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디자인 슬링 5L 추락 사고, 픽디자인의 대응 by eggry

픽디자인 슬링 5L 추락하다...결함 주의

 끔찍한 사고의 내용은 위를 보시고... 요약하자면 픽디자인 슬링 5L의 스트랩은 끝이 빠질 수 있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국내 포럼에서도 사례를 올리자 실제로 떨어 졌다거나(저처럼 밖에 카메라를 달진 않아서 손상을 겪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빠지기 직전에 발견해서 구사일생 했다는 덧글을 많이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응급처치를 한 분들도 있더군요. 접어서 박으신 분도 있고, 카메라 넥스트랩 처럼 버클에 한번 더 꼬아서 빠질 수 없게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포럼글들 SLRCLUB, 팝코넷, DPreview)

 그런 방법도 방법이긴 하지만, 픽디자인이 원래 의도한 설계는 아니고 이중 엮음을 하라고 안내되어 있지도 않았기에 분명 설계 시 간과된 부분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픽디자인 고유의 스트랩 설계 방식에서 기인합니다. 슬링 10L나 슬라이드 스트랩에도 모두 해당되는 얘기인데, 모든 스트랩은 실제로 락이 없어도 고정이 되며, 락이 되어 있어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국내 수입처인 피앤피샵의 소개에도 잠금장치가 "퀵핸들"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무슨 소리나면 스트랩들은 모두 팽팽하게 당겨지는 한은 스트랩끼리 겹치는 마찰력으로 지탱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피앤피샵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

 한번 버클을 기준으로 스트랩을 U자로 만든 뒤 움직여 보시면 락과 무관하게 스트랩 길이가 조절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즉 실제로 잠금장치 역할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럼 슬라이드 스트랩의 "퀵핸들"은 뭔데? 퀵핸들의 역할은 스트랩 착용 상태에서 길이조절을 할 때, 장비와 어께 양쪽에 걸려서 일직선이 되어 움직이지 않는 스트랩을 느슨하게 해줘서 길이조절이 될 수 있게 해주는 겁니다. 실제로 퀵핸들을 풀기만 하고 잡지 않은 상태로 조절하려 하면 잘 안 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픽디자인 계열 스트랩은 2점 상태에서는 마찰로 움직이지 않고, 3점으로 잡혀야 미끄러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어쨌든 슬링 5L의 양쪽 버클도 이런 원리로 되어 있습니다. 끈이 팽팽한 한은 스트랩 소재 간의 마찰로 인해서 늘어나거나 빠질 일이 없습니다. 문제는 언제나 팽팽하진 않다는 것이고, 특히 슬링 백의 경우엔 놓았다가 들 때 혹은 뛴다거나 할 때 느슨해졌다 팽팽해졌다 하면서 스트랩 끝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끝이 접혀서 박음질 된 슬링 10L의 경우엔 그냥 길이만 좀 늘어나고 말지만 슬링 5L는 접힘 없이 박음질 실밥으로만 저항이 이뤄지게 되있고, 이것도 직접 통과시키려면 통과시킬 수 있는 두께입니다. 그게 우발적으로 통과될 수가 있다는 게 설계결함이고 이번에 일어난 사고의 원인입니다.

 그럼 그 이후 일이 어떻게 되었느냐. 일단 국내 수입처인 피앤피샵 쪽으로 연락을 해봤습니다. 피앤피샵에서는 자기네 정식수입인 구매 증명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전 중고로 구입해서 원 판매자를 게시판 뒤져서 찾아다가 연락을 했습니다. 불행히도 판매자도 선물 받은 물건이며, 선물을 준 사람이 전 여친이라[...] 증명자료를 보내줄 순 없다고 했습니다. 애초에 이게 직구인지 공식 수입인지, 제3자 수입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공식 수입처에서 자기네 수입품만 처리해주는 건 당연한 대응이긴 한데, 얘기를 해보니 그쪽도 픽디자인 본사와 계약 관계로 그쪽에다가 사례를 리포트 하고 진행하는 것으로 설사 이쪽 루트로 된다고 해도 꽤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겁니다.

 일단 피앤피샵 말로는 슬링 5L 관련으로 이런 일이 자기네로 보고된 건 처음이라는군요. 그리고 그쪽에서 얘기한 게, 정품 인증이 어렵다면 픽디자인 본사에 연락해보란 것이었습니다. 픽디자인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평생 워런티거든요. 이건 제 블로그나 SLRCLUB, 팝코넷 등에서도 얘기가 나온 거기도 합니다. 그쪽도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픽디자인 본사 쪽은 이메일로 며칠간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제일 첫 반응은 사고에 대한 유감과 더불어 "기기 손상에 대한 보상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게 정책이지만, 우리는 상황에 따라 고객들에게 공평하고자 한다" 라는 답이었습니다. 그 다음에 나온 얘기가 흥미로운데, 이미 슬링 5L의 스트랩 빠짐을 경험한 고객이 여럿 있으며 그에 대응해 새로운 "락"을 보내준다고 합니다. 그 락이 어떻게 생긴 건진 사진이 없어 아직 모릅니다. 지금 한창 국제우편으로 날아오고 있는 중입니다.

