 마지막 단계에서 멈칫 거리며 확연히 느려지거나 워블링이 생깁니다. 하지만 니콘은 훨씬 매끈하게 넘어가고 워블링도 적으며 빠르게 완료됩니다. 소니는 센서면 위상차에 크게 투자함으로써 동체추적 등에서 선두주자가 되고 있지만, 컨트라스트 AF 자체만 보면 아직 미러리스 메이커 중에서 상당히 하위권에 속합니다. 물론 하이브리드 AF가 있는데 누가 컨트라스트 온리로 쓰겠냐고 하지만 그게 AF-S에서 영향을 나타내는 건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확도를 희생하더라도 언제나 AF-C만 쓰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정확성을 우선시 해서 동체추적 외에는 AF-S로 씁니다.

 다음은 AF-C. 일단 소니의 경우 AF-C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와이드'나 '존'으로 놓는 것입니다. 유튜브 등에서 많이 보셨겠지만 화면에 다수의 녹색 사각형(위상차 측거점입니다)이 피사체를 따라다니면서 찍는 그것입니다. 피사체의 정확히 어느 부위에 초점을 맞추는지 조절할 순 없지만(보통 여러개의 측거점 중 가장 가까운 쪽으로 됩니다) 추적 성능은 상당히 좋습니다. 사실 a9 정도 가면 타격점을 더 정밀하게 잡을 수 없다는 점을 빼면 추적성능은 D5나 1DX II에 뒤지지 않습니다. 블랙아웃 프리로 더 나을 정도고요.

 물론 Z6, Z7의 경쟁대상은 a9이 아니니 a7 기준으로 말하겠지만, 일단 이 세팅으로는 소니에 비해 AF-C 성능이 좀 떨어집니다. 헌팅도 조금 심한 편이고, 위상차 측거점 개수가 그래도 수백개는 되는데 소니와 달리 그걸 표시하지 않고 컨트라스트 AF 박스가 여럿 나오는 식으로, 큼지막하다보니 소니보다 더 이 중에서 어디 맞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설정이 따로 있는진 모르겠습니다.) 물론 소니도 경험론적으로 가장 가까운데 맞는다고 알게 되었듯, 이쪽도 쓰다 보면 예측 가능해지리라곤 봅니다. 다만 당장의 그래픽 표현은 그렇게 직관적이진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AF-C 방법은 한가지만이 아닙니다. 니콘의 자랑 3D 트래킹이 있죠. 3D 트래킹은 여러 포인트 방식을 택할 수 있지만, 싱글 포인트로도 작동합니다. 그리고 이 싱글 포인트로 작동하는 부분이 핀포인트를 따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강력한 동체추적 성능이죠. 측거점을 피사체의 특정 위치에 위치시키고 AF를 시작하면, 움직이는 대로 그 부위를 따라가면서 측거점이 움직여 줍니다. 그러므로써 소니의 와이드/존 AF-C와 달리 전반적인 영역을 추적하며 가장 가까운 지점에 맞는 대신 더 정확한 지점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거죠.

 소니에도 사실 여기에 해당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락온 AF라는 건데, 측거점을 이용해 포인트를 잡고 따라가게 되는...겁니다만, 이게 좀 많이 멍청해서 추적 대상이 튀기도 하고 단순 초점 잡는 성능도 좀 떨어집니다. 워블링도 좀 더 있고요. 아마도 와이드/존 AF-C의 경우엔 위상차만 이용하지만 락온 AF에서는 피사체의 형상, 색상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게 작용하는 만큼 하이브리드 AF로 작동하지만, 소니의 떨어지는 컨트라스트 AF 성능이 발목을 잡는 듯 싶습니다.



 그럼 니콘 Z 시리즈의 3D 트래킹은? 비록 제대로된 스포츠 피사체를 대상으로 한 건 아니지만 고정된 물체를 대상으로 제가 움직이거나, 혹은 다소 죄송하지만 같이 체험 중인 분들의 움직임을 상대로 해본 결과 상당히 신뢰성 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워블링도 덜 하고 무엇보다 소니처럼 초점 대상이 튀어버리는 현상이 없었습니다. DSLR의 3D 트래킹과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분명 Z 시리즈에서는 이것이 가장 효과적인 AF-C 작동법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컨트라스트 AF에 더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오는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이미 여러 프리뷰에서도 지적했듯, 인터페이스에는 좀 문제가 있습니다. 니콘 DSLR의 뷰파인더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조잡한 라이브뷰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옮겨온 거라 하던데, 니콘 DSLR에선 라이브뷰 써볼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어서 원래 이랬는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니콘 Z의 3D 포커스는 전체 영역인 '오토에리어'에서만 작동됩니다. 오토에리어에서 AF-C를 선택한 경우 가운데 락온 타겟 박스가 생깁니다. 이건 조이스틱이나 터치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십자키 가운데 OK 버튼을 누르면 타겟을 잡습니다. 그러고서 AF-ON 혹은 반셔터를 누르면, 그 대상의 연속 AF가 시작됩니다. 그러니까 목표 조준->OK->반셔터를 해야만 따라가기 시작한다는 거죠.

 이건 상당히 이상하고 비직관적인 조작입니다. 보통은 그냥 반셔터를 누르는 순간 추적이 시작될 거라고 기대할 겁니다. 이건 소니의 락온 AF도 마찬가지입니다.(비록 제대로 작동하진 않지만) 그런데 니콘 Z에서는 번거로운 타겟 설정이 따로 필요하단 거죠. 심지어 촬영 종료 후에 조준을 풀기 위한 조작도 따로 필요합니다. 제 생각에는 '오토에리어' 외에 별도의 3D 트래킹을 영억 설정에다가 놓고, 반셔터나 AF-ON 만으로 락온이 시작되도록 바꾸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하드웨어 버튼으로 된 건 아니라서 충분히 펌업으로 해결 가능한 부분인데,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

 메인 AF 외에 자잘한 부분들을 보면 Eye-AF는 없지만 얼굴인식은 괜찮은 편이고, AF-C도 최상은 아니지만 큰 문제 없는 모습입니다. 다만 이쪽도 인터페이스가 문제가 되는데, 화면에 인식된 모든 얼굴에 일단 상자가 박히는 여타 카메라와 달리, 지금 초점 맞추는 중인 얼굴에만 박스가 표시됩니다. 다른 얼굴이 있을 경우 그 방향으로 삼각형이 있어서 십자키나 조이스틱으로 이동시킬 수 있고요. 그런데 그 방향에 여러 얼굴이 있을 경우 어떤 얼굴이 무시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어느 얼굴로 뛰어넘어 갈지 확신을 못 하게 되는 겁니다. 이것도 SW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

 다른 AF 관련으로 스펙에도 나와있지만 일반 AF는 -1EV, 저조도 AF는 -4EV로 되어 있습니다. -1EV면 -1EV과 -4EV면 -4EV지 저조도 AF는 뭐람? 실제로 메뉴에는 저조도 AF On/Off 메뉴도 있었습니다. 저조도 AF가 정확히 뭘 의미하는진 모르겠지만 제 상식과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니콘 Z6, 7의 센서면 위상차는 -1EV 성능이며, 컨트라스트 AF는 -4EV인 것으로 보입니다. 소니의 경우 최신기종에선 -3EV입니다. 이건 위상차와 컨트라스트 모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이로 미루어볼 때 니콘은 소니보다 컨트라스트 AF는 강하지만 위상차는 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체추적에 중요한 위상차가 약하기 때문에 저조도 AF-C 성능은 소니보다 떨어지리라 생각되지만, 어두운 곳에서 AF-S 검출력은 소니보다 나으리라 보입니다.(소니에서 -4EV는 초고감도 동영상 기종인 a7S 시리즈만 됩니다.) 다만 굳이 On/Off 옵션이 필요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어두운 상황이면 자동으로 저조도 모드로 넘어가면 되는 것 아닌지? 어차피 검출력 차이도 큰데 말이죠. 어쨌든 체험장의 조명과 일광 밝기는 큰 문제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AF-C가 말썽을 일으키진 않았지만, 어두운 피사체에 시도했을 때는 헤매는 모습을 보긴 했습니다. 이게 -1EV의 한계인지도 모르지요.