 픽디자인 스스로 사고 사례가 있고 보완책을 제공한다는 시점에서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했기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게 정책은 아니지만 고객에게 공평하고자 한다"는 답에 따라 그럼 수리비를 지불해 주겠다는 것이냐고 구체적으로 물었습니다. 답은 "예스" 였고, 수리비 견적서를 보내주면 금액을 페이팔로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얼마 뒤 소니에서 견적서가 나왔고, 스캔하여 원화금액과 달러 환전을 계산하고 피해 상황을 영어로 조금 더 설명해줬습니다. 메일 보낸지 3일 뒤(미국 시간을 고려하면 그쪽에선 이틀일 수도 있겠지요) 페이팔로 금액이 입금되었습니다. 이로써 수리비 문제는 완전히 해소됐고 한창 수리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장비의 정확한 피해상황을 말하자면, a7R III와 24-105G는 외관손상 뿐이었습니다. 외관 수리에는 각각 15만 가량이 들어서 대략 30만 정도가 들었습니다. 여기서 알게된 건 24-105는 필터 장착부 외관 뿐이고 a7R III는 핫슈에 상판까지 손상이 복잡한 편으로 부품도 여럿인데 15만이 들었다는 거네요. 바디의 외관 하우징은 비용이 싼 편이고 공임도 저렴합니다. 의외로 가장 심하게 나온 건 50.4ZA로, 가방 안쪽에 있어서 외관 손상이 없었지만 필터가 깨지면서 유리 가루가 대물렌즈에 스크래치를 만들었습니다. 이건 단일교체도 안 되고 모듈 교체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나오며 렌즈군 교체 시에는 내부 미세조정도 해야하기 때문에 공임비도 다른 수리보다 훨씬 많이 나와서 약 60만 정도가 나왔습니다.

 수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슬링 5L의 문제에 관해서 사용자 분들은 충분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직 그 "락"이 어떤 건지 모르고, 락이 기본 내장된 상태로 출하된 물건을 받았다는 얘기는 못 들었습니다. 그런 걸 보면 아직 정식 보급 상태가 아니라 테스트 배치이거나 하지 싶습니다. 얼마 전 앵커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을 해서 교환받은 분들이 많을텐데, 슬링 5L는 아직 그런 공식 리콜 창구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사고가 생겨서 개인적으로 컨택 하니까 보내주겠다고 한 것이죠. 그래도 요청하면 보내는 줄 듯 하니 슬링 5L 쓰시는 분들은 픽디자인에 신청해서 받아보시면 되겠습니다. 락에 대해서는 도착하고 나면 따로 글을 쓰겠습니다.

2018. 9. 7. Updated) 락이 도착했습니다. 픽디자인 슬링 5L 스트랩 미끄럼 방지 락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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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ㅁㅍㅊ 2018/08/29 13:03 # 삭제 답글

    혹시나 했는데 진짜로 지원해주는군요?;; 제품이 헛점도 많고 비싸기도 하지만 이런 점은 정말 칭찬해줄만한 회사인 것 같습니다. 수리비 걱정을 더셨다니 다행입니다.
  • eggry 2018/08/29 16:24 #

    픽디자인은 편의성, 외형 중시를 하느라 한두개씩 놓치는 게 있는 거 같습니다. 그나마 잘 처리되서 다행입니다.
  • 타마 2018/08/29 13:03 # 답글

    오... 그래도 사후처리를 잘 해줘서 다행입니다
  • 로리 2018/08/29 14:33 # 답글

    정말 사후처리라도 잘 되어서 다행이네요
  • JIP 2018/08/29 16:53 # 답글

    많이 속상하셨을텐데 그래도 사후처리가 잘 되서 다행입니다~
  • 에스j 2018/08/29 21:04 # 답글

    와우, 개선 업데이트와 수리비 지원은 괜찮군요. 문제가 없었어야(ㅠ_ㅠ) 최선인데, 그래도 잘 처리되어서 다행입니다.
  • 소시민 제이 2018/08/30 07:30 # 답글

    우선은 물건이 좋아야 하지만, 만약을 대비한 사후처리도 중요하죠.

    저 물건은 정말 써볼만 하군요.
  • ddddddd 2018/08/30 08:05 # 삭제 답글

    근데 카메라 전용백이라고 따로 팔아먹으려면 어깨 높이에서는 바닥에 떨궈도 렌즈나 카메라를 보호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 요르다 2018/08/30 08:42 # 답글

    허... 수리비 지원해줬으면 불행중 다행이네요.
  • 타누키 2018/08/30 11:00 # 답글

    그나마 다행이네요;; 근데 진짜 피해가 너무 심해서 카메라 가방인데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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