 이런저런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딱 잘라 말해서 AF 퍼포먼스라는 측면에서는 지금은 소니의 적수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AF-S가 더 낫다든가, 트래킹이 더 잘 된다든가 하는 부분이 있지만 저조도 상황에서는 -1EV 검출력이 상당한 발목을 잡을 걸로 보입니다. 컨트라스트 AF가 소니보다 낫다고 하더라도 AF-C에선 위상차 검출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니 말입니다. 검출력이 문제가 안 되는 상황에서의 AF 성능은, AF-C가 아직 덜 다듬어진 느낌이긴 해도(특히 조작법이) 기대하는 수준 정도는 나오는 거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AF 면에서는 소니보다 떨어지지만, 다른 부분의 강점들도 있고 인터페이스의 편의성이나 뷰파인더의 품질, 그립 같은 부분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뷰파인더는 소니도 분명 하드웨어는 좋은데 결국 퍼포먼스를 위한 꼼수로 품질을 낮추는 바람에 그걸 제대로 발휘할 경우가 적다는 게 큰 불만이었는데, 니콘은 언제나 풀스펙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요령 없는(?) 부분이 다른 성능에선 발목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배터리라든가 말입니다. 다만 배터리 CIPA 수치는 300장 정도로 끔찍해 보이지만 프리뷰 유저들의 체험에서는 1000장 정도는 거뜬히 찍을 수 있다고 하니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듯 싶습니다. 소니 3세대보단 적지만 소니 2세대보단 크게 많은 양입니다. 그래도 추배가 1개는 필수이긴 할 거 같습니다.

 아직 AF나 인터페이스에서 마무리가 덜 된 부분이 있긴 해도, 하드웨어의 탄탄함이나 손맛이란 부분에서는 소니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니콘에 기대하는 점일테고요. 아직 문제가 있는 부분들의 경우도 그냥 느린 게 아니라 마감이 덜 된 듯한 경우들이라서 펌웨어 업데이트로 충분히 다듬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후지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물론 니콘은 후지처럼 혜자는 아니었지만, 소니보다는 펌업을 더 잘 해주는 회사입니다. Z 시리즈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더 적극적인 개선을 기대해 볼 만 합니다. 다만 발표회 때 유투버들이 사용한 기기의 펌웨어는 0.51이었다고 하는데, 여기 전시기기는 이미 1.00이라서... 아마 출시 초기에는 제가 겪은 것과 같은 문제점들에 대한 불만이 적잖이 쏟아지리라 생각됩니다;

 뭐 나름의 장점과 잠재력을 감안해도 가격은 여전히 비싸긴 합니다만, 그건 판매고에 따라서 니콘과 시장이 알아서 조절할 문제라고 봅니다. 니콘 가후도 워낙 유명하니 말이죠. 한 100만 정도 빠지면 지금 초기상태에서도 충분히 괜찮다고 살 수요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선된다면 더 좋을테고요. 개인적인 결론은 약간 삐그덕거리긴 했지만 첫 출발이 그렇게 나쁘진 않다는 것이고, 나름의 장점에 차세대에 대한 기대감도 충분히 가질 만 하다는 거였습니다. 이 한 제품 실패한다고 니콘이 그만둘 거라는 생각은 전혀 안 하며, 오히려 DSLR에서 점차 손을 때면서 더욱 강력하게 밀 거라고 예상합니다. AF 성능, 렌즈군, 듀얼슬롯이 소니를 어느정도 따라온다면, 저도 어느정도 고려해볼 마음이 있습니다. 물론 1세대는 다른 거 다 빼더라도 렌즈가 너무 없어서 패스지만 말이죠.



덧글

  • teese 2018/08/31 23:03 # 답글

    아직은 자사 DSLR을 팀킬 할 생각(능력도)은 없다.... 라는 상태 같군요.
    성능보단 가격이 더 문제 같습니다.
    소니처럼 성능 올리면서 천천히 가격상승을 노려봐도 좋지 않았나 싶은데
    Z7 44만엔은 뭐 그렇다고 치고, Z6은 좀 더 가격이 착해도 좋지 않았나 싶더군요.
    D750 유저층이 갈아탈 정도로 말이죠.

    아무튼 흥미는 있으니 저도 담주 평일에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 eggry 2018/08/31 23:26 #

    뭐 출시가일 뿐 이 또한 가후되리라... 육두막도 가후되니까 착한 카메라가 됐으니 ㅎㅎ
  • 은이 2018/09/03 10:29 # 답글

    장문의 글이로군요+_+ 관심있는터라 재밋게 읽었습니다.
    인터페이스야 회사마다 워낙 특색이 강하니.. 뭐 그러려니 헤야죠 ㅎㅎ
    이러니 저러니 해도 걱정되는건... 역시 가격이겠네요.
    시장 후발주자에 DSLR 계에서도 상당히 힘든 모습을 보여주더니
    미러리스에서도 여력이 없다 싶은 가격같습니다.
    게다가... 렌즈가 너무.. 너무 못생겼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